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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463개 검색됨

  • 창의적 발명가들

    Innovative Creators 창의적 발명가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창의력으로 주목받는 시계 브랜드들이 있다. 이들은 제네바 워치 데이즈 기간 동안 어떤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을까? 각 지역에서 타고난 개성과 혁신적 기술로 세계적인 셀럽들과 IT 업계의 혁신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발명으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시계를 제시하는 이들은 진정 시계 업계의 예술적 발명가다.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이 세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들과 하이엔드 럭셔리 메종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제이콥앤코는 래퍼 지드래곤, 퍼렐 윌리엄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 그뢰벨 포지는 세계 최고의 시계 제작 장인 필립 듀포, 레페 1839는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MB&F, 샤넬, 바쉐론 콘스탄틴 등이 있다. 이들의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모토도 유명한데, 시계 제작에 있어 매번 새로운 작품에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메이저 브랜드들도 매우 어려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 브랜드는 이를 해낸다. 각 브랜드가 그들의 철학을 신제품에 녹여냈는지 알아보자.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드래곤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드래곤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드래곤 지름 44mm 케이스 18K 로즈 골드 또는 블랙 DLC 코팅 티타늄, 30m 방수 무브먼트 수동 와인딩 칼리버 JCAM42, 4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플라잉 투르비용, 1분에 1회전하는 지구본 다이얼 티타늄 베이스 플레이트 스트랩 악어가죽 JACOB & CO. “Inspired by the Impossible” Astronomia Solar Dragon 워치메이킹 업계에서 ‘하우스 오브 드래곤’이라 불릴 만큼 상징적인 존재인 드래곤은 제이콥앤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모티브다. 지난 8년간 제이콥앤코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드래곤을 테마로 한 오트 오를로제리 타임피스를 선보여왔다. 올해 역시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컬렉션을 통해 두 가지 드래곤 신작을 공개했는데, 하나는 지드래곤과의 협업작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지드래곤’, 다른 하나가 이번 신모델이다. 이번 작품은 제이콥앤코의 시그니처 테마를 더욱 정제된 형태로 반영해, 화려한 미학을 균형감 있게 진화시켰다. 특히 뿔과 날개를 배제한 매끈한 형태로, 아시아의 용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드래곤은 18K 로즈 골드로 세 부분을 주조한 뒤 장인의 손길로 세밀한 음각, 폴리싱, 페인팅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비늘과 발톱, 흐르는 듯한 선의 디테일을 새기는 데만 몇 주가 소요되며, 표면 질감이 완성된 후에는 다시 일주일에 걸친 정교한 수작업 페인팅이 더해진다. 로즈 골드 버전에는 컬러 포인트를, 티타늄 버전에는 풀 블랙 DLC 코팅을 적용해 각기 다른 개성을 느낄 수 있다. 투명한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과 사파이어 케이스 밴드를 통해 드래곤이 무브먼트를 감싸안은 듯한 배치를 막힘 없이 볼 수 있다. 드래곤 아래에는 티타늄 베이스 플레이트가 자리하고, 그 위에는 금빛 별자리 지도가 새겨진 블루 바탕(로즈 골드 모델) 또는 블랙 바탕(DLC 티타늄 모델)이 펼쳐져 장엄한 우주적 스케일을 더한다. 아스트로노미아 아키텍처에 드래곤이라는 신화적 이미지를 입혀낸 독창성은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케이스 백은 솔리드 백 구조로 방수 성능은 30m까지 제공한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JCAM42는 총 296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티타늄으로 제작되었다. 수직 구조로 설계해 사파이어 케이스 내부 공간을 확보했다. 기존 아스트로노미아 무브먼트가 전체적으로 회전했던 것과 달리, 이번 솔라 드래곤의 칼리버는 드래곤 조각을 보존하기 위해 고정된 상태로 작동한다. 그러나 우주의 운행은 멈추지 않는다. 칼리버 JCAM42는 3개의 암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분당 1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 두 번째는 시와 분 디스플레이, 세 번째는 1분마다 한 바퀴 자전하는 지구본이다. 진동수는 28,800vph, 파워리저브는 48시간이며, 로즈 골드 버전은 36피스, 블랙 티타늄 버전은 단 4피스만 제작된다. 나노 푸드로이앙트 나노 푸드로이앙트 나노 푸드로이앙트 나노 푸드로이앙트 지름 37.9mm 케이스 화이트 골드, 30m 방수 무브먼트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투르비용,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나노 메커니즘 1/6초 다이얼 다층 구조의 골드 스트랩 러버 GREUBEL FORSEY “Art of Invention” Nano Foudroyante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일종의 콘셉트 워치로 공개되었던 나노 푸드로이앙트(Nano Foudroyante) 가 드디어 그뢰벨 포지의 정식 컬렉션에 편입됐다. 이 시계는 메종 최초의 크로노그래프이자 플라잉 투르비용 모델로, 2024년 실험적 워치 테크놀로지(EWT) 버전으로 처음 선보였다. 올해 공개된 새로운 에디션은 초기의 혁신적 요소들을 계승하면서도 화이트 골드 케이스(EWT 버전은 화이트 골드와 탄탈륨 조합이었다), 블루 컬러 초침 스케일, 블루 스틸 핸즈로 색채감을 더했고, GPHG 2025의 기계적 혁신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타임피스의 이름은 투르비용 케이지 위에 있는 작은 푸드로이앙트(foudroyante) 에서 비롯된다. 초침보다 세분화된 시간을 표시하기 위해 1초를 6등분해, 1초 동안 6회 점프하며 회전하는 장치다. 점프 속도가 너무 빨라 육안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 이 메커니즘은 그뢰벨 포지가 발명한 ‘나노메카닉스(nanomechanics)’, 즉 에너지 소모를 효율적으로 줄인 기술 혁신의 대표적인 예다. 나노메카닉스는 기계식 무브먼트 내부에서 나노줄(nanojoule) 단위의 에너지를 제어하는 개념으로, 나노 푸드로이앙트는 점프 한 번당 단 16나노줄만 소비한다. 이는 기존 방식의 30마이크로줄 대비 약 1,800배 절감된 수치다. 덕분에 무브먼트의 진폭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푸드로이앙트는 끊임없이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소비와 부품 수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기계식 시계 역사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발명 중 하나로 평가된다. 푸드로이앙트는 밸런스 휠의 3Hz 진동에 직접 구동되며, 전통적인 기어트레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저관성 휠과 최소한의 연결 구조를 통해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분배된다. 투르비용이 회전하더라도 푸드로이앙트 다이얼은 항상 12시 방향을 유지해 최적의 가독성을 보장한다. 푸드로이앙트는 크로노그래프와는 별개로 작동하며, 크로노그래프는 전통적인 방식대로 시작 및 멈춤 기능을 수행한다. 칼럼 휠과 수직 클러치를 포함한 모든 요소를 갖추었으면서도 대부분의 메커니즘이 눈에 띄지 않도록 숨겨져 있어 독창적이다. 총 428개의 부품(그중 142개가 투르비용 케이지)으로 이루어졌으며, 복잡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무브먼트 지름은 31.6mm, 케이스 지름은 37.9mm로 그뢰벨 포지가 선보인 타임피스 중 가장 콤팩트하다. 브리지는 프로스트 마감 위에 넓은 앵글 폴리싱을 더했고, 골드 샤통 일부에는 골드 세팅을, 블랙 폴리시드 스틸 부품도 풍부하게 사용했다. 크로노그래프 휠 중 하나에는 메종 특유의 부조 인그레이빙이 새겨져 장인 정신을 강조한다. 이 타임피스는 단 22피스 한정으로 제작되며, 블루 악센트와 직물 질감의 러버 스트랩으로 ‘포멀과 캐주얼 사이’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피닉스 플라잉 투르비용 지름 290mm 무브먼트 인하우스 기계식, 40일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 다이얼 스켈레톤 L’EPÉE 1839 “Creative Art of Time” Phoenix – Flying Tourbillon 스위스 하이엔드 클락 메이커 레페 1839에서는 인하우스 기술력과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예술성이 융합된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메종은 가장 고귀한 이스케이프먼트인 투르비용을 기념하며, 저명한 독립 시계 제작자 뱅상 칼라브레세(Vincent Calabrese) 와의 협업으로 ‘플라잉 투르비용’ 테이블 클락을 다시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단 2피스 한정 제작된다. 아티스트 모레나 페토시(Morena Fetoshi) 의 섬세한 손끝에서 탄생한 ‘피닉스 에테르니스 이그니스(The Phoenix Eternis Ignis)’ 는 불사조의 신화를 예술로 되살린다. 불길 속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불사조처럼, 이 작품은 영원한 재생과 부활, 그리고 시간의 순환을 상징한다. ‘영원의 불꽃(Eternis Ignis)’이라는 이름은 죽음과 부활이 교차하는 끝없는 순환을 상징하며, 이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의 메커니즘 운동과 완벽하게 공명한다. 더블 투르비용은 중력의 한계를 극복해 완벽에 가까운 정밀성과 균형을 구현한다. 하나의 배럴로 구동되는 인하우스 기계식 무브먼트는 40일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40kg의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서의 위엄을 드러낸다. 스켈레톤 다이얼은 현대적 기요셰 패턴과 블랙 플레이트, 터빈을 연상시키는 곡선이 어우러져 무브먼트의 건축적 아름다움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파도처럼 겹겹이 쌓인 3장의 메인 플레이트는 무한한 깊이감을 주며, 선-새틴 마감한 인덱스는 소용돌이치는 회전감을 더욱 강조한다. 기어와 배럴이 쉼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더블 투르비용의 개념은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드러나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투르비용은 시곗바늘이 도는 방향과는 반대인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화려한 기술적 장관을 펼쳐낸다. 모든 부품은 레페 1839 매뉴팩처의 장인들이 자체 제작했으며, 티타늄과 골드 도금 브라스로 구성된 무브먼트에는 하나하나 정교한 마감이 더해졌다.

  • 실뱅 베르네롱이 수집가들에게 각광받는 방법

    BERNERON 환상적 디자인에서 정밀한 기술로 재작년 흘러내리는 듯한 초현실주의적 형태의 ‘미라지 38’로 독립 시계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베르네롱은 이제 수집가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또 다른 도전으로 브랜드의 창작 세계를 확장하는 캘린더 라인을 열었다. 미라지 시에나 38mm 미라지 시에나 38mm(L), 미라지 38mm 프러시안 블루(R) 세계적인 워치메이킹 하우스에서 경력을 쌓아온 실뱅 베르네롱은 수집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2023년, 고정관념을 깨는 초현실주의적 형태의 ‘미라지’를 선보이며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안목 있는 세계적 시계 수집가 존 골드버거와 로낙 마드바니가 가장 먼저 그 가치를 알아보며 컬렉션 넘버 1을 차지했다. 얼핏 우연처럼 보이지만, 작품의 디테일을 알게 되면 실로 당연한 선택임을 금세 깨닫게 된다. 이듬해 ‘미라지’로 거머쥔 GPHG 수상은 그 명성을 뒷받침한다. 얼마 전 9월 12일에 열린 필립스 제네바 온라인 경매에서는 ‘미라지 프러시안 블루’가 24만 1,300스위스프랑(한화 약 4억 2,000만 원)에 낙찰되며 추정가의 4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 모델은 존 골드버거가 구매했으며, 그는 베르네롱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시계를 선주문해 기다려왔다고 에 전했다. 독특한 케이스와 다이얼 형태는 무브먼트 구조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올해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필자는 존 골드버거와 함께 베르네롱의 신작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케이스 구조, 신개발 무브먼트, 그리고 디자인적 선호에 대해 깊이 있는 견해를 나눴다. 꽁띠엠 안뉴엘 확장하는 베르네롱의 캘린더 세계 이날 베르네롱은 브랜드의 새로운 장을 여는 두 번째 야심작을 공개했다. 첫 번째 캘린더 라인의 서막을 알린 것은 ‘꽁띠엠 안뉴엘(Quantième Annuel)’. 데뷔작으로 업계에 반향을 일으킨 그는 그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만 남지 않길 바랐다. 새로운 라인은 모두 캘린더 기능을 갖춘 고도의 복잡한 시계로 구성될 전망이다. ‘미라지’가 울트라 신, 비대칭적 형태, 임팩트 있는 타임 온리 성격을 띤다면 이번 모델은 정통 원형 드레스 워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직관적 가독성과 베르네롱이 해석한 애뉴얼 캘린더의 기계적 언어를 읽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가독성을 높인 더블 레귤레이터 디스플레이다. 나침반처럼 완벽하게 대칭적이다. 수직축에는 점핑 아워, 센트럴 미닛, 스몰 세컨즈를 배치했고, 수평축에는 요일, 레트로그레이드 날짜, 월이 나란히 자리한다. 스몰 세컨즈 서브 다이얼에는 작은 낮/밤 인디케이터를 장착해 캘린더 세팅을 쉽게 만들었다. 크라운 하나로 시간과 날짜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으며, 요일과 월은 별도의 푸셔로 간단히 수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캘린더 시계는 잘못 다룰 경우 손상될 위험이 크지만, 베르네롱의 칼리버 595는 안전장치를 내장해 오작동 시 날짜가 자동으로 다음 달 1일로 넘어가도록 설계되었다. 레트로그레이드 날짜 인디케이터는 아크(arc)를 따라 고르게 배열되지 않아 중앙에는 ‘15’ 대신 ‘18’이 있다. 덕분에 균형 잡힌 디자인을 갖추지만, 메커니즘 구성은 훨씬 복잡하다. 날짜 점핑 거리가 1~11일 구간은 짧고, 12~22일은 중간, 23~31일은 길어지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꽁띠엠 안뉴엘 꽁띠엠 안뉴엘 실버 꽁띠엠 안뉴엘 실버 지름 38mm 케이스 904L 스틸 보호층(15%)이 있는 950 플래티넘 케이스(85%),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595, 10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요일, 날짜, 월, 낮/밤 인디케이터 다이얼 18K 골드 베이스 플레이트, 실버 스트랩 바레니아 가죽 꽁띠엠 안뉴엘 블랙 꽁띠엠 안뉴엘 블랙 지름 38mm 케이스 904L 스틸 보호층(15%)이 있는 950 플래티넘 케이스(85%),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595, 10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요일, 날짜, 월, 낮/밤 인디케이터 다이얼 18K 골드 베이스 플레이트, 블랙 스트랩 바레니아 가죽 칼리버 595 칼리버 595 베르네롱 방식으로 해석한 케이스와 무브먼트 베르네롱의 새로운 라인 출시도 화제지만, 케이스 소재 또한 이야깃거리다. 외관상 단순해 보이는 라운드 케이스는 32개 이상의 파츠로 정교하게 이루어졌다. 약 85%는 950 플래티넘으로 제작되고, 베젤·러그·크라운 등 여러 파트에는 스틸 레이어를 덧입혀 훗날 스크래치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부위만 교체 및 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헌터 케이스백 아래에는 전적으로 베르네롱의 요구에 맞춰 제작한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크라운 휠, 클릭, 래칫은 수평축에, 두 개의 배럴과 가변 관성 밸런스 휠은 수직축에 배치해 시각적 균형을 이룬다. 얇은 프로파일을 위해 수동 방식을 선택했고, 10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크라운에 장착된 푸셔를 눌러 케이스백 커버를 여닫으며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마감 또한 탁월하다. 브리지는 대형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정교한 앵글라주로 장식했고, 메인 플레이트는 그레인 처리했다. 스틸 밸런스 브리지는 ‘베르세(bercé)’ 기법으로 여덟 개의 인사이드 앵글을 완성했는데, 이는 구현이 극도로 까다로운 디테일이다. 핀 버클의 바레니아 가죽 스트랩이 제공되며, 연간 24피스씩 10년간 제작되는 ‘시리즈 A’로 선보인다. 첫 공급일은 2026년 10월로 예정되어 있다.

  • 시계업계의 개척자들

    Pioneers of the watchmaking industry 이 브랜드들의 시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창립 초기부터 시간을 읽고 표현하는 방식에 끊임 없이 도전해온 이들은 종횡무진하며 늘 예기치 못한 발상으로 시계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 H. MOSER & CIE. Pioneer Flying Hours H. MOSER & CIE. Pioneer Flying Hours H. MOSER & CIE. Pioneer Flying Hours H. MOSER & CIE. Pioneer Flying Hours 모저앤씨는 2000년대 초 재탄생한 이후 다양한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여왔다. 그중에서도 브랜드가 보여준 가장 독창적인 시간 표시 방식 중 하나는 자매 브랜드 오틀랑스와 공동 개발한 새틀라이트 기어 시스템 기반의 모듈이다. 시각 디스크가 고정된 상태에서 분침만 회전하는 이 메커니즘은 ‘인데버 플라잉 아워즈’에 적용되었다. 올해 모저앤씨는 이 플라잉 아워즈 시스템을 발전시켜 새로운 ‘파이오니어 플라잉 아워즈’를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이 점프 방식으로 즉각 전환된다는 것. 기존처럼 대형 디스크가 회전하며 다음 시각으로 맞춰지는 방식이 아니라, 세 개의 작은 창에 숨어 있던 숫자가 정각이 되면 순간적으로 점핑하며 새로운 시간을 표시하고 직전의 시각은 사라지는 구조다. 중앙의 스켈레톤 처리된 분 디스크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눈금을 가리키며 분을 표시한다. 디스크의 테두리를 더욱 얇게 다듬어 세련된 인상을 주고, 로고가 없는 모저앤씨 특유의 미학을 유지한다. 지름 42.8mm의 케이스는 스포츠 시계다운 120m 방수 기능과 러버 스트랩을 제공하며, 인하우스 HMC 200 칼리버를 기반으로 점핑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새롭게 개조된 HMC 240 칼리버를 탑재했다. 앤트러사이트 톤으로 마감한 스켈레톤 브리지는 보통 베이스급 HMC 200에서는 보기 힘든 디테일을 자랑한다. HAUTLENCE Vagabonde Tourbillon Series 4 & 5 HAUTLENCE Vagabonde Tourbillon Series 4 & 5 자매 브랜드 모저앤씨와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오틀랑스도 원더링 아워즈(Wandering Hours) 디스플레이와 플라잉 투르비용을 장착한 ‘배가본드 투르비용 시리즈 4 & 5’를 공개했다. 브랜드의 상징적인 레트로 TV 모양의 대형 직사각형 케이스에 블루 톤의 3D 프린트 패턴 다이얼로 장식되었다. 케이스는 지름 50.8mm, 길이 43mm, 높이 12.1mm(사파이어 크리스털 제외 시 10.9mm)로 오틀랑스다운 위압적인 존재감을 유지한다. 러버로 감싼 대형 크라운과 크라운 가드, 그리고 좌측 범퍼 덕분에 100m 방수 성능을 자랑한다. 팔각형 베젤로 둘러싸인 다이얼에서는 원더링 아워즈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다. 세 개의 블루 회전 디스크가 중앙의 사파이어 분 표시 디스크 아래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중앙 축 상단의 창에서 현재 시간이 드러난다. 동시에 분침의 팁이 사파이어 크리스털 디스크 위에 배치되어 분을 가리킨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분 디스크의 숫자와 링은 슈퍼루미노바Ⓡ 처리한 글로보라이트(GlobolightⓇ)로 제작되었다. 6시 방향에는 60초 플라잉 투르비용이 바 형태의 오픈 캐리지에 담겨 역동적으로 회전하며 시각적 포인트를 더한다. 케이스 백은 원형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통해 오토매틱 칼리버 D30을 감상할 수 있으며, 플라잉 투르비용에는 자회사 프리시전 엔지니어링 AG(Precision Engineering AG)가 제작한 더블 헤어스프링이 장착되었다. URWERK UR-150 Blue Scorpion URWERK UR-150 Blue Scorpion URWERK UR-150 Blue Scorpion 우르베르크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위성(새틀라이트 형식) 인디케이션과 초고속 레트로그레이드 분침의 조합은 올해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공개된 ‘UR-150 블루 스콜피온’에도 구현되었다. 메종이 즐겨 사용하는 맹수 모티브는 이번에는 새로운 블루 컬러의 ‘전갈의 스팅(sting, 독침)’으로 돌아왔다. UR-150은 240도 아크를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레트로그레이드 위성 디스플레이를 특징으로 한다. 현재 시간은 네온 옐로 팁을 갖춘 블루 오픈워크 레트로그레이드 핸즈에 의해 표시된다. 분침 역할을 하는 핸즈가 60분에 도달하면 다음 시각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대신, 순식간에 240도 전 구간을 역주행해 번개처럼 0으로 돌아온다. 전갈의 독침이 내리꽂히는 순간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그 순간 세 개의 시각 디스크가 동시에 270도 회전하며 리셋된 핸즈가 새로운 시간을 정확히 가리키도록 맞춰진다. 이 복잡하고도 신기한 메커니즘은 보쉐(Vaucher)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한 UR-50.01 칼리버에서 비롯된다. 랙(rack, 직선 이가 새겨진 기어)과 캠(cam, 특정 곡선을 갖춘 회전 부품) 시스템, 알루미늄 분침, 그리고 속도를 제어하는 스피드 거버너(speed governor)가 정밀하게 조율되며 구현된다. 이번 블루 스콜피온은 이전의 모노톤 기반에 색상 포인트만 더한 두 가지 모델과 달리, 다이얼과 무브먼트 전체를 화려한 블루 마감으로 물들였다. 모든 마킹은 야광 도료로 채워졌으며, 일부는 선명한 그린 컬러로 처리해 뛰어난 가독성을 확보했다. ULYSSE NARDIN Freak X Crystalium ULYSSE NARDIN Freak X Crystalium 2001년 첫선을 보인 프릭 컬렉션은 회전식 카루셀 구조와 실리콘 이스케이프먼트라는 선구적 발명에서 시작해, 정교한 컴플리케이션부터 예술적 실험에 가까운 창작까지 다양한 변주를 거듭하며 진화해왔다. 올해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메종은 오트 오를로제리와 자사가 정의하는 ‘하이테크 데코러티브 아트(High-Tech Decorative Arts)’가 공존할 수 있는지를 새로운 ‘프릭 X 크리스탈리움’을 통해 보여줬다. 이번 신작은 오토매틱 칼리버 UN-230으로 구동한다. 약 25년 전 첫 프릭에서 도입된 플라잉 카루셀 구조를 계승한 이 무브먼트에는 실리콘 밸런스 휠, 이스케이프먼트, 헤어스프링이 탑재되어 있으며, 이는 모두 율리스 나르덴의 SIGATEC 연구소에서 제작된다. 시각 디스크가 12시간에 한 바퀴 회전하며 시침의 역할을 하고, 그 위에 얹힌 진동 조율 장치를 지탱하는 브리지가 1시간에 한 바퀴 회전해 분침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별도의 시 및 분침이 없는 대신 무브먼트의 부품 자체가 시간을 가리킨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이름 그대로 크리스탈리움(Crystalium) 다이얼이다. 백금보다 10배나 희귀한 루테늄(Ruthenium)을 기반으로, 수일에 걸친 증기 증착 결정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그 표면에는 마치 겨울 창문 위 서리처럼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프랙탈 패턴이 새겨지며, 이는 인위적으로 재현할 수 없어 각 디스크가 하나의 유일무이한 작품이 된다.

  • 영원히 움직이는 퍼페추얼 캘린더

    PERPETUAL CALENDARS, FOREVER ON THE MOVE 가장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퍼페추얼 캘린더가 기술과 디자인의 진화를 거듭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윤년까지 계산하는 정밀함에 브랜드별 해석이 더해지며, 더욱 유연하고 현대적인 형태로 재탄생하고 있다. 파텍필립 Ref. 27000M-001 파텍필립 Ref. 27000M-001 파텍필립 Ref. 27000M-001 바쉐론 콘스탄틴 트래디셔널 퍼페추얼 캘린더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오픈페이스 정밀함의 대명사 윤년까지 자동으로 계산해 날짜와 요일을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는 시계학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기능 중 하나로, 소수의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정밀성과 예술성을 상징해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클래식’으로 회자되는 기계식 시계의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오랫동안 정형화된 기술과 익숙한 외형으로 인식되어온 퍼페추얼 캘린더는 지금, 본질은 지키되 기능적·미학적으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클래식이란 결국 시간을 넘어 지속되는 것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생명력을 이어나간다. 2025년 초부터 공개된 신제품을 보면, 퍼페추얼 캘린더는 여전히 유효하며 역동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트래디셔널 퍼페추얼 캘린더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오픈페이스’는 오픈워크 구조를 통해 이 복잡한 메커니즘을 구동하는 레버, 스위치 캠, 스프링, 복잡한 형태의 휠 등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사파이어 디스크에 표시된 날짜 정보는 블루 컬러 마커, 레트로그레이드 핸즈와 어우러져 시인성을 높인다. 또 하나의 예는 파텍 필립의 ‘데스크 클락 Ref. 27000M-001’이다. 이 모델은 2021년 온리 워치(Only Watch) 자선 경매에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 기증된 바 있으며, 이제 정식 컬렉션에 편입되었다. 가로 130mm, 세로 80mm에 달하는 이 탁상용 시계는 5개의 라벨이 새겨진 푸셔를 통해 주(week), 요일(day), 문페이즈(moon phase), 월/연도(month/year), 날짜(date) 표시를 손쉽게 조정할 수 있으며, 사각형 버튼은 무브먼트의 작동을 시작하거나 정지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대형 케이스 덕분에 가능한 이러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퍼페추얼 캘린더의 복잡함을 정제되고 우아한 방식으로 풀어낸 기계 예술로 남아 있다. 다양성을 지닌 퍼페추얼 캘린더 퍼페추얼 캘린더는 28일, 29일, 30일, 31일로 다양한 달의 주기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요일, 월, 윤년 여부 등 복잡한 달력 정보를 정확하게 표시한다. 이러한 기술은 한편으로는 엄격한 정의에 의해 규정되지만, 한편으로는 각 브랜드의 해석에 따라 작동 방식, 조작 구조, 디스플레이 구성은 물론 디자인 언어까지 유연하게 변모하며 시계의 성격을 완전히 달리한다. 오데마 피게 모델 25729 오데마 피게 모델 25729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150주년 오픈워크 41mm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 토릭 퍼페추얼 캘린더 랑에 운트 죄네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랑에 운트 죄네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그렇다면 가장 현대적인 퍼페추얼 캘린더는 무엇일까? 여기서 오데마 피게의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퍼페추얼 캘린더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여겨지는 ‘조정의 번거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다. 보통 퍼페추얼 캘린더는 3~4개, 경우에 따라 6개의 비동기식 디스플레이를 조정해야 하며, 케이스 측면에 숨겨진 푸셔를 작은 스틸 핀으로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대부분의 모델이 케이스 측면에 숨겨진 코렉터를 도구로 눌러 하나하나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수반하지만,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41’은 단 하나의 크라운으로 모든 조정이 가능하다. 칼리버 7138 무브먼트는 크라운을 네 단계로 나누어 작동하며, 마지막 포지션은 크라운을 완전히 당겼다가 다시 눌러야만 진입할 수 있는 섬세한 구조다. 각 단계와 방향의 조합을 통해 조작의 편의성과 정밀함을 실현시켰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다이얼에서 정보량을 확장하거나, 다른 컴플리케이션과의 융합을 통해 더욱 진화하기도 한다. 이 기능은 보통 모듈 형태로 베이스 무브먼트에 결합되기 때문에 조합 방식은 사실상 무한하다. 올해 랑에 운트 죄네는 미닛 리피터와의 조화라는 선택을 했다. 플래티넘 케이스에 담긴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은 블랙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위에 4개의 디스플레이를 정갈하게 배치하고, 화이트 골드 로마숫자로 마무리함으로써 정적이면서도 숭고한 미학을 완성했다. ‘시크함’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이 미감은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의 ‘토릭 퍼페추얼 캘린더’에서도 강하게 드러난다. ‘이색적인 캘린더’의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는 2024년 컬렉션 리뉴얼을 통해 이 모델에 자사의 상징적인 캘린더 컴플리케이션을 재해석해 담아냈다. 미세하게 서리 낀 듯한 금빛 다이얼에 2개의 서브 다이얼을 배치하고, 그 안에 이중 동심원 인디케이터를 정교하게 새겨 넣어, 그레고리력의 기하학적 질서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구현했다.

  • 브레게 CEO, 그레고리 키슬링과의 인터뷰

    브레게 창립 250주년을 맞아, 새로운 CEO가 스와치 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브레게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비전과 초기 전략을 공유한다.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Ref. 2025BH/28/9W6 브레게는 창립 250주년을 어떻게 기념하고 있나? 많은 분들이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으로 창립 250주년을 기념할 거라 예상했겠지만, 우리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했다. 첫 번째 기념 시계는 ‘클래식 서브스크립션’이다. 매우 클래식한 모델로,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시계로 문을 열었다. 브레게가 발명한 가장 상징적인 메커니즘은 투르비용이지만, 그 외에도 최초의 셀프 와인딩 시계 퍼페추엘(), 브레게 밸런스 스프링과 핸즈, ‘심퍼티크(Sympathique)’ 클락, ‘시간 온도 기록계(Thermometrograph)’, 1810년에 제작된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그리고 ‘옵서베이션 크로노미터’ 등 수많은 발명을 통해 워치메이킹의 흐름을 바꿔왔다. 물론 ‘마리 앙투아네트’로 알려진 전설적인 No.160 시계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마린 컬렉션이 확장될 예정인가? 이 컬렉션은 주로 어떤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나?1815년,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파리 경도국(Bureau des Longitudes) 위원회의 일원이었다. 비범한 기술력은 그를 프랑스 왕립 해군의 공식 시계 제작자로 이끌었고, 이는 그의 경력 후반기에 이룬 업적이었다. 이후 그는 항해의 성공을 좌우하던 마린 크로노미터를 제작하게 됐다. 이 시계는 당시 GPS와도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유산은 현재 브레게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으로 남아 있고, 오늘날 ‘마린’ 컬렉션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린 컬렉션은 항해와 관련된 가치를 반영하는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해 정밀성을 핵심으로 삼을 뿐 아니라, 보다 모던하고 스포티-시크한 디자인의 모델로 진화해가고 있다. 브레게는 풍부한 유산과 다채로운 컬렉션을 보유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단일 제품군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클래식’ 컬렉션은 전통과 고전미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한다. 이 컬렉션의 기요셰 다이얼과 오프셋 다이얼은 브레게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다. 반면 마린 컬렉션은 보다 현대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시계다. 케이스 측면의 플루티드 패턴, 정교한 기요셰 장식 등은 브랜드의 또 다른 대표적인 디자인 코드를 표현한다. 올해는 창립 250주년이라는 특별한 해인 만큼 하반기에는 마린 컬렉션에서 더욱 주목받을 만한 모델들을 출시했다. 오메가에서의 경험이 현재 브레게에서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나?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오메가에서 20년 이상 브랜드 개발,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글로벌 마켓 전략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은 브레게라는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데도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워치메이킹을 향한 열정이 공통된 핵심이다. 이는 혁신을 위한 탐구,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의식, 그리고 시계 제작 세계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과 소재를 발견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도전 정신으로 이어진다. 브레게는 전통적인 브랜드임에도 2000년대 초반,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가장 먼저 도입한 선구자 중 하나였다. 우리는 제품과 고객을 위한 혁신, 그리고 신뢰성과 정밀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 250주년을 상징하는 시계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는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이 시계는 브레게의 ‘재탄생’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단 하나의 핸즈만 갖춘 단순한 구성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역사적 디테일이 숨어 있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남긴 유산에서 영감받아 시계의 앞면과 뒷면 모두에서 유구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플루티드 패턴은 과감히 생략했고, 러그는 더욱 유려한 곡선을 따라 인체공학적으로 다듬었다.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돔형 크리스털도 다시 등장했다. 시계 전체의 마감 공정 하나하나에 세밀한 정성이 깃들어 있으며, 팬터그래프를 활용한 ‘시크릿 시그너처’, 모든 부품에 적용된 정교한 마감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번에 사용한 새로운 합금은 시계를 더욱 독창적이고 특별하게 만든다.

  • 브레게 250주년, ‘최초’가 남긴 유산

    BREGUET A Legacy of Firsts 브레게가 창립 250주년을 맞아 현재까지 총 다섯 가지 기념비적인 시계를 출시했다. 서브스크립션부터 오라문디까지 2025년 버전의 브레게 클래식이다. 이번 커버 스토리에는 위대한 창업가로서의 브레게, 그리고 250주년 컬렉션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마린 오라문디 5555 Ref. 5555BH/YS/9WV 위대한 발명가이자 사업가,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마일스톤 올해 창립 250년을 맞은 브레게가 1775년 처음 브랜드를 창립한 계기와 그 연대기를 살펴보면, 21세기 투자자의 관점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를 최초 브랜드의 창립자라는 기준으로 본다면 현대 벤처 캐피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능력과 실행 의지가 매우 투철한 창업자라 할 수 있다. 스위스 뇌샤텔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시계에 대한 학업을 이어갔을 뿐 아니라 파리 중심부인 시테섬에 자리 잡고 브랜드를 창립해 시계 역사에 남는 위대한 발명을 이어갔다. 사업가로서도 뛰어난 기질을 발휘했는데, 판매가의 1/4을 선금으로 받고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한 서브스크립션 포켓 워치의 판매 금액을 기반으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갔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700여 개의 시계를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는 현재까지도 시계업계와 하이엔드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실리콘밸리의 VC까지 통용되는 매우 효과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다. 브레게 고객들의 면면은 어떠한가. 1815년 프랑스 해군 공식 크로노미터 메이커라는 이력은 브랜드 신뢰도에 근간이 되었고, 나폴레옹과 나폴리 여왕까지 유명 인사들이 브레게의 시계를 원했다. 브레게에 셀러브리티 앰배서더가 필요 없는 이유는 나폴레옹과 마리 앙투아네트가 앰배서더이기 때문이라는 시계업계의 유머가 있을 정도로 브레게를 사랑한 왕족과 정치인, 유명 인사가 브레게의 장부에 촘촘히 기록되어 있다. 이렇듯 정부와 개인을 모두 아우르며 B2C와 B2B를 병행해 브랜드를 성장시킨 교과서적인 세일즈 구성은 브레게의 뛰어난 사업 감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마린 오라문디 5555 마린 오라문디 5555 기술에 더해진 일관성 있는 스타일 브레게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게 하는 데 근간이 된 것은 그 무엇보다 기술력이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 발명의 가장 위대한 점은 한 산업을 이끄는 발명일 뿐 아니라 시계 산업의 표준화를 이루었고, 이러한 기술들이 지금까지 근본적인 구조 변경 없이 오늘날까지 브레게뿐 아니라 수많은 브랜드를 통해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1801년 취득한 투르비용 특허, 충격 보호 시스템인 파라슈트, 브레게 오버코일, 택트 워치,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 등 브레게의 위대한 발명은 시계 역사 그 자체다. 현대사회에 이러한 기술을 개발했다면 핵심 원천 기술(IP)을 보유한 차별화된 기업으로 인정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완성도를 높인 것은 브레게 스타일이다. 시계의 기능적 특성을 감안한 브레게 핸즈, 브레게 숫자, 기요셰 다이얼 같은 시그너처 디자인을 개발해 브레게만의 일관된 디자인 시스템을 갖춘 것은 애플의 일관된 디자인 원칙을 의미하는 HIG(Human Interface Guidelines)와 유사하다. 실제로 제네바 역사 박물관, 파리 루브르 뮤지엄 등 유럽의 주요 박물관은 물론 파텍필립 뮤지엄 같은 특정 브랜드의 뮤지엄에서도 각 브랜드와 영향을 주고받은 브레게의 시계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브레게 심퍼티크 No.1(Sympathique No.1, 1991)의 낙찰가가 한화 100억 원을 기록하며 경매 시장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갔다. 이는 브레게의 시계 원리와 작품이 위대함을 넘어 현대 시계의 역사를 다시 쓰는 시계의 교과서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CHAPTER 5 마린 오라문디 5555 이러한 브레게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작품들이 2025년 선보이는 250주년 컬렉션이다. ‘챕터(chapter)’ 형식으로 순차 공개하는 이 컬렉션의 공통점은 250주년을 맞아 첫선을 보인 ‘브레게 골드(75% 금 + 은·구리·팔라듐)’ 소재에 새로운 기요셰 패턴인 퀘드올로지(Quai de l’Horloge) 디테일을 더했다는 점이다. 그중 가장 최근 선보인 다섯 번째 챕터는 ‘마린 오라문디 5555’다. 43.9mm 브레게 골드 케이스와 칼리버 77F1을 기반으로 듀얼 타임을 제공한다. 이 무브먼트는 설계될 당시 4건의 특허 출원이 이루어진 바 있다. 듀얼 타임존 메커니즘으로 구성된 시계, 두 번째는 메인 포인터를 통해 필요에 따라 시간대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세 번째는 시계용 프로그래밍 및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기계식 메모리 휠, 마지막으로 트레일링 핸드를 통해 시간 차원을 표시하는 장치와 관련된 특허다. 이번 컬렉션도 또 하나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새롭게 개발한 인광 에나멜을 적용해 어둠 속에서 도시의 불빛이 살아나듯 발광해 더욱 입체적이다. NASA ‘블랙 마블’에서 영감받은, 우주에서 바라본 한밤의 지구 모습을 기요셰 바탕에 사파이어층을 더한 이중 구조로 완성했다. 전 세계 50피스 한정으로 선보인다.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 CHAPTER 1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 250주년 기념작 중 가장 특별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지난 4월 파리에서 첫선을 보인 서브스크립션 워치는 250주년을 위한 브랜드의 특별한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투르비용으로 대표되는 브레게의 이미지에 서브스크립션 철학을 더해 역사성을 더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사실 브레게 250주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최근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한 심퍼티크 클락의 재현이나 새로운 형태의 투르비용을 선보일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신임 CEO 그레고리 키슬링(Grégory Kissling)은 외관은 단순하지만 브레게의 비범한 접근이 빚어낸 의외의 시계를 250주년의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브레게에 기대하는 일반적인 시계 애호가들과 시계 업계의 기대를 뒤로하고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라는 고전미로 가득한 손목시계를 선보인 것이다. 사실 대중적인 요소보다 진정한 브레게 애호가를 위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이 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 역사에 아로새겨진 브레게의 이야기에 한걸음 더 깊이 발을 들어야 한다. 바늘이 단 하나뿐인 극도로 단순한 시계를 위기 극복의 핵심 제품으로 선택한 브레게의 이례적인 선택을 이해해야 250년간 이어져 온 퍼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워치메이커로서 자리 잡은 브레게는 1793년 파리의 공포 정치와 혁명을 피해 공방을 뒤로한 채 잠시 자리를 떠난 바 있다. 2년이 지난 1795년에는 파리로 돌아왔고 퀘드올로지 공방을 위해 자금을 만들어야 했다. 이 시기 떠올린 것이 서브스크립션 모델이다. 즉 선금을 일부 미리 받고 납품 시 잔금을 받는 방식이다. 브레게는 1790년대 싱글 핸드 시계에 대한 연구는 물론 판매 방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고민을 했고, 마침내 1796년 서브스크립션 워치를 판매하게 된다. 이러한 판매 방식을 홍보하기 위해 지름 61mm에 달하는 화이트 에나멜 다이얼, 심플한 구조의 무브먼트를 갖춘 포켓 워치를 위해 이례적으로 브로슈어를 만들기까지 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후 20여 년 동안 700피스를 판매했는데 이는 퀘드올로지 공방의 안정적인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안전한 수요를 만들고 제작비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며 영구적인 수리를 보장한다는 고유한 제조 방식을 만드는 기틀이 되었다. 방돔 광장의 브레게 뮤지엄에서는 서로 다른 시대와 다양한 지름의 서브스크립션 워치를 볼 수 있으며 때때로 경매 시장에 등장하기도 한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 워치는 18K ‘브레게 골드’ 케이스(40mm, 두께 10.8mm)에 화이트 그랑 푀 에나멜과 싱글 핸드를 더해 1790년대 서브스크립션 철학을 현대적으로 복원했다. 독특한 점은 아브라함-루이 브레게 시대에 사용했던 것처럼 에나멜 다이얼에 다이아몬드 포인트 팬터그래프를 사용해 진품 보증 문구를 섬세하게 새긴 것이다. 시계의 다이얼을 빛에 비추어 보면 마치 투명 잉크로 비밀스럽게 그린 듯한 브레게 문구와 시리얼 넘버를 확인할 수 있다. 트래디션 7035 CHAPTER 2 트래디션 7035 클래식 서브스크립션 2025 워치를 발표한 이후 다음 모델이 트래디션이 될 것을 예측한 시계 포럼과 애호가들의 바람처럼 상하이에서 5월 공개한 두 번째 챕터는 트래디션 7035다. 38mm(두께 12.6mm) 브레게 골드 케이스에 특별한 도금 처리를 활용해 메인 플레이트와 브리지까지 케이스와 동일한 색감을 입혔다. 마치 하나의 덩어리를 조각한 것과 같은 느낌이다. 12시 방향에 위치한 브레게 블루의 광채가 돋보이는 정교한 엔진 터닝 다이얼은 클래식함의 상징이다. 퀘드올로지 기요셰를 입은 다이얼에 투명한 블루 그랑 푀 에나멜을 더해 우아하게 완성했다. 레트로그레이드 초침, 블루 스틸 스크루도 동일한 블루 컬러다. 클래식한 초승달 형태의 로터는 플래티넘 소재를 활용했다. 전 세계 250피스 한정으로 선보인다.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75 CHAPTER 3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75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75’. 1955년 민간용 골드 모델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38.3mm 브레게 골드 케이스에 5Hz 수동 칼리버 7279(블랙), 7278(실버)을 장착한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4시 방향에 위치한 푸시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시계를 0으로 리셋해 플라이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케이스 백에는 1930년 파리-뉴욕 횡단 비행의 정확한 경로, 대서양을 비행하는 브레게 19 항공기, 유럽과 미주의 해안선을 인그레이빙했다. 실버는 250피스 한정으로 선보인다. 클래식 투르비용 시데랄 7255 CHAPTER 4 클래식 투르비용 시데랄 7255 6월에 공개한 250주년의 네 번째 챕터는 ‘클래식 투르비용 시데랄 7255’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직접 발명한 투르비용 특허권 획득일인 1801년 6월 26일을 기념해 2025년 같은 날 공개했다. 38mm 브레게 골드 케이스에 그랑 푀 어벤추린 에나멜 다이얼을 더했고, 수동 칼리버 187M1(2.5Hz, 50시간)으로 구동한다. 하부 브리지에 크리스털 사파이어를 사용해 지지 구조를 숨긴 ‘미스터리’ 설계로 완성한 브랜드 최초의 플라잉 투르비용이다. 전 세계 50피스 한정으로 선보인다."

  • 창조의 여정을 품은 롤스로이스

    From Goodwood TO SEOUL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단순한 판매 공간에서 ‘경험의 장소’로 재정의하고 있다. 고객과 깊이 있는 유대감을 형성하고, VVIP만을 위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교류하는 ‘공간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다. 팬데믹 시기 소비의 중심이 주거 공간으로 옮겨 갔지만, 사회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지금은 외부에서 누리는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공간에 대한 욕구가 더욱 커졌다. ‘공간의 힘이 럭셔리 시장을 이끈다’는 명제를 입증하며, 브랜드들이 공간 경험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2024년 리뉴얼을 거쳐 브랜드의 아이텐티티가 반영된 롤스로이스 모터카 청담 쇼룸 외부 롤스로이스 맞춤 제작의 심장, ‘아틀리에(Atelier)’. 수십 가지 가죽 컬러와 무한한 소재 조합으로 고객의 상상을 현실로 바꾼다. 영국 굿우드에 본사를 둔 롤스로이스는 공간 브랜딩과 고객 경험 제공의 선두주자다. 청담 쇼룸과 잠실 프라이빗 오피스를 동시 취재하며, 두 공간에서 구현되는 롤스로이스만의 특별한 서비스와 비스포크 철학을 직접 확인했다. 청담 한복판, 럭셔리 브랜드와 갤러리, 미식이 모여 있는 거리에 ‘롤스로이스 청담 쇼룸’이 자리한다. 이곳은 오직 한 팀의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고객의 진정한 취향을 발견하는 것이 롤스로이스 고객 경험의 핵심이다. 이 철학은 비스포크 제작 과정에서 극대화된다. 고객의 개인적인 스토리와 취향을 차량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롤스로이스 비스포크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한 고객이 오랫동안 집 앞에서 키워온 나무는 차량의 인테리어 패널로 새롭게 태어났고, 이 모든 과정은 자동차를 넘어 개인의 이야기를 예술 작품으로 완성하는 창작의 여정에 가깝다.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의 제임스 베이준(James Bazun) 롤스로이스모터카 리저널 디자이너(좌), 최원근 고객 경험 매니저(우) 한국 문화에서 영감 얻은 인테리어 요소와 고요한 분위기의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창조의 공간, 청담 쇼룸 2004년 한국 최초로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로 문을 연 청담 쇼룸은 2024년 리뉴얼을 거쳐 고객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창조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입구는 판테온 신전을 모티브로 한 판테온 그릴로 장식되어 있고,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쇼룸에 들어서면 만나는 웰컴 존 ‘캐비닛 오브 큐리어시티(Cabinet of Curiosity)’는 한국 아티스트 양유완의 작품과 난초, 달항아리 등 한국적 디자인 요소가 현대적 감각과 어우러져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서울만의 롤스로이스 경험’을 선사한다. 총 2층 규모의 청담 쇼룸은 리뉴얼을 거치며 2층 전시 공간이 확장되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자동차를 마치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공간이 펼쳐진다.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 컬리넌(Cullinan)부터 상징적 디자인에 현대적 편의성을 더한 고스트 시리즈 II(Ghost Series II), 더 넓은 실내 공간의 고스트 익스텐디드(Ghost Series II Extended), 그리고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스펙터(Spectre)까지, 4대의 모델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또 프라이빗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는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는 방문객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하고 상담 전후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경험의 장소’라는 콘셉트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소재에서 코치라인까지, 모두 비스포크 청담 쇼룸을 특별한 이유는 맞춤 제작의 심장, ‘아틀리에(Atelier)’가 있기 때문이다. 목재 비니어, 가죽, 양털, 자수, 금속 인레이, 직물 샘플 등 차량 내·외관을 구성하는 수백 가지 소재와 색상이 진열돼 있다. 전담 비스포크 컨설턴트와 함께 고객은 샘플을 직접 보고 만지며 라이프스타일, 취향, 차량의 용도에 맞춘 색상과 소재 조합을 설계한다. 고객 의뢰에 따라 모노그램, 패턴, 희귀 소재까지 반영해 단 하나뿐인 차량을 완성한다. 굿우드를 떠나는 롤스로이스 중 똑같은 차가 한 대도 없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롤스로이스의 고급 비스포크 옵션인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의 뒷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량 실내 천장에 800~1600개의 광섬유를 한 땀 한 땀 심어 밤하늘의 별자리를 재현하는 이 작업은 기본 제작에만 약 9시간, 고객의 실제 별자리를 반영할 경우 17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장인의 정밀한 손길이 만들어내는 예술 작품 그 자체다. 차량 외관을 완성하는 ‘코치라인(Coachline)’ 역시 롤스로이스만의 독보적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 숙련된 장인이 차량 측면에 1mm 두께의 선을 직접 붓으로 그려 넣는 이 마지막 터치는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비스포크를 말하지만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완성도의 상징이다. 청담 쇼룸은 전시장을 넘어선다. 롤스로이스 서울만의 경험을 완성하며, 브랜드가 ‘고객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곳’임을 체감하게 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 더 세밀하고 개인화된 맞춤 제작을 원한다면, 다음 목적지는 2024년 11월 서울 잠실에 문을 열고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Private Office Seoul)’이다. 비스포크를 넘어 ‘하이 비스포크’를 다루는 핵심 거점이자, 세계 네 번째 프라이빗 오피스다. 하이 비스포크는 옵션 조합을 넘어 차체 형태, 소재, 디테일을 구조 차원에서 새로 설계하는 최상위 맞춤 단계다. 영국 본사를 제외하면 두바이, 상하이, 뉴욕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서울이 선택된 이유는 명확하다. 롤스로이스는 한국을 ‘상방이 열린 시장’, 즉 큰 가능성이 있는 시장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K-컬처와 K-팝의 글로벌 영향력, 그리고 컬리넌의 등장 이후 가속화된 ‘오너드리븐(owner-driven)’ 라이프스타일 전환이 그 배경이다. 과거 아시아 럭셔리 중심지가 일본 긴자와 중국 상하이에 머물렀다면, 이제 그 축은 하이엔드 맞춤 제작의 새로운 허브,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의 정점, 아르카디아 드롭테일 아르카디아 드롭테일 아르카디아 드롭테일 코치빌드까지 가능한 롤스로이스 하이 비스포크 벽과 일체화된 패널 문이 열리면 한옥의 창살 프레임 너머로 석촌호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에는 영국 본사에서 파견된 비스포크 디자이너 제임스 베이준(James Bazun)과 최원근 고객 경험 매니저가 상주하며 고객의 상상을 세밀하게 구체화하고 제작 전 과정을 함께한다. 외관 색상과 소재, 실내 마감, 장식 디테일까지 모든 결정은 본사와 긴밀히 공유·조율하며, 단 한 대의 롤스로이스를 완성하기 위한 협업이 이어진다.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통해 외장 도장은 4만4000가지를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고객의 스토리와 취향이 더해지면 선택의 폭은 상상을 초월한다. 고객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롤스로이스 비스포크의 철학이며, 이러한 제작 과정은 ‘공동 창작’에 가깝다. 고객의 영감을 바탕으로 본사 엔지니어, 소재 전문가, 목공 장인, 컬러리스트가 구현 방법을 찾아낸다. 마키트리(목재 상감), 가죽 자수와 페인팅 등 섬세한 디테일은 모두 본사 굿우드 장인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때로는 단 하나의 컬러를 위해 3000시간 이상의 실험이 이어지기도 한다. 하이 비스포크의 정점은 ‘코치빌드(Coachbuild)’다. 보디 형태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이 단계는 자동차가 아닌 ‘움직이는 예술품’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기준은 명확하다. 국가별 안전·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고객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구현한다. 대표적인 사례인 ‘아르카디아 드롭테일(Arcadia Droptail)’은 4년에 걸쳐 233개의 목재 조각과 8000시간의 수작업으로 완성되었다. 실제로 고객들은 언제나 롤스로이스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그들의 요청은 늘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하고, 브랜드는 이러한 도전을 함께 해결해 나가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비스포크로 완성된 단 하나의 롤스로이스를 소유한 고객이 곧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앰배서더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프라이빗 오피스는 롤스로이스를 4~5번째로 구매하는 고객처럼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각별하다. 기존에 없는 것을 만드는 창의적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단순히 차를 소유하는 이유를 넘어 롤스로이스를 소유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고객 환대의 철학 서울 ‘프라이빗 오피스’는 고객이 상상한 롤스로이스를 구현하는 제작 스튜디오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어디든 움직이는 맞춤 제작 거점이기도 하다. 같은 타임존에서 신속히 대응하고, 필요하면 직접 찾아가는 것이 운영 철학이다. 실제로 이곳의 비스포크 디자이너와 고객 경험 매니저는 작년 11월 오픈한 이후 약 3개월간 일본, 동남아시아, 뉴질랜드, 인도 등 10여 개국을 오가며 고객을 만났다. 이렇게 ‘모바일 비스포크 스튜디오’로 확장된 서울 오피스는 원하는 장소 어디서든 하이 비스포크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서울을 찾은 해외 고객에게는 차량 상담을 넘어 호텔 예약과 엔터테인먼트, 프라이빗 액티비티까지 아우르는 ‘럭셔리 풀 패키지’를 큐레이션한다. 이는 롤스로이스가 제품 그 자체보다 ‘경험’에서 경쟁력을 찾는 브랜드임을 잘 보여준다. 또 환대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다. 프라이빗 오피스에는 전용 키즈룸을 마련해, 자녀와 함께 방문한 고객도 편안하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닌, 가족 모두의 시간을 함께 만든다. 차량 선택과 제작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하는 긴 여정임을 존중하는 접근이다. 이처럼 롤스로이스의 환대는 한 대의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작해, 고객의 일상과 여행, 가족의 시간까지 확장된다. 프라이빗 오피스는 이러한 특별한 경험이 시작되는 공간이자, 전 세계 고객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Made in UK, 굿우드의 정신을 세계로 청담 쇼룸과 프라이빗 오피스에서 시작된 고객의 비스포크 여정은 더 이상 단순히 ‘차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선다. 롤스로이스의 모든 차량은 반드시 비스포크로 완성되며, 이 과정에서 고객은 기획자가 되고, 브랜드는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창조자가 된다. 영국 굿우드로 전달된 비스포크 비전은 외장 패널부터 실내 마감재, 장식 요소까지 각 분야 장인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예외 없이 모든 과정은 영국 굿우드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생산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단순 조립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늘어난 오늘날, 여전히 원산지와 장인 정신을 지키는 ‘진정한 럭셔리’의 상징이다. 이러한 일관성은 롤스로이스가 자동차라는 상품을 명품의 반열로 끌어올린 최초의 브랜드이자, 지금까지 건재한 이유다.

  • 8기통 그랜드 투어러, 페라리 아말피

    Ferrari AMALFI 현대 스포츠카의 개념을 재정의한 페라리 로마를 대체하는 페라리 아말피는 고성능, 폭넓은 사용성, 우아한 디자인을 조화롭게 결합한 페라리의 최신 모델이다. 페라리 아말피 유려한 외관, 완벽한 듀얼 콕핏의 조우 페라리 아말피는 프런트 미드에 V8 엔진을 탑재한 쿠페 베를리네타를 새롭게 해석한 모델로, 전통과 혁신을 조화롭게 아우르며 페라리의 디자인을 한층 발전시킨 모습이다. 플라비오 만조니가 이끄는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 팀은 페라리 로마의 우아한 비례에서 영감받아, 페라리 스포츠카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조형적이고 현대적인 형태를 완성했다. 차체 표면은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한 접근법을 통해 다듬었고, 날카로운 라인과 기하학적 볼륨이 어우러져 입체감 있는 형태와 통일된 이미지를 자아낸다. 측면을 따라 올라가는 쐐기형 라인, 정밀하게 다듬은 절개선에 통합된 조명이 어우러져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전통적인 라디에이터 그릴 없이 설계된 전면부는 보디 컬러로 마감된 플로팅 윙 아래에 깊이 파인 어두운 밴드를 배치해 강렬한 시각적 포인트를 만든다. 차체를 감싸는 강렬한 캐릭터 라인이 후면부의 인상을 결정짓는다. 후면부 끝은 콤팩트하고 깔끔한 테일로 마무리된다. 테일라이트는 차량 디자인에 반드시 필요한 조형적 절개선 안에 숨겨져 있는데, 클래식 페라리를 연상시키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공기역학 기능을 수행하는 넓은 디퓨저는 성능에 우선순위를 두어 설계했다. 리어 스크린은 스포일러와 하나로 이어져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스타일링을 완성한다. 차량의 개성을 더욱 강조하는 론칭 컬러 ‘베르데 코스티에라(Verde Costiera)’는 아말피 해안의 바다 빛에서 영감받은 선명한 청록색으로, 조형적인 차체 표면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차량 전체에 신선하고 생동감 있는 인상을 더한다. 실내에는 마치 비행기 1등석과 같은 듀얼 콕핏 레이아웃을 적용했고, 신형 스티어링 휠에는 물리 버튼과 함께 페라리의 상징적인 시동 버튼이 다시 도입됐다. 이 부분은 많은 페라리 기존 애호가들의 요청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스포츠카 조작의 정확성을 위해 재도입되었다. 통합형 중앙 디스플레이와 인체 공학적으로 배치된 버튼 덕분에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도 차량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탄소섬유 소재 및 포인트 스티칭을 광범위하게 사용함으로써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뒷좌석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수납력이 더 강력해졌다. 페라리 아말피 페라리 아말피 페라리 아말피 640마력, 트윈 터보 V8 엔진 페라리 아말피의 중심에는 트윈 터보 V8이 자리하는데, 이는 여러 차례 엔진상을 수상한 F154 계열에서 파생되어 한층 진화된 버전이다. 정밀하게 조율된 터보 시스템 덕분에 최고 출력은 640마력에 달하며,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제공한다. 성능 역시 탁월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3초, 시속 200km까지 9초 만에 도달하며, 출력 대 중량비는 마력(hp)당 2.29kg로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페라리 아말피의 엔진은 3,855cc 트윈 터보 V8의 최신 진화형으로, 리터당 출력은 166cv/l에 달한다. 또 엔진 회전수 한계가 7,600rpm으로 상향 조정되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출력 특성을 고회전 영역까지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고도화된 터보차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성능은 더욱 향상됐다. 해당 시스템은 전용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정교하게 조정하는 장치)으로 2개의 터보차저 회전 속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데, 터보의 최대 회전 속도는 171,000rpm까지 높아졌다. 그 결과 스로틀(엔진 흡입 공기량을 제어하는 밸브) 응답성과 부스트 압력(강제로 압축된 공기의 압력)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각 실린더 뱅크에 장착한 전용 압력 센서도 이러한 정밀 제어에 기여한다. 이와 함께 296 GTB, 페라리 푸로산게, 12칠린드리에 적용된 최신 엔진 제어 유닛을 사용해 엔진의 잠재력을 온전히 이끌어낸다.차량의 경량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새로운 캠샤프트(camshaft, 엔진이 공기를 빨아들이고 배출하는 타이밍을 제어하는 축으로 회전하면서 캠이라 불리는 돌출된 부분이 밸브를 일정한 타이밍에 열고 닫는다)는 기존보다 1.3kg 더 가벼워졌고, 정밀 가공을 통해 구조적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엔진 블록(본체)의 무게도 1kg 줄어들었다. 특히 페라리 엔진 역사상 최초로 저점도 오일(더 묽고 가벼운 오일)을 사용했는데, 기존 엔진 오일 대비 엔진이 차가울 때의 오일 흐름 저항은 30% 감소하고 예열 효율은 향상되었다. 페라리 아말피 더 완성도 높은 페라리를 위한 최신 기술 SF90 스트라달레에 처음으로 도입되어 큰 호평을 받았던 8단 듀얼 클러치 습식 변속기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어 시스템은 한층 강력해졌으며, 엔진 소프트웨어와의 연동도 더욱 정밀해졌다. 이로 인해 변속은 이전보다 한층 더 부드럽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플랫 플레인 크랭크샤프트(crankshaft, 피스톤의 상하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축), 콤팩트한 사이즈의 저관성 터빈(turbine, 배기가스의 에너지를 이용해 회전하며, 터보 차저의 컴프레서를 구동), 배기가스를 분리해 관리하는 트윈 스크롤 기술, 동일한 길이의 러너(runners, 공기 또는 배기가스가 흐르는 흡기/배기 매니폴드 내부의 통로)를 장착한 싱글 스크롤 매니폴드가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끊김 없고 점진적인 출력을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며, 토크 곡선은 모든 기어에서 중/고속 회전 시 더욱 강한 가속감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페라리 애호가들을 위해 사운드 설계에도 중점을 두었다. 가장 엄격한 소음 배출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페라리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소음기 레이아웃이 개발됐다. 플랫 플레인 크랭크샤프트와 각각 동일한 길이로 설계된 배기 헤더로 독특한 점화 리듬이 생겨났다. 배기 시스템에는 트라이메탈(로듐, 플래티넘, 팔라듐)로 코팅한 세라믹 매트릭스 구조의 촉매가 사용되었고, 이에 따라 열 관성(물체가 데워지거나 식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감소해 촉매 활성화 시간도 단축됐다. 사운드는 새로운 비례 제어 방식의 바이패스 밸브를 통해 제어되며, 주행 상황에 따라 배기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용 맵을 적용했다. 7년 메인터넌스 페라리의 엄격한 품질 기준과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는 페라리 아말피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7년 메인터넌스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난다. 모든 페라리 라인업 모델에 적용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차량 구입 후 7년 내 모든 범위에 걸쳐 정기적인 유지 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케줄에 따라 제공되는 유지 보수는 고객이 수년간 최고의 성능과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독자적인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인증 중고차를 구입하는 페라리 오너에게도 제공된다.

  •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의 인터뷰

    Bvlgari’s vision shared at Geneva Watch Days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전해 들은 불가리의 비전 불가리가 한국의 세계적 아티스트 이우환과 손잡고 특별 한정판을 공개했다. 는 이번 협업을 총괄한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와 향후 비전을 들어보았다.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지름 40mm 케이스 티타늄,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BVL 138,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다이얼 거울 효과 다이얼 스트랩 통합형 티타늄 브레이슬릿 조각과 회화, 그리고 시계 제작이라는 세 세계가 만났다. 불가리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아티스트 이우환과 협업해 완성한 특별 한정판을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공개했다. 이우환은 한국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로, 일본의 모노하(もの派)와 한국 단색화 운동의 가장 중요한 작가다. 그는 자연물과 인공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전위적 미술 운동을 펼쳐왔다. 2011년 백남준에 이어 한국 작가로는 두 번째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고,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펼쳤다. 이번 협업 모델 역시 그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다이얼은 거울처럼 깊은 반사 효과를 드리우며, 마치 어디선가 존재하는 거대한 오브제를 비추는 듯한 무한성을 표현한다. 시계 안의 울트라-신 BVL 138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는 두께가 2.23mm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브레이슬릿이다. 일체형 티타늄 브레이슬릿은 장인이 손으로 교차 패턴을 새겨 넣어, 운석을 연상시키는 질감을 구현했다.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는 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협업에 담긴 남다른 의미를 전해주었다. 그가 전한 특별한 협업 이야기에 더해 2024년부터 와 소중한 인연을 이어온 존 골드버거와의 관계 또한 소개하고자 한다.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FABRIZIO BUONAMASSA STIGLIANI, PRODUCT CREATION EXECUTIVE DIRECTOR OF BVLGARI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의 인터뷰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 울트라-신 영역에서 8개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역사를 구축한 옥토 피니씨모는 불가리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표 오트 오를로제리 컬렉션이다. 2001년 불가리에 합류해 옥토 피니씨모로 브랜드 시계 부문의 정체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시킨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는 옥토 피니씨모, 옥토, 세르펜티, 불가리 알루미늄 등 명불허전 컬렉션을 디자인해왔다. 올해는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과 협업해 완성한 ‘옥토 피니씨모’와 블랙 러버 소재와의 조화가 돋보이는 ‘불가리 브론조 GMT 및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선보였다. 이처럼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을 자유자재로 펼쳐내는 그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며, 앞으로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자. Q. 불가리는 제네바 워치 데이즈를 공동 창립한 브랜드 중 하나다. 이 행사를 통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선보이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지. A. 코로나 시기에 바젤월드가 사라지면서 업계가 큰 공백을 겪었다. 3월 워치스 & 원더스와 11월 두바이 워치 위크 사이 연중 한가운데가 비게 되었고 시장과 컬렉터, 시계 산업 모두에 활동 단절이 생겼다. 그래서 시계 제작의 요람인 제네바에서 소수 브랜드가 가볍게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었고, 그 중간에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연초 LVMH 워치 위크로 시작해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 워치 데이즈, 두바이 워치 위크, 멕시코 SIAR까지 이어지는데, 이 행사는 다른 행사들만큼 성장했고, 시계와 시계 커뮤니티를 위한 가장 흥미로운 만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Q. 옥토 피니씨모는 불가리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과의 협업작도 공개되었는데,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A. 이 시계를 이우환과 함께 만든 과정은 내게 큰 기쁨이었다. 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배려해준 점도 매우 친절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특히 그가 만든 조각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색과 형태가 서로 다른 큰 바위와 그 옆에 놓인 거대한 크리스털, 거울이 함께 만들어내는 놀라운 대비 말이다. 나는 바로 그 대비를 시계에 담아내고자 했다. 브레이슬릿과 케이스의 마감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다이얼 또한 모두 수작업으로 스프레이 페인팅되기 때문에 동일한 시계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와 함께한 제작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안도 다다오와의 리미티드 에디션 이후 처음으로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계의 표면을 변화시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Q. 이번 박람회에서 불가리를 대표하는 하이라이트 컬렉션을 꼽는다면? A. 우선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협업작이 있고, 또 하나는 ‘불가리 불가리 브론즈’다. 이 케이스 조합으로는 처음이다. 과거 전통 케이스로 만든 브론즈 모델이 있었지만, 이번엔 다시 소재와 표면을 바꾸며 새로운 시도를 했다. 우리는 소재와 표면의 실험을 즐긴다. 브론즈는 착용 환경과 기후에 따라 손목 위에서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 물질이고, 특유의 골드 톤과 블랙 러버 스트랩의 대비가 아름답다. 다이얼은 더 깊은 블랙으로 조정했다. 인덱스를 키웠으며, 핸즈에는 슈퍼루미노바Ⓡ를 적용했다. GMT 버전은 끝이 브론즈 톤인 대형 화살표 핸즈를 사용해 대비를 강조했다. 이처럼 대비와 소재 실험은 불가리 DNA의 일부다. 이우환 협업작은 티타늄 케이스에 스틸 베젤을 결합했다. 옥토 피니씨모 스틸의 베젤을 가져온 셈이다. 사실 창립자 조르지오와 콘스탄티노 불가리 시절부터 우리는 세미-프레셔스 스톤을 다채롭게 다루면서 파인 주얼리에 스틸을 처음 도입했고, 알루미늄 케이스에 러버 스트랩을 결합한 시계를 선보이는 등 재료 실험을 계속해왔다. 옥토 피니씨모는 우리의 플래그십 모델로, 재료와 마감의 변주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합금을 새로 만들어 ‘불가리 독점 소재’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결국 비슷한 그레이 톤으로 귀결되기 쉽다. 대신 마감을 바꾸면 전혀 다른 효과가 나타난다. 이를테면 샌드블라스트 티타늄은 일반 티타늄보다 어두운 그레이 톤으로 보여 패턴이 운석 같다는 반응을 자주 듣는다. 골드 시계도 보통 폴리시드 처리하지만, 우리는 샌드블라스트 처리로 완전히 다른 표정을 만든다. Q. 몇 년 전 디자인 센터를 로마에서 스위스(뇌샤텔)로 옮겼다. 그 후 창작 과정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A. 옥토 피니씨모의 여정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 디자인 센터를 뇌샤텔로 이전했다. 생산 부서와 멀리 떨어져 있으니 프로토타입을 확인하는 데도 몇 주씩 걸려 비효율적이었다. 울트라-신 무브먼트와 고난도 컴플리케이션 개발은 제조 현장과의 밀착해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로마는 여전히 브랜드 정체성의 근원이며, 아카이브만 들춰봐도 지금 다시 만들어도 유효하다 싶은 놀라운 디자인이 넘쳐난다. 다만 창작의 영감은 시장과 고객에게서도 온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문화적 맥락도 다양하다. 그래서 어디서든 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어떻게 만들고 소통하느냐다. Q. 지금까지 제작한 불가리 시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세르펜티 투보가스’와 ‘옥토 피니씨모’다. 세르펜티 투보가스는 처음으로 스틸을 도입해 접근성을 높였고, 투보가스 브레이슬릿과 세르펜티 헤드라는 두 아이코닉 요소를 지키면서도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게 했다. 옥토 피니씨모는 컬렉터가 브랜드를 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었다. 컬렉터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시계업계에서 관련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내가 합류했을 당시 불가리는 화려한 스타일과 주얼러의 유산으로 유명했지만, 컬렉터들에게는 스타일만으로 충분치 않다. 스타일은 아이디어, 기술, 뛰어난 무브먼트라는 기본기에서 파생되어야 한다. 우리는 옥토 피니씨모로 당시 센세이셔널했던 스포츠적 울트라-신 드레스 시계를 만들었다. 오늘날에도 지난 50년간 가장 흥미로운 오브제 중 하나로 평가받고, 그 과정은 엄청난 도전이었지만 고객의 인식과 우리 스스로의 마인드셋까지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Q.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A. 특정한 것에서 영감받는다고 말하긴 어렵다. 나는 제스처와 선, 드로잉 자체를 사랑한다. 때로는 선명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잡기 위해 무작정 스케치를 수없이 반복한다. 어떨 때는 무엇인가를 보고 혹은 필요를 느껴 시작하고, 또 어떨 때는 단지 형태와 질감, 그리고 개념을 조합해보며 가능성을 탐색한다. 중요한 건 계속 그려보는 행위 그 자체다. 펜 터치에서 오는 감각을 창작의 일부로 여긴다. Q. 최근 한국 불가리 팀에서 팀에 커피 테이블 북을 선물해주었다. 이 책은 우리와 2024년부터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존 골드버거(본명 아우로 몬타나리)가 참여한 작품이다. 그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A. 아우로 몬타나리는 현대 시계 컬렉팅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이다. 50~60년 전부터 시계를 모아왔고, 많은 아이코닉 시계가 사실 이탈리아 컬렉터들의 안목 덕분에 상징성을 얻었다. 나는 옥토 피니씨모 덕분에 그와 만났다. 그가 옥토를 소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공통의 지인 덕분에 이벤트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다. 그가 내게 “살면서 이런 시계는 처음 봤다”라며, “옥토 피니씨모는 지난 50년간 가장 흥미로운 시계다. 1970년대 이후 정체된 영역에 다른 길을 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디자이너는 결국 누군가가 ‘차고 싶어 하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도 원치 않는다면 좋은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옥토 피니씨모를 통해 많은 컬렉터를 알게 되었다. 아우로는 내게 멘토 같은 존재다. 볼로냐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그의 집을 방문해 시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특정 브랜드를 떠나 ‘아름다운 시계’ 그 자체를 사랑한다. 그런 인물이 “지난 50년간 가장 흥미로운 시계 중 하나”라고 말해주었을 때, 우리가 무언가 중요한 일을 했다는 확신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특권이라 생각한다. Q. 불가리의 최근 타임피스 가운데 가장 소개하고 싶은 모델이 있다면? A. 사실 이번 박람회에 나온 시계들은 내겐 모두 과거에 속한다. 나는 이미 2028년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매번 도전의 성격이 달라진다. 그래서 매해가 우리에겐 중요하다. 특히 내년은 우리 워치 부문에 아주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지금도 누구도 예상치 못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는 3~4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다. 매장에 진열될 즈음엔 4년 전에 시작한 주제가 되어 있다. 그래서 특정 모델 하나만 꼽긴 어렵다. 이우환 협업작도, 안도 다다오 리미티드 에디션도, 브론조도, 이번 세르펜티 신작도 모두 사랑한다. 하지만 나의 시선은 늘 다음으로 향한다. 내가 가장 소개하고 싶은 시계는 언제나 ‘다음 작품’이다.

  • 불가리 비욘드 타임

    BVLGARI BEYOND TIME 1884년 탄생한 로만 주얼러 불가리에서 팀에 의미 깊은 선물을 전했다. 바로 불가리와 워치메이킹의 유구한 관계를 조망하는 커피 테이블 북, 이다. 은 로마에서 영감받은 메종의 노하우와 100년에 걸친 시계 제작 여정을 포괄적으로 조명하며, 스위스-이탈리아 메종의 워치메이킹 유산을 다채롭게 담아낸다. 불가리 최고 전문가들의 통찰, 저명한 필진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브랜드의 기술적 성취 및 미학을 약 300페이지에 걸쳐 펼쳐 보인다. 케이스 폴리싱, 스트랩 두께, 착용감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디테일은 물론, 부품 제작과 마감, 사용하는 도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작 과정이 투명하게 설명되어 있다. 장인의 예술적 기량이 깃든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 또한 주요하게 다룬다. 불가리 비욘드 타임 스위스 뇌샤텔에 위치한 불가리의 시계 산업 부문 본사 불가리 비욘드 타임 불가리 비욘드 타임 이 커피 테이블 북에는 세계적인 시계 수집가 존 골드버거(John Goldberger)를 비롯해 시계 전문 저널리스트 파비엔 레이보(Fabienne Reybaud), 로빈 스위틴뱅크(Robin Swithinbank), ‘퓨처 래브러터리(The Future Laboratory)’의 전략 예측 에디터 애덤 스틸(Adam Steel) 등이 참여했다. 책의 서문은 존 골드버거의 시선으로 불가리의 역사적 맥락과 브랜드가 미친 파급력을 살펴보며 시작한다. “‘팔각형 안의 원, 그 안의 또 다른 팔각형’이라는 복합적인 디자인 구조, 울트라-신의 비율, 메탈 통합 브레이슬릿, 무려 110개의 면으로 구성된 정교한 케이스 등의 요소로 이루어진 옥토는 당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복고풍에 집중하던 시기에 불가리가 얼마나 혁신적인 시도를 했는지 보여준다. 이 대담한 디자인은 수년간 스위스에서 축적한 불가리의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뒷받침된 것이다. 실제로 옥토 시리즈는 2012년 이후 8개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동일한 기간에 이와 유사한 성과를 낸 전통 브랜드가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성취를 보여주었다. 이 성과는 불가리가 현대 오트 오를로제리의 신화 속에 단단히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마지막 장은 애덤 스틸이 진행하는 대담으로, 불가리 워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Fabrizio Buonamassa Stigliani), 불가리 CEO 장-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이 함께한다. 한편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세계적인 시계 컬렉터 존 골드버거는 2024년 6월호 ‘랄프 로렌 시계’ 칼럼을 시작으로, 2025년 3월호 ‘까르띠에의 아이코닉한 시계 형태’, 7&8월호 ‘수집가의 기준’ 등 다수의 인터뷰와 칼럼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방대한 지식과 통찰을 아낌없이 전해주었다. 2025 워치스 & 원더스 행사에서는 직접 팀과 소중한 만남을 갖고, 시계 시장의 흐름과 수집가로서의 철학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불가리의 커피 테이블 북은 국내에서는 예술 서적을 취급하는 애술린 부티크 서울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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