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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472개 검색됨

  • 알렉시 프루오프와의 인터뷰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클락메이킹의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로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을 수상한 그는 파리에서 새로운 아틀리에를 열고 시계와 클락 제작의 미래를 동료들과 함께 그려가고 있다. 다른 이들과 기쁨을 나누는 일, 그리고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는 일. 이 두 가지는 삶에서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어려운 과제일지 모른다. 이 두 가지 일을 해낸 차세대 시계 제작의 주역, 알렉시 프루오프(Alexis Fruhauff)는 지난 4월 자신이 제작한 클락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로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그의 작품 ‘펜둘 아 세콩드’는 정밀한 기술력과 역사적 고증을 겸비한 예술적 시계로, 19세기 프루오프의 시계에서 영감을 얻고 프랑스 천문 시계 장인 앙티드 장비에르의 디자인적 요소를 반영해 수작업으로 완성되었다. 독창적 탈진기 구조와 말테 크로스 장치 등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작이다. 올가을 프루오프는 프랑스의 워치메이커 테오 오프레, 스페이스원과 함께 파리 아틀리에를 열고 동료들과 시계 제작의 비전을 공유하며 앤티크 시계 복원과 클락메이킹 기술을 연마해 이 시대 가장 아름다운 클락을 완성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는 최근 그의 파리 아틀리에를 찾아 ‘펜둘 아 세콩드’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F.P. 주른과 더 아워 글라스(The Hour Glass)가 공동 주관하는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은 차세대 시계 제작자의 발굴과 지원을 목표로 201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제 대회다. 참가자는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한 시계 또는 시간 측정 관련 오롤로지컬 장치를 출품해야 하며, 심사 기준은 기술적 완성도, 복잡성의 탐구, 장인정신의 수준, 디자인 및 미적 감각 등을 포함한다. 수상자에게는 수료 과정과 함께 5만 스위스 프랑(약 8천9백만 원)의 지원금이 수여된다. 이는 향후 프로젝트 개발이나 도구 구입 등 워크숍의 프로젝트 개발에 사용된다. 2025년 수상자는 파리 출신의 젊은 시계 제작자 알렉시 프루오프로, 그의 작품 ‘펜둘 아 세콩드’는 과학적 정밀함과 예술적 창의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필립 듀포(Philippe Dufour), 안드레아스 스트렐러(Andreas Strehler), 줄리오 파피(Giulio Papi), 마크 제니(Marc Jenni), 마이클 테이(Michael Tay), 엘리자베스 도어(Elizabeth Doerr), 프랑수아-폴 주른(François-Paul Journe) 등 세계적인 워치메이킹 인사들로 구성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프루오프가 파리 워치메이킹 스쿨에서 공예 및 디자인의 국가 디플로마(DNMADe)를 마치던 2022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그는 19세기 말 학생들이 제작한 탁월한 시계 작품들을 접하며 깊은 영감을 받았다. 그의 시계는 18세기 프랑스 시계 장인 앙티드 장비에르(Antide Janvier)의 작품 세계에 기반을 두고, 약 3년에 걸쳐 전통적인 크로노미터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탁상시계로 완성되었다. 모든 부품과 도구를 직접 제작했으며, 프랑스 시계 제작자 폴 가르니에(Paul Garnier)의 연구에서 착안한 피벗 디텐트 이스케이프먼트, 몰타 크로스 정지 장치, 두 개의 대칭형 배럴 등 고전적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구현했다. 시계는 손줄질(hand-filing), 쇼블랭(Schaublin 102) 선반, 아시에라(Aciera F3) 밀링, 하우저(Hauser 2BA) 보링 머신 가공 등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기술을 조화시켜 완성되었다. 모든 부품은 분리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 유지 보수와 향후 장식 작업이 용이하며, 체리우드 케이스와 인그레이빙은 과거의 장인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린 상징적 결과물로 평가된다. 실버 도금된 황동 다이얼은 보이지 않는 고정 시스템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이는 고도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 정교한 구조를 지닌다. 프랑스 클락 메이커 알렉시 프루오프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을 수상한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 클락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 클락 '펜둘 아 세콩드'로 2025년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을 수상한 알렉시 프루오프. F.P. 주른 창립자 프랑수아-폴 주른(L)과 아워 글래스의 매니징 디렉터 마이클 테이(R)와 함께 나란히 서있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알렉시 프루오프라고 한다. 파리 시계 학교에서 시계 제작을 공부했고, 졸업 작품으로는 ‘펜둘 아 세콩드’를 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클락을 완성했다. 그 작품 덕분에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에 참가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손목에 차는 시계도 훌륭하지만, 집 안에 두어 가족과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클락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었고, 시장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고자 클락을 만들고 있다. 프랑스 시계 학교에서는 어떤 교육 과정을 밟았나? 처음 2년은 기본적인 시계 수리를 배우는 과정이다. 이후 더 전문적인 과정으로 진학해 추가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데, 이때는 밸런스나 앵커 같은 핵심 부품을 세팅하며 정밀 수리 기술을 익히게 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복원’과 ‘창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나는 창작을 택했다. 인턴십 과정에서는 복원 작업도 경험했는데, 오래된 시계를 다루는 일 역시 매우 흥미로웠다. 클락메이커의 길을 걷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워치메이커 장-바티스트 비오(Jean-Baptiste Viot) 공방에서 인턴십을 하며 그의 기계를 사용해 나만의 클락을 제작할 수 있었다. 그는 베르사유 같은 프랑스 대저택을 위해 일하던 전통적인 클락 복원 장인으로, 그의 작업대 위에는 놀라운 클락이 즐비했다. 그 작품들을 보며 과거 장인들의 비범한 기술력에 깊은 감명을 받으며 나도 언젠가 그만큼 훌륭한 클락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클락 제작은 오랜 시간과 고된 노력이 요구되기에 상을 목표로 삼는 것이 끝까지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동기 부여가 된다고 생각했다. ‘펜둘 아 세콩드’는 19세기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그렇다. 이 작품은 파리 시계 학교의 고전적인 시계탑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기술적인 구성 요소에서 그 흔적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19세기 최고의 시계탑 제작자 중 한 명인 앙티드 장비에르의 작업에서 몇 가지 요소를 결합했다. 이런 역사적 영향은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나? 역사적인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것이 현대적인 케이스와 대비를 이루도록 구성했다. 옛 시계탑을 보면 파일링된 곡선이나 정교한 마감 등 작은 세부 요소가 정말 많다. 이러한 디테일은 어느 각도에서 보든 새로운 발견을 준다. 나는 그 미세한 아름다움을 작품에도 담고 싶었기에, 여러 서적과 아카이브를 탐독하며 옛 시계탑의 구조와 장식을 연구했다. 역사성과 현대성을 적절히 잘 조합하는 것이 현대 워치메이킹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계탑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인테리어나 가구처럼 전체적인 조화, 즉 ‘조형적 통일성’을 중시한다. 그 때문에 제작자들에게도 창의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 클락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 클락 펜둘 아 세콩드(Pendule à Seconde) 클락 존경하는 예술가나 시계 제작자가 있나? 현대 시계 제작자 중에서는 로저 W. 스미스(Roger W. Smith)를 존경한다. 그는 영국 시계 산업의 전통을 완벽하게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인물이다. 그리고 고전 시계 제작자 중에서는 앙티드 장비에르(Antide Janvier)를 가장 존경한다. 그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업에도 기꺼이 몰두하며, 두려움 없는 창의성과 섬세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진정한 장인이다. 올해 가을 테오 오프레와 함께 파리 아틀리에를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테오와의 인연은 장-바티스트 비오 공방에서 시작됐다. 그는 내가 클락을 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6월 수상한 후 ‘앙티드 장비에’라는 브랜드를 인수했다며 함께 우리 시대 최고의 클락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나는 주저 없이 수락했다. 이후 테오와 함께 일하던 이브 알바네시(Eve Albanesi)가 특별한 공간을 찾아냈는데, 한쪽은 테오가 원하던 노트르담 데 빅투아르 성당이, 다른 한쪽은 내가 일하고 싶어 했던 빅토르 광장이 보이는 곳이었다. 두 사람의 꿈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기에, 우리는 망설임 없이 그곳을 선택했다. 시계와 클락을 한 아틀리에에서 함께 다루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시계와 클락을 동시에 다룸으로써 오롤로지의 모든 면을 보여 주고자 했다. 프랑스에는 시계 제작자가 많지 않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 각 나라가 고유한 역사와 디자인을 지니듯 프랑스적인 시계 제작 또한 수집가들에게 특별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 오프레 파리 창립자 테오 오프레와의 인터뷰

    견습생 시절부터 다져온 장인 정신은 오늘날 ‘오프레 파리’라는 이름으로 꽃피우고 있다.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2025 후보에 오른 그는 부흥하는 프랑스 워치메이킹의 역사 한가운데에 서 있다. 프랑스 워치메이킹의 황금기가 다시 도래하고 있다. 테오 오프레(Théo Auffret)는 그 부흥의 일환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 독립 시계 제작자 장-바티스트 비오(Jean-Baptiste Viot) 문하에서 견습 생활을 거치며 기량을 갈고닦았고, 2018년에는 ‘F.P. 주른 영 탤런트 컴피티션’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현재 파리에 공방을 세우고 ‘오프레 파리(Auffret Paris)’라는 이름 아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에도 모든 과정을 직접 손으로 수행하는데, 이 장인적 태도는 수집가들이 그의 작업에 가장 먼저 매혹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에는 팬들이 기다려온 ‘투르비용 아 파리’의 후속작, ‘지베르니 “블루 트레인”’으로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2025 후보에 올랐다. 그는 파리에 기반을 둔 동시대의 뛰어난 시계 장인들과 역사를 새기고 오래도록 이어질 무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파리에서 활동하는 독립 워치메이커 테오 오프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파리의 새 워크숍으로, 불과 한 달 전 휴가 직전에 완성되었다. 이곳에서 나와 팀은 시계 제작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훌륭한 동료 워치메이커들과도 같은 건물을 공유하고 있다. 스페이스 원(SpaceOne Watches) 팀은 미래적인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브랜드이고, 알렉시 프루오프(Alexis Fruhauff)가 이끄는 또 다른 회사는 세계 유수의 컬렉터들을 위해 맞춤형 클락을 제작하고 있다. 저명한 수집가들이 꼽는 워치메이커이자 ‘꼭 소장해야 할 독립 시계 브랜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러한 명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큰 영광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많은 컬렉터들이 나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 속도는 아주 느린 편이다. 하지만 좋은 것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초기 서브스크립션 투르비용을 받은 첫 번째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 같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시계 1점을 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 처음 14점의 투르비용 모델을 완성하는 데 4년 이상이 걸렸다. 매우 긴 시간이었고, 철저히 장인적인 방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팀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제작 프로세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제는 더 많은 시계를 제작해 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첫해에는 혼자라 시계를 단 1점밖에 만들지 못했다. 다음 해에는 프랑스 워치메이커 나탕 트레미온(Nathan Trémion)이 합류해 두세 점을 함께 제작했고, 이어 이브 알바네시(Eve Albanesi)가 들어와 조금씩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초기 3~4년은 정말 험난한 과정이었다. 그 결과 새 무브먼트인 ‘크로노미터 아 파리(Chronomètre à Paris)’를 개발할 수 있었다. 올해는 ‘지베르니(Giverny)’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2025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후보에 올랐는데, 이 시계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나. ‘지베르니’라는 이름은 파리 근교의 모네 정원에서 따왔다. 앞으로도 우리가 사랑하는 장소의 이름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 유니크 피스로 제작한 ‘블루 트레인(Blue Train)’ 역시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파란색 마커에서 출발했지만, 동시에 리옹역의 레스토랑 ‘르 트랭 블뢰(Le Train Bleu)’와도 관련이 있다. 스위스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전 커피 한 잔을 즐기던 곳이었다. 더불어 1930년대 벤틀리 명차 ‘블루 트레인’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나는 새로운 라인 ‘쁘띠 메주르(Petite Mesure)’를 처음 선보였고, 그 첫 번째 모델이 바로 ‘지베르니’다. 스틸 케이스에 신형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36mm는 아시아 컬렉터에게 이상적이면서도 미국 컬렉터에게도 잘 맞는 크기라고 생각했다. 컬렉션 최초로 솔리드 다이얼을 적용해, 오랫동안 지켜봐온 컬렉터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전 모델은 중앙 플레이트를 중심으로 양쪽에 브리지를 배치한 오픈 다이얼 구조였다. 반면 이번에는 전통적인 레핀(lépine) 스타일을 반영했다. 한쪽에는 메인 플레이트, 반대쪽에는 브리지를 두는 방식이다. 새로운 칼리버와 새로운 구조였지만 동시에 가장 클래식한 전통을 따랐다. 무엇보다 큰 배럴과 큰 밸런스를 작은 공간에 담아내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장-바티스트 비오 공방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그에게서 어떤 영감을 받았나? 견습 시절의 스승을 통해 장-바티스트 비오를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견습생을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그의 워크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후 2년 넘게 함께 일하며 그가 직접 제작하던 수제 시계 작업을 도왔다. 지금은 매우 희귀해져 컬렉터들이 찾는 작품들이다. 그는 ‘손으로 시계를 만드는 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쳐주었다. 그때는 CAD 같은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았고, 모든 설계를 종이와 연필로 직접 했다. 부품도 CNC 대신 지그 보링 머신과 절삭 도구로만 제작했다. 첫 투르비용 역시 케이스와 나사까지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장인 정신을 깊이 새기게 되었고, 여전히 나의 작업의 근간으로 남아 있다. 워치메이킹에서 추구하는 비전은 무엇인지? 나는 처음부터 파리에 워크숍을 세우고 싶었다. 교외의 작은 작업실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파리 중심부 17세기 건물 꼭대기에 새 워크숍을 마련했다. 약 5년간 파리에서 견습 생활을 하며 프랑스 워치메이킹의 스타일과 역사, 올로제리 전통을 배웠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와 페르디낭 베르투 같은 거장들 역시 파리에서 활동했다. 물론 스위스보다 프랑스에서 회사를 세우는 일이 나에게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젊은 워치메이커들도 발레 드 주보다 파리에서 일하기를 선호했고, 컬렉터들에게도 이곳에서 젊은 팀이 만든 핸드메이드 시계를 소장한다는 점이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우리는 프랑스적인 철학과 스타일을 작품에 담고자 한다. 사람들이 ‘아, 이건 다르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디테일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2025 후보에 오른 지베르니 “블루 트레인”(Giverny “Blue Train”) 지베르니 “블루 트레인”(Giverny “Blue Train”) 지베르니 “블루 트레인”(Giverny “Blue Train”) 디자인 스펙트럼이 넓다. 이렇게 다양한 컬렉션을 전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독립 워치메이커로서는 드물게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컬렉션을 발전시키고 있다. 컬렉터들은 점점 더 오래 이어질 무언가를 원한다. 그래서 전체 컬렉션을 연결하는 두 가지 라인을 구축했다. 첫 번째는 38mm 오픈워크 ‘그랑 메주르(Grand Mesure)’로, 초기 투르비용과 맥을 같이하는 하이 올로제리 라인이다. 앞으로 다양한 컴플리케이션과 스포츠 모델도 이 라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두 번째는 36mm ‘쁘띠 메주르’로, 전용 무브먼트와 클로즈드 다이얼을 장착한 더 작은 시계다. 장식적이고 미학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두 라인은 서로 다른 길을 가지만 평행선을 이루며 컬렉터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올해는 파리에 새 워크숍을 열었다.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가?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3개의 다른 회사가 하나의 개발 테이블을 놓고 협업한다는 것이다. 개발, 설계, 프로토타입, 디자인 모두 이곳에서 직접 진행한다. 각기 다른 브랜드지만 컬렉터층이 겹치기도 한다. 예컨대 앙티드 장비에르(Antide Janvier)의 클락을 수집하는 분이 나의 시계를 소장하기도 하고, 나의 고객이 스페이스원의 시계를 주문하기도 한다. 제품군과 가격대는 달라도 결국 하나의 ‘올로제리의 집’으로 여겨진다. 클래식, 모던, 퓨처리즘 테마를 한 공간에서 가격대별로 원하는 시계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앞으로 2년 동안 스페이스원에서만 3~4개의 신작이 개발될 예정이고, 클락메이킹 팀과도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머지않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페이스원과의 협업은 ‘입문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컴플리케이션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는데, 실제로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선보인 월드타이머는 독립 워치메이킹의 정신을 담으면서도 4,000달러(약 570만 원) 미만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 프랑스 출신이자 젊은 세대 워치메이커로서 업계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가? 나의 차별점은 워치메이킹의 중심지인 스위스가 아니라 파리에 있다는 점이다. 파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지만, 공급망이나 제작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도전적인 환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활동하는 덕분에 더 많은 컬렉터들이 파리를 찾아오고, 독립 워치메이커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나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본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가 바라는 건 단 하나다. 바로 컬렉터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시계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더라도, 우리의 열정과 노력을 믿고 기꺼이 기다려주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프랑스 워치메이킹의 전통을 이어가며, 동시에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싶다.

  • 데이비드 칸도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David Candaux 운명을 따라 시계를 만들어온 데이비드 칸도는 스위스 발레 드 주(Vallée de Joux)에서 태어나 3대째 가문의 전통을 이어온 시계 제작 장인이다. 올해 그는 ‘DC6 티타늄’으로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2025 후보에 올랐다. 마치 운명이 정해진 듯, 데이비드 칸도의 워치메이킹 여정은 그의 삶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 스위스 발레 드 주(Vallée de Joux) 출신인 그는 14세부터 예거 르쿨트르에서 견습생으로 시계 제작을 배우며 일찍이 타고난 재능을 드러냈고, 3대째 이어지는 워치메이킹 가문의 전통을 잇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능력은 DNA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해온 길에서 피어난 성취였다. 어린 시절부터 시계 제작에 몰두해온 이 진중한 스위스 워치메이커는 2013년 최고경영자 과정(EMBA)을 수료했으며, 2017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창립했다. 이어 2019년에는 ‘살아 있는 거장’으로 불리는 필립 뒤푸르(Philippe Dufour)와 클락 복원 전문가 미키 엘레타(Miki Eleta)의 추천을 받아 독립시계제작자협회(AHCI)의 정식 멤버로 선출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DC6 티타늄’으로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2025 후보에 이름이 올랐다. ‘진정한 워치메이커’, ‘천재 장인’, ‘젊고 완고한 시계 제작자’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데이비드 칸도. 그렇다면 당신이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어떠한가? 데이비드 칸도 DC1 티타늄 DC1 티타늄 지름 43.9mm 케이스 티타늄,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핸드 와인딩 칼리버 1740,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투르비용,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다이얼 핸드 그레이닝 처리한 18K 옐로 골드 스트랩 브라운 악어가죽 ‘천재 워치메이커’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시계업계에서 이러한 명성을 얻게 된 이유는 스스로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선 나의 작품은 아주 강한 DNA에서 비롯된다. 시계를 만든 지 벌써 30년이 흘렀고, 그 시작은 열네 살 때 시계 제작의 요람이라 불리는 발레 드 주에서였다. 이 모든 경험과 배경이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나를 ‘천재’라고 부르는 것은 감동적이지만 사실 나는 천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철저한 장인일 뿐이다. 매번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그 속에서 혁신을 시도하려 노력한다. 전통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지켜내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작업이 이해되고 인정받는 이유라고 믿는다. DC6가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 2025에 선정되었다. 이 모델을 출품하게 된 계기는? DC6는 내가 선보인 두 번째 컬렉션이다.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가 추구하는 기준에 이 시계가 잘 부합한다고 생각해 출품하게 되었다. 이 상은 창의성과 혁신을 기리는 상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특별하다. 새로운 워치메이커와 크리에이터들에게 혁신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도록 자극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내가 시계 제작에서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나는 그동안 혁신적이면서도 전통적이지만 동시에 미학적으로 매혹적인 시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그저 ‘와우’ 효과만을 노리거나 착용이 불가능한 과장된 디자인의 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차별화되면서도 아름답고,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창조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가 요구하는 기준은 매우 까다롭고 정교하지만 나의 시계가 그 기준 중 많은 부분을 충족한다고 느꼈기에 이번에 도전하게 됐다. DC6 티타늄 DC6 티타늄 DC6 티타늄 지름 44mm 케이스 티타늄,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핸드 와인딩 칼리버 1740,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투르비용,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다이얼 푸앵트 뒤 리주(Pointes du Risoux) 패턴을 적용한 티타늄 스트랩 악어가죽 및 러버 DC6 모델은 6시 방향의 ‘매직 크라운’, 9시 방향의 30도 기울어진 플라잉 투르비용, 수동 와인딩 티타늄 무브먼트, 그리고 스스로 발명한 푸앵트 뒤 리주(Pointes du Risoux) 기요세 패턴이 특징이다. 워치메이커의 관점에서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DC6 모델의 기준을 설명하자면, 모든 출발점은 시계사의 역사와 아카이브에서 비롯된다. 케이스 외부에 기요세 장식을 더한 것도 같은 맥락인데, 미적 요소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회중시계 케이스에 새겨 그립감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한 기법이었다. 나는 그 전통을 되살리고자 했다. 이 시계에는 2개의 돔이 있다. 하나는 투르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나침반 형태다. 과거 시계 제작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국과 프랑스의 권력자들이 막대한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정밀하고 휴대 가능한 시계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시계를 필요로 한 이유는 나침반과 시간 측정을 결합해 지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시계 발전을 이끌었던 핵심 도구인 나침반과 투르비용을 시계에 담았다. 또 나의 시계는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포함해 모두 티타늄으로 제작했다. 이는 18세기 시계 장인들이 고민한 부분을 21세기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가장 비자성적이고 내식성이 뛰어난 최적의 소재는 바로 티타늄이다. 과거에는 황동을 사용했지만, 오늘날 기계식 시계를 오래도록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최고의 소재는 티타늄이라 믿는다. 나는 이것을 후세에 전하고 싶은 유산으로 여기며, 전통적 제작 방식에 혁신을 더한 대표적 사례라 생각한다. 티타늄은 시계에 장기적인 내구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에 대한 나의 철학을 대변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모든 시계에는 ‘매직 크라운(Magic Crown)’이 있다. 누르면 크라운이 튀어나오고, 완전히 당기면 와인딩 모드, 중간 위치에서는 시간 조정 모드, 다시 누르면 잠금 상태가 된다. 제작 초기에 크라운이 있어야 할 최적의 위치는 조작이 용이한 6시 방향이라 생각했다. 이 발상에서 나만의 시계가 발전했고, 결과적으로 데이비드 칸도의 작품을 상징하는 독창적이고 인식 가능한 혁신적 디자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바라보는 DC6다.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에서 이 시계가 앞으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연말쯤이면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DC12 매버릭 DC12 매버릭 DC12 매버릭 지름 39.5mm 케이스 티타늄, 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핸드 와인딩 칼리버 C30 , 5개의 특허, 5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다이얼 니켈 실버 스트랩 러버 9월 25일에 신작 DC12를 발표했다. 작품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이번에는 과거의 유산을 가져와 혁신을 더했다. 케이스, 미학, 인체 공학까지 모든 측면에서 한 단계 더 개선했고, 무브먼트 역시 티타늄으로 제작했다. 케이스 디자인은 완전히 새롭게 변화했다. 지름 39.5mm의 보다 콤팩트한 사이즈에 새로운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그리고 3차원적 입체성을 탐구하면서도 시각적으로는 여전히 전통적 세계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미학적인 부분에서도 티타늄 무브먼트에 새로운 장식을 더했지만, 중요하게 여기는 균형감, 즉 ‘대칭미’를 유지해 시각적 조화를 구현했다. 총 5개의 특허가 적용되었고, 이를 통해 이번 모델이 어떻게 평가받게 될지 확인하고 싶다. 무브먼트는 발레 드 주와 깊은 역사적 인연을 지니고 있다. 그곳에서 이어져 내려온 지식과 기술이 오늘날에도 전승되고 있다는 사실을 담아낸 것이다. 변함없이 내가 태어나 지금도 살고 있는 바로 그곳, 발레 드 주다. 나는 이 지역의 시계 역사에 작은 돌 하나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이번 신작 DC12가 전통의 계승과 혁신, 그리고 다음 세대를 향한 영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21세기의 훌륭한 워치메이커로서, 미래 워치메이커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할아버지가 시계업계에서 일했고, 아버지도 워치메이커였지만, 아버지는 내게 시계를 하라고 권하지 않았다. 아버지에게는 시계 제작이 미래가 없는 직업이었다. 내가 진로를 고민하던 1992년, 발레 드 주 지역은 막 쿼츠 위기에서 벗어나던 시기였다. 그래서 당시 기계식 시계 제작은 전혀 미래가 없는 직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3년, 예거 르쿨트르의 전 CEO 앙리-존 벨몽(Henry-John Belmont)이 나를 공장에 데려갔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시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41개가 넘는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탄생 60주년 기념 리베르소 투르비용을 봤을 때는 정말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그 시계가 내게 영감을 주었다. 그래서 오늘날 내가 만든 시계들, 그리고 DC12 같은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건 바로 나처럼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나의 시계를 보고 ‘나도 더 멋진 걸 만들고 싶다’, ‘나만의 시계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나의 메시지는 곧 시계를 통해 전해진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꿈꾸게 하고, 미래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이건 뭐지? 어떻게 만드는 거지?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세대의 열정과 관심을 키워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현대적인 시계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단지 과거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도 울림을 줄 수 있도록 말이다.

  • 파텍 필립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

    GONDOLO SERATA The soul of a high jewelry 독창적인 지브라 모티브가 돋보이는 새로운 곤돌로 세라타의 예술성에 대한 이야기. 2025년 곤돌로 세라타의 우아한 얼굴 파텍 필립의 새로운 여성 워치를 기다린 시계 애호가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우아하면서도 혁신적인 드레스 워치인 곤돌로 컬렉션이 올해 지브라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된 것. 오늘날 동시대성을 지닌 세련된 시계가 미래에 클래식으로 남을 수 있는가? 이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파텍 필립은 잘 알고 있다. 비례와 조형미, 아름다움과 기술을 조화시키는 장인이기에. 얼룩말 모티브로 장식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얼, 로즈 골드 케이스에 스페사르타이트를 세팅해 뛰어난 기술로 완성한 아이코닉한 시계는 세대를 뛰어넘는 작품이다.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New GONDOLO SERATA ‘Zebra’)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New GONDOLO SERATA ‘Zebra’)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New GONDOLO SERATA ‘Zebra’)  Ref. 4962/200R  크기 28.6 × 40.85mm 두께 7.36mm  케이스 로즈 골드, 94개의 스페사르타이트  무브먼트 파텍 필립 쿼츠 칼리버 E15  다이얼 메탈라이즈드 사파이어 크리스털, 화이트 바니시, 로즈 골드  스트랩 새틴 마감, 브러시드 화이트 송아지 가죽, 로즈 골드 프롱 버클  2025년 곤돌로 세라타의 우아한 얼굴 많은 시계 애호가들이 파텍 필립 시계를 원하는 이유는 장인 정신과 예술성의 유산을 동시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 케이스는 캔버스가 되어 대범하고 독창적인 주제를 뛰어난 기술로 담아낸다. 여기에 제네바 기반의 유서 깊은 장인은 늘 엄격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최고의 시계를 완성하고, 시계 애호가들의 관심을 집중케 한다. 사진을 보았을 때보다 실물이, 바라보기만 했을 때보다 만지고 착용했을 때, 구매하고 오랜 시간 지니고 있을 때 이 시계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소유하고 보존하고 감상하는 것 모두 중요하다.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된 손목 위 예술품은 삶의 순간을 추억하는 데 중요한 증표가 된다. 아르 데코(Art Deco)에서 영감받은 부드러운 곡선이 눈에 띄는 곤돌로 세라타 컬렉션 역시 이러한 삶의 순간을 함께할 예술적 면모를 갖추고 있다. 곤돌로 컬렉션은 파텍 필립의 라인업 중에서 아르 데코 스타일과 기하학적 형태, 직사각·배럴형 케이스 등으로 선보여왔다. 곤돌로 컬렉션 중 2006년 첫선을 보인 곤돌로 세라타는 조금 더 과감하고 강렬한 디자인 모티브를 담고 있다. ‘Serata’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저녁, 행사’라는 의미로, 아르 데코 헤리티지와 예술적인 다이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칵테일 워치의 역할에 충실하다. 물론 드레스 워치에 대한 파텍 필립만의 현대적 해석을 통해 낮에도 모두 아름답게 착용할 수 있다. 2021년까지는 기요셰 기법으로 장식한 머더오브펄 다이얼을 둘러싼 다이아몬드 세팅 화이트 골드 버전(Ref. 4972G-001 및 4972/1G-001)을 출시했다. 이후 2023년에는 꽃 모티브로 장식한 갈색 래커 다이얼(Ref. 4962/200R-001)을 선보였다. 올해는 기존 모델에 비해 조금 더 커진 로즈 골드 버전에 스페사르타이트를 세팅한 케이스로 완성한 새로운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듯 하나의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다시금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다이얼 디자인, 케이스 형태 등이 조형적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독특한 스타일을 담은 이 주얼리 워치가 완성되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 소중한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얼룩말 모티브 새로운 모델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다이얼의 얼룩말 모티브다. 에너지가 넘치고 강렬하면서도 클래식하다. 한눈에 다이얼에 뮤지엄에서 만날 법한 정교한 터치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파텍 필립의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레어 핸드크래프트(Rare Handcrafts) 컬렉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클루아조네 에나멜 골든 엘립스 손목시계(Ref. 5738/50G-023)에서 영감받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레어 핸드크래프트 컬렉션에 대한 파텍 필립의 열정은 대단히 놀랍다. 파텍 필립은 1839년부터 제네바의 다양한 예술적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희귀한 수공예품을 보호했다. 파텍 필립의 장인들은 회중시계, 손목시계 등 뛰어나고 때로는 독특한 시계를 제작하는 데 매우 다양하고 전통적인 기법을 활용한다. 이를 이어가기 위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소수 전문가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고, 이를 통해 완성된 작품은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듯 브랜드의 고귀한 유산인 레어 핸드크래프트 컬렉션은 파텍 필립 컬렉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레어 핸드크래프트 클루아조네 에나멜 골든 엘립스 손목시계에서 표현한 전면에 자리 잡은 얼룩말과 줄무늬의 시각적 조화를 2025년 버전의 곤돌로 세라타에 재현하기 위해, 블랙 바니시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얼 양면에 패턴을 새기는 기술적 혁신을 적용했다. 얼룩말 모티브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얼 아랫면의 블랙 메탈라이즈와 화이트 바니시로 완성되어 웅장한 볼륨감과 깊이감을 선사한다. 정교한 서체로 12시와 6시 인덱스를 적용했고, 잎 모양의 로즈 골드 핸즈가 시간을 표현한다.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 뉴 곤돌로 세라타 ‘지브라’ 정교한 세팅의 스페사르타이트의 매혹 파텍 필립은 보석 세팅의 예술가라 불리기도 한다. 파텍 필립의 보석 세공사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전적으로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최고급 시계 제작이라는 기계적 완벽함에 주얼리의 광채를 더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지만 가치 높은 작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새로운 곤돌로 세라타 케이스에는 이러한 정교한 보석 장식이 완벽하게 적용되어 있다. 풍부한 볼륨감의 로즈 골드 케이스에 94개의 브릴리언트 컷 스페사르타이트(2.02캐럿)를 세팅했다. 이 보석 세팅에서 파텍 필립의 독특한 미감이 드러나는데, 12시와 6시 방향의 코냑 셰이드부터 9시와 3시 방향의 탠저린 톤까지 스펙트럼을 덮는 이중 색상 그러데이션으로 배열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묘한 색상의 그러데이션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원석 선별을 필요로 하기에 쉽게 시도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러한 디테일은 시계가 다양한 시선에서 볼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착용자의 만족감을 한층 높인다. 밝고 어두움을 동시에 담은 그러데이션 효과와 보석의 세밀한 크기 변화는 시계 케이스의 유선형 라인을 강조해 더욱 아름답다. 파텍 필립이 정교하게 설계한 보석 세팅 노하우는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는 브랜드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을 선보인 결과물이다. 파텍 필립은 여성용 시계에서도 고유의 헤리티지, 세련된 디자인, 장인 정신을 담아 독보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단순히 남성용 모델을 여성용 사이즈로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손목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독자적 설계를 해 착용감이 더욱 뛰어나다. 기술적 순수주의를 기반으로 한 궁극적 정밀성에 예술적 균형이 더해졌다. 1839년부터 제네바에 뿌리를 둔 브랜드이기에 180년 이상 가족 경영을 유지하며 정통성을 계승하면서도, 시계를 시간을 담은 자산으로 격상시켰다. 파텍 필립의 시계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신뢰, 장인이 쌓은 진정성, 그리고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가치의 축적이 담긴 작품인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계승을 통해 칵테일 워치의 우아함과 하이 주얼리의 영혼을 담은 곤돌로 세라타 컬렉션은 여성 시계 애호가들에게 삶의 여정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 혁신과 실용성으로 다시 태어난 명작 아카이브

    Masterpiece reborn with innovation and functionality 과거의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 브랜드는 전통과 혁신, 그리고 실용성이 어우러진 창의적 해석으로 이번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수집가들이 브랜드에 가장 고마워하는 부분은 그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시계를 오늘날에도 여전히 손목 위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칼럼에서 소개할 세 브랜드는 바로 그 본질로 돌아가 자신들의 DNA를 되새기며, 과거의 명작 아카이브를 꺼내 미래를 향한 기술을 담았다. 그저 복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부터 기술까지 현대인들이 일상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해 재탄생시켰다. 이번 제네바 워치 데이즈 현장을 찾은 컬렉터들은 전통과 혁신, 그리고 실용성, 이 삼박자가 완벽히 조화를 이룬 시계 앞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행사 기간 동안 이름난 수집가들이 직접 참여해 시계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특히 이번에 소개된 세 브랜드 모두 다가오는 11월 발표될 GPHG 최종 심사의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신제품뿐 아니라 출품작까지 함께 공개해 더욱 치열한 논의를 이끌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브랜드들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개성과 미래를 풀어내며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대표작을 함께 살펴보자. MB&F LM101 EVO MB&F LM101 EVO MB&F LM101 EVO MB&F LM101 EVO MB&F LM101 EVO LM101 EVO 지름 40mm 케이스 티타늄, 80m 방수 무브먼트 인하우스 칼리버 LM101, 5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서스펜션 플라잉 밸런스 휠 다이얼 피콕 그린과 새먼 오렌지 스트랩 티타늄 폴딩 버클이 있는 러버 스트랩 MB&F LM101 EVO 2011년 MB&F는 그들이 지닌 ‘우주적 상상력’과 19세기식 전통 워치메이킹을 결합한 실험적 시리즈, LM(Legacy Machine)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4년에는 보다 작고 얇아진 ‘LM101’을 출시했는데, MB&F 최초의 자체 제작 무브먼트와 장인 카리 부틸라이넨의 손길이 더해져 ‘대중형(volks)’ 모델이라 불리며 수집가들에게 꾸준히 회자되어왔다. 그리고 브랜드 창립 20주년을 맞은 올해,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에서 ‘LM101’의 진화형인 ‘LM101 EVO’가 공개되었다. ‘EVO’라는 이름은 일상에서 편안하고 견고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의미하며, 강력한 방수 성능, 스크루 다운 크라운, 플렉스링(FlexRing) 충격 흡수 장치, 러버 스트랩과 일체형 케이스 등 실용적 요소를 더했다. 이번 신작은 피콕 그린과 새먼 오렌지, 두 가지 CVD 코팅 다이얼로 공개된다. 블랙 서브 다이얼과 실버 프레임은 가독성을 높이고, 야광 도료를 입힌 화살촉 핸즈는 한층 명확한 시인성을 제공한다. 파워 리저브는 기존 45시간에서 60시간으로 늘어났으며, 밸런스 휠을 지탱하는 더블 아치 브리지는 각진 모서리를 덜어내고 이전보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듬었다. 이스케이프먼트 휠은 MB&F의 상징인 배틀 액스 모티브로 스켈레톤 처리했다. 지름 40mm, 두께 16.5mm의 티타늄 케이스는 그대로지만,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아래 펼쳐지는 색채의 향연은 새로움을 더한다. 피콕 그린은 각도와 빛에 따라 블루, 틸, 퍼플, 선명한 그린으로 변주되며, 새먼 오렌지는 오렌지와 핑크, 레드의 스펙트럼을 드러내 다이얼을 보는 재미가 있다.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는 플렉스링 댐퍼로 보호되며, 톤 다운된 어두운 마감으로 스포티한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제네바 웨이브, 앵글 폴리싱, 골드 샤통, 블루 스크루 등 오트 오를로제리의 전통적 장식은 카리 부틸라이넨의 감독 아래 그대로 이어진다.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 지름 40mm 케이스 3N 옐로 골드 쿠션형 케이스 무브먼트 수동 와인딩 칼리버 GG-002, 8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다이얼 블랙 오닉스 다이얼 스트랩 블랙 양가죽 스트랩 Gérald Genta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 ‘시계 제작의 피카소’라 불린 전설적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1931~2011)는 그랑 소네리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차임 시계를 제작했다. 현재 브랜드는 루이 비통 산하의 라 파브리크 뒤 떵에서 미셸 나바스와 엔리코 바르바시니가 이끄는 아틀리에를 통해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의 대담한 디자인 세계를 오마주한 지난 작품들에 이어 성숙해진 이들은 올해 젠타가 사랑했던 미닛 리피터에 헌정하는 정제된 신작을 선보였다. 차임 워치는 젠타의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한 영역이었다. 그는 1980년대 쿼츠 위기로 잊혀가던 미닛 리피터를 손목시계로 되살린 소수의 워치메이커 중 한 명이다. 2025년 공개된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는 1980~1990년대 젠타가 추구했던 컴플리케이션 정신을 계승하면서 라 파브리크 뒤 떵 루이 비통에서 새롭게 설계한 케이스를 적용했다. 바로크적 장식과 팔각형 미학에 매료되었던 젠타의 화려한 디자인은 지름 40mm와 두께 9.6mm의 18K 옐로 골드 쿠션형의 절제된 케이스로 진화했다. 노골적인 장식이나 각진 모서리 없이 미니멀한 인상이며, 젠타가 즐겨 사용했던 ‘중앙 러그 모듈’을 통해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한다. 블랙 오닉스 다이얼은 옐로 골드 케이스와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외곽에는 화이트 레일로드 미닛 트랙이 자리하고, 인덱스는 케이스 형태를 반영한 외곽을 따라 배열되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소리’다. 라 파브리크 뒤 떵에서 자체 개발한 수동 미닛 리피터 칼리버는 2023년 ‘온리 워치(Only Watch)’ 경매에 출품된 미키마우스 테마 모델의 베이스를 사용한다. 옐로 골드는 풍부한 울림을 증폭하기에 최적화된 소재다. 0.6mm까지 얇게 다듬은 케이스 백과 0.8mm로 줄인 사파이어 크리스털은 맑고 투명한 음향을 제공한다. 거울처럼 광택 처리한 해머와 공은 장인이 직접 조율했으며, 각 부품은 공명과 진동을 최적화하도록 세밀히 조정되었다. 완성된 음색은 수정처럼 청아하다. 무브먼트를 완성하는 데만 4주 이상이 소요되며, 앵글 베벨링, 스네일링, 코트 드 제네브 등 오트 오를로제리 전통의 마감 기법을 더한다. 레귤레이터는 팔각형으로 제작해 젠타의 시그니처를 기리며, 3Hz 진동수와 80시간 파워 리저브로 작동한다. 다니엘 로스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다니엘 로스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다니엘 로스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지름 38.6mm 케이스 18K 로즈 골드 5N,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DR002, 6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다이얼 핀스트라이프 기요셰 패턴이 있는 화이트 골드 베이스, 로즈 골드 5N 챕터 링 스트랩 베이지 송아지 가죽 Daniel Roth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완벽에 가까운 비율과 정교한 마감, 손에 닿는 무게감, 그리고 안정적인 성능까지 모두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다니엘 로스의 부활은 2023년 옐로 골드 투르비용 서브스크립션 모델로 시작되었다. 루이 비통 산하 라 파브리크 뒤 떵에서 제작된 이 첫 모델은 단 20피스 한정으로 출시되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로즈 골드 버전이 뒤를 이었다. 엑스트라 플랫 역시 같은 전략을 따랐는데, 올해 1월 공개된 옐로 골드 서브스크립션 모델에 이어 약 3개월 뒤 로즈 골드 버전이 새롭게 등장했다. 디자인은 대체로 동일하지만, 이번 모델은 구독형이 아닌 엄선된 리테일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표준형’으로 출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케이스는 38.6×35.5mm의 더블 엘립스 형태와 두께 7.7mm라는 슬림한 비율로 다니엘 로스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며, 5N 합금 특유의 따뜻한 색조는 케이스 라인을 한층 부드럽고 우아하게 강조한다. 여기에 오픈 케이스 백을 더했으며, 은은한 투톤 다이얼은 수작업 기요셰로 장식했다. 화이트 골드 베이스에는 선형 기요셰를 정교하게 새겼고, 5N 로즈 골드 챕터링이 다이얼을 감싸며 블랙 로마숫자를 프레임처럼 둘러싼다. 핸즈는 블랙 코팅한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해 선명한 대비를 이뤄 높은 가독성을 확보한다. 전체적으로 층위감 있고 세련된 완성도다. 2025년 모델의 또 다른 매력은 오픈 케이스 백을 통해 직접 감상할 수 있는 무브먼트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수동 칼리버 DR002가 모습을 드러내며, 엑스트라 플랫 구조와 이중 타원형 케이스를 위해 특별히 고안되었다. 라운드 앵글라주, 블랙 폴리싱 처리한 크라운 휠과 래칫 휠, 바 타입 클릭 등 섬세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프리스프렁 밸런스, 제네바 스타일의 스터드 고정 방식, 4Hz 진동, 65시간 파워 리저브를 갖춰 기술적 완성도도 높다.

  • 시몽 브렛과의 인터뷰

    Interview with Simon Brette 데뷔작으로 GPHG ‘시계 혁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시몽 브렛은 장인 정신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완성해왔다. 동료 장인들에 대한 존중과 끝없는 열정을 중시하는 그는 100년 이상 이어질 시계 제작의 미래를 그려나간다. 시계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다이얼, 기계식 시계의 심장, 무브먼트. 시몽 브렛은 자신만의 차별성과 DNA를 다이얼에 오롯이 투영하고, 시계를 뒤집었을 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지를 늘 고민하는 장인 정신을 중시하는 워치메이커다. 2023년 첫 작품인 ‘크로노미터 아티장(Chronomètre Artisans)’을 선보이자, 무브먼트와 다이얼을 하루 종일 감상해도 좋을 열정적인 수집가들이 가장 먼저 그를 찾아 나섰다. 그는 주문서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장인들과 함께 자신의 혼을 작품에 보태 시계를 더욱 깊고 인내가 스민 물건으로 만들어낸다. 데뷔작으로 곧바로 GPHG 2023에서 ‘오롤로지컬 레벨레이션(시계 혁신상, Horological Revelation Prize)’을 수상한 그는, 올해는 ‘크로노메트르 아티산 주얼리(Chronomètre Artisans Joaillerie)’로 GPHG 주얼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픈워크 다이얼과 대칭을 중요시한 백사이드, 완벽할 정도로 정교한 피니싱을 통해 빛의 각도마다 새로운 표정을 짓게 하는 그의 시계 철학은 무엇보다 ‘함께하는 장인들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한다. 그는 자신의 열정이 10년, 나아가 10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싶다고 말한다.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시몽 브렛의 앞날은 밝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해 약 15년간 시계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네 살 딸과 한 살 아들,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나의 시계 여정은 딸의 탄생이 결정적 계기였다. 4년 전 부품 공급 업체에서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지금의 모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이를 얻은 건 나의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다. 야스미나 안티(Yasmina Anti)의 ‘드래곤 스케일’ 데커레이션에 특히 매료되었다고 했다. 구현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첫 번째 원칙은 ‘다이얼에 반드시 인그레이빙을 담는다’였다. 나는 야스미나라는 인물 자체에 끌렸다. 너그럽고 자신의 일에 뜨거운 열정을 지닌 분이라 꼭 함께하고 싶었다. 내가 부탁한 건 단순했다. “이미 검증된 방식이 아니라, 머릿속에 오래 있었지만 아직 펼치지 못한 것을 보여달라.” 그러자 그녀가 여러 패턴으로 정교하게 새긴 메인 플레이트 시안을 들고 와 아이디어와 공구, 빛과 반사에 대한 설계 철학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확신을 얻었다. 내가 이 여정을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인들은 각자의 혼을 작품에 보탠다. 그래서 시계는 더욱 깊고 인내가 깃든 물건이 된다. 가장 어려운 순간은 그 수많은 미세한 디테일을 하나의 조화로운 전체로 정확히 결합하는 일이었다. 예컨대 밸런스 3/4 브리지처럼 개성 강한 요소까지 완벽히 맞물리게 만드는 과정이다. 마감이 완벽에 가깝다고 느꼈다. 그 디자인의 이면에는 어떤 생각이 기반이 되었나? 나는 무브먼트 개발로 커리어를 시작한 엔지니어라, 디자인을 언제나 ‘메커닉’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무브먼트의 뒷면부터 그린다. 내게 시계의 매력은 뒷면을 봤을 때 판단이 서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대칭을 중시해 수평축을 기준으로 완벽한 균형이 잡히도록 설계한다. 정밀하고 직선적이며, 대칭과 순수함이 느껴져야 한다. 그것이 나를 보여주는 언어다. 반면 다이얼은 개인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도화지다. 엔지니어인 동시에 예술적 감수성을 북돋아준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에, 뒷면은 이성과 구조, 앞면은 감성과 예술을 담는다. 오픈워크 구조인 만큼 브리지의 곡선과 라인, 피니싱까지 모든 디테일을 완벽에 가깝게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 아름다움은 도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마지막 하나의 부품까지 책임지는 장인의 손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초기에 겪은 가장 큰 과제는 나처럼 몰입해줄 ‘좋은 의미의 미친’ 장인을 찾는 일이었다. 브랜드가 알려지기 전에는 신뢰를 얻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최고의 장인들에게 다가가 함께 일할 신뢰를 쌓고,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보자고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팬데믹 시기에 그분들과 일을 시작했는데, 이후 일감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다행히 나를 지지해주는 고객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각 컴포넌트를 추진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동시에 인스타그램 등으로 장인들이 누구인지 소개하는 영상을 꾸준히 제작해 그들의 비즈니스에도 힘을 보태고자 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말자. 자신만의 최고치를 끌어올리자’는 약속으로 함께 올라섰고, 지금은 고객은 물론 공급 업체와 장인 모두와 깊은 신뢰가 쌓였다. 일요일 밤에 전화를 걸어도 도와주겠다는 답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GPHG 2023년 시계 혁신상을 받은 크로노미터 아티장 서브스크립션 GPHG 2023년 시계 혁신상을 받은 크로노미터 아티장 서브스크립션 크로노미터 아티장 서브스크립션 지름 39mm 케이스 지르코늄,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SBCA, 72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다이얼 5N 레드 골드 스트랩 송아지 가죽 ‘크로노미터 아티장’이 GPHG 2023년 시계 혁신상 부문에서 수상했다. 출품 동기와 소감이 궁금하다. 사실 상을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과거에도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상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그 영예는 내가 몸담았던 ‘브랜드’의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2023년 론칭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인정을 받으며, 무엇보다 우리를 몰랐던 컬렉터들이 관심을 가져주었다는 점이 가장 기뻤다. 우리는 생산량이 매우 적어 많은 분들께 시계를 배정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찾아와서 팀과 열정을 나누고, 그 순간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내겐 가장 큰 보람이다. 우리는 시계를 만들고 당연히 사업도 하지만, 결국 사람을 만나 열정을 공유하는 일이 전부라고 믿는다. 특히 아직 잘 모르는 곳에서 독립 시계 제작을 사랑하는 분들을 만나는 일은 무척 설렌다. 그 만남이 누군가에게 시계 제작을 꿈꾸고 배워 새로운 독립 워치메이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다가올 신제품에 대해 조금만 공유해줄 수 있나? ‘크로노미터 아티장’ 라인의 새로운 변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지르코늄 케이스로 제작한 서브스크립션 첫 모델을 선보였고, 2023년 말에는 티타늄 버전에 로즈 골드 다이얼을 매칭하고 ‘배틀(battle)’ 모티브를 더한 야스미나의 에디션을 공개했다. 이어 2024년에는 로즈 골드 케이스 버전을 출시했다. 매번 신작을 낼 때마다 직전의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도전이다. 올해 말에는 현장에서 봤던 바로 그 스틸 버전을 공식 출시한다. 다양한 스트랩 조합과 서로 다른 세팅을 통해 착용 경험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내년에는 플래티넘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고, 이와 별개로 완전히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개발도 진행 중이다. 팀이 도쿄를 방문했을 때 컬렉터 다케시(Takesi)를 만났다. 일본 최초의 시몽 브렛 고객이라고 하던데, 특별한 사연이 있나? 그렇다. 현지에 사는 내 절친이 여러 차례 연락해 소개를 주선했고, 내가 모든 문의에 일일이 신속하게 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 친구가 통역을 도와줬다. 그 과정에서 일본 문화가 장인 정신을 얼마나 깊이 존중하는지 새삼 체감했고, 나 역시 그러한 가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일본은 언젠가 시간을 넉넉히 들여 머물며 문화와 공예를 더 배우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그 친구의 도움으로 다케시 씨와 직접 대화하며 그의 여정, 소장 시계, 취향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우리 브랜드를 진심으로 아끼며 어렵게 연락을 이어왔고, 그 만남이 첫 접점이 되었다. 그 이후로도 짧은 안부를 주고받고, 우리가 올리는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자주 리포스트해 줄 만큼 꾸준히 응원해주고 있다. 매우 친절하고 든든한 지지자다. 조만간 일본에서 그분의 시계를 직접 전달하고 싶다. 일정이 맞는다면 팀과 함께하는 촬영도 멋질 것 같다. GPHG 2025 주얼리 부문 후보에 오른 크로노미터 아티장 주얼리 GPHG 2025 주얼리 부문 후보에 오른 크로노미터 아티장 주얼리 GPHG 2025 주얼리 부문 후보에 오른 크로노미터 아티장 주얼리 지름 39mm 케이스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핸드 와인딩 기계식 무브먼트, 72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다이얼 에메랄드 및 다이아몬드 스트랩 그린 가죽 다른 독립 시계와 차별화되는, 시몽 브렛만의 ‘고유한 스타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한마디로 ‘디테일 중심의 오픈워크 미학’이다.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라 메커닉을 사랑하고, 그래서 다이얼은 오픈워크를 기본으로 한다. 서로 다른 표면 질감과 완벽한 마감을 결합해, 빛에 따라 매일 다른 표정을 드러내도록 설계한다. 또 나는 작은 사이즈만 고집한다. 손목 위에서 존재감이 사라질 만큼 편안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신 시계를 벗지 않고도 기계적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다이얼 위에서 무브먼트를 곧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내 바람은 착용자가 날마다 새로운 반짝임과 새로운 면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정신은 ‘장인 중심’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된다. 국경을 넘어 자신의 일에 삶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고, 그 헌신이 오늘의 시계를 만든다. 나는 그분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싶다. 이 브랜드가 언젠가 내가 가장 차고 싶어 하는 최고의 시계를 만들기 위한 무대인 동시에, 장인들의 이름과 기술이 정당하게 드러나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전승’이다. 지식과 기술이 다음 세대에 온전히 이어져야 우리의 열정과 업계가 10년,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우리가 장인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돌본다면 미래는 밝다. 재능 있는 젊은 제작자들이 계속 등장해야 시계업계가 더 발전할 것이다. 함께 만들고 알리며, 생태계의 비즈니스가 더 단단해지도록 돕는 일도 나의 몫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집중하는 것도 바로 그 연속성과 전승이다.

  • 태그호이어 CEO, 앙투앙 팡과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ag Heuer CEO, Antoine Pin 이제 부임한 지 1년여가 된 앙투앙 팡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앙투앙 팡의 명성은 불가리에서 태그호이어로 이어지면서 브랜드 전반을 점검하고, 리테일 수량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과감한 선언 아래 새로운 혁신에 투자하며 태그호이어를 시계업계의 선두 주자로 이끌고 있다. 제네바 리츠 호텔에서 만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태그호이어의 세가지 독점적인 지위에 도전하는 아방가드르 정신을 만났다. 카본 소재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을지. 실리콘, 티타늄, 카본과 다양한 합금까지 시계업계에서는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각기 제조 방식과 처리 방식을 달리하면 다른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소재에 집중한다. 올해 새로운 제품에 적용한 카본은 원하는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우 정밀하고 작은 단위까지 구현할 수 있어, 기존 소재로는 불가능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의 정밀성 덕분에,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성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물리학과 화학적 차원에서의 소재 연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마찰을 줄이고, 에너지를 최적으로 전달하며, 소재의 움직임과 주파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등 모든 요소가 합쳐져 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소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에 TH-카본스프링을 선보였다는 것은 곧 태그호이어가 오랜 시간 수많은 기술적 도전을 추구해왔다는 의미 아닌가? 맞다. 나에게 태그호이어는 언제나 열정의 집합체였다. 브랜드에 대한 열정, 도전에 대한 열정. 이곳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뛰어넘으려는 정신이다. 어제도 팀과 함께 이야기했다. “내일, 모레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은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꿈을 꾸자.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방향을 정하고, 적응하고, 실행하자.” 결국 예외적인 성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실패와 회복,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태그호이어의 철학이자 아방가르드 정신이다. 태그호이어에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우주라는 주제로 까레라 애스트로노머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계기가 있을지. 역사적으로 태그호이어에서도 문페이즈는 늘 다뤄왔지만, 이번에는 디자인 차원에서 완전히 새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전통적으로 작은 창에 금빛 달을 담는 방식이 아니라, 최대한 크게, 가장 명확하게 보이도록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디자인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여기에는 기능 중심, 가독성 중심이라는 태그호이어의 접근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실제로 태그호이어 랩(TAG Heuer LAB)에서 3D 프린팅된 티타늄을 보고 매우 놀랐다. 이곳의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다. 첫째, 인하우스에서 순수한 혁신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카본 헤어스프링은 외부에서 만들었다면 결코 완전한 소유권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독립성을 추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이 생태계 안에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혁신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부와 외부의 교류와 융합이 있어야 창의성이 발휘된다. 어제도 우리는 새로운 합금을 발견했다. 다른 산업에서 사용하는 소재인데, 스틸보다 가볍고 티타늄보다 단단한 물질을 시계에 어떻게 적용할지 많은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태그호이어 랩에 기대하는 것은 이러한 도전적 사고방식이자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치 놀이터와 같다. 시계를 탁자에 내리쳐도 부서지지 않는 상상을 해보고, 그로부터 디자인적으로 전혀 새로운 시계를 만들어내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곳이다. 어제도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우리는 숨 쉬듯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 바로 이것이 랩에 담긴 의미이고, 앞으로 우리가 계속 이어가야 할 방향이다.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선보인 신제품 모두 각 50피스 한정이고, TH-카본스프링을 장착했다. 앞으로 전 라인업으로 확장할 계획인지. 시계 제작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과도하게 야심 차게 접근하면 그 본질을 놓칠 수도 있다. 이번 스프링은 개념 검증에만 10년이 걸렸다. 이제 소량 생산을 시작했고,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앞으로는 생산량, 비용, 인증 등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 목표는 우선 모든 상위 라인에 효과적으로 TH-카본스프링을 장착하는 방향이다.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계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나는 두 가지 질문이 핵심이라고 본다. 첫째, 워치메이킹처럼 구조적으로 무겁고 복잡한 조직이 어떻게 하면 민첩하고 유연하게 변화의 파도에 적응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계 산업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스위스에서 시계를 만들고, 매뉴팩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부티크를 운영한다. 따라서 가볍지 않다. 순수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헤비급 플레이어’다. 수많은 직원과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거대한 조직이 수많은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을까? 이는 작은 브랜드들에는 쉬운 문제일 수 있지만, 큰 브랜드에는 훨씬 더 어려운 과제다.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집중해서 이를 돌파하려 한다. 둘째, 소매업체, 비즈니스 파트너, 공급업체, 브랜드까지 포함한 전체 산업 공동체의 연대와 보호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연대(solidarity)’의 힘은 매우 중요하다.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려는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사실 이 산업은 오랫동안 연대의 힘으로 유지되어왔다. 나는 이번 행사 같은 순간이 바로 그 연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제네바 워치 데이즈는 회사가 아니라 ‘협회’의 형태로 운영된다. 여러 브랜드와 파트너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가는 행사다. 이는 우리가 여전히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한국에 직접 진출하며 6월에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때때로 ‘우리는 카이로스(Kairos)의 브랜드다’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스어로 카이로스는 진실의 순간, 계시의 순간을 의미한다. 이번 행사는 바로 그런 계승과 계시의 기회였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시점이 되었고, 이번 행사는 그 전환을 알리는 자리였다. 그래서 대규모로 이벤트를 개최해 한국 시장 전체에 태그호이어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자 했다. 앞으로 5년 동안 태그호이어가 가장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라고 보는지?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시장’보다 ‘철학’이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특별한 여정의 동반자로 이끄는 것. 비범함의 여정에 동참시키는 철학과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새로운 광고, 디자인, 뛰어난 선수와의 협업, 혁신적인 제품, 이 모든 것이 사람들에게 미소와 흥분을 안겨준다. 오늘날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욕망을 잃어간다. 우리 역할은 그 욕망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성취, 발전, 퍼포먼스, 스피드, 타임키핑 같은 가치와 함께 사람들을 다시 꿈꾸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기회다.

  • 아방가르드 혁신, 태그호이어

    Avant-Garde Innovation Tag Heuer 제네바 워치 데이즈 시작 전, 라 쇼드퐁에 위치한 태그호이어 매뉴팩처를 방문해 21세기 워치메이킹의 두 가지 새로운 비전을 만났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TH-카본스프링(L)과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익스트림 스포츠 TH-카본스프링(R) 태그호이어가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에서 ‘21세기 워치메이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명확한 비전을 선보였다. 새롭게 부임한 CEO 앙투앙 팡(Antoine Pin)의 로드맵 아래 F1과 스폰서십을 체결해 공식 타임키퍼라는 놀라운 지위를 탈환한 스토리는 시계업계뿐 아니라 럭셔리 산업 전체를 놀라게 한 소식이다. 그리고 이번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발표한 TH-카본스프링(TH Carbonspring)의 원천 기술 개발은 기술 혁신이라는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브랜드 가치 재정립을 위한 정면 돌파 선언과 같다. ‘레이싱의 심장’과 나노 스케일의 재료 공학이 만나는 순간, 태그호이어가 독점 기술을 통한 성능 향상이라는 주제로 제네바 워치 데이즈의 포문을 열었다. 바로 레귤레이팅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TH-카본스프링 오실레이터의 데뷔다. 밸런스 스프링은 무브먼트의 핵심이며 고품질 칼리버의 기본을 형성한다. 350년 전 발명된 이 스프링은 시계를 손목시계로 탈바꿈시킨 바 있고, 태그호이어는 실리콘을 넘어 이 핵심 기술에 자신만의 기술을 담고자 했다. 완성품을 만나기까지는 꼭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TH-카본스프링은 태그호이어 랩이 10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인하우스로 완성한 신기술이다. 비자성, 충격 저항, 경량성이라는 세 가지 강점을 통해 일상에서도 뛰어난 안정성과 정밀성을 보장한다. 사실 실리콘 소재 이후 새로운 소재 개발에 대한 도전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카본 헤어스프링은 실리콘에 비해 충격에 훨씬 강하기 때문에 등시성을 스포츠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태그호이어가 개발과 특허에 이어 상용화에 대한 비용과 기간까지도 감안해 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그호이어는 미세 공학에 공을 들인다. 한 단계 한 단계마다 엄청난 학습량이 필요하다. 과거 여러 번 도전했고, 실패도 있었지만 마치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처럼 이에 굴하지 않고 라쇼드퐁 매뉴팩처에서 기초 단계부터 철저하게 다시금 검증했다. 태그호이어는 개발 과정 중에 발생하는 기술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고, 모듈 설계와 제작 공정, A/S까지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를 라쇼드퐁 매뉴팩처에서 고스란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 분야의 책임자가 있고 이 새로운 소재를 맞이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5년 보증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이다. TH-카본스프링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 TH-카본스프링 오실레이터를 통합한 COSC 인증 칼리버 TH20-60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용화 단계까지 태그호이어가 시장을 주도하는 빅 브랜드로서, 다소 침체된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기술 경쟁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에서 강력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 혁신은 모나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와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두 아이코닉 모델에 처음 적용했다. 크로노미터 인증을 통해 퍼포먼스 완성도를 뒷받침하고, 모두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다. 카본 파이버 케이스와 다이얼로 카본스프링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두 모델은 각각 인하우스 TH20-60, TH20-61 칼리버를 장착했는데, 단기적으로는 이 카본 밸런스 스프링을 향후 몇 년 안에 개발할 아방가르드 칼리버, 주로 하이엔드 부문에 장착하는 것이 목표다. 그 결과 카본스프링은 ‘광고 문구’가 아니라 시계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소재 개발이 더해진 것이 진정한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는 인정을 받게 되는 신뢰를 쌓는 도화선이 될 듯하다. 태그호이어는 제네바 워치 데이즈를 통해 F1이라는 세계 무대의 파급력에 카본 헤어스프링이라는 기술 선구자의 이미지를 겹쳐 놓았다. 이 결합은 단지 노출을 높이는 스폰서십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도록 실제적인 가치와 성능을 증명한다. 결과적으로 ‘Designed to Win’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아방가르드 정신은 구호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약속이 되고, 이는 브랜드 밸류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애스트로노머 태그호이어 까레라 애스트로노머 레이스트랙의 속도 대신 우주의 리듬을 담은 까레라 애스트로노머도 새로운 시도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애스트로노머는 1960년대 우주 개발 경쟁에 참여했던 태그호이어의 역사를 기리는 시계이기도 하다. 본래 인체공학적 설계와 운전자를 위한 뛰어난 가독성으로 유명한 크로노그래프였던 태그호이어 까레라의 기능성이라는 전통을 이어받았다. 전통적인 문페이즈 기능을 새롭게 정의해, 회전 디스크 위에 일곱 단계의 달을 일러스트로 정교하게 구현하고 매일 새벽 실제 천체 운동에 맞춰 한 스텝씩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태그호이어는 시, 분, 초, 그리고 크로노그래프 기능 사이에 대비와 차별화를 위해 세 가지 색 다이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까레라 애스트로노머에도 태그호이어의 세 가지 색 코드를 적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다. 케이스 백에는 천문학적 영감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

    GENEVA WATCH DAYS 2025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멈춰 세운 그해, 스위스 시계 산업도 큰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오던 바젤월드와 SIHH(현 워치스 & 원더스)가 중단되었고, 국경 폐쇄와 이동 제한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자국 내에서 럭셔리를 소비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으로 오랜 시간 오프라인 경험을 중시하던 하이엔드 브랜드들 역시 온라인 판매 채널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 갔다. 그러나 시계 산업은 다른 일반 럭셔리 시장과 달리 커뮤니티 중심의 소비 패턴이 두드러진다. 공동체 내 신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유명 컬렉터나 인플루언서의 취향과 의견이 시장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야기의 꽃을 피우며 시계를 소비재가 아닌 ‘즐거움’으로 삼는 컬렉터들에게 이 시기는 답답하고도 아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바람을 알아챈 듯 몇몇 브랜드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스위스 제네바 시내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작은 페어를 열기로 의기투합했다. 쇼룸이나 호텔 스위트를 활용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친밀한 형식이 바로 ‘제네바 워치 데이즈’의 시작이었다. 2020년의 첫 회는 불가리, 브라이틀링, 드 베튠, 제라드-페리고, 모저앤씨, MB&F를 포함한 17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2021년에는 유럽 전역의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이 행사는 메이저 브랜드, 인디 브랜드, 신예까지 모이는 대규모의 장으로 성장했고, 해를 거듭하며 참가 브랜드와 업계 관계자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행사는 9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진행되었으며, 참가 브랜드는 지난해 52개에서 66개로, 업계 관계자는 1,500명에서 1,900명으로, 대중 방문객은 1만 3,800명에서 1만 7,000명 이상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축제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시계 제작자와 직접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우리가 몰랐던 인디 브랜드들은 소셜 미디어의 힘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으며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되었지만,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컬렉터와 전문가, 워치메이커가 한자리에 모여 신제품을 실물로 체험하고 의견을 나누며, 정제된 프레젠테이션이 아닌 전 제작 과정을 실감 나게 알아볼 수 있는 곳은 제네바 워치 데이즈 한 곳뿐이다. 그래서일까. 제네바 워치 데이즈 기간의 제네바는 다른 어떤 페어장보다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 창의적 발명가들

    Innovative Creators 창의적 발명가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창의력으로 주목받는 시계 브랜드들이 있다. 이들은 제네바 워치 데이즈 기간 동안 어떤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을까? 각 지역에서 타고난 개성과 혁신적 기술로 세계적인 셀럽들과 IT 업계의 혁신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발명으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시계를 제시하는 이들은 진정 시계 업계의 예술적 발명가다.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이 세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들과 하이엔드 럭셔리 메종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제이콥앤코는 래퍼 지드래곤, 퍼렐 윌리엄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 그뢰벨 포지는 세계 최고의 시계 제작 장인 필립 듀포, 레페 1839는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MB&F, 샤넬, 바쉐론 콘스탄틴 등이 있다. 이들의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모토도 유명한데, 시계 제작에 있어 매번 새로운 작품에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메이저 브랜드들도 매우 어려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 브랜드는 이를 해낸다. 각 브랜드가 그들의 철학을 신제품에 녹여냈는지 알아보자.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드래곤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드래곤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드래곤 지름 44mm 케이스 18K 로즈 골드 또는 블랙 DLC 코팅 티타늄, 30m 방수 무브먼트 수동 와인딩 칼리버 JCAM42, 4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플라잉 투르비용, 1분에 1회전하는 지구본 다이얼 티타늄 베이스 플레이트 스트랩 악어가죽 JACOB & CO. “Inspired by the Impossible” Astronomia Solar Dragon 워치메이킹 업계에서 ‘하우스 오브 드래곤’이라 불릴 만큼 상징적인 존재인 드래곤은 제이콥앤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모티브다. 지난 8년간 제이콥앤코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드래곤을 테마로 한 오트 오를로제리 타임피스를 선보여왔다. 올해 역시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컬렉션을 통해 두 가지 드래곤 신작을 공개했는데, 하나는 지드래곤과의 협업작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지드래곤’, 다른 하나가 이번 신모델이다. 이번 작품은 제이콥앤코의 시그니처 테마를 더욱 정제된 형태로 반영해, 화려한 미학을 균형감 있게 진화시켰다. 특히 뿔과 날개를 배제한 매끈한 형태로, 아시아의 용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드래곤은 18K 로즈 골드로 세 부분을 주조한 뒤 장인의 손길로 세밀한 음각, 폴리싱, 페인팅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비늘과 발톱, 흐르는 듯한 선의 디테일을 새기는 데만 몇 주가 소요되며, 표면 질감이 완성된 후에는 다시 일주일에 걸친 정교한 수작업 페인팅이 더해진다. 로즈 골드 버전에는 컬러 포인트를, 티타늄 버전에는 풀 블랙 DLC 코팅을 적용해 각기 다른 개성을 느낄 수 있다. 투명한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과 사파이어 케이스 밴드를 통해 드래곤이 무브먼트를 감싸안은 듯한 배치를 막힘 없이 볼 수 있다. 드래곤 아래에는 티타늄 베이스 플레이트가 자리하고, 그 위에는 금빛 별자리 지도가 새겨진 블루 바탕(로즈 골드 모델) 또는 블랙 바탕(DLC 티타늄 모델)이 펼쳐져 장엄한 우주적 스케일을 더한다. 아스트로노미아 아키텍처에 드래곤이라는 신화적 이미지를 입혀낸 독창성은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케이스 백은 솔리드 백 구조로 방수 성능은 30m까지 제공한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JCAM42는 총 296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티타늄으로 제작되었다. 수직 구조로 설계해 사파이어 케이스 내부 공간을 확보했다. 기존 아스트로노미아 무브먼트가 전체적으로 회전했던 것과 달리, 이번 솔라 드래곤의 칼리버는 드래곤 조각을 보존하기 위해 고정된 상태로 작동한다. 그러나 우주의 운행은 멈추지 않는다. 칼리버 JCAM42는 3개의 암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분당 1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 두 번째는 시와 분 디스플레이, 세 번째는 1분마다 한 바퀴 자전하는 지구본이다. 진동수는 28,800vph, 파워리저브는 48시간이며, 로즈 골드 버전은 36피스, 블랙 티타늄 버전은 단 4피스만 제작된다. 나노 푸드로이앙트 나노 푸드로이앙트 나노 푸드로이앙트 나노 푸드로이앙트 지름 37.9mm 케이스 화이트 골드, 30m 방수 무브먼트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투르비용,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나노 메커니즘 1/6초 다이얼 다층 구조의 골드 스트랩 러버 GREUBEL FORSEY “Art of Invention” Nano Foudroyante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일종의 콘셉트 워치로 공개되었던 나노 푸드로이앙트(Nano Foudroyante) 가 드디어 그뢰벨 포지의 정식 컬렉션에 편입됐다. 이 시계는 메종 최초의 크로노그래프이자 플라잉 투르비용 모델로, 2024년 실험적 워치 테크놀로지(EWT) 버전으로 처음 선보였다. 올해 공개된 새로운 에디션은 초기의 혁신적 요소들을 계승하면서도 화이트 골드 케이스(EWT 버전은 화이트 골드와 탄탈륨 조합이었다), 블루 컬러 초침 스케일, 블루 스틸 핸즈로 색채감을 더했고, GPHG 2025의 기계적 혁신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타임피스의 이름은 투르비용 케이지 위에 있는 작은 푸드로이앙트(foudroyante) 에서 비롯된다. 초침보다 세분화된 시간을 표시하기 위해 1초를 6등분해, 1초 동안 6회 점프하며 회전하는 장치다. 점프 속도가 너무 빨라 육안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 이 메커니즘은 그뢰벨 포지가 발명한 ‘나노메카닉스(nanomechanics)’, 즉 에너지 소모를 효율적으로 줄인 기술 혁신의 대표적인 예다. 나노메카닉스는 기계식 무브먼트 내부에서 나노줄(nanojoule) 단위의 에너지를 제어하는 개념으로, 나노 푸드로이앙트는 점프 한 번당 단 16나노줄만 소비한다. 이는 기존 방식의 30마이크로줄 대비 약 1,800배 절감된 수치다. 덕분에 무브먼트의 진폭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푸드로이앙트는 끊임없이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소비와 부품 수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기계식 시계 역사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발명 중 하나로 평가된다. 푸드로이앙트는 밸런스 휠의 3Hz 진동에 직접 구동되며, 전통적인 기어트레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저관성 휠과 최소한의 연결 구조를 통해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분배된다. 투르비용이 회전하더라도 푸드로이앙트 다이얼은 항상 12시 방향을 유지해 최적의 가독성을 보장한다. 푸드로이앙트는 크로노그래프와는 별개로 작동하며, 크로노그래프는 전통적인 방식대로 시작 및 멈춤 기능을 수행한다. 칼럼 휠과 수직 클러치를 포함한 모든 요소를 갖추었으면서도 대부분의 메커니즘이 눈에 띄지 않도록 숨겨져 있어 독창적이다. 총 428개의 부품(그중 142개가 투르비용 케이지)으로 이루어졌으며, 복잡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무브먼트 지름은 31.6mm, 케이스 지름은 37.9mm로 그뢰벨 포지가 선보인 타임피스 중 가장 콤팩트하다. 브리지는 프로스트 마감 위에 넓은 앵글 폴리싱을 더했고, 골드 샤통 일부에는 골드 세팅을, 블랙 폴리시드 스틸 부품도 풍부하게 사용했다. 크로노그래프 휠 중 하나에는 메종 특유의 부조 인그레이빙이 새겨져 장인 정신을 강조한다. 이 타임피스는 단 22피스 한정으로 제작되며, 블루 악센트와 직물 질감의 러버 스트랩으로 ‘포멀과 캐주얼 사이’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지름 290mm 무브먼트 인하우스 기계식, 40일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 다이얼 스켈레톤 L’EPÉE 1839 “Creative Art of Time” Phoenix – Flying Tourbillon 스위스 하이엔드 클락 메이커 레페 1839에서는 인하우스 기술력과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예술성이 융합된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메종은 가장 고귀한 이스케이프먼트인 투르비용을 기념하며, 저명한 독립 시계 제작자 뱅상 칼라브레세(Vincent Calabrese) 와의 협업으로 ‘플라잉 투르비용’ 테이블 클락을 다시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단 2피스 한정 제작된다. 아티스트 모레나 페토시(Morena Fetoshi) 의 섬세한 손끝에서 탄생한 ‘피닉스 에테르니스 이그니스(The Phoenix Eternis Ignis)’ 는 불사조의 신화를 예술로 되살린다. 불길 속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불사조처럼, 이 작품은 영원한 재생과 부활, 그리고 시간의 순환을 상징한다. ‘영원의 불꽃(Eternis Ignis)’이라는 이름은 죽음과 부활이 교차하는 끝없는 순환을 상징하며, 이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의 메커니즘 운동과 완벽하게 공명한다. 더블 투르비용은 중력의 한계를 극복해 완벽에 가까운 정밀성과 균형을 구현한다. 하나의 배럴로 구동되는 인하우스 기계식 무브먼트는 40일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40kg의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서의 위엄을 드러낸다. 스켈레톤 다이얼은 현대적 기요셰 패턴과 블랙 플레이트, 터빈을 연상시키는 곡선이 어우러져 무브먼트의 건축적 아름다움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파도처럼 겹겹이 쌓인 3장의 메인 플레이트는 무한한 깊이감을 주며, 선-새틴 마감한 인덱스는 소용돌이치는 회전감을 더욱 강조한다. 기어와 배럴이 쉼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더블 투르비용의 개념은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드러나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투르비용은 시곗바늘이 도는 방향과는 반대인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화려한 기술적 장관을 펼쳐낸다. 모든 부품은 레페 1839 매뉴팩처의 장인들이 자체 제작했으며, 티타늄과 골드 도금 브라스로 구성된 무브먼트에는 하나하나 정교한 마감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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