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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tches & Wonders 2026] 닫힌 산업에서 열린 산업으로
퍼블릭 데이를 통해 대중에게 개방한 팔렉스포, 리치몬트 그룹 중심을 넘어 LVMH 워치 브랜드부터 독립 시계까지 다양한 브랜드 참여, 라이브 방송을 송출하는 디지털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이 신의 판을 바꾸고 있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와 연결되고, 경험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장이 된 워치스 & 원더스의 새로운 챕터를 통해 시계 산업의 미래를 예측해보자. 유통을 넘어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 세계 시계 산업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소수 컬렉터와 유통망 중심으로 움직이던 시장이, 이제는 소비자 직접 참여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시계 산업이 기존 폐쇄적 구조에서 벗어나 개방형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오랫동안 시계 산업은 리테일러와 공식 딜러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유지되어왔다. 브랜드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와 고객 접점은 유통망이 담당하는 구조. 물론 기존 유통 네트워크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일반 소비자의 직접 구매와 리세일 시장은 기존 시장 규모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독립 시계 브랜드들이 선입금을 받는 메이드 투 오더 시스템으로 단일 상품을 100억 이상 판매하고 약 3~5년에 걸쳐 완성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개척했다. 컬렉터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모델은 역설적으로 대형 브랜드까지 전파되고 있다. 물론 서브스크립션의 주문 방식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실물을 보지 않은 채 중간 딜러 없이 디지털 채널의 다이렉트 메시지만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꽤 놀랍다. 여기에 롤렉스 CPO 비즈니스의 확장세를 보면 기존 유통망을 벗어난 소비자 관점의 시장 잠재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워치스 & 원더스는 퍼블릭 데이와 디지털 미디어 관계자 초청을 통해 브랜드가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접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제네바에서 이야기를 나눈 시계 관계자들은 이를 단순한 유통 변화가 아닌 D2C(Direct to Consumer) 구조로의 전환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가 더 이상 중간 채널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 데이터와 경험을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견해다. 과거에는 신제품의 기술력과 희소성이 핵심 경쟁 요소였다면, 이제는 ‘얼마나 매력적인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대중 속으로, 워치스 & 원더스의 변화 워치스 & 원더스의 가장 큰 변화는 ‘접근성’이다. 과거에는 초청받은 인사만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퍼블릭 데이 참여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과 SNS 채널을 통해 신제품 공개를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덕분에 일반 시계 애호가들도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브랜드 전략 역시 대중화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롤렉스, 파텍 필립, 까르띠에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은 기존의 한정된 고객층에서 대상을 확장해 젊은 세대와 신규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 제품 설명과 콘텐츠를 보다 직관적으로 선보인다. 시계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스마트 워치 확산에도 기계식 시계는 투자 자산이자 시인성이 높은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재조명되었다. 특히 한정판 모델과 신작 발표는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끌며, 박람회 자체의 화제성을 높였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도 확대되었다. 인플루언서와 전문 리뷰어가 행사 현장과 신제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과거 업계 내부에 국한됐던 정보가 실시간 콘텐츠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계 산업에 최적화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은 물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디지털 중계, SNS 확산, 일반 관람객 입장 허용 등을 통해 대중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 역대 최대 65개 브랜드 참여, 경험의 장이 되다 행사 규모 확대 역시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올해는 약 65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파텍 필립과 롤렉스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노모스, 오리스 같은 접근성이 뛰어난 다양한 시계 브랜드를 포용하며 시계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산업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한다. 참여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퍼블릭 데이에는 소비자가 실제로 시계를 보고, 착용하고, 브랜드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시계 경험’을 강화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 구축에 나섰다. 까르띠에와 태그호이어 같은 주요 브랜드들은 전시 공간을 단순 진열장이 아닌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구성했다. 영상, 인터랙티브 전시,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효과적이다. 올해 다시 워치스 & 원더스에 출사표를 던진 오데마 피게의 부스는 르 브라슈의 뮤지엄을 고스란히 옮겨 실제 시계를 제작하는 장인들이 설명을 도맡았다. 이를 통해 시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부스를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임에도 자세한 설명과 경험, 심지어 포토 존까지 마련해 팝업 스토어의 형태를 띠도록 완성했다. 방문자가 실시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구성이다. 과거에는 전문 매체와 바이어가 정보를 독점했지만, 이제는 일반 관람객이 직접 콘텐츠 생산자가 되기에 다양한 콘텐츠로 채운 부스 구성은 바이럴에 매우 효과적이다. SNS를 통해 현장 경험이 실시간으로 확산되면서, 브랜드 메시지가 훨씬 빠르고 넓게 퍼진다. 퍼블릭 데이는 사실상 ‘관람객을 미디어로 활용하는 구조’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셈이다. 리치몬트 중심에서 ‘다자 경쟁 구도’로, 판이 바뀌다 이제 워치스 & 원더스는 럭셔리 대기업과 독립 브랜드가 동시에 경쟁하는 ‘글로벌 격전지’로 변모했다. 오데마 피게가 올해 다시 부스에 진입한 것이 이 경향에 확증을 준다. 워치스 & 원더스의 전신은 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로, 리치몬트(Richemont) 그룹이 주도해온 행사다. 초기 구조는 매우 명확했다.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등 리치몬트 산하 브랜드들이 중심이었고, 초청받은 바이어와 미디어만 입장할 수 있는 살롱형 이벤트였다. 국내에서도 소수의 미디어만 초청되었고, 실제 현장에서도 바이어 중심의 행사라는 명확한 기조가 느껴졌다. 이후 바젤월드의 종료, 워치스 & 원더스의 규모 확장에 따라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LVMH의 본격적인 참여다. 태그호이어, 위블로, 제니스, 불가리 등 주요 시계 브랜드가 큰 규모의 부스를 공개하며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했다(물론 해당 브랜드들은 바젤월드 시기에도 LVMH 산하에서 대형 부스를 유지했으나, 이 시기에는 리치몬트 브랜드들과 함께 부스를 운영한 것이 아니기에 지금 워치스 & 원더스에 참여해 완벽히 럭셔리 존으로 진입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LVMH가 럭셔리 비즈니스에 권위를 지닌 기업이라는 점은 많은 변화를 시사한다. LVMH는 해를 거듭하며 단순 참가를 넘어 행사 운영 구조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워치스 & 원더스는 글로벌 럭셔리 기업 간 전략 경쟁의 무대로 발전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구조 변화 못지않게 중요한 흐름은 독립 시계 브랜드의 유입이다. 레페 1839, 아르민 스톰, 모저앤씨 등이 기술력과 디자인 차별화를 앞세워 규모와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대형 그룹 중심 산업’이라는 인식을 깨고, 독립 브랜드와 니치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 브랜드가 경쟁하는, 창의성과 기술 중심의 경쟁 구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 종주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다 브랜드와 미디어, 소비자가 함께하는 워치스 & 원더스. 바이어 위주의 시장에서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 중심 허브로 변화하는 이 박람회를 통해 시계 산업의 향방을 알 수 있다. 현재 시계 산업이 마주한 변화의 본질은 명확하다. ‘권위를 넘어 관계의 시대로’. 폐쇄적이던 럭셔리 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개방성을 강화하면서, 워치스 & 원더스는 글로벌 소비자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 산업이 다양한 변화 속에서 ‘열린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번 살아남을 것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가까운 날 스와치 그룹의 참여까지 이루어진다면 시계 종주국으로서 스위스의 위상을 다시 한번 바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바쉐론 콘스탄틴 매뉴팩처, 메티에 다르-트리뷰트 투 더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루브르 박물관과 바쉐론 콘스탄틴, 빅 네임이 완성한 고대의 유산, 메티에 다르-트리뷰트 투 더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Art Tribute to the Great Civilisations) 시리즈를 매뉴팩처에서 만나다. 크리스티앙 셀모니가 매뉴팩처 로비에서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뉴팩처에 모인 시계업계 주요 인사 지난 4월 15일 저녁 6시쯤 워치스 & 원더스 메인 이벤트가 열리는 팔렉스포에서 바쉐론 콘스탄틴의 매뉴팩처로 향했다. 수개월 전 엠바고를 고지받은 비밀스럽고도 중요한 디너 행사다. 어떤 이벤트가 펼쳐질지 전혀 알 수 없는 와중 매뉴팩처에 도착했는데, 시계업계의 주요 인사로 가득한 칵테일 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인상적인 컬러의 슈트를 입은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크리스티앙 셀모니가 참석자들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시계업계의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호딩키>의 벤 클라이머 편집장과 <레볼루션>의 웨이 코 편집장까지 자리했기에, 굉장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워치스 & 원더스 기간 중 다양한 이벤트와 프레젠테이션으로 가장 바쁜 시기임에도 약 80인의 시계업계 주요 인사가 스페셜 디너 이벤트에 기꺼이 참석했고, 글로벌 CEO 로랑 퍼브스(Laurent Perves)의 짧고 간결한 스피치 이후 새로운 타임피스를 착용한 4인의 무용수가 새로운 시리즈에서 영감받은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매뉴팩처의 건축적인 아름다움과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워치, 그리고 전위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며 새로운 시리즈의 예술적 방향성을 예상해볼 수 있었다. 아시리아제국, 파라오 시대의 이집트, 고대 그리스의 황금기, 로마제국의 문명을 다룬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작이다. 글로벌 CEO 로랑 퍼브스(Laurent Perves)의 짧고 간결한 스피치 이후 새로운 타임피스를 착용한 4인의 무용수가 새로운 시리즈 에서 영감받은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집트, 아시리아 제국, 그리스, 로마까지 고대를 탐험하다 이후 로비에 전시된 아름다운 시계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선공개한 메티에 다르-트리뷰트 투 더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Métiers d’Art-Tribute to the Great Civilisations) 시리즈였다. 이 제품은 매뉴팩처 이벤트에서 첫선을 보인 다음 날 엠바고가 해제되며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그 누구보다 먼저 이 시계를 만나본 셈이 되었는데, 실제 시리즈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디자인 자체로 너무나 컬렉터블한 워치라는 점이었다. 이번 시리즈는 루브르 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 고대 이집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등 인류 문명의 상징적인 장면을 다이얼에 구현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디렉터와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졌고, 고대 유물 부서의 주요 작품을 다이얼에 구현했다. BUSTE D’AKHÉNATON 아케나톤의 흉상 Ref. 7620A/000G-H078 TIBRE DE L’ISEUM CAMPENSE 이시스 신전의 티브르 Ref. 7620A/000R-H079 각 타임피스는 조각, 마이크로 모자이크, 에나멜, 인그레이빙 등 아홉 가지 장식 공예 기법을 결합해 하나의 다이얼에 수백 시간에 달하는 장인의 작업이 축적되어 있다. 핸즈 대신 디스크로 시간을 표시하는 인하우스 칼리버 2460 G4/2는 다이얼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확장해 다이얼의 아름다움 속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구현한다. 각 15피스 한정 제품이다.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지닌, 진정한 컬렉터들에게 이 제품이 인도될 것은 분명한 듯하다. 역사적인 의미에서, 또 시각적인 자극으로 가장 인상적인 컬렉션은 이시스 신전의 티베르 타임피스이다. 지난해 로마를 다녀온 영향도 있고 고대사에 대한 가장 대중적인 고장이기에 이해가 더 쉬웠다. 로마의 기원에 대한 은유를 담은 이 다이얼 속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돌보고 있는 로마의 상징과도 같은 암늑대, 로마의 동맥인 티베르강의 기원이 된 대리석 조각상 티베르 신, 이 모든 것이 기원전 27년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이야기라는 것은 가벼운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번 컬렉션에 사용한 부조 기법은 바쉐론 콘스탄틴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기에 더욱 섬세한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모자이크 기법의 디테일은 매우 경이롭다. 하나의 다이얼을 위해 최소 120~220시간이 소요되었다. 식사를 위해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디너 테이블에서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신제품과 지금 처음 만난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전 세계 프레스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는 중동 지역의 혼란으로 비행 스케줄의 어려움을 비롯해 많은 변수가 존재했는데, 이러한 상황을 마치 예측한 듯 문명이라는 주제, 대륙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신제품은 브랜드가 지닌 역사적인 시각과 시계를 통해 다루는 심오한 주제의 깊이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사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지난해 루브르에서 역사적인 작품 라 꿰뜨 뒤 떵()을 선보인 바 있기에 또 한 번 루브르 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규모 있는 시리즈를 공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배경을 듣고 나니, 270여 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오직 시계만 다룬 바쉐론 콘스탄틴이기에 루브르와의 협업에서 보다 근본적인, 인류의 근원을 탐험하는 고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작은 다이얼에 치밀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ATHENA DE VELLETRI 벨레트리의 아테나 Ref. 7620A/000R-H08 LAMASSU DE SARGON II 사르곤 2세의 라마수 Ref. 7620A/000G-H080 많은 이들이 어떤 사물을 컬렉팅하거나 책에 심취하다 보면 보다 근원적인 주제로 향하기 마련이다. 지금 복잡한 현대 사회를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로 고대 문명의 예술성과 건축적 업적에서 기원을 찾는 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탐험 정신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에 고대 문명이란 영감의 화수분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소재와 기원 등을 철저히 파악해 복원에 가까운 방식으로 다이얼을 완성했고, 이 고증은 루브르 박물관의 각 부서 책임자들과 함께했기에 그 가치와 완성도에 대한 진정성은 이 워치가 진정한 ‘작품’으로 불리는 데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론 오랫동안 쌓아온 제작 노하우가 있기에 루브르의 역사학자, 복원가와 수준 높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을 것이다. 무브먼트 뒷면에는 루브르 박물관에 경의를 표하는 모티브가 새겨져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루브르 박물관의 협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더 많은 역사적인 작품이 탄생하길 기원한다.
- [인터뷰]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와의 인터뷰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 군용 시계에 뿌리를 둔 파네라이는 기능성과 미학을 결합하며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공개된 신작들은 메종의 유산을 기반으로 빈티지한 아카이브와 현대적 기술력을 교차시키며 파네라이만의 진화된 방향성을 제시한다. 시계 제조에서 요구되는 명확성, 견고한 기능성,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완성도 높은 균형으로 구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파네라이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군용 시계로서의 기술적 신뢰도는 물론, ‘파네라이 쉐입’으로 대변하는 독보적인 형태적 정체성을 구축하며 시계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역사 깊은 브랜드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파네라이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 빈티지 무드의 감성을 자극하는 구성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군사적 유산에서 피어난 기능적 철학 파네라이는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군사적 기원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왕립 해군을 위한 전문 도구 시계 제작에서 출발해 브랜드의 기틀을 다졌다.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Jérôme Cavadini)는 유산과 혁신을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며, 가독성·방수 성능·견고함·긴 작동 시간과 같은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현대적 기술과 소재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군용 장비에서 비롯된 ‘기능 우선(Function-first)’ 철학은 디자인과 기술 전반에 깊이 반영되어 있으며,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이나 신소재를 도입하더라도 직관적 사용성과 실전 성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으며, 구조적 혁신을 통해 구현한 긴 파워리저브와 높은 에너지 효율은 올해의 노벨티 라인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1960년대의 상징적인 레퍼런스 Ref. 6152/1에서 영감을 받아 핸드와인딩 방식의 루미노르 시리즈로 재해석된 이번 컬렉션은 PAM01731, 좌측 크라운을 적용한 데스트로(Destro) PAM01732, 8일 파워리저브를 갖춘 PAM01733, 그리고 47mm 케이스를 유지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PAM01735까지 네 가지와 네이비 실 협업 기반의 1000m 프로 다이버 툴워치 PAM01089와 이탈리아 해군 유산에서 이어진 장기 파워리저브 헤리티지 모델 PAM01631, 그리고 포지드 티타늄 신소재와 연구 기반 설계를 통해 전통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한 퍼포먼스 중심 모델 PAM01629로 구성된다. 이 독보적인 정체성을 올해는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지, 제롬 카바디니가 브랜드의 비전과 방향성을 직접 전한다.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PAM01089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PAM01089 파네라이는 럭셔리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다. 100년 이상의 유산과 지속적인 혁신 사이에서, 두 요소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나? 파네라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역사, 즉 독특한 시계 제작 접근 방식의 기원에 있다. 파네라이는 1993년 민간 시장에 진출하고 1997년 리치몬트 그룹에 합류했지만, 그 역사는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십 년간 군사 기밀 속에서 오직 이탈리아 왕립 해군에만 시계를 공급해왔다.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는 오늘날 브랜드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에 깊이 반영되었다. 시계는 진정한 전문 도구로 설계되었고, 실패는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낮은 조도에서의 가독성, 극한 환경을 견디는 견고한 구조, 수중 임무를 위한 방수 성능, 긴 작동 시간 등 본질적인 기능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처럼 실전에서 탄생한 독보적인 역사 덕분에 풍부한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었고, 최근 수년간의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그 뿌리를 더욱 정교하게 복원해왔다. 유산의 재해석은 단순한 향수나 트렌드가 아니라, 파네라이를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정체성과 가치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면서도, 크라운 보호 브리지, 샌드위치 다이얼 구조, 탁월한 야광, 스몰 세컨드 등 기능적이면서 즉각적으로 인지 가능한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며 전문 도구 시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기술적 신뢰성과 내구성을 갖춘 진정한 성능 도구로, 어떤 모험에서도 이상적인 동반자가 된다. 결국 유산과 혁신은 별개의 흐름이 아니라, 혁신이 유산을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유산은 기능에서 비롯된다. 가독성, 방수, 긴 작동 시간, 견고함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요소다. 혁신은 이러한 핵심을 현대의 연구, 소재, 제조 기술로 끊임없이 진화시키는 과정이다. 그 균형은 단순한 원칙에서 출발한다. 시계의 목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혁신하고, 유산은 그 존재 이유를 설명할 때에만 활용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영감을 주는 요소는 무엇이며, 이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하고 있나?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요소는 군사 기기 마인드셋이다. 이는 파네라이에 드문 일관성을 부여한다. 모든 디자인 결정이 장식이 아닌 사용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왕립 이탈리아 해군에 시계를 공급했던 역사적 배경은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개발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이 독특한 유산은 무결점 성능과 기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고방식을 형성했다. 신뢰성, 가독성, 내구성을 우선시하는 접근이다. 복잡한 기계나 신소재를 다루더라도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모험과 임무를 위해 직관적이고, 성능이 뛰어나며, 사용이 쉬운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고난도의 컴플리케이션에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파네라이는 복잡한 무브먼트를 탑재하면서도 기능적 디자인, 뛰어난 가독성,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핵심 가치를 유지한다. 예를 들어 섭머저블 이룩스 랩 아이디 PAM01800는 고급 야광 기술을 통해 즉각적인 발광을 구현하면서도 실용성과 명확성을 유지한다. 루미노르 퍼페추얼 캘린더 PAM01575는 조작의 직관성과 실용성을 강조하며,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는 한 달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면서도 크라운 와인딩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설계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 혁신적인 시계를 개발할 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제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탐험 정신은 파네라이 문화의 핵심이다. 브랜드가 실제 환경의 제약에 대응하며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사내에서는 제품 개발 부서와 아이디어 워크숍(Laboratorio di Idee)가 협업해 방수, 긴 작동 시간, 소재 내구성, 인체공학 등 성능과 직결된 구체적 과제를 설정한다. 이후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 반복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정교화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를 고객이 즉시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다. 손목에 자연스럽게 착용되고, 즉각적으로 읽히며, 실제 환경에서도 일관된 성능을 발휘하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2005년 이후 파네라이는 자체 기계식 무브먼트 개발에 주력하며 30개 이상의 인하우스 칼리버를 보유하게 되었다. 기술적 독립성은 브랜드의 창의력과 미래 혁신에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었나? 무브먼트 개발은 브랜드의 독립성을 확장한다. 시계의 성능, 설정 방식, 작동 시간, 내구성, 구조적 인지성까지 핵심 요소를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창의성 역시 확장된다. 기술 플랫폼을 확보함으로써 파네라이만의 의미 있는 컴플리케이션—긴 작동 시간, 견고한 구조, 직관적인 설정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의 P.2031/S 칼리버는 한 달의 작동 시간을 제공하면서도 직관적인 사용성을 유지한다. 개발 과정에서 초기 장기 작동 프로토타입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작동한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단순히 에너지를 제한하기보다 이를 시간에 따라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그 결과 4개의 배럴을 직렬로 배치해 장기 작동과 낮은 토크를 동시에 확보하고, 기계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270개 이상의 부품, 25개의 주얼, 3미터가 넘는 메인스프링을 갖추면서도 크라운 몇 번의 와인딩으로 한 달간 작동한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최대 파워 리저브가 아니라, 특허 시스템(토크 리미터, 자동 정지 메커니즘)을 통해 안정적인 작동 구간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는 파네라이가 성능과 에너지 관리에 접근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과 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가장 큰 도전은 기술적 목표 달성 자체보다, 시계가 손목 위에서 신뢰 가능하고 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긴 작동 시간, 새로운 소재, 극한 방수, 독특한 케이스 구조는 내구성, 인체공학, 유지보수, 에너지 전달과 스트레스 분포 등 다양한 제약을 동반한다. 파네라이는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해결책이 브랜드 DNA와 일치해야 한다고 본다. 견고하고, 직관적이며, 실생활에서 유용한 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루미노르 데스트로 PAM01732 루미노르 PAM01731 루미노르 8 지오르니 PAM01733 루미노르 8 지오르니 PAM01733 루미노르 포지드 티타늄 PAM01629 파네라이는 견고한 고급 도구 시계 제작으로 명성을 쌓았다. 극한 조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노력과 도전은 무엇인가? 견고한 시계 제작에는 엄격한 디자인 규율과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신소재나 새로운 콘셉트 개발은 초기 아이디어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특히 프로토타입에서 시리즈 생산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는 공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재현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티-세라미테크™(Ti-Ceramitech™)의 양산에는 7년이 소요되었다. 품질, 신뢰성, 규격 준수를 위해 기후, 기능, 착용, 충격 등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한다. 실제 사례로 섭머저블 GMT 네이버 실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에디션 PAM01089는 단 35피스 한정으로 제작되었으며, 미 해군 실과의 특별 훈련을 통해 극한 방수 성능을 검증했다. 케이스, 사파이어 크리스탈, 면 접합부 등 모든 요소는 1000m 수압을 견디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하프늄을 적용해 내식성과 내구성을 강화했다. 파네라이가 컬렉터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감정적 연결은 진정성과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컬렉터는 브랜드 스토리가 마케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을 때 반응한다. 디자인 언어, 무브먼트의 배경, 마감과 소재는 모두 실용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컬렉터의 지성을 존중하며, 각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고 시계가 파네라이 논리의 연장선에 있음을 전달해야 한다. 최근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발표된 모델들은 1950~60년대 군사 유산을 기반으로 한다. 2026년에는 루미노르, 루미노르 데스트로, 루미노르 8 지오르니 컬렉션이 확장되었는데, 이를 통해 현대에 맞게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재해석했나? 목표는 Luminor를 상징적 디자인 코드가 처음 형성된 시점과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파네라이의 ‘빈티지’ 레퍼런스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기능적 청사진으로 활용된다. 이번 신제품은 1960년대의 아키텍처—쿠션형 케이스, 크라운 보호 브리지, 샌드위치 다이얼, 돔형 크리스탈—를 현대적 착용감과 제조 기준으로 재해석했다. PAM01731과 PAM01732는 44mm 케이스로 역사적 구조를 계승하며 핵심 요소를 유지한다. PAM01731은 따뜻한 빈티지 톤 다이얼, PAM01732는 좌측 크라운의 데스트로 디자인으로 아카이브를 재현했다. PAM01733은 브루니토 처리로 금속 장비의 자연스러운 색 변화를 표현했다. 세 모델 모두 30bar 방수 성능을 제공한다. 한편 루미노르 포지드 티타늄 PAM01629는 47mm 포지드 티타늄 케이스를 통해 신소재 기반의 혁신을 보여줍니다. 파네라이는 소재와 성능을 발전시키면서도 전문 도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올해 파네라이가 집중한 기술 혁신이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이며, 이는 브랜드의 향후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나? 올해의 핵심은 목적 중심의 진화다. 역사적 케이스 아키텍처를 착용감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수동 무브먼트와 장기 작동 성능을 강화하며, 소재 연구를 지속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44mm 루미노르의 재해석, 8일에서 한 달까지 확장된 수동 칼리버, 포지드 티타늄과 하프늄 기반 아프니오텍™ 등이 그 방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선택은 견고함과 내구성, 전문 도구로서의 본질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향후 전략과 비전을 공유해 줄 수 있나? 한국은 매우 정교한 시계 문화를 지닌 시장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명확하고 의미 있어야 하며, 고객은 진정성과 제품의 본질, 분명한 브랜드 정체성에 반응한다. 파네라이의 경우 기능적 유산—도구로서의 성격, 서비스, 견고함, 준비성—이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중요한 것은 이를 과장 없이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리테일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 [English Version] Where Does The Value Of Gold Watches And Clocks Come From?
〈GMT KOREA〉 spoke with watch and clockmakers as well as horological experts from around the world to explore the value of gold as a material today. What comes to mind when you see a gold watch? At times, people are drawn to gold more than to any other material or gemstone. Its classical heritage, the historical value proven across centuries, and its beautiful glow reminiscent of the sun often captivate people, immersing them in what is commonly described as a “timeless” sensibility. In both art history and horological history, gold can be interpreted in many different ways. In particular, it carries strong symbolism from the perspectives of human affinity and decorative aesthetics. For this reason, gold objects were often collected by royal families and those who sought to embody authority and prestige. Within the watch industry as well, gold holds different meanings depending on who is considering it—whether watchmakers, horological specialists, or economists. But what does gold mean to collectors today? Last year, gold prices closed the year after approaching record highs, reflecting one of the strongest annual upward trends in history. As global political instability and inflation concerns continue, the perception of gold as a long-term safe-haven asset has grown even stronger. Although gold prices have fluctuated this year, moving up and down with increasing volatility, the demand for gold is unlikely to fade easily as long as global economic uncertainty and geopolitical tensions remain unresolved. This trend has inevitably influenced the watch industry as well, since many collectors approach watches from an investment perspective. In particular, such collectors will likely pay closer attention to the gold content used in watches, the type of gold alloy, and the intrinsic value embedded in the material itself. That said, the value of a gold watch shaped by a brand’s heritage and the artistry of skilled craftsmanship exists on a very different plane from the fluctuations of the gold market. Collecting cannot be sustained solely through the lens of investment value. If one considers whether a watch’s meaning remains constant over time and whether it resonates with one’s personal direction in life, the rise and fall of prices may ultimately become less important. Yet, in an era when the very concept of assets is rapidly evolving, it may not be easy to determine how we should view gold watches going forward. With this in mind, team turned to watch and clockmakers as well as horological experts from Switzerland, France, Germany, Japan, and Denmark, recognizing that gold is a key material intertwined with the movements of the global economy. We asked them to share their personal insights on gold watches. Rather than purchasing watches merely as an investment strategy driven by sharply rising or falling gold prices, we hope readers will reflect on a more meaningful philosophy of collecting gold watches through the perspectives of these figures. Their advice is also included here and may serve as a valuable guide for collectors seeking the right direction. SYLVAIN BERNERON Founder of a Switzerland-based watch brand “To me, gold can be summarized in two words: nobility and timeless.”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Noble and timeless. These are the two words that come to my mind when I think about gold watches. And this is especially important for a mechanical watch, which will have a very long life span and will need to be maintained, fixed, refurbished, passed on, etc.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At Berneron, we make our movements exclusively in 18k gold for the following reasons: • Strength With a hardness of around 170 Vickers (HV), gold offers ideal structural integrity. • Magnetism Gold is not magnetic by nature, which helps protecting the sensible components in the movement from daily magnetic fields. • Finishing Used by jewelers for centuries, gold is THE material of choice to achieve the highest level of finishing, thanks to its natural depth and luster.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Choosing alloys is a very personal choice, of course. Personally, I use only 3N and 4N tints when it comes to yellow gold, because they look fantastic and also are very durable. I avoid 5N (rose gold) and 6N (red gold) tints because they contain too much copper for my liking, which is prone to corrosion and will change the color of the alloy over time. For white gold, I use only the highest grade Au750-Pd210, which contains 75% of fine gold and 21% of palladium. It is very expensive to work with, but it is the only tint of white gold (unlike Pd125 and Pd150) which doesn't require a rhodium plating on top.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The initial commitment to use a certain type of alloy is the most fundamental choice, in my opinion. It is a crucial decision which dramatically impacts the cost of manufacturing, of course, but when done properly, it creates watches like no others, which look amazing, feel very good on the wrist, and are very durable. A hard decision to make, but worth every penny, in my opinion.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In my opinion, precious metal watches are the hardest to acquire because you need to have the technical knowledge to acquire wisely: I would suggest to start with a dress watch, because they are smaller and thinner, so they need less gold and are more likely to be constructed properly (no drilled pockets inside or construction cheats to diminish the weight of gold used). You need to know the precise alloy used. For me, 18k or Au750 (75% of fine gold on the alloy) is a must because this is where gold can provide its benefits. ALEXIS FRUHAUFF French clockmaker “Gold is not a material that exists to create value. Value follows afterward.”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clockmaking? For me, the most beautiful clocks are those that incorporate a subtle use of gold. A clock is above all a convergence of crafts. The clockmaker gives the breath, the dial maker gives the face. The cabinetmaker gives the architecture, while the bronzesmith gives the presence. It is the meeting of these skills that creates the artwork. It is not the material itself that defines quality, but the work of the hands that shape it. A metal, a wood, an enamel become noble only through the rigor, precision, and intelligence of those who transform them. Gold is not there to create value. It comes afterward. It highlights, reveals, illuminates. It is almost a rule of elegance: When the entire clock is refined down to the smallest detail, gold can be rare. Conversely, it can become a compensation used to conceal an object’s weakness. Gold elevates because it contrasts. It should not dominate. A successful clock is not the one that shines the most, but the one in which each craft expresses itself with accuracy, and where gold simply signs the harmony of the whole. As a modern example, if we briefly move away from gold, we see many pieces that are entirely polished, whether in brass, steel, and so on. Shine can create the illusion of great care, just as gold can be used in a mediocre piece to mask its shortcomings. True nobility comes neither from brilliance nor from the quantity of precious material, but from the coherence and rightness of the whole. In the end, one could conclude that elegance is born from contrast.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Rose gold can be used to manufacture watch wheels, replacing brass or copper-beryllium wheels in more modern timepieces. Thanks to its copper content and the effects of work hardening, meaning the process of strengthening the material by compressing it, rose gold can achieve sufficient hardness to work effectively with polished steel pinions. This results in a good coefficient of friction, very little wear, and above all, no need to gold-plate the wheel, since being made of gold it will not oxidize over time. During machining, one must aim to produce as few chips as possible, carefully collect them all, and use kerosene as a cutting fluid when turning or milling, as gold is a metal that tends to stick to cutting tools. Gold is also used, for example, to make detent springs. It is a ductile and malleable material that also limits wear. It is self-lubricating when paired with steel. Surface treatments can also be applied to watch and clock plates to prevent oxidation. I have read in a book that, in historical horology, certain plates and bridges were gilded, which allowed oil to remain longer in its oil sink through the capillary effect provided by the gilding. Oil management was the primary concern in early horology of that period. Mechanically, gold remains rarely used because it is too expensive and, in most cases, provides very limited mechanical benefits. One may note the bold choice of François-Paul Journe in creating his calibers in rose gold.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clock? One should not choose a clock based on the gold it may contain. More generally, if there is gold, it likely means there are gilt bronzes adorning the clock. One must first assess the quality of the bronzes, examining the finesse and the quality of the chasing work. One can then look at the type of gilding used, particularly the method employed historically before it was banned in France. Mercury gilding is the most beautiful and the most durable over time. It offers the possibility of creating attractive contrasts between matte and polished surfaces, and its color is also highly distinctive. CHRISTIAN LASS Danish watchmaker “Gold expresses layers of history, ritual, and value within the small object of a wristwatch.”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What gold means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Gold is more than a metal, it’s a language. It carries history, ritual, and value in a compact object you can wear. Metallurgically, gold is stable, non-corroding, and highly workable qualities that let us execute fine finishing and delicate shapes when soldering without them. Culturally, it signals quality and importance, but it also communicates a maker’s intention to craft something that is meant to last. Emotionally, gold has warmth and presence on the wrist that changes with light and wear; that interaction between material and human gives the watch its living quality.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Gold is a very nice material to work with, and it gives an amazing result in the end when it’s done right. It’s also a challenging task, and you can quickly lose a lot of money if it goes wrong. Therefore, it makes you focus intensely and demands you are doing your very best in order to succeed.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I tend to favor rose gold for its balance of warmth and versatility, but the choice is context-driven. Rose gold has an organic warmth that goes well with Nordic skin tones and pairs beautifully with both vintage and modern designs. It reads less overtly “precious” than bright yellow gold but keeps a sense of heritage. Another favorite of mine is white gold; it’s clean and contemporary. Our first 30CP was white gold as a tribute to the Danish tradition, which is very clean and understated.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It’s important to think about the relation between material and design. The material must serve the design’s intention, and the design must respect the material’s properties. Practically, that means designing for thicknesses, tolerances, and finishes that suit gold’s softness and malleability. If you want a good result, then the case has to be made from forged material; casting is not a good choice. A casting is internally full of thousands of small holes and is very soft. Also, price is a major consideration. The cost for purchasing and manufacturing the watch case is very high compared to a stainless-steel watch. But when I see and feel the final result, then it’s all worth it.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It’s all a matter of preference. I think it’s most important to go with something that resonates with you as a collector. NAOYA HIDA Founder of a Japanese watch brand “In the simplest sense, gold is the most beautiful and suitable material for creating luxury watches.”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For me, gold is, quite simply, the most beautiful and the most suitable material for crafting luxury watches. I am aware that some people view gold from an investment standpoint, but that perspective does not apply to us. In fact, the current surge in gold prices has become something of a headache for our work. Gold does not corrode under normal conditions and can retain its beauty for an exceptionally long time. Its ideal balance of hardness, weight, and workability is something no other material can offer.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Gold—especially 18K gold—can produce an astonishing variety of colors depending on the metals blended with it. Even within what we simply call “yellow gold,” the spectrum ranges from pale, almost whitish tones to deeper hues with a slight reddish tint. In the case of white gold, there are surprisingly many options as well: one can apply rhodium plating, or instead mix in palladium to achieve a naturally grayish tone without plating. A gold watch—when the right alloy is chosen, thoughtfully designed, and finished through various techniques—possesses a presence that materials like stainless steel or titanium simply cannot replicate. The distinctive weight when held in the hand, the uniquely soft and almost indescribable tactile feel—these qualities create an atmosphere that is truly one of a kind. This is precisely why I find gold so compelling.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I genuinely appreciate all kinds of gold.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The design must be timeless. The case should be constructed as solidly as possible, with enough thickness to allow for proper polishing even many years down the line.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I believe one should choose a model they truly love. It may be far removed from an investment-driven mindset, but that is how I have always approached it myself. STEFAN KUDOKE German watchmaker “In watchmaking, gold symbolizes culture.”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In watchmaking, gold is far more than a precious metal – it is a cultural statement. For centuries, it has stood for permanence, value, and dignity. In classical haute horlogerie, gold has always been the preferred material for important pieces because it is not only precious, but also exceptionally workable. For me, gold represents one thing above all: warmth and vitality. Steel feels technical, platinum feels cool and heavy – gold, by contrast, has an organic presence. It reflects light in a very soft, almost poetic way. Especially in hand-engraved or skeletonized works, it reveals a depth that other materials cannot achieve in the same way.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What fascinates me most is the combination of tradition and malleability. Gold allows for extremely delicate engraving and a wide variety of surface finishes. For someone like me who places great importance on craftsmanship, this is essential. Gold is never forgiving as a material. Every line, every polish, every edge is fully revealed. At the same time, it responds instantly to light. When I observe a hand-engraved dial or balance bridge made of gold under a microscope, I often feel as if I am looking not at a mechanical component, but at a sculptural work of art. There is also an emotional dimension. Gold ages with dignity. As it develops a patina over time, it never loses its essential character.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Personally, I have a strong affinity for rose gold. Rose gold possesses a special warmth that harmonizes beautifully with classical finishing. It enhances engravings and traditional forms without becoming dominant. Especially in combination with a finely decorated movement, it creates a very balanced overall impression. Yellow gold is the epitome of classical watchmaking – very historical, very traditional. White gold appears more restrained, more modern, and slightly more technical. But for me, rose gold achieves the perfect balance between history and contemporary aesthetics.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For me, the most important principle is: gold must never be an end in itself. A watch must not convince solely through its material. Gold should support the construction, the architecture of the movement, and the craftsmanship – not overshadow them. Gold reveals every imperfection immediately. Therefore, precision in execution is crucial. Especially with handcrafted components, every line must be placed with intention.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From a collector’s perspective, I would emphasize three criteria: • Substance over material value: Gold alone does not make a great watch. What matters is the quality of the movement – its construction, finishing, and originality. • Authenticity: Is the design coherent? Is the material used meaningfully? Or is it merely a prestige element? • Long-term emotional connection: A gold watch is worn differently than a steel watch. It is more personal, more intimate. One should ask: Will this watch still speak to me in ten or twenty years? A truly great gold watch is not loud. It possesses a quiet sovereignty – and that is exactly what a collector should look for.
- [인터뷰] 로저드뷔 CEO, 데이비드 쇼메
데이비드 쇼메는 2024년 복귀 이후 브랜드 창립자 로저 드뷔의 본질적 비전인 전통적인 제네바 하이 워치메이킹과 차별화된 디자인의 결합을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2025년 창립 30주년을 기점으로 브랜드의 기술적 깊이와 미학적 표현을 강화했고, 특히 2026년에는 ‘하늘의 움직임’이라는 테마 아래 캘린더와 천문적 요소를 결합한 타임피스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스토리텔링과 시각적 언어를 확장했다. 로저드뷔 CEO, 데이비드 쇼메 엑스칼리버 퍼페추얼 캘린더 콰토르 2024년 CEO로 복귀한 후 지금까지 로저드뷔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현재 2년 정도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2024년 복귀 당시 브랜드는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있었다. 우리가 가장 집중한 것은 창립자 로저 드뷔와 카를로스 디아스가 창립 당시 품었던 초기 비전을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목표는 최고 수준의 제네바 하이 워치메이킹 기술에 독창적 디자인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이 본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오마주(Hommage)’ 컬렉션을 통해 창립자의 삶에 영감을 준 스승과 동료들에게 헌사를 바쳤던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엑스칼리버 컬렉션은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투르비용,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등 다양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올해는 초기 모델을 연상시키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캘린더, 문페이즈를 결합했는데, 이 신제품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올해의 주요 메시지는 ‘하늘의 움직임(Movements of the Sky)’이다. 이는 이번 워치스 & 원더스의 전체 테마이기도 하다. 이 테마는 두 가지 축으로 전개한다. 첫 번째는 기술적 결합으로 엑스칼리버의 상징인 콰토르 구조에 퍼페추얼 캘린더를 더해 복합적인 컴플리케이션을 하나로 완성했다. 두 번째는 여성 컬렉션의 강화이다. 로저드뷔는 본질적으로 젠더리스 접근을 지향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여성 고객을 고려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36mm 타임피스는 아서 왕 전설, 특히 ‘호수의 여인(Lady of the Lake)’에서 영감받았다. 이 전설은 대부분 밤하늘 아래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다. 또 다른 모델인 엑스칼리버 브로셀리앙은 숲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켈레톤 구조 안에서 잎이 움직이는 듯한 표현과 바람이 숲을 스치는 느낌을 구현한 구조를 띄고 있다. 로저드뷔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 특허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계를 선보여왔다. 최근 작품에서는 이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했나? 이 특허는 창립자 로저 드뷔가 메종을 창립하기 전 장-마르크 비더레흐트(Jean-Marc Wiederrecht)라는 저명한 시계 장인과 함께 공동 개발한 유산이다. 1995년 로저 드뷔가 정식으로 메종을 창립하면서 이 특허는 브랜드로 이양되었다. 중요한 것은 ‘현대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켰는가’다. 초기 바이-레트로그레이드는 매우 단순한 구조였다. 인덱스 중심의 평면적인 다이얼이었다. 하지만 오마주 컬렉션에서는 레이어를 추가했고, 엑스칼리버에서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스켈레톤 구조와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등 브랜드의 시그니처 요소를 모두 결합했다. 또 양쪽에 오픈된 구조를 통해 훨씬 더 현대적이고, 연극적이며, 표현적인 시계를 완성했다. 이는 로저드뷔의 시그니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복귀한 이후 추가된 중요한 포인트는 ‘우아함’이다. 개인적으로 로저드뷔의 특허 기술 중 가장 인상적이고 중요한 컴플리케이션은 무엇인가? 기존 개념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진정한 하이 워치메이킹이라 믿는다. 대표적인 예가 콰토르다. 일반적인 투르비용이 중력의 영향을 일정 시간 동안 평균화한다면, 콰토르는 이를 순간적으로 보정하는 철학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을 취한다. 이는 매우 철학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다. 또 45도 각도로 배치된 더블 투르비용과 중앙 디퍼렌셜을 결합한 구조 역시 중요한 혁신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의 시계에 통합한 것은 매우 인상적인 성과다. 올해 브로셀리앙 모델을 보다 여성적이고 시적인 면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여성 컬렉션 변화의 배경은 무엇인가? 특정 강점만 부각되면 브랜드의 이미지가 고착될 위험이 있다. 로저드뷔는 항상 하이 워치메이킹 기술과 독창적 디자인이 공존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길 원한다. 브로셀리앙과 ‘호수의 여인’은 아서 왕 전설과 맞닿아 있는 서사가 핵심이다. 특히 브로셀리앙은 겉으로는 우아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오실레이팅 웨이트와 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듯한 움직임을 구현한 2개의 회전 디스크 등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무브먼트가 있는 정교한 작품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타임피스에 대한 고객 반응 중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나? 시계를 건네받은 고객이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것이 바로 로저드뷔가 지향하는 가치다. 로저드뷔의 목표는 단순한 오브제 제작이 아니라, 시계를 통해 감정을 창조하는 것이다. 고객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꿈을 시계에 투영하고자 한다. 올해 로저드뷔가 전반적으로 강조하고자 한 기술적 방향성은 무엇인가? 올해는 퍼페추얼 캘린더의 완성도에 집중했다. 콰토르 무브먼트에 캘린더를 통합하는 고난도 작업을 수행했으며, 엑스칼리버 40mm 모델에도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캘린더를 적용했다. 아울러 여성 컬렉션에서는 화려한 장식 요소와 기술적 구조를 정교하게 결합해서 컴플리케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켰다. 로저드뷔는 대부분의 시계에 제네바 실 인증을 적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로저드뷔는 제네바 실의 엄격한 기준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보다 높은 자체 기준을 설정한다. 인증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디테일이라도 추가 마감을 적용하며, 장인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극 수용한다. 우리에게 인증 기준은 제약이 아니라 창의성을 확장하는 토대다. 로저드뷔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 컬렉터들이 브랜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꼭 기억하면 좋을 조언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부티크나 파트너 네트워크, 혹은 매뉴팩처 방문을 통해 로저드뷔가 지향하는 하이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몸소 체험해 보길 권한다.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공유 가능한 부분이 있나? 현재 피렐리, 람보르기니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고객 이벤트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향후 예정된 새로운 협업에 대해서는 시기가 되면 공개할 예정이다.
- 워치메이커의 시계,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역사적인 워치메이커 로저 드뷔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과언이 아닌, 푸아송 드 제네바의 명맥을 이어가는 로저드뷔. 제네바 워치메이킹 신을 오래도록 경험해본 시계 애호가라면 이 가치를 지켜나가는 로저드뷔가 시계 신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완벽의 완벽을 기한 워치스 & 원더스 2026 로저드뷔의 뉴 워치 컬렉션을 소개한다.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Ref. RDDBEX1178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Ref. RDDBEX1178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Ref. RDDBEX1178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Ref. RDDBEX1178 지름 40mm 케이스 핑크 골드 무브먼트 오토매틱 칼리버 RD850,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머더오브펄, 핑크 골드, 어벤추린 문 페이즈 새틴 브러시 캘린더 기능 퍼페추얼 캘린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문페이즈 스트랩 교체 가능한 아스트랄 블루 레더 스트랩 엑스칼리버 모노밸런시어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다이얼 레이어링의 깊이감을 가장 잘 구현한 컬렉션을 찾는다면 바로 이 모델일 것이다. 지난해 선보인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핵심적인 모티브를 담아 보다 웨어러블한 구성으로 로저드뷔 애호가들을 위해 새롭게 완성했다. 이 컬렉션의 온전한 매력을 감상하려면 시계의 정밀한 부분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루페가 필수다. 최근 워치 신에서는 푸아송 드 제네바, 제네바 홀마크 등 근본적인 부분에서 원가율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고전적인 인증 방식에 대한 논의가 많이 사라진 상태다. 울트라-신 혹은 다이얼 컬러, 가격 접근성을 높인 단순화된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워치메이커 브랜드인 로저드뷔는 무브먼트에 대한 새로운 접근, 완벽한 마감에 대한 집념, 제네바 워치메이킹에 신뢰를 가진 수집가들에 대한 의리를 지킨다. 실제로 이 시계를 보면 ‘파인 워치메이킹이 이런 것이었구나’라는 것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푸아송 드 제네바를 획득한 RD850은 무브먼트의 출처부터 구조적 완성도와 마감, 성능까지 절대적 기준을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상징적인 디테일은 내부 앵글 마감이다. 하이 워치메이킹의 전통적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 고난도 기술은 장인들이 전문 도구로 소재를 정교하게 눌러 밀어내며 각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폴리싱을 완성하는 마감 기법이다. 이 이너 앵글 마감은 3시와 9시 방향에 위치한 레트로그레이드 메커니즘의 W자형 브리지에 총 14번 적용되어, 그 정교함을 확인할 수 있다. 18K 핑크 골드로 완성한 40mm 케이스는 아스트랄 블루 카프 스킨 레더 스트랩을 매치해 보다 실용적이다. 메인 컬렉션에 레트로그레이드 무브먼트를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부분인데, 이는 로저 드뷔가 레트로그레이드 무브먼트에 대해 강렬한 매력을 느끼며 매일 착용하는 시계가 레트로그레이드 워치였기 때문이다.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 레트로그레이드 고유의 시간 표현은 로저드뷔의 역동성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적 집념을 확인케 한다. 로저드뷔는 엑스칼리버 모노밸런시어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를 통해 천문학과 워치메이킹의 정교한 결합을 제시한다. 인하우스 칼리버 RD850은 6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고 435개 부품으로 구성되며, 월 코렉터 기능을 통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6시 방향의 아스트로노미컬 문페이즈는 29일 12시간 45분 주기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약 122년 동안 높은 정확도를 유지한다. 9개 레이어로 구성된 오픈워크 다이얼과 아스트랄 블루 컬러는 우주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푸아송 드 제네바 인증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Ref. RDDBEX1209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Ref. RDDBEX1209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Ref. RDDBEX1209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Ref. RDDBEX1209 지름 40mm 케이스 스틸 무브먼트 오토매틱 칼리버 RD840,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코즈믹 블루를 적용한 7단 멀티 레이어 다이얼 기능 데이, 데이트 캘린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스트랩 교체 가능한 멀티 링크 스틸 브레이슬릿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컬렉션 코즈믹 블루 드디어 접근성이 뛰어난 로저드뷔의 새로운 컬렉션이 베일을 벗었다. 조금 더 대중성을 갖춘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계업계에서 회자되었고, 드디어 올해 뛰어난 퀄리티의 워치를 보다 합리적인 선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올해 시그너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라인에 ‘코즈믹 블루’ 신작을 추가하며 컬렉션을 확장한 것. 40mm 스틸 케이스와 데이-데이트 캘린더를 갖춘 이번 모델은 브랜드 특유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역동적인 시간 표현을 구현한다. 오토매틱 칼리버 RD840을 탑재해 약 60시간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며, 총 14가지 마감 기법을 적용해 푸아송 드 제네바 기준을 갖췄다. 이 퀄리티의 워치를 매력적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하이엔드 시계 애호가들에게 굉장히 흥미로운 조건일 것이다. 멀티 레이어 구조의 블루 다이얼은 우주에서 영감 받은 깊이감이 느껴지며, 기술적 정밀성과 조형미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엑스칼리버 레이디 오브 더 레이크 Ref. RDDBEX1193 엑스칼리버 레이디 오브 더 레이크 Ref. RDDBEX1193 엑스칼리버 레이디 오브 더 레이크 Ref. RDDBEX1193 지름 36mm 케이스 핑크 골드, 48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 무브먼트 오토매틱 칼리버 RD830, 48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소버린 그레이 다이얼, 머더오브펄 기능 시, 분, 초 스트랩 교체 가능한 그레이 컬러 레더 스트랩 엑스칼리버 레이디 오브 더 레이크 로저드뷔는 아서 왕 전설을 여성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엑스칼리버 레이디 오브 더 레이크’를 선보인다. 반복적인 원형의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정교하게 완성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 케이스백을 갖춘 이 새로운 컬렉션은 외유내강형 워치다. 36mm 로즈 골드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주얼리의 아름다움을 강조했으며, 소버린 그레이 다이얼은 전설 속 인물 비비안의 강인함과 신비로움을 상징한다. 머더오브펄과 다양한 마감이 어우러진 다층 구조의 다이얼은 입체적인 깊이를 만들어내고, 로즈 골드 핸즈가 이를 관통하며 시간의 흐름을 드러낸다. 오토매틱 칼리버 RD830은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데, 정교한 피니싱에서 기술적 완성도가 엿보인다. 로저드뷔는 올해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선택을 했다. 진정한 파인 워치메이킹의 높은 완성도를 원하는 시계 애호가들에게 로저드뷔의 새로운 컬렉션을 추천한다.
- [인터뷰] 골드 워치와 클록, 그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GMT KOREA〉는 오늘날 골드 소재의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 시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 골드 골드 시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때로는 사람들이 그 어떤 소재나 보석보다 골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클래식한 전통성과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적 가치, 그리고 태양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빛에 매료되어 흔히 말하는 ‘시대를 초월한 감성’에 빠져들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사와 시계사에서 골드라는 소재를 설명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인체 친화적이고 장식적 미학 측면에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과거 왕실을 비롯해 권위와 상징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수집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계 산업에서도 워치메이커, 시계 전문가, 그리고 경제학자에게 골드는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는 소재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의 수집가들에게 골드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금값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연간 상승세를 보이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국제 정세의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금을 장기적인 안전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금에 대한 수요가 쉽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흐름은 시계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시계를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온 수집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성향의 수집가들은 앞으로 시계에 포함된 금의 함량과 종류,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물론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적 예술성으로 완성된 골드 시계의 가치는 앞서 언급한 금 가격의 변동과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수집을 올바르게 이어가는 방법은 투자가치에만 있지 않다. 시간이 흘러도 그 의미가 개인에게 변하지 않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지 살펴본다면 가격의 등락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산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앞으로 골드 시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GMT KOREA〉 팀은 금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 주목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덴마크 등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와 시계 전문가에게 ‘골드 워치’에 대한 개인적인 통찰을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때로는 하락하는 금 시세에 휩쓸려 단순한 투자 전략으로 시계를 구입하기보다, 골드 시계를 대하는 올바른 수집 철학을 이들을 통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이들이 들려주는 조언 역시 함께 담았으니 참고한다면 좋은 방향이 될 것이다. 스위스 기반 시계 브랜드 창립자 실뱅 베르네롱 미라지 38mm 시에나와 프러시안 블루 스위스 기반 시계 브랜드 창립자 실뱅 베르네롱 “나에게 골드는 고귀함과 영원함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특히 기계식 시계의 경우 수명이 매우 길고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수리, 복원, 그리고 다음 세대로의 계승을 전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골드는 이러한 철학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베르네롱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브먼트를 오직 18K 골드로만 제작한다. • 강도 골드는 약 170비커스 경도(HV)를 갖춰 구조적으로 이상적인 견고함을 제공한다. • 비자성 골드는 비자성 금속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자기장으로부터 무브먼트의 정밀 부품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 • 마감 수 세기 동안 보석 세공사들이 사랑해온 소재인 만큼, 골드는 최상의 마감 수준을 구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금속이다. 자연스러운 깊이감과 광택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합금의 선택은 매우 개인적인 판단이 작용하는 영역이다. 나는 3N과 4N 톤의 옐로 골드만 사용한다. 이 색감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내구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5N 로즈 골드와 6N 레드 골드는 선호하지 않는다. 구리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부식에 취약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골드의 경우에는 Au750-Pd210(75% 순금 + 21% 팔라듐)만을 사용한다. 작업 비용이 상당히 높지만, 다른 합금(Pd125 또는 Pd150)과 달리 로듐 도금이 필요 없는 유일한 합금이기 때문이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가장 근본적인 것은 어떤 합금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초기 결정이다. 이 선택은 제조 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다른 어떤 시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착용감, 그리고 장기적 내구성을 갖춘 시계를 탄생시킨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귀금속 시계는 기술적 이해 없이는 현명하게 선택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드레스 워치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크기가 작고 두께가 얇아 사용되는 금의 양이 적고, 구조적으로도 정직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다. 내부를 깎아내 금의 무게를 줄이는 ‘편법 구조’를 피할 가능성도 높다. 정확한 합금 구성(Au 등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나는 18K 또는 Au750(75% 순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 수준에서야 비로소 골드가 지닌 본질적 장점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프랑스 클록메이커 알렉시 프루오프 펜툴 아 세콩드 클록 펜툴 아 세콩드 클록 프랑스 클록메이커 알렉시 프루오프 “골드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소재가 아니다. 가치는 그 다음에 따라오는 것이다.” 클록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클록은 골드를 절제된 방식으로 은은하게 활용한 작품이다. 클록은 무엇보다 여러 공예의 결집된 오브제다. 클록 제작자는 물건에 숨을 불어넣고, 다이얼 제작자는 얼굴을 부여한다. 캐비닛메이커는 건축을, 브론즈 장인은 존재감을 더한다. 이러한 기술이 만나야 비로소 하나의 예술 작품이 탄생한다. 품질을 규정하는 것은 소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손으로 빚어내는 장인의 작업이다. 금속이든 목재든 에나멜이든, 그것이 고귀해지는 순간은 이를 변모시키는 이들의 엄격함과 정밀함, 그리고 지성을 통해서다. 골드는 강조하고, 드러내며, 비추어준다. 거의 하나의 우아함의 규칙과도 같다. 시계 전체가 가장 작은 디테일까지 정교하게 다듬어졌을 때 골드는 오히려 희소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골드는 오브제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보상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골드는 대비를 통해 격을 높이지만, 결코 전체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클록이란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시계가 아니라, 각 공예가 정확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골드는 그 전체의 조화를 ‘서명하듯’ 마무리해주는 단계다. 현대적인 예로 잠시 골드에서 벗어나 살펴보더라도, 황동이나 스틸을 전체적으로 폴리싱한 작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광택은 많은 정성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골드 역시 마찬가지로 평범한 작품의 결함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고귀함은 광택이나 귀금속의 양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작품 전체의 일관성과 정확함(타당함)에서 나온다. 결국 우아함이란 대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개인적으로는 옐로 골드를 선호한다. 특히 샴페인 톤에 가까운, 부드럽고 옅은 색조일수록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옐로 골드는 블랙과 완벽하게 어울리며, 내가 특히 좋아하는 매우 우아한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로즈 골드는 두 번째 선택이 될 것이다. 비교적 절제된 인상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화이트 골드라면 차라리 플래티넘을 선택하겠다. 플래티넘은 훌륭한 메탈릭 화이트의 인상을 제공한다. 다만 그만큼 무게감이 상당한 금속이기도 하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로즈 골드는 워치 휠 제작에도 사용될 수 있으며, 보다 현대적인 타임피스에서는 황동이나 구리-베릴륨 휠을 대체하기도 한다. 로즈 골드는 높은 구리 함량과 가공 경화(소성 변형으로 금속이나 고분자가 단단해져 강도와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가공 방식) 효과 덕분에 폴리싱 처리한 스틸 피니언과 안정적으로 맞물릴 만큼 충분한 경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 결과 마찰 계수는 우수하고 마모는 매우 적으며, 무엇보다도 휠을 별도로 금도금할 필요가 없다. 골드 자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산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공 시에는 칩(chips)이 가능한 한 적게 발생하도록 관리해야 하며, 발생한 칩 역시 모두 세심하게 수거해야 한다. 또 골드는 절삭 공구에 달라붙는 성질이 있는 금속이므로, 선삭이나 밀링 작업에서는 등유(kerosene)를 절삭유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골드는 디텐트 스프링(detent springs)을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연성과 전성이 뛰어난 소재일 뿐 아니라 마모를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스틸과 결합될 경우 자체 윤활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워치 및 클록의 플레이트에 표면 처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한 권의 책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역사적 오롤로지에서는 특정 플레이트와 브리지에 금박을 입히기도 했다. 이 금박은 모세관 효과(capillary effect)를 통해 오일 싱크 안에 윤활유가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당시 초기 오롤로지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오일 관리였다. 그러나 기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골드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대부분의 경우 기계적 이점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사례는 많지 않다. 다만 François-Paul Journe이 로즈 골드로 칼리버를 제작한 선택은 매우 대담한 사례로 언급할 만하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클록을 선택할 때 포함된 골드의 양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보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작품에 골드가 사용되었다는 것은 대개 그 주변에 길트 브론즈(gilt bronzes, 금도금 청동)가 함께 장식되어 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먼저 브론즈 자체의 품질을 평가해야 하며, 조각의 섬세함과 체이싱(여러 기구로 금속 표면을 가공해 문양이나 문자를 조각하는 기법) 작업의 완성도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다음으로는 사용된 금박 방식, 특히 프랑스에서 금지되기 이전 역사적으로 활용했던 기법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머큐리 길딩(mercury gilding, 수은 도금)은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보여준다. 무광과 폴리싱 처리한 표면 사이에 매력적인 대비를 이루어내며, 색감 또한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다. 덴마크 워치메이커 크리스앙 라스 30CP 덴마크 워치메이커 크리스앙 라스 “골드는 손목시계라는 작은 물체 안에 역사, 의례, 가치라는 층위를 하나로 표현한다. 시계 제작에서 골드는 문화를 상징한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시계 제작에서 골드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론적으로도 골드 소재는 안정적이고 부식되지 않으며, 가공성이 매우 뛰어나다. 이러한 성질 덕분에 섬세한 마감과 형태 구현이 가능하고 납땜 과정에서도 디테일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 문화적으로 골드는 품질과 중요성을 상징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제작자가 ‘오래도록 남을 작품’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뜻하면서도 존재감이 있고 빛과 착용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기에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살아 있는’ 성질이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골드를 다룰 때 특히 집중력을 요한다. 작업하기 매우 좋은 소재이기도 한 골드는 제대로 완성되었을 때 놀라울 만큼 멋진 결과물이 탄생한다. 동시에 이는 도전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제작 과정에서 작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순식간에 큰 비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강도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고,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자의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나는 따뜻함과 활용성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로즈 골드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결국 선택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로즈 골드는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온기를 지니며 북유럽 피부 톤과도 잘 어울린다. 빈티지와 모던 디자인 모두와 아름답게 매칭된다. 선명한 옐로 골드만큼 ‘귀금속’의 인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헤리티지의 감각은 분명히 유지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른 하나는 화이트 골드다. 화이트 골드는 깔끔하고 동시대적인 인상을 준다. 우리의 첫 번째 30CP는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는데, 이는 절제되고 단정한 덴마크 전통에 대한 오마주였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와 디자인의 관계’를 사유하는 일이다. 소재는 디자인이 지닌 의도를 뒷받침해야 하고, 디자인은 소재의 물성을 존중해야 한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골드의 부드러움과 전성(가단성)을 고려한 적절한 두께, 공차, 마감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케이스를 반드시 단조 소재(금속 가공물을 해머 등으로 압력과 타격을 가해 원하는 형태로 성형하는 단조 공정(열간/냉간)에 쓰이는 재료)로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주조(금속을 녹여 거푸집에 부어 모양을 만들어내는 가공 방법)는 이상적인 선택이 아니다. 주조품의 내부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기공(작은 구멍)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소재가 상대적으로 무른 성질을 지니게 된다. 가격 역시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다. 골드 케이스를 구매하고 제조하는 비용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비해 훨씬 높다. 그러나 완성된 결과물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느끼는 순간, 그 모든 과정과 선택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결국은 취향의 문제다. 수집가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공명하는 대상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시계 브랜드 창립자 나오야 히다 NH 타입 3B-3 NH 타입 3B-3 일본 시계 브랜드 창립자 나오야 히다 “골드는 아주 단순한 의미에서 럭셔리 워치를 제작하기에 가장 아름답고도 적합한 소재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일부 사람들은 골드를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에게는 그러한 시각이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금 가격의 급등은 우리의 작업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골드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쉽게 부식되지 않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그 고유한 아름다움을 유지한다. 또 경도와 무게, 그리고 가공성 사이에서 이루는 이상적 균형은 다른 어떤 소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이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특히 18K 골드는 합금에 사용하는 금속의 조합에 따라 놀라울 만큼 다채로운 색조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옐로 골드’라고 부르는 범주 안에서도 거의 백색에 가까운 밝은 톤부터 은은하게 붉은 기운이 감도는 깊은 색조까지 매우 폭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화이트 골드 역시 선택의 폭이 넓다. 로듐 도금을 적용해 밝고 선명한 색감을 연출할 수도 있고, 팔라듐을 합금해 도금 없이도 자연스럽고 차분한 회색 톤을 구현할 수도 있다. 적절한 합금을 선택하고 사려 깊은 디자인과 다양한 마감 기법을 통해 완성한 골드 시계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티타늄 같은 소재로는 결코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존재감을 지닌다.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형언하기 어려운 촉감은 완전히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골드라는 소재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모든 종류의 골드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디자인은 무엇보다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지녀야 한다. 또 케이스는 가능한 한 견고하게 제작되어야 하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러 차례 재연마가 가능하도록 충분한 두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투자 중심의 사고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나 역시 항상 그러한 기준으로 시계를 선택해왔다. 독일 워치메이커 스테판 쿠도케 쿠도케 1 로즈 골드 쿠도케 2 로즈 골드 독일 워치메이커 스테판 쿠도케 “시계 제작에서 골드는 문화를 상징한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수 세기 동안 골드는 영속성, 가치, 그리고 존엄성을 의미해왔다. 전통적인 오트 오를로제리에서 골드가 중요한 작품을 위한 선호 소재로 자리해온 이유 역시 희소성뿐 아니라 뛰어난 가공성이다. 나에게 골드는 무엇보다 ‘온기와 생명력’을 의미한다. 스틸이 기술적인 인상을 준다면 플래티넘은 차갑고 묵직한 감각을 전달한다. 반면 골드는 유기적이다. 빛을 부드럽고 서정적인 방식으로 반사한다. 특히 핸드 인그레이빙이나 스켈레톤 구조의 작품에서는 다른 어떤 소재로도 구현하기 어려운 깊이감을 낸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나를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전통성과 가변성의 결합이다. 골드는 매우 섬세한 인그레이빙과 다양한 표면 마감을 가능하게 한다. 수공예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나에게 이는 필수 요소다. 골드는 결코 관용적이지 않은 소재다. 모든 선과 폴리싱, 에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빛에 매우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현미경 아래에서 골드로 제작한 핸드 인그레이빙 다이얼이나 밸런스 브리지를 보면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조각 작품을 마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감성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골드는 품격 있게 노화한다. 파티나를 형성하면서도 그 본질적 성격을 결코 잃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개인적으로 로즈 골드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로즈 골드는 따뜻한 온기를 지니며, 전통적인 마감 기법과도 매우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인그레이빙과 클래식한 형태를 강조하면서도 과도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매력이 있다. 특히 정교하게 장식한 무브먼트와 결합했을 때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다. 옐로 골드는 클래식 워치메이킹을 상징하는 가장 역사적인 소재다. 반면 화이트 골드는 보다 절제된 인상을 주며, 현대적이고 약간 더 기술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그러나 나에게 로즈 골드는 역사성과 현대적 미학 사이에서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골드는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계는 단지 소재만으로 설득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 골드는 무브먼트의 구조, 설계적 아키텍처, 그리고 장인 정신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그것들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나는 특히 다음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 케이스의 비례 • 다이얼과 무브먼트 사이의 조화 • 표면 마감의 대비(폴리싱, 새틴 마감, 인그레이빙) • 빛이 에지와 베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골드는 모든 결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소재다. 그렇기에 제작의 정밀도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수작업으로 제작된 부품의 경우 모든 선은 명확한 의도와 함께 완성해야 한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첫째, 소재의 가치보다 본질적인 완성도를 우선할 것. 골드라는 소재만으로 위대한 시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브먼트의 품질과 구조, 마감, 그리고 독창성이다. 둘째, 진정성. 디자인이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가? 소재가 의미 있게 사용되었는가, 아니면 과시적 요소에 불과한가? 셋째, 장기적인 감정적 연결성. 골드 시계는 스틸 시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착용된다. 보다 개인적이고, 보다 친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 시계는 10년, 혹은 20년 후에도 여전히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남아 있을 것인가?” 진정으로 위대한 골드 시계는 결코 과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조용한 주권, 즉 절제된 품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점이야말로 수집가가 추구해야 할 가치다.
- [인터뷰] 시계 역사학자 및 2025 GPHG 심사위원 피에르-이브 돈제. 골드 워치와 클록, 그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GMT KOREA〉는 오늘날 골드 소재의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 시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 골드 골드 시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때로는 사람들이 그 어떤 소재나 보석보다 골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클래식한 전통성과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적 가치, 그리고 태양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빛에 매료되어 흔히 말하는 ‘시대를 초월한 감성’에 빠져들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사와 시계사에서 골드라는 소재를 설명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인체 친화적이고 장식적 미학 측면에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과거 왕실을 비롯해 권위와 상징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수집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계 산업에서도 워치메이커, 시계 전문가, 그리고 경제학자에게 골드는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는 소재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의 수집가들에게 골드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금값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연간 상승세를 보이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국제 정세의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금을 장기적인 안전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금에 대한 수요가 쉽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흐름은 시계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시계를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온 수집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성향의 수집가들은 앞으로 시계에 포함된 금의 함량과 종류,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물론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적 예술성으로 완성된 골드 시계의 가치는 앞서 언급한 금 가격의 변동과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수집을 올바르게 이어가는 방법은 투자가치에만 있지 않다. 시간이 흘러도 그 의미가 개인에게 변하지 않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지 살펴본다면 가격의 등락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산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앞으로 골드 시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GMT KOREA〉 팀은 금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 주목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덴마크 등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와 시계 전문가에게 ‘골드 워치’에 대한 개인적인 통찰을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때로는 하락하는 금 시세에 휩쓸려 단순한 투자 전략으로 시계를 구입하기보다, 골드 시계를 대하는 올바른 수집 철학을 이들을 통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이들이 들려주는 조언 역시 함께 담았으니 참고한다면 좋은 방향이 될 것이다. 시계 역사학자 및 2025 GPHG 심사위원 피에르-이브 돈제. “골드 시계는 오랜 시간 지속되도록 만든 물건이며, 세대를 초월해 이어질 수 있는 대상이다.” 최근 골드의 투자 가치에 대한 관심과 논의 역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시계 산업 측면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스위스 시계 수출 통계는 최근 골드 시계 구매 증가의 역사적 맥락을 분명히 보여준다. 장기적으로 볼 때, 골드 및 플래티넘 시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였다. 1945년에는 전체 시계 수출 가치의 8%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39%에 이르렀다. 1980년대는 옐로 골드 시계가 특히 큰 인기를 누린 시기였다. 당시 골드 및 플래티넘 시계의 비중은 39%에 달했다. 시장은 전통적 엘리트 계층의 세련됨을 표현하는 절제된 우아함의 제품에서, 국제적인 젯셋 문화를 상징하는 보다 과시적인 골드 시계로 이동했다. 이 시기에 롤렉스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1979년 폴로 모델을 출시한 피아제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골드 시계의 인기는 1990년대에 다소 감소했지만 2000년 이후 다시 회복했다. 따라서 2020년 이후 골드 가격 상승으로 골드 시계 판매가 증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 흐름의 일부로 이해해야 한다. 골드는 세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가치가 인정되어온 소재다. 개인적으로 골드 시계의 가치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골드는 무엇보다도 부의 표현이다. 골드에 대한 태도는 구매자의 개인적 성향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크고 눈에 잘 띄는 골드 시계를 통해 자신의 성공과 사회적 지위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1993년, 한 스위스 언론인은 미국의 전형적인 롤렉스 고객을 ‘손목 위에서 250g의 골드를 느끼고 과시하길 좋아하는 50대 남성’으로 풍자한 바 있다. 한편 다른 이들에게 골드 시계는 안전한 투자 자산을 의미한다. 중고 시계 시장에서 시계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불확실할 수 있지만, 골드는 그 자체로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대 워치메이킹에서 골드의 의미와 역할은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다고 보나? 일부 사용자에게 골드는 여전히 확실한 가치를 지닌 선택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시계 브랜드들은 골드를 보다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골드 합금을 개발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롤렉스는 2005년 오이스터 시계를 위해 에버로즈 핑크 골드를 개발했다. 위블로는 2012년 옐로 골드와 세라믹을 결합해 스크래치에 강한 ‘매직 골드’를 선보였다. 오메가는 2012년 세드나 핑크 골드와 2019년 문샤인 옐로 골드를 개발했다. 오메가는 문샤인 골드가 ‘짙은 푸른 하늘 속에서 빛나는 달빛’에서 영감받았다고 설명하며, 이는 나사(NASA)와의 협업 및 우주 탐사라는 브랜드 서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또 오데마 피게는 2024년 새로운 옐로 골드 합금인 샌드 골드를 적용한 로열 오크를 선보였다. 이러한 혁신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럭셔리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어떻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소재의 독창성은 기술적 의미뿐 아니라 브랜드의 서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모든 사례는 오늘날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골드라는 소재 자체가 아니라, 각 브랜드가 이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해석하고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에 통합하는가의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11월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와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시계 산업과 그 역사적, 비즈니스적 발전을 연구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골드가 국가와 문화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인식되고 평가되는지에 있어 차이를 관찰한 적이 있나? 내가 관찰한 가장 큰 차이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개인의 부를 어떻게 드러내는가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미국과 중국처럼 부를 표현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국가와, 절제와 신중함이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일본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골드 시계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라는 사회적 인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소비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보다 개인적 만족과 내면적 가치에 기반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특정한 골드가 있나? 여러 가지 이유로 론진의 플래그십 헤리티지를 매우 좋아한다. 먼저, 이 시계의 일관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전통적인 기계식 무브먼트와 컴플리케이션을 갖추었으며, 옐로 골드 케이스와 블랙 레더 스트랩이 조화를 이루는 클래식한 미학을 지니고 있다. 또 이 시계가 지닌 감정적 의미 역시 매우 중요하다. 나의 고향은 론진 공장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일본에서 20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지금도 이 시계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상기시킨다. 이 시계는 약 15년 전 론진의 전 CEO 발터 폰 케넬(Walter von Känel)이 도쿄에서 주최한 행사에 나를 연사로 초청했을 때 선물로 받은 것이다. 따라서 이 시계는 개인적인 여정과 기억을 담고 있는 특별한 존재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골드는 무엇을 의미하나? 또 앞으로 골드 시계가 워치메이킹과 수집 문화 속에서 어떤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나에게 골드는 물론 재정적 가치와 미래 세대를 위한 장기적 투자 자산을 의미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매우 중요한 감정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시계를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 이상의 존재로 만든다. 골드 시계는 오랜 시간 지속되도록 만든 물건이며, 세대를 초월해 이어질 수 있는 대상이다. 모든 것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골드 시계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가치와 영속적인 의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골드 시계는 수집가들에게 깊은 매력으로 다가가며, 앞으로도 워치메이킹과 수집 문화 속에서 중요한 상징적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인터뷰] MB&F와 프랭크 부흐발트, 빛으로 확장된 기계적 상상력
MB&F와 프랭크 부흐발트, 빛으로 확장된 기계적 상상력 관습을 넘어선 상상력으로 기계와 빛, 예술의 연결성을 확장해 온 MB&F와 프랭크 부흐발트가 M.A.D. 갤러리 15주년을 맞아 ‘기계적 태양’이라는 상징적 오브제로 그들의 철학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프랭크 부흐발트 새로운 것을 대중에게 제안하기 위해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작가의 독보적인 열정이 있어야 한다. 기존 규칙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오롤로지컬 머신’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만든 MB&F와, 빛·공학·예술을 하나로 묶어 창작물을 선보이는 독일 인테리어 아티스트 프랭크 부흐발트(Frank Buchwald)는 그들만의 독특한 키네틱 아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랭크 부흐발트는 시계와 함께 예술 작품들을 선보이는 실험적 공간이었던, 의구심이 가득했던 M.A.D. 갤러리에 참여했던 초기 아티스트 협력자 중 하나다. 이들의 작품은 주변 공간까지 변화시키는 힘이 있으며, 끊임없는 수작업으로 완성해 많은 이들이 인정하지 않았던 영역을 공감할 수 있도록 확장했고, 현재 이 콘셉트는 제네바를 넘어 두바이로 확장되어 타이베이, 싱가포르, 파리, 베벌리힐스, 멘로파크 등지에서 ‘MB&F 랩스’라는 형태로도 운영되고 있다. 올해 M.A.D. 갤러리는 1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메종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프랭크 부흐발트를 초청해 협업을 진행했다. 프랭크는 구형 전구를 감싸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LED 링을 통해 ‘기계적 태양’을 구현한 조형 조명 ‘ML15 헬리오스(ML15 Helios)’를 선보였으며, 이는 그의 머신 라이트(Machine Lights) 시리즈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15점 한정 생산되며, 스테인리스 스틸과 브라스로 수작업 제작된 이 오브제는 링 라이트와 블루 디퓨저를 통해 빛을 조형 요소로 활용하고, 가변적인 각도 조절과 노출된 기계 구조를 통해 움직임과 구조미를 강조하며, 예술과 엔지니어링, 워치메이킹을 연결하는 상징적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팀은 이 특별한 협업에 대한 의미와 15주년 기념 협업작으로 그가 전하고 싶었던 상징적 철학은 무엇이었는지 직접 물어보았다. ML15 헬리오스 조명 디자인 작업은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나는 평생 기계와 기계 시스템에 매료되어 왔다. 처음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시작했고 이후에는 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일했지만, 나의 관심은 언제나 기계의 논리와 미학, 그 형태와 비례, 그리고 내부의 질서로 향해 있었다. 이러한 매혹은 자연스럽게 나를 조명 디자인으로 이끌었다. 그곳에서는 구조, 기계성, 그리고 시각적 존재감이 하나의 집중된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오브제들에 빛을 도입하는 일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기계가 단순한 물리적 형태를 넘어 소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빛은 구조물에 생명감을 부여하고 깊이를 만들어내며, 주변 공간까지 변화시킨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실험들은 곧 ‘머신 라이트’로 발전했다. 우선적으로는 기계적 조각으로 존재하고, 그다음으로 빛을 발하는 오브제가 된 것이다. 처음 MB&F와 협업하기로 결정했을 때, 어떤 철학과 확신이 이 프로젝트에 함께하도록 이끌었나? 사실 막시밀리안 뷔서(Maximilian Büsser)로부터 처음 연락이 왔다. 그는 온라인에서 나의 작업을 발견했고, 내가 ‘머신 라이트’를 통해 하고 있던 작업과 MB&F의 철학 사이에 어떤 연결성이 있다고 느꼈다.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기계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곧 분명해졌다. 두 경우 모두에서 기계성은 단지 기능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표현과 상상력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내가 MB&F에서 특히 흥미롭게 느낀 점은 바로 이 생각이었다. 기계적 오브제를 기술 장치를 넘어서는 존재로 다루는 태도 말이다. MB&F의 오롤로지컬 머신은 엔지니어링과 조각의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것은 내가 작업을 사고하는 방식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이 협업은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MB&F의 어떤 면이 가장 큰 예술적 영감을 제공하나?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MB&F의 두려움 없는 호기심이다. MB&F는 기계성을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바라본다. 브랜드의 기계들은 순수하게 기계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개성을 지니고 있다. 장인정신의 엄격함과 상상력의 자유를 결합한 그 조합은 바로 나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원동력이다. 그것은 구조물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시적일 수 있고, 기능적이면서도 표현적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M.A.D. 갤러리의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강조하고자 했던 핵심 요소는 무엇이었나? 이번 기념 작품인 ‘ML15 헬리오스’를 위해 나는 강렬하고도 임팩트를 지닌 오브제를 만들고자 했다. 주변 공간을 단번에 규정해 버리는 무언가를 말이다. 기계적인 태양이라는 아이디어가 중심 이미지가 되었다. 빛을 발하는 중심핵이 있고 그 주위를 구조적 요소들이 둘러싸며, 마치 구축된 에너지 장처럼 바깥으로 방사되는 형태다. 기존 ‘머신 라이트’ 작품의 원칙에 충실한 것도 중요했다. 명확하고 건축적인 구조, 그리고 드러나는 기계성이 있어야 했다. 아무것도 숨겨져 있지 않는다. 구조 그 자체가 오브제의 스토리가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ML15 헬리오스’는 조각적 오브제이자 기계이기도 하다. 구조적으로는 정밀하지만,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에서는 매우 표현적이다. 새로운 작품이 ‘태양’과 ‘응시하는 눈’을 상징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설명해 줄 수 있나? ‘태양’은 아마도 우리 세계에서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와 방향성의 원천일 것이다.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을 구조화하는 바로 그 원리를 상징한다. ‘응시하는 눈’은 구체와 그를 둘러싼 링의 기하학에서 비롯되며, 마치 자신의 환경을 관찰하는 듯한 미묘하면서도 거의 지각 능력을 지닌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러한 모호함이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랐다. ‘ML15 헬리오스’는 하나의 우주적 상징일 수도 있고, 정밀한 기기일 수도 있으며, 혹은 관람자를 인식하고 있는 듯한 공간 속의 존재일 수도 있다. 보편적 원형과 친밀한 관찰 사이의 이러한 긴장감이 바로 이 작품의 핵심적인 성격이다. ‘빛으로 시간을 표현한다’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나? 시계는 시간을 분할한다. 시간을 측정하고 코드화한다. 반면 빛은 시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변화시킨다. 그것은 측정이라기보다 하나의 경험에 가깝다. 빛을 통해 순간은 분위기를 획득하고, 공간은 변화하며, 흘러가는 시간의 리듬은 보다 감성적인 방식으로 감지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ML15 헬리오스’는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시간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담아내고 방 안에서 그것을 체감 가능하게 만들며, 순간의 흐름에 대해 성찰하도록 초대한다. 기계적 오브제를 예술 작품으로 전환할 때 어떤 해석과 조형적 노력을 추구하나? 나에게 가장 중요한 단계는 기계의 내부 논리와 구조를 드러내는 일이다. 구조의 기하학과 각 부품이 서로 맺는 관계가 곧 조형적 언어가 된다. 구조 그 자체가 표현이 되는 것이다. 구조가 가시화되고 일관성을 갖추게 되면, 기계는 비로소 조각적 존재감을 획득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기계적 본성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무언가를 전달하기 시작한다. MB&F와의 협업 과정에서 특히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순간이나 경험이 있었나? 막시밀리안 뷔서가 처음 나의 베를린 작업실을 방문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의 스튜디오는 세련되게 정돈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디어가 물질적 형태를 갖추게 되는 실험실과도 같은 곳이다. 그가 이 공간에 즉각적인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같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바로 과정의 가치, 그리고 손과 기계, 상상력 사이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독립 아티스트로서 혼자 작업할 때와 MB&F와 협업할 때의 창작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사실 나의 창작 과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조를 통해 오브제를 발전시키고 실험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형태를 정제해 나가는 방식은 독립적으로 작업하든 협업 안에서 작업하든 동일하다. MB&F와의 작업이 특별한 이유는 이러한 독립성이 이해되고 존중된다는 점에 있다. 나는 나의 작업을 미리 정해진 틀에 맞추기 위해 초대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아이디어와 독창성을 가져오기 위해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로 초대된다. 물론 대화는 오간다. 나는 팀원들과 막시밀리안 뷔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울림을 줄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과정의 본질은 여전히 내 것이다. 바로 그 자유가 오히려 이 협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다. 창작 작업의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영감은 정밀하면서도 숨겨진 시성을 품고 있는 기계, 기계 시스템, 그리고 산업적 형태들에서 온다. 때로는 하나의 기술적 디테일에서, 때로는 단순한 구조적 원리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이러한 파편들은 점차 공학적으로 설계된 듯하면서도 살아 있는 느낌을 지닌 하나의 오브제로 발전해 간다. 나는 정밀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면서도 어떤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에 매료된다. 그것들은 서서히 논리와 존재감, 엔지니어링과 예술 사이의 공간을 점유하는 작품으로 진화해 간다. MB&F와의 협업을 통해 개인적으로 일관되게 지켜오고자 한 철학이나 장기적인 비전이 있나? 협업 전반에 걸쳐 변함없이 유지된 하나의 생각이 있다. 그것은 기계가 단순한 엔지니어링의 산물을 넘어선다는 믿음이다. 기계는 인간이 기술과 맺는 관계에 대해 보다 깊은 무엇인가를 드러낼 수 있다.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기계가 인상과 성격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호기심과 감정, 그리고 미묘한 자각의 감각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워치메이킹과 나의 작업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둘 다 기계에 영혼을 부여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 몽블랑, 기록의 도구에서 컬렉션의 대상으로
서명과 기록의 순간에 사용하는 필기구는 쓰는 사람의 습관과 흔적을 남긴다. 몽블랑은 이러한 쓰기 문화를 상징하는 브랜드다. 100년 넘게 이어진 마이스터스튁과 문화 예술계 인물을 기념하는 컬렉터 라인을 통해 몽블랑은 필기구를 수집 대상으로 확장해왔다. Blue Nude III(1952) 마티스 말년의 컷아웃 연작 ‘블루 누드’ 중 하나로, 단순한 색면과 유기적인 형태로 인체를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 bpk/ CNAC-MNAM / image Centre Pompidou, MNAM-CCI 마스터 오브 아트 오마주 투 앙리 마티스 노트 & 잉크 세트 그의 작품 세계를 반영한 레드·블루·그린, 3색 잉크 세트 마스터 오브 아트 오마주 투 앙리 마티스 리미티드 에디션 888 ‘루마니아풍의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에서 영감받은 모델. 배럴에 자수 모티브를 반영했으며, Au750 골드 닙을 ‘Large Face(Mask)’ 드로잉으로 장식했다. / 마스터 오브 아트 오마주 투 앙리 마티스 리미티드 에디션 4810 색채의 혁신가 앙리 마티스에게 헌정한 2026년 모델로 컷아웃 작품에서 때론 블루와 화이트 디자인이 특징, 4810피스 한정 제작 마스터 오브 아트 오마주 투 앙리 마티스 리미티드 에디션 161 타히티 여행에서 영감받은 모델. 스털링 실버 캡과 코코볼로 원목 배럴, 파우아 셸 엠블럼이 특징이다. 색채와 형태, 마티스를 펜으로 옮기다 1992년부터 2022년까지 30여 년 동안 이어진 문화 예술 후원자(Patron of Art) 컬렉션은 예술가의 창작을 지원하고 그 유산을 오늘까지 이어온 역사 속 후원자들을 기념해왔다. 2023년 후원자에서 창작자로의 시선을 옮기며 마스터 오브 아트(Masters of Art) 컬렉션이 탄생했다. 2023년 이후 이 컬렉션은 해마다 1명의 예술 거장에게 헌정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 고흐, 클림트, 르누아르에 이어 2026년에는 마스터 오브 아트 오마주 투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 출시되었다. 앙리 마티스는 색채와 형태의 단순화를 통해 20세기 회화의 시각 언어를 새롭게 정의한 작가다. 강렬한 색면과 유기적 형태는 야수파를 대표하는 특징이 되었고, 말년에는 종이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작업으로 또 다른 조형 세계를 열었다. 몽블랑은 이러한 마티스의 작품 세계를 펜의 구조와 장식 디테일로 표현했다. 필기구의 실루엣은 마티스의 유기적인 조각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고, 클립은 컷아웃 작품 ‘한 다발(The Sheaf)’의 모티브를 반영했다. 대표 모델 마스터 오브 아트 오마주 투 앙리 마티스 리미티드 에디션 4810은 ‘푸른 누드 III(Blue Nude III)’의 실루엣을 블루와 화이트 래커로 구현했고, 에디션 888은 ‘루마니아풍의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The Romanian Blouse)’의 색채와 자수 장식을 재해석했다. 에디션 161은 타히티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스털링 실버 캡과 코코볼로 원목 배럴을 사용했다. 각각의 에디션은 마티스가 평생 탐구했던 질문, 색채와 형태로 감각을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에 대한 몽블랑의 해석을 필기구로 출시했다. 몽블랑 하우스, 쓰기 문화의 아카이브 몽블랑은 2022년 함부르크 본사 인근에 몽블랑 하우스(Montblanc Haus)를 개관했다. 이곳은 자필 기록과 필기 문화, 그리고 브랜드의 장인 정신을 소개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몽블랑 필기구 패키지를 오마주한 긴 직사각 형태의 건물 파사드에는 몽블랑산의 실루엣과 화이트 스타 엠블럼을 담았다. 내부는 자필 기록, 장인 정신, 희소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아우르는 상설 전시로 구성된다. 핵심 섹션인 ‘The Mark Making’에는 헤밍웨이, 아인슈타인, 프리다 칼로, 비틀스 등 인류 문화사에 흔적을 남긴 30여 명의 친필 유산이 있다. 이곳에는 유일한 한국인으로 단색화의 거장 고 박서보 화백이 아내에게 1961년 파리에서 보낸 엽서와 60년이 지난 2021년 서울에서 보낸 엽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그는 1970년대 알래스카 공항에서 처음 몽블랑 펜을 구입한 이후 오랫동안 몽블랑 만년필을 수집해온 컬렉터로 알려져 있다. 매일 밤 일기를 쓰고 중요한 서명에는 반드시 만년필을 사용했다. 프랑스어 écriture, 즉 ‘쓰기’로 번역되는 박서보 화백의 묘법은 선을 반복적으로 긋고 지우며 시간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그는 닙이 종이를 스치며 남기는 획에는 쓰는 사람의 성격과 태도가 드러난다고 믿었다. 수집은 그 믿음의 연장이었다. 이렇듯 몽블랑 하우스는 펜 자체가 아니라, 펜으로 남겨진 기록의 공간이다. 100년을 이어온 마이스터스튁 독일 북서부 엘베강을 따라 거대한 항만과 붉은 벽돌 창고가 이어지는 도시, 함부르크는 오랫동안 유럽 무역을 이끌어온 도시다. 한자동맹의 핵심 도시로 성장하며 상업과 금융이 발달했고, 계약과 서명의 문서가 끊임없이 오갔다. 1906년, 이곳에서 창립된 심플로 필러 펜(Simplo Filler Pen Co.)은 안정적인 내장 잉크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상업적 신뢰의 서명 문화는 항구 도시의 무역 환경과 맞물리며 몽블랑이라는 브랜드의 기반이 되었다. 잉크가 새지 않고 글씨가 끊기지 않는 기술은 필기구의 실용성을 높이는 핵심 조건이었다. 1910년 유럽 최고봉 ‘몽블랑’이라는 이름을 채택하며 브랜드는 기술적 기반 위에 상징을 더했다. 이는 최상의 품질 기준에 대한 신념이었다. 1913년 몽블랑의 설산을 형상화한 화이트 스타 엠블럼은 그 기준을 시각화한 심벌이 되었다. 1924년 등장한 마이스터스튁(Meisterstück)은 독일어로 ‘명작’을 뜻한다. 그중 149 모델은 몽블랑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닙에 새겨진 4810은 몽블랑산의 고도를, 3개의 링은 은행가, 엔지니어, 문구 상인인 3명의 창립자를 상징한다. 골드 닙은 필압과 속도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동일한 모델이라도 사용자에 따라 필기감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마이스터스튁은 표준화된 제품인 동시에 개인화된 도구다. 1990년 독일 통일 조약 서명 현장에 마이스터스튁이 있었다. 외교 협약과 주요 계약 체결의 순간에 반복적으로 사용되어온 사실은 마이스터스튁이 신뢰와 완성을 의미한다. 마이스터스튁의 시가형 실루엣은 100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마이스터스튁을 수집한다는 것은 그 100년의 기준이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일이다. 마이스터스튁 컬렉션 몽블랑 필기 문화의 상징적 모델 마이스터스튁의 역사를 보여주는 No.35 세이프티 펜(1924), No.139 피스톤 필러(1937), No.149(1952), No.14 피스톤 필러(1960) 몽블랑 1936년 광고 그래픽 작가 에디션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괴테에게 헌정한 에디션 컬렉터 라인, 한 인물의 시대를 소장하다 몽블랑의 아이코닉 모델이 마이스터스튁이라면, 문화 예술을 기반으로 한 리미티드 컬렉션은 한 시대의 인물과 이야기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1992년 탄생한 작가 에디션(Writers Edition)을 선두로, 수십 개에서 수천 개까지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는 컬렉터 라인은 문화, 예술, 역사적 인물을 오마주하는 시리즈이다. 생산 수량이 제한될수록 희소성은 더욱 높아진다. 작가 에디션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시작으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제인 오스틴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필체, 대표작, 시대적 배경을 디자인에 반영한다. 각 분야의 인류사에 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기념하는 그레이트 캐릭터(Great Characters)는 2009년 마하트마 간디를 시작으로 앤디 워홀, 엔초 페라리, 무하마드 알리 등 문화, 산업, 스포츠의 아이콘을 조명한다. 뮤즈 에디션(Muses Edition)은 메릴린 먼로, 프린세스 그레이스,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여성 아이콘에 헌정된 라인으로, 젬스톤 세팅과 주얼리적 디테일을 강조하며 오브제적 가치에 집중하는 컬렉터를 겨냥한다. 몽블랑의 펜을 구입하는 것은 한 자루의 펜을 사는 일이 아니라, 한 인물의 시대를 소장하는 것이다. 박서보가 아내에게 보낸 엽서 몽블랑 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는, 2021년 서울에서 보낸 박서보의 자필 엽서 그레이트 캐릭터스 오마주 투 퀸 컬렉션 프레디 머큐리에게 헌정된 컬렉션으로, 잉크와 노트 등 라이팅 액세서리로 확장되었다. 작가 에디션 어니스트 헤밍웨이 1992년 출시된 몽블랑 컬렉터 라인의 시작점, 헤밍웨이 헌정 에디션 몽블랑 펜의 수집 가치 만년필 컬렉션은 대부분 개인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드러나지 않음이 오히려 수집의 성격을 보여준다. 과시가 아니라 기준과 취향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시계나 주얼리처럼 착용으로 드러나는 컬렉션과 달리, 만년필 수집은 개인의 안목과 지적 탐구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컬렉터들의 관심은 단순히 희소한 제품을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하나의 펜을 두고 클립의 형태, 배럴 장식의 출처, 닙의 문양, 컬러 조합과 소재의 의미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어떤 컬렉터는 한 자루의 펜에 대해 디자인과 제작 방식, 오마주한 인물과 시대적 배경까지 오랜 시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이해한다. 몽블랑 리미티드 에디션이 수집 대상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경매 시장에서 확인된다. 영국 경매사 드루위츠(Dreweatts)의 2024년 경매에서 스켈레톤 시리즈가 높은 낙찰가에 거래됐다. 2007년 제작된 찰리 채플린 스켈레톤 88은 2만 7,700파운드(4,700만 원)에, 2004년 매지컬 블랙 위도우 스켈레톤 88은 1만 6,380파운드(2,800만 원)에 낙찰됐다. 두 모델은 88개 이하로 제작된 수작업 스켈레톤 구조로, 복잡한 메커니즘과 귀금속 세공이 결합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작가 에디션의 초기 모델도 꾸준한 수요를 보인다. 1992년 초판 헤밍웨이 에디션과 같은 해 출시된 문화 예술 후원자 컬렉션의 로렌초 데 메디치 한정판은 각 2,016파운드(350만 원)와 2,772파운드(480만 원)에 낙찰됐다. 단순히 오래된 제품이어서가 아니라, 서사, 한정 수량, 제작 완성도라는 세 요소가 결합된 모델이라는 점이 가치 형성의 핵심이다. 이러한 컬렉션 시장은 몽블랑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필기구의 의미를 확장해온 전략과도 연결된다. 몽블랑은 작가와 예술가, 산업가와 문화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를 만든 인물들을 펜이라는 형태로 기념해왔다. 그렇게 몽블랑의 컬렉션은 쓰기의 도구라는 기능에서 출발해 인류 문화의 아카이브이자 수집 대상으로 확장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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