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호이어 CEO, 앙투앙 팡과의 인터뷰
- bhyeom
- 16시간 전
- 4분 분량
Interview With Tag Heuer CEO, Antoine Pin
이제 부임한 지 1년여가 된 앙투앙 팡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앙투앙 팡의 명성은 불가리에서 태그호이어로 이어지면서 브랜드 전반을 점검하고, 리테일 수량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과감한 선언 아래 새로운 혁신에 투자하며 태그호이어를 시계업계의 선두 주자로 이끌고 있다. 제네바 리츠 호텔에서 만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태그호이어의 세가지 독점적인 지위에 도전하는 아방가드르 정신을 만났다.

카본 소재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을지.
실리콘, 티타늄, 카본과 다양한 합금까지 시계업계에서는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각기 제조 방식과 처리 방식을 달리하면 다른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소재에 집중한다. 올해 새로운 제품에 적용한 카본은 원하는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우 정밀하고 작은 단위까지 구현할 수 있어, 기존 소재로는 불가능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의 정밀성 덕분에,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성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물리학과 화학적 차원에서의 소재 연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마찰을 줄이고, 에너지를 최적으로 전달하며, 소재의 움직임과 주파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등 모든 요소가 합쳐져 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소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에 TH-카본스프링을 선보였다는 것은 곧 태그호이어가 오랜 시간 수많은 기술적 도전을 추구해왔다는 의미 아닌가?
맞다. 나에게 태그호이어는 언제나 열정의 집합체였다. 브랜드에 대한 열정, 도전에 대한 열정. 이곳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뛰어넘으려는 정신이다. 어제도 팀과 함께 이야기했다. “내일, 모레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은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꿈을 꾸자.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방향을 정하고, 적응하고, 실행하자.” 결국 예외적인 성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실패와 회복,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태그호이어의 철학이자 아방가르드 정신이다.
태그호이어에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우주라는 주제로 까레라 애스트로노머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계기가 있을지.
역사적으로 태그호이어에서도 문페이즈는 늘 다뤄왔지만, 이번에는 디자인 차원에서 완전히 새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전통적으로 작은 창에 금빛 달을 담는 방식이 아니라, 최대한 크게, 가장 명확하게 보이도록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디자인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여기에는 기능 중심, 가독성 중심이라는 태그호이어의 접근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실제로 태그호이어 랩(TAG Heuer LAB)에서 3D 프린팅된 티타늄을 보고 매우 놀랐다. 이곳의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다. 첫째, 인하우스에서 순수한 혁신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카본 헤어스프링은 외부에서 만들었다면 결코 완전한 소유권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독립성을 추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이 생태계 안에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혁신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부와 외부의 교류와 융합이 있어야 창의성이 발휘된다. 어제도 우리는 새로운 합금을 발견했다. 다른 산업에서 사용하는 소재인데, 스틸보다 가볍고 티타늄보다 단단한 물질을 시계에 어떻게 적용할지 많은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태그호이어 랩에 기대하는 것은 이러한 도전적 사고방식이자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치 놀이터와 같다. 시계를 탁자에 내리쳐도 부서지지 않는 상상을 해보고, 그로부터 디자인적으로 전혀 새로운 시계를 만들어내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곳이다. 어제도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우리는 숨 쉬듯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 바로 이것이 랩에 담긴 의미이고, 앞으로 우리가 계속 이어가야 할 방향이다.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선보인 신제품 모두 각 50피스 한정이고, TH-카본스프링을 장착했다. 앞으로 전 라인업으로 확장할 계획인지.
시계 제작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과도하게 야심 차게 접근하면 그 본질을 놓칠 수도 있다. 이번 스프링은 개념 검증에만 10년이 걸렸다. 이제 소량 생산을 시작했고,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앞으로는 생산량, 비용, 인증 등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 목표는 우선 모든 상위 라인에 효과적으로 TH-카본스프링을 장착하는 방향이다.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계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나는 두 가지 질문이 핵심이라고 본다. 첫째, 워치메이킹처럼 구조적으로 무겁고 복잡한 조직이 어떻게 하면 민첩하고 유연하게 변화의 파도에 적응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계 산업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스위스에서 시계를 만들고, 매뉴팩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부티크를 운영한다. 따라서 가볍지 않다. 순수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헤비급 플레이어’다. 수많은 직원과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거대한 조직이 수많은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을까? 이는 작은 브랜드들에는 쉬운 문제일 수 있지만, 큰 브랜드에는 훨씬 더 어려운 과제다.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집중해서 이를 돌파하려 한다.
둘째, 소매업체, 비즈니스 파트너, 공급업체, 브랜드까지 포함한 전체 산업 공동체의 연대와 보호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연대(solidarity)’의 힘은 매우 중요하다.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려는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사실 이 산업은 오랫동안 연대의 힘으로 유지되어왔다. 나는 이번 행사 같은 순간이 바로 그 연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제네바 워치 데이즈는 회사가 아니라 ‘협회’의 형태로 운영된다. 여러 브랜드와 파트너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가는 행사다. 이는 우리가 여전히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한국에 직접 진출하며 6월에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때때로 ‘우리는 카이로스(Kairos)의 브랜드다’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스어로 카이로스는 진실의 순간, 계시의 순간을 의미한다. 이번 행사는 바로 그런 계승과 계시의 기회였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시점이 되었고, 이번 행사는 그 전환을 알리는 자리였다. 그래서 대규모로 이벤트를 개최해 한국 시장 전체에 태그호이어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자 했다.
앞으로 5년 동안 태그호이어가 가장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라고 보는지?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시장’보다 ‘철학’이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특별한 여정의 동반자로 이끄는 것. 비범함의 여정에 동참시키는 철학과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새로운 광고, 디자인, 뛰어난 선수와의 협업, 혁신적인 제품, 이 모든 것이 사람들에게 미소와 흥분을 안겨준다. 오늘날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욕망을 잃어간다. 우리 역할은 그 욕망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성취, 발전, 퍼포먼스, 스피드, 타임키핑 같은 가치와 함께 사람들을 다시 꿈꾸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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