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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워치메이커 신 오노

    일본 워치메이커 신 오노(Shin Ohno) 길을 걸으며 들리는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들린다면, 그는 아마도 천재라 불리는 작곡가일 것이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고요한 산과 숲 속에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자연의 움직임과 소리를 예술 작품으로 옮기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뛰어난 워치메이커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천재 중의 천재라 불리는 인물들이 있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브랜드를 열기 전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이가 있는가 하면,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만의 경지를 개척하며 론칭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이도 있다. 2026년 F.P.Journe 영 탤런트 컴페티션 우승자로 선정된 일본의 워치메이커 신 오노(Shin Ohno) 는 이 두 유형을 모두 아우르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워치메이킹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확고한 소명을 발견했으며, 동시대의 뛰어난 워치메이커들을 등대 삼아 자신만의 기술을 갈고 닦아왔다. 나가노의 겨울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탁상시계로 전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그는 이제 자신의 브랜드와 함께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려 한다. 천재이자 노력형인 차세대 워치메이커 신 오노의 철학과 비전에 귀 기울여보자. 신 오노가 마이클 테이(Michael Tay)와 프랑수아-폴 주른(François-Paul Journe)으로부터 수상하는 모습. 어릴 때부터 시계 제작에 매료되었다고 들었다. 이를 진지하게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한 시점은 언제였으며,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시계 제작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은 15세 무렵 일본의 독립 시계 제작자 마사히로 키쿠노(Masahiro Kikuno)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접하면서부터였다. 본래 일본의 전통 기계 인형인 카라쿠리(からくり)의 정교한 메커니즘에 깊은 흥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의 작품을 본 순간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이야말로 그러한 장인정신이 궁극적으로 진화한 형태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같은 세대의 일본인 워치메이커 노리후미 세키(Norifumi Seki)가 2020년 영 탤런트 컴페티션에서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동세대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는 모습은 내게 깊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나 역시 같은 도전에 나서야겠다는 열망이 비로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2026 F.P.Journe 영 탤런트 컴페티션 수상을 축하한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었다고 들었는데, 지난 1년 동안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했는지 궁금하다. 두 번째 도전을 준비한 1년 동안 창작 콘셉트의 심화와 사용자 경험의 정교함, 두 가지에 집중했다. 이전 출품작도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특정 풍경을 재현하는 데 머물렀고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초점이 흐릿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시각적 재현을 넘어 '고요함과 평온함'이라는 주제를 탐구하고자 했으며, 그 고요한 정적을 모든 디테일에 녹여내기 위해 끊임없이 다듬었다. 그리고 이전 작품이 미적 표현을 우선시한 나머지 실제 착용자의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람이 시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디자인과 복잡한 기능들이 하나의 일관된 목적 아래 통합되어 착용자의 경험을 진정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수상작인 '후유게시키(Fuyu-Geshiki)'에 대해 자세히 소개 부탁한다. 나가노의 겨울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어떤 생각과 의도를 표현하고자 했나? 집 근처 산길을 걷다 작은 개울 앞에 멈춰 서 이를 바라보게 되었다. 맑게 흐르는 물과 그 조용한 존재감 속에서 형용하기 어려운 평온함을 느꼈고, 마치 영원히 바라보고 싶다는 감정이 밀려왔다. 그 순간 이 풍경을 시계 안에 재현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일었다. 언제든 손에 들거나 책상 위에 두었을 때 같은 평온함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눈 덮인 풍경 속 개울은 겉으로는 단순하고 정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잡한 흐름과 소리, 바람과 새소리가 공존한다. 나는 바로 이 '표면적인 단순함'과 '내면의 복잡함'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평온함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대비를 작품 안에 구현하고자 했다. 케이스와 브리지에는 차분한 외관과 마감을 적용하되 그 내부에서 움직이는 기어와 투르비용, 소네리 메커니즘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도록 설계한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다. 시간을 소리로 표현하는 타종 메커니즘은 워치메이킹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러한 복잡한 기능들을 하나의 작품에 통합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나 철학이 있었나? 앞서 말씀드린 이유 외에도 독립 워치메이커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시험하기 위해 이러한 큰 도전이 필요했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대회 출품 자체가 목표였기에 기능적인 부분에서 일부 타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품 그 자체만을 목표로 삼으면 과정이 즐거움이 아닌 고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타협으로 만들어진 작품에는 진정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택하고 끝까지 나의 비전에 충실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었다. 신 오노가 직접 설계한 후유-게시키(Fuyu-Geshiki) 총 395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후유게시키(Fuyu-Geshiki)는 그랑드 소네리, 프티트 소네리) 쿼터 리피터, 그리고 투르비용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작품의 제작 과정 전체가 일본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68개의 루비, 11개의 볼 베어링, 크리스털, 3개의 메인스프링, 그리고 헤어스프링을 제외한 모든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으며, 베이스 무브먼트 역시 사용하지 않았다. 현재 넓은 아파트의 가장 큰 방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아래층 주민을 배려해 작업 중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주로 데스크톱 CNC 머신과 워치메이커용 선반을 활용한다. 설계부터 제작, 최종 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완성하는 것이 나만의 방식이다. 그렇게 해야만 "이것은 내가 만든 작품이다"라고 진심을 담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무브먼트나 부품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나의 철학에 맞지 않으며, 모든 부품에 내 나름의 해석과 디자인을 담아 독창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큰 어려움은 가공 정밀도와 차임, 두 가지였다. 센터 휠에는 아워 스네일, 쿼터 스네일, 서프라이즈 피스, 스타 휠 등 10개가 넘는 부품이 하나의 축 위에 적층되는 구조를 사용했는데, 처음에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각 부품에서 발생한 미세한 오차들이 누적되며 큰 문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부품의 제조 공정을 처음부터 재검토했고, 수많은 개선 끝에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작동을 구현할 수 있었다. 차임의 경우, 해머의 움직임과 공(gong)의 장착 방식, 형상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다. 책상 위에서 완벽하다고 느낀 소리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순간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경우도 많았다. 다양한 소재와 형상, 장착 방식을 조합하며 끝없는 시행착오를 반복했고 지금도 이상적인 음향을 위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회중시계이자 소형 데스크 클록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특별히 이러한 형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나의 목표는 이 시계가 놓이는 모든 공간을 평온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집 안의 사적인 공간이든, 바쁜 사무실 책상 위든, 이 시계가 나가노의 고요한 풍경을 함께 데려가기를 바랐다. 어디든 휴대할 수 있고 스스로 세워지는 순간 그 공간의 풍경 일부가 된다. 손목시계가 가진 극단적인 제약에서 벗어난 덕분에 완벽한 소형화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 결과 각 부품의 형태와 배치를 훨씬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었다. 모든 부품이 하나의 표현 수단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자유로움 덕분이다. 68개의 루비, 11개의 볼 베어링, 크리스털, 3개의 메인스프링, 그리고 헤어스프링을 제외한 모든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으며, 베이스 무브먼트 역시 사용하지 않았다. 나가노의 겨울 풍경 평소에도 주변 환경에서 많은 영감을 얻나? 그렇다. 산을 걷거나 하이킹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가노에는 가미코치(Kamikochi)를 비롯해 풍부한 자연환경이 펼쳐져 있으며, 계절마다 변화하는 풍경 덕분에 아무리 탐험해도 질리지 않다. 자연 속을 걸으며 마주하는 깊은 평온함은 종종 새로운 창작의 영감으로 이어지며, 실제로 이번 작품의 콘셉트 역시 신슈(Shinshu)의 겨울 풍경 속을 걷던 중 떠오른 것이었다. 내게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삶의 필수적인 일부이자 워치메이킹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특별히 존경하거나 영향을 받은 워치메이커 혹은 예술가가 있나? 솔직히 말하면 나의 작품이 특정 워치메이커나 예술 작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언제나 자연, 특히 나가노의 풍경이다. 눈 덮인 산의 정적이나 개울의 복잡한 흐름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창작 에너지를 얻는다. 굳이 영향을 꼽자면 카라쿠리 인형과 같은 전통 기계장치에서 볼 수 있는 기계공학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일 것이다. 또한 마사히로 키쿠노는 특정 스타일을 모방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 독립 워치메이커라는 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내게 처음으로 보여준 인물이다. 그의 작품 자체보다도 타협 없는 장인정신에 자신의 영혼을 쏟아붓는 철학을 깊이 존경한다. 현재의 직장을 떠나 독립 워치메이커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고 들었다. 앞으로 어떤 방향의 워치메이킹을 추구하고 싶은가? 앞으로도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시계를 계속 만들어 가고 싶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추구했던 '단순함과 복잡함의 공존'이라는 철학을 중심에 두고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후유게시키는 그 비전을 표현한 하나의 방식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빛의 움직임, 시간의 흐름, 나가노 풍경 속에 존재하는 깊은 정적과 같은 자연의 다양한 요소들을 탐구하며, 그 순간들을 기계 예술로 번역해 나가고자 한다. 당신처럼 워치메이커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는 아직도 워치메이커로서 여정을 이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전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다. 절대 타협하지 마라. 타협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결국 작품에서 즐거움을 빼앗아 간다.

  • [인터뷰] 워치메이커 레미 쿨스

    독립 시계 제작의 본질은 실험정신과 장인정신의 교차점에서 시작된다. 레미 쿨스는 그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프랑스 시계 제작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워치메이커다. Rémy Cools 레미 쿨스 한 오랜 수집가가 말하길 그가 독립 시계 브랜드를 그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의 진취적인 실험정신이라고 한다. 그는 워치메이커의 진가를 미리 알아보고 그들의 초기 도전에 기꺼이 동참하며 함께 성장하길 원한다. 레미 쿨스의 가치는 이미 2018년 F.P.Journe 영 탤런트 컴페티션과 2024년 GPHG 오롤로지컬 레벌레이션 상을 수상하며 증명되었지만, 프랑스 워치메이킹의 황금기를 이어갈 젊은 ‘천재형’ 시계 제작자로 여겨지고 있다. 10대에 한 워치메이커의 작업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그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 학교 중 하나인 모르토(Morteau)의 리세 에드가 포르 시계학교에서 수학했다.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작업실을 시작했다. 400년이 넘는 프랑스 시계 제작의 유산을 탐구하며, 그 정신을 장인정신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하는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들에는 전형적인 프랑스적 영향이 짙게 드러난다. 레미 쿨스는 자신을 브레게의 계보 위에 놓고 있으며, 이러한 철학은 디자인 전반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는 브리지와 메인플레이트를 직접 제작하고 수작업으로 마감한다. 레미 쿨스가 처음 판매한 시계는 ‘투르비용 수브스크립션’으로, 40mm 케이스의 손목시계였다. 그리고 2024년, 그는 생산 모델인 ‘투르비용 아틀리에’를 선보였다. 더 작고, 더 얇으며, 착용성이 크게 개선된 이 모델은 그의 스쿨 워치 졸업작을 가장 완성도 높게 발전시킨 시계라 할 수 있다. 12시 서브 다이얼과 6시 투르비용 구성은 유지하되, 다이얼은 한층 간결해졌다. 인그레이빙을 제거하고 브리지와 투르비용을 다이얼 안쪽으로 깊게 배치했다. 두께는 이전보다 3mm 얇아져 총 12mm에 불과하지만 충분한 입체감을 유지한다. 케이스는 39mm로 축소되어 비율도 개선됐다. 6시 방향 서스펜디드 투르비용은 직경 13.2mm로, 깊이감 있는 구조를 강조한다. 메인플레이트는 로즈 골드 톤의 살몬 컬러 또는 옐로우 골드로 표현되며, 그레인 마감이 적용된다. 케이스는 스틸에서 플래티넘으로 변경됐다. 구조적으로는 이중 덮개를 제거하고 얇은 크라운을 적용했으며, 배럴을 12시로 이동시켜 다층 플레이트 구조 속에서 가독성과 입체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덕분에 투르비용 하부 구조까지 드러나는 점도 특징이다. 레미 쿨스의 아틀리에는 프랑스 안시 호수 인근에 위치하며, 제네바에서 기차로 가까운 거리다. 레미 쿨스 투르비용 아틀리에 옐로 골드 다이얼 레미 쿨스 투르비용 아틀리에 옐로 골드 다이얼 지름 39mm 케이스 플래티넘 소재 무브먼트 약 50시간 파워리저브, 2.5Hz 진동 다이얼 옐로 골드 및 로즈 골드 플레이트 기능 시, 분, 투르비용 레미 쿨스 투르비용 아틀리에 로즈 골드 다이얼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나는 레미 쿨스라고 한다. 29세이며 독립 워치메이킹 아틀리에 ‘REMY COOLS’를 이끌고 있는 워치메이커다. 팀은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간 12점의 하이엔드 시계를 제작하고 있다. 15세에 모르토의 리세 에드가 포르에 진학해 시계 제작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는지? 시계 제작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 분야에 대한 확신과 재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교적 빠르게 이해하고 익힐 수 있었고, 그것은 운명과도 같은 타고난 능력이라 생각했다. 이후 나는 이 재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학업 기간 동안 가능한 한 많은 훈련과 경험을 쌓았다. 재능은 훈련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프랑스 최고의 시계 제작 견습생에게 수여되는 국가 메달을 수상했다. 그렇다. 14세라는 어린 나이에 ‘프랑스 최고 장인(Meilleurs Ouvriers de France)’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첫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이는 내게 시계 제작을 이어갈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고, 이 여정을 향한 열정과 미래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경험은 지금까지도 나의 작업을 지탱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남아 있다. 2018년에 ‘메카니카 템푸스 팡뒬레 투르비용(Mechanica Tempus Pendulette Tourbillon)’으로 F.P.Journe 영 탤런트 상을 받았다. 이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나? 전문 심사위원과 마스터 워치메이커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큰 영광이다. 이 상은 스스로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동시에 더 나은 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동기부여를 강하게 느끼게 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의 작업에 있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준을 높이고자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독립 워크숍을 설립하게 된 계기와, 첫 작품으로 투르비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2019년, 21세의 나이에 브랜드를 설립하고 직접 시계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독립 워치메이커가 되겠다는 꿈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고, 그것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동시에 큰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느꼈다. 나 자신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의 시작이었다. 투르비용은 내게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 컴플리케이션을 사랑했을 뿐 아니라 첫 작품을 통해 나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온전히 드러내고 싶었다. 또한 특정 인물이나 작품보다는 18세기에서 19세기 프랑스 시계 제작의 황금기에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그 계보에 속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 그 전통 위에서 나만의 해석을 더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자 했다. ‘투르비용 아틀리에(Tourbillon Atelier)’로 2024 GPHG 오롤로지컬 레벌레이션 상을 수상했다. 그렇다. 몇 년 전만 해도 관람객으로 GPHG를 찾았던 내가 이제는 수상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감격스러웠다.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며 그 시간을 떠올렸고, 내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투르비용 아틀리에’의 레이아웃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무엇인가? 나는 항상 대칭과 단순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나의 시계 안에 과도한 요소를 담기보다는 본질에 집중한 절제된 구성을 지향한다. 단순함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디자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함을 쉽게 여기지만 실제로는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미학이다.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고수한다고 들었다.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휠, 라쳇 휠, 핸즈 등 많은 부품은 전통적인 기계로 제작한다. 나는 이러한 노하우와 ‘손의 지능’이라 부르는 감각, 즉 오랜 경험과 반복을 통해 손에 체득된 감각과 기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CNC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연간 10점 이상의 시계를 제작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CNC로 기본 부품을 가공한 후 모든 부품을 수작업으로 마감한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항상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 기술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착용했을 때 명확한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며,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강한 DNA를 가진 시계를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로 영감을 받는 인물이나 아티스트가 있나? 프랑스의 최고급 자동차 제조사 부가티의 설계자이자 설립자인 에토레 부가티는 나에게 큰 영감의 원천이다. 그는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당대 가장 우아하면서도 강력한 엔진을 만든 엔지니어였다. 또한 원하는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그의 철학 역시 나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앞으로 시계 제작을 이어가며 반드시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과 팀과 함께 매일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어가는 기쁨이다. 이 두 가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지키고 싶은 가치다. 향후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현재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는 쓰리 핸즈 워치로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더 큰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어 이를 통해 더 높은 수준의 독립성과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 덜어낼수록 빛나는 가치, 리차드 밀 RM 55-01 매뉴얼 와인딩

    리차드 밀의 새로운 RM 55-01 매뉴얼 와인딩을 처음 마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세기 현대 건축의 방향을 바꾼 건축가 미스 반데어로에의 명언 ‘less is more’다. 더하기보다 덜어내고, 채우기보다 비워내는 것에 대한 현대적인 철학이 리차드 밀의 세계관을 관통한다.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사이즈 37.95 X 10.75 X 47.33mm 무브먼트 칼리버 RMUL4, 약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타임 온리(time only)의 귀환 리차드 밀은 초경량 투르비용과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같은 고도화된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가능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왔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쉽게 완성할 수 없는, 브랜드 고유의 소재와 기술력으로 독보적인 시계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 신제품 RM 55-01을 통해 타임 온리라는 시간 표시의 본질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계업계도 최근 몇 년간 타임 온리라는, 결국 시간을 읽는 도구로서 시계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절제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살아 있는 워치메이킹의 거장 필립 듀포의 타임 온리 워치인 심플리시티(Simplicity)가 본류이고, F.P. Journe의 크로노메트르에 더해 올해 파텍 필립이 노틸러스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타임 온리 한정판을 공개하면서 이 기류를 이어나간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심플한 타임 온리 워치의 제작 공정은 놀라울 정도로 까다로워 소량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시간 표시를 더 정교하게, 실제 착용성을 더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 제작한다는 워치메이킹의 분명한 목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단 3개의 핸즈로 시, 분, 초를 표시하는 것이 전부지만, 시계 그 자체의 미학적, 기계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과 피니싱을 담아내기에 웨이팅 기간이 가장 긴 시계이자, 컬렉터블 피스로 각광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리차드 밀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시간 표시 기능의 시계임에도 RM 55-01이 브랜드 고유의 기계적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 위해 쏟은 노력은 고도화된 기술을 담은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 모델을 제작하는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리차드 밀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사이즈 37.95 X 10.75 X 47.33mm 무브먼트 칼리버 RMUL4, 약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RM 055에서 RM 55-01로 이어지는 무브먼트의 계보 RM 55-01을 이해하기 위해 칼리버의 계보를 떠올려야 한다. RM 55-01의 무브먼트 칼리버 RMUL4의 ‘UL’은 ‘울트라 라이트(Ultra Light)’의 약자로, 2012년 골퍼 부바 왓슨(Bubba Watson)과 함께한 RM 055에 탑재한 칼리버 RMUL2의 현대적 진화형이다. 이미 이 시기에 실제 골프의 임팩트 순간을 위해 500g 이상의 중력가속도를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추었다. 이후 RMUL3는 2014년 출시한 테니스 레전드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을 위한 RM 35-01 모델에 적용한 바 있다. 이 계보의 무브먼트는 꾸준히 진화해왔고, 역사적인 컬렉션에 장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해당 부바 왓슨과 라파엘 나달 컬렉션은 옥션에서 상당한 금액에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리차드 밀은 RMUL4를 통해 브랜드의 스포츠 퍼포먼스 DNA를 계승한 무브먼트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스켈레톤 메커니즘, 초경량 퍼포먼스 기술 자체가 중심이 되는 울트라 라이트 칼리버를 RM 55-01에 담아낸 것이다. 기존 리차드 밀 라인업 RM 011, RM 025, RM 50-03 같은 모델이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GMT 기능 등 기술적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역량을 증명했다면, RM 55-01은 반대의 논리로 같은 질문에 대답한다. 최고의 워치메이킹 브랜드에서 시, 분, 초만 표시하는 순수한 타임 온리 구성의 시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오히려 더 정교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않은 것이다. RM 55-01은 리차드 밀이 오랫동안 다양한 컬렉션을 통해 추구해온 극한의 스켈레톤화와 경량 소재 철학을 중심으로, 보다 실용적인 데일리 워치로서의 가능성을 동시에 탐구하는 모델이다. 군더더기 없이 본질만 남기면 모든 기술적 결함은 숨을 곳이 없어지기에 이 투명한 무브먼트의 움직임은 완벽함을 조용히 표현한다. RM 55-01 매뉴얼 와인딩 화이트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화이트 쿼츠 TPTⓇ 사이즈 37.95 X 10.75 X 47.33mm 무브먼트 칼리버 RMUL4, 약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5g 미만의 초경량 무브먼트, 무게가 지워지고 기술이 남다 RM 55-01의 새로운 칼리버 RMUL4는 수동 와인딩 방식의 스켈레톤 무브먼트로 무게가 5g 미만에 불과하다. 매뉴얼 와인딩을 차용해 로터를 배제함으로써 무브먼트는 더 높은 투과성을 확보한다. 스켈레톤 워치임에도 극단적으로 최소한의 구조만 남겼다. 브리지도 최소화했다. 빛이 기어 트레인 사이를 자유롭게 통과하고, 메커니즘의 레이어가 브랜드의 예민함을 담아냈다. 리차드 밀 특유의 토노형 케이스 실루엣을 따르면서도, 두께는 10.75mm로 이 시계가 손목 위에서 얼마나 낮은 포지션을 유지하는지 말해준다. 미니멀리즘이 시각을 넘어 착용감으로 이어지는 리차드 밀만의 실용성을 완성했다. 이 경량성의 일등 공신은 단연 리차드 밀이 반복적으로 선택하고 독자적으로 가공하는 5등급 티타늄이다. 항공 우주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이 소재는 높은 강도와 내식성을 유지하면서도 스틸 대비 현저히 가볍다. 5등급 티타늄의 높은 경도는 절삭 공정에서부터 난제를 안긴다. 리차드 밀의 엄격한 기준과 맞물려, 가공 과정의 모든 단계가 극도의 정밀도를 요구한다. 스켈레톤 처리한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리지는 구조적 저항력을 최적화하기 위해 집중적인 검증 테스트를 거친 결과물이다. 베이스 플레이트에는 마이크로블라스트, 샌딩, 블랙 PVD 코팅을 적용하고, 브리지는 샌딩과 함께 타이탈릿Ⓡ(TitalytⓇ) 처리해 각기 다른 표면 질감을 통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탈릿Ⓡ 처리는 내식성과 내마모성을 크게 향상시키기에 초경량 스켈레톤 구조에 내구성을 더했다. 기계적 정밀함에 수작업의 터치를 담아낸 것이다. 더블 배럴과 프리 스프렁 밸런스, 에너지의 최적화 RM 55-01의 에너지 시스템은 더블 배럴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2개의 배럴로 저장 에너지를 분산시킴으로써 토크의 균등성을 높이고, 베어링과 피벗에 가해지는 마찰을 줄인다. 더 빠른 회전 속도는 기어 트레인 전반의 마찰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더 부드럽고 일정한 에너지 전달이 이루어진다. 이는 4Hz(28,800vph)로 진동하는 가변 관성 프리 스프렁 밸런스로 전달된다. 전통적인 레귤레이터 인덱스 방식과 달리, 이 밸런스는 4개의 미세 조정 가능한 추(adjustable weights)를 사용해 관성을 조율한다. 밸런스 휠의 관성을 조정함으로써 충격 대응에 보다 효과적이며, 미세하고 반복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케이싱 링 대신 티타늄 나사로 고정한 섀시 마운팅 러버에 무브먼트를 직접 장착하는 방식도 리차드 밀 고유의 기술력이다. 포뮬러 1 레이싱카의 설계 철학처럼, 섀시와 엔진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방식을 RM 55-01 전반에 적용했다. 베젤의 폴리싱 처리와 새틴 마감 미들 케이스, 마이크로블라스트 처리한 4개의 티타늄 스플라인 스크루, 마이크로블라스트 및 로듐 도금 처리한 핸즈. 티타늄, 카본 파이버, 스틸을 결합한 4단 구조의 플랜지 위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핸즈는 서로 다른 소재가 만들어내는 입체적 질감의 대비를 이룬다. 초경량 칼리버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디테일을 더한 것이다. 파워 리저브는 약 55시간에 달해 일상생활에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세 가지 소재, 케이스가 완성하는 리듬과 착용감RM 55-01은 카본 TPTⓇ, 화이트 쿼츠 TPTⓇ, 그레이 쿼츠 TPTⓇ의 세 가지 케이스 버전으로 출시했다. 리차드 밀이 개발한 소재 중 브랜드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된 TPT는 ‘Thin Ply Technology’의 약자로, 30미크론 두께의 초박형 탄소(카본) 또는 실리카(쿼츠) 섬유 레이어를 수지로 결합하고 압축한 뒤 가공해 만든 소재다. 단단하고 가벼우면서도 케이스마다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패턴 덕분에 모든 제품은 유니크 피스가 되는데, 이렇듯 카본 TPTⓇ와 쿼츠 TPTⓇ 소재를 하이엔드 워치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은 리차드 밀이 시계업계의 룰을 바꾼 신화적 시도이기도 하다. 리차드 밀의 37.95 × 47.33mm 토노형 케이스는 수치상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카본 TPTⓇ와 쿼츠 TPTⓇ 케이스는 손목의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감기도록 가볍고 정교하게 설계해, 착용자의 신체에 유기적으로 밀착된다. 브리지는 케이스 안에서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고, 손목 위에서 무게를 거의 의식하지 못할 만큼 가볍다. 이러한 초경량 구조 뒤에는 충격, 마모, 부식에 대한 인상적인 저항력이 숨어 있다. 가볍다는 것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RM 55-01 소재와 마감 모두로 증명한다. 리차드 밀의 새로운 RM 55-01 컬렉션은 복잡함을 넘어 극도의 심플함으로 정밀한 기계 예술을 담아냈기에, 시계의 본질에 집중하는 워치 컬렉터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까르띠에 매뉴팩처, 까르띠에의 본질

    간혹 기분 좋은 하루가 길게 펼쳐질 때가 있다. 라 쇼드퐁에 까르띠에를 더하고 예술과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덧붙이게 된 날을 지금 여기에 기록한다. 시계가 예술이 되는 여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다. 완벽하게 복원한 17세기 베른 스타일의 농가에 위치한 메종 데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 평소에는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워치메이킹이 이루어지던,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역사의 산실이다. 장인들의 작업에 필요한 충분한 채광을 위해 일부 리모델링이 진행되었다. 라 쇼드퐁,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의 산실 워치스 & 원더스 페어 마지막 날, 가벼운 웃음이 끊이지 않는 기분 좋은 분위기의 일행과 함께 짧은 여행을 시작했다. 차 안을 채우는 부드러운 목소리의 대화는 마치 배경음악처럼 제네바에서 뇌샤텔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제법 잘 어울렸다. 고전소설에 나올 법한 시계 마을, 라 쇼드퐁(La Chaux-de-Fonds)에 위치한 매뉴팩처와 메종 데 메티에 다르(Maison des Métiers d’Art)가 오늘의 목적지다. 전 세계에 시계의 고장으로 명성을 높인 라 쇼드퐁은 아름답고 한적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1년 개관한 까르띠에 매뉴팩처와 2014년 시작한 메종 데 메티에 다르는 한 부지에 위치한다. 과거 부유한 가문의 농가 주택 일부였던 목조 건물에 리셉션이 자리한다. 이 브랜드에서 일한 지 곧 20여 년이 된다며 활짝 웃는 투어 담당자는 오랜 경력만큼 이 장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부터 트레디셔널 워치, 하이 주얼리 작품까지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의 산실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올해 페어 기간 동안 첫선을 보인 까르띠에의 새로운 컬렉션 중 무엇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에 대한 이야기(크래쉬, 산토스 뒤몽, 미스트 드 까르띠에 등이 후보에 올랐다)와 언젠가 이 컬렉션들을 소장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잘 구운 페이스트리로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메종 데 메티에 다르로 향했다. 메종 데 메티에 다르 50여 명의 인원이 30여 개가 넘는 특허를 완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2014년부터 메종 데 메티에 다르가 이어온 까르띠에의 정신 자연광이 깊숙이 들어오는 아름다운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로 들어서자마자 운이 좋게도 올해 다시금 프리베 컬렉션으로 선보인, 단 150피스 한정인 크래쉬 워치를 작업하는 순간을 볼 수 있었다. 입체적인 케이스를 피니싱하는 모습이 마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옛 그림처럼 아름다운 작업 풍경은 극도로 체계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보존과 공유, 혁신을 주제로 불의 예술, 금속의 예술, 구성의 예술이라는 영역 아래 장인들의 유산을 보존하는 것이 이 장소의 사명이다. 작업에 열중한 장인들의 작업대 사이로 지금까지 선보였던 까르띠에 워치 작품들이 놓여 있다. 베누아 알롱제를 세팅한 골드 글러브와 다이얼 전체에 물결처럼 흔들리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세르티 바이브런트 블루의 익셉셔널 피스까지, 모두 역사적인 컬렉션이다. 한쪽 벽면에는 영감이 되는 오브제와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 최종 피스가 완성되기까지의 샘플까지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펼쳐두었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크리에이션 데스크인 셈이다. 탄력이 있는 메시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다이아몬드 세팅 케이스의 형태가 변형되는 꾸쌍 워치의 초기 3D 프린터 작업본부터 원재료, 스트랩 디자인의 다양한 버전까지 하나의 아이디어가 완성작이 되는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3D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최대한 실제 완성품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 장인 정신의 품질과 정밀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과 전통적인 노하우는 까르띠에의 창의성을 위한 필수적인 연료다. 무한대에 가까운 다양한 조합 중 가장 창조적인 시계를 만들기 위한 메티에 다르 장인들의 고도의 집중력이 공기를 채운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미스트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골드 브레이슬릿 워치에 탄성 구조를 접목해 체결 장치 없이도 고무줄처럼 쉽게 늘어나 착용하기 편리하다. 이 작품 역시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의 결과물이다. 분절되어 있는 개별 피스의 작업 과정을 하나하나 만져보고 그 구조의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파인 워치메이킹 타임피스를 위한 과정은 워치메이커와 젬세팅 장인이 함께 팀을 이루어 완성한다.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에나멜 페인팅, 머더오브펄 세팅, 나무 소재의 정교한 마키트리까지 다채로운 기법으로 완성한 팬더, 플라워, 이국적인 풍경은 물론 기하학적인 패턴까지 인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결과는 훌륭하다. 메종 데 메티에 다르는 까르띠에의 메티에 다르 컬렉션이 예술품인 이유를 증명하는 장소인 것이다. 오랜 연구를 통해 완성한 2018년 레벨라씨옹 뒨 팬더 워치 다이아몬드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트렘블링 세팅 기법을 극대화한 2023 세르티 바이브런트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워치 꾸쌍 드 까르띠에 워치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모습 완성도 높은 디테일을 위한 까르띠에 매뉴팩처 건너편 빌딩으로 자리를 옮긴다. 워치 매뉴팩처다. 링크와 글라스, 핸즈 생산에 특화된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기계들이 오일을 내뿜으며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가공하고 있다. 바로 탱크 프랑세즈 컬렉션에 사용하는 링크다. 이를 가공하는 기계에 ‘Made in Swiss’ 각인이 선명하다. 새로운 공법의 기계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뿌리부터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근간을 발전시키는 토대라는 것을 살펴보면, 까르띠에 시계 비즈니스의 성장이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발전과 한 궤를 이루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투자를 통해 까르띠에는 스위스 워치메이킹 신에 어두운 곳 없이 불을 밝히고 시계 산업 곳곳에 단비를 내려주는 것이다. 이어서 탱크 프랑세즈 컬렉션의 조립, 케이스 제작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작은 요소까지 장인들의 손을 거쳐 완성되고 있었다. 케이스를 하나하나 광택이 나도록 연마하고, 브레이슬릿을 위한 작은 링크들은 작업대 위에 조립되길 기다리고 있다. 최근 시계업계 전반에 자동화 과정이 많아지는 것에 반해 까르띠에는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집하는 분위기다. 골드 워치가 아닌 스틸 소재 워치 제작 과정임에도 그 공정에는 정성스러움이 깃들어 있다. 이어 독특한 형태의 크래쉬 케이스에 장착할 미네랄 크리스털 다이얼을 만들기 위해 유리 장인이 통제된 공간 안에서 뜨거운 불과 사투하고 있다. 마치 베네치아에서 무라노 글라스를 불에 연마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설명에 따르면 이 미네랄 크리스털 글라스가 잘 완성되었는지는 이를 제작하는 장인의 판단과 노하우가 절대적이라고 한다. 작업에 열중해 글라스를 다양한 각도로 불 위에서 연마하는 여성 장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크래쉬는 물론 똑뛰와 같은 까르띠에만의 독창성이 드러나는 케이스를 위한 글라스는 이러한 수작업을 통해서 완성하는 것이다. 다른 매뉴팩처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의 마술사라는 브랜드 모토에 어울리는 장면이다. 첨단의 매뉴팩처에서 목격한 고전적인 작업 방식은 창의성이라는 재료가 까르띠에의 시공간 안에서 불에 달구어져 예술이 되어가는 과정을 행위예술로 구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브랜드의 역사가 이어지는 복원 아틀리에이어서 복원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복원 전문 장인이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메인 테이블에서는 18K 골드 소재 말 여러 마리가 앞발로 어벤추린 소재의 지구본을 들어 올리는 드라마틱한 구조의 탁상시계를 복원 중이었다. 두께감이 느껴지는 터쿼이즈와 머더오브펄 소재 베이스는 이 작품이 얼마나 진귀한 작품인지 일깨워준다. 지구본 상단을 누르면 지구본의 정중앙이 위아래로 열리며 로마자로 시간을 표시한다. 다양한 소재와 제작 방식을 사용한 시크릿 워치이기에 복원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누군가 지금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된 복원 과정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장인은 화재로 불탄 회중시계를 3년에 걸쳐 거의 모든 요소를 재현한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대를 거쳐 물려받은 작품부터 다양한 사연을 담은 시계들이 이 복원 아틀리에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고 이야기한다. 부품이 없더라도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고증을 거쳐 최선을 다해 복원하는 것이 이 일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메종 데 메티에 다르와 워치 매뉴팩처 투어를 마치고 나니 매뉴팩처 내부의 밝은 레스토랑에 특별한 점심이 준비되어 있었다. 완벽한 차림새로 정성스럽게 서빙하는 까르띠에 샴페인과 아스파라거스 풍미의 애피타이저, 라 쇼드퐁 지역색이 담긴 메인 디시, 파티시에의 창의력이 느껴지는 초콜릿 디저트까지. 매뉴팩처 내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미슐랭에 버금가는 수준의 코스다. 까르띠에 샴페인과 함께하는 식사까지가 이 여정의 완성이라는 투어 담당자의 미소 띤 설명을 들으니 까르띠에의 수준 높은 호스피탤리티는 스위스의 이 깊은 산골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커피 한 잔으로 점심을 마무리하며 이 아름다운 여정에 참여한 모든 분들과 감사함을 나누고 다시 일행과 함께 제네바로 향한다. 매뉴팩처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르 코르뷔지에가 부모님을 위해 지은 초기 건축물에 들러보자는 아이디어를 건축에 조예가 깊은 일행이 제안했고, 모두 흔쾌히 그곳에 들러 아름다운 건축물을 감상했다. 프랑스와 가까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 고장의 창조적인 분위기가 전해진다. 까르띠에의 아름다운 메종 데 메티에 다르를 방문한 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정이다. 조형미에 대한 집착, 이를 완성하기 위한 기술적인 새로운 접근, 전통의 지속을 담보로 하는 미래지향적인 예술 정신까지 담겨 있는 라 쇼드퐁에서의 하루. 까르띠에의 시계에 장인 정신을 더해 예술품으로 만드는 마법이 이곳에 있다.

  • Savoir-Faire의 정신, 까르띠에

    원형 중심의 전통적 시계 디자인에서 벗어나, 탱크, 산토스, 똑뛰 같은 독창적인 케이스 형태를 통해 워치메이킹의 문법을 재구성해온 까르띠에. 기하학적인 형태와 비례의 미학을 추구하며 ‘형태의 워치메이커’로서 메종의 위상을 쌓아왔다. 올해 까르띠에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 유산을 더욱 풍부하고 세심하게 가꾸었다. 물론 이는 독보적인 Savoir-Faire(장인 정신)의 숙련도를 통해 완성한 것이다. 크래쉬 스켈레톤 © Cartier ©Valentin Abad 크래쉬 스켈레톤 사이즈 45.34 X 25.18mm 케이스 플래티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1967 MC 기능 시, 분 스트랩 세미매트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150피스 한정 © Cartier © Julien T. Hamon 까르띠에 크래쉬 1987 런던 피스, 약 29억원에 최고가 경신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까르띠에 프리베(Cartier Privé) 컬렉션의 놀라운 구성은 많은 시계 애호가의 집중을 불러일으켰다. 크래쉬(Crash)를 필두로 탱크 노말(Tank Normale), 똑뛰(Tortue)까지 상징적인 모델을 컬렉션 출시 10주년을 맞아 트리오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탱크 아 기쉐(Tank à Guichets)’의 성공을 이어간다는 맥락에서 더없이 완벽한 스토리다. 여기에 더해 워치스 & 원더스가 끝난 직후인 4월 말, 소더비 홍콩 ‘Important Watches’ 경매에서 ‘런던 제작 까르띠에 크래쉬’ 모델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해, 까르띠에 손목시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까르띠에가 시계 시장에서 얼마나 클래식하며 동시에 트렌디한 브랜드인지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1987년 버전 크래쉬 런던 워치는 단 세 점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종 15,616,000홍콩달러(약 29억원)에 낙찰되었다. 1967년 오리지널의 비율과 조형을 계승한 비대칭 디자인과 기울어진 ‘Cartier London’ 서명, 왜곡된 로마 숫자, 칼리버 841 수동 무브먼트, 블루 처리한 스틸 핸즈가 특징이다. 런던 제작 체제 종료 이후 남아 있는 극소량의 피스로, 단 세 점이라는 희소성과 런던 특유의 실험적 디자인이 만나 까르띠에 시계 중 가장 높은 수집 가치를 지닌 아이콘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올해 선보인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 역시 훗날 시계 역사에서 까르띠에 런던 크래쉬처럼 기억될 확률이 높다. 소량 생산해 기존 로열티가 분명한 소수의 컬렉터들에게 전달되는 프리베 컬렉션의 특징 때문이다. 신제품이라기보다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 탱크 노말, 똑뛰 크로노그래프 모노푸셔, 크래쉬 스켈레톤 © Cartier © Valentin Abad 탱크 노말(L) 사이즈 32.6 X 25.7mm 케이스 플래티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플래티넘 브레이슬릿 똑뛰 크로노그래프 모노푸셔(M) 사이즈 43.7 X 34.8mm 케이스 플래티넘, 약 30m 방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1928 MC 기능 시, 분, 크로노그래프 스트랩 세미매트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매년 주요 아이코닉한 워치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프리베 컬렉션, 그리고 올해 그 안에 담긴 크래쉬와 탱크, 똑뛰라는 구성은 까르띠에 그 자체인 시계 컬렉션인 것은 물론 독창적인 실루엣의 결정판이다. 크래쉬 스켈레톤(Crash Squelette)의 경우 무브먼트 브리지 자체를 스켈레톤 처리해 시간 표시 인덱스 역할까지 하도록 고안한 완전히 새로운 기술적 시도다. 케이스의 왜곡을 따라 인덱스 역시 전체 축이 비틀린 형태임에도 정확히 시간 표시를 한다는 것은 예술과 기술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런던 크래쉬의 초현실주의 감성을 현행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전통적인 워치메이킹 기법인 핸드 해머드 기법을 적용해 독특한 텍스처를 느낄 수 있다. 가장 절제된 디자인 언어의 상징인 탱크 노말(Tank Normale)은 플래티넘이라는 소장 가치 높은 소재로 선보이며 컬렉터블 피스로서 우아함을 드러낸다. 1917년 탱크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디자인으로 완성했고, 매트한 피니싱 덕분에 실물을 착용해보면 언뜻 빈티지 피스처럼 느껴진다. 완벽한 비례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는 것은 크래쉬와 대비되는 면이다. 똑뛰 크로노그래프 모노푸셔(Tortue Chronograph Monopoussoir)는 어떨까. 실제 워치스 & 원더스 까르띠에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1990년대 출시했던 프리베 컬렉션의 골드 소재 똑뛰 워치를 착용한 까르띠에 워치 커뮤니티의 멤버가 있었을 정도로 똑뛰는 소장 가치가 높은 컬렉터블 워치다. 똑뛰의 케이스(거북 형태의 토노형) 디자인 자체가 독창성과 모더니즘을 모두 갖추었기에 현행 모델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여기에 철도 레일 스타일의 미닛 트랙을 더해 1920~1930년대 고전 크로노그래프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다. XII 인덱스를 확대해 까르띠에가 추구하는 균형의 미학을 어떻게 정교하게 구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43.7 × 34.8mm 사이즈, 플래티넘 소재 케이스로 출시했다. 버건디 컬러 인덱스도 아름답다. 산토스 뒤몽 © Cartier © Anaick lejart 산토스 뒤몽 사이즈 43.5 X 31.4mm 케이스 옐로 골드, 약 30m 방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430 MC 기능 시, 분 스트랩 교체 가능한 옐로 골드 브레이슬릿 로드스터 © Cartier @Laure Sée 로드스터 사이즈 47 X 38mm, 두께 10.06mm 케이스 옐로 골드 & 스틸, 스틸, 옐로 골드, 약 100m 방수 무브먼트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1847 MC 기능 시, 분, 초, 날짜 스트랩 교체 가능한 옐로 골드 & 스틸, 스틸, 옐로 골드, 스틸 브레이슬릿, 그레이, 네이비, 다크 그레이 앨리게이터 세컨드 가죽 스트랩 산토스 뒤몽과 로드스터, 아이콘의 재해석과 진화 까르띠에의 워치 컬렉션은 시대마다 새롭게 정의되는 브랜드의 기반이자 자산이다. 올해 선보인 산토스와 로드스터의 변화 컬렉션 구성은 왜 까르띠에가 시계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산토스 뒤몽은 초기 손목시계의 탄생과 직결된 모델로, 기능적 필요에서 출발한 디자인이 어떻게 미학으로 발전하는지 보여준다. 기존 컬렉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케이스와 잘 어울리는 유연한 브레이슬릿과 새로운 다이얼 구성, 그리고 정교하게 다듬은 디테일은 클래식 아이템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시계 애호가의 미묘하지만 강력한 요구를 정확히 이해한 결과물이다. 특히 하드 스톤 다이얼과 같은 소재의 활용은 산토스의 전통적인 이미지에 새로운 깊이를 더한다. 오리지널 디자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색채와 질감의 변화를 통해 시각적 경험을 확장한다.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의 감각에 맞게 조율하는 까르띠에의 방식이다. 로드스터는 보다 역동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형 케이스와 일체형 구조는 속도감과 유려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연결 구조를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 착용감이 뛰어나다. 인체 공학적 설계를 통해 손목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는 구조를 구현해, 디자인과 기능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했다. 이는 스타일링 요소를 넘어,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접근으로 최근 시계업계에서 가장 집중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결국 산토스와 로드스터는 까르띠에의 철학을 공유한다. 형태와 가치는 이어가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현대적인 시계 애호가들의 니즈와 브랜드의 가치를 적절하게 조화하는 웨어러블한 워치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비전을 갖춘 컬렉션이다. 미스트 드 까르띠에 © Cartier © Valentin Abad 미스트 드 까르띠에 사이즈 19.7 X 15.4mm 케이스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다이아몬드 & 화이트 골드, 약 30m 방수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 블랙 래커, 다이아몬드 & 화이트 골드 브레이슬릿 베누아 © Cartier ©Anaïck Lejart 베누아 사이즈 24.6 X 19.3mm 케이스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옐로 골드 케이스, 약 30m 방수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옐로 골드 뱅글 주얼러의 워치, 베누아와 미스트 드 까르띠에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의 또 다른 축은 뛰어난 주얼러로서 까르띠에의 위상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베누아와 미스트 드 까르띠에는 이 관계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컬렉션이다. 베누아는 타원형 케이스라는 조형적인 형태에서 출발해 고전이 되었고, 더 이상 변주가 필요 없을 듯 보일 정도로 잘 알려진 컬렉션이다. 그럼에도 까르띠에는 이번 신작에서는 ‘클루 드 파리’ 모티브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표면을 구축한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반에 적용한 입체적인 클루 드 파리 패턴은 빛의 반사를 극대화하고, 시계를 하나의 조각처럼 보이게 만든다. 표면의 질감이 형태와 만나 시계의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면서 아트 피스로 거듭났다. 이는 까르띠에가 주얼리에서 발전시켜온 기술을 워치메이킹으로 확장한 결과다. 분명히 형태는 기존 베누아 뱅글과 동일하지만 실제 착용감과 시각적인 자극, 텍스처는 완전히 다르다. 미스트 드 까르띠에는 보다 극적인 표현을 보여준다. 까르띠에 메티에 다르 공방에서 블랙 래커와 골드 소재의 극명한 콘트라스트를 구현해, 시계 이전에 하이 주얼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조형적인 구조, 그리고 다이아몬드 스노 세팅 기법을 적용해 워치스 & 원더스 2026의 중심 컬렉션으로 회자되었다. 다이얼과 케이스, 브레이슬릿이 하나의 연속된 구조로 이어져 체결 부위 없이 늘리는 방식으로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데, 기존의 다른 주얼리나 워치에서 보지 못한 사용자를 배려한 애티튜드다. 베누아의 창의적인 변화와 미스트 드 까르띠에의 장인 정신이 이루어낸 높은 완성도는 까르띠에가 오랫동안 구축해온 주얼리와 워치를 모두 진지하게 다루는 ‘메종’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똑뛰 워치 © Cartier @ Laure Sée 똑뛰 워치 사이즈 33.4 X 26.7mm, 26.1 X 20.9mm 케이스 다이아몬드 & 로듐 도금 화이트 골드, 약 30m 방수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네이비 블루 앨리게이터 가죽 똑뛰, 까르띠에의 본질을 담은 창조적인 베이스 까르띠에의 똑뛰는 원형도 사각형도 아닌 독특한 균형의 미학을 이루며, 까르띠에가 추구하는 순수함과 장식성 사이의 ‘형태의 자유’를 상징한다. 물론 완벽한 비례감과 대담한 표현법이기에 더 엄격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올해 새롭게 변화한 똑뛰는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피스도 함께 선보이며 집중도를 높였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존 모델보다 더 얇아졌다는 것. 러그의 곡선을 더욱 유연하게 손목 위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고안해, 다시 한번 착용감에 집중한다. 블랙 로만 인덱스와 미닛 레일 트랙, 블루 스틸 핸즈까지 기본적으로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형태의 순수함을 강조했기에 데일리 워치 후보로 고려할 가치가 있다. 가장 클래식한 골드 모델 이외에도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케이스를 통해 풍성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완성도가 뛰어난 이 형태가 팔레트가 되어 기요셰 패턴, 에나멜, 그리고 젬스톤 세팅의 아름다움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모델은 26.1 × 20.9mm로 출시한 똑뛰 미니. 손목 위 주얼리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해 1920년대 까르띠에 빈티지 워치를 연상시킨다.

  • [Watches & Wonders 2026] 닫힌 산업에서 열린 산업으로

    퍼블릭 데이를 통해 대중에게 개방한 팔렉스포, 리치몬트 그룹 중심을 넘어 LVMH 워치 브랜드부터 독립 시계까지 다양한 브랜드 참여, 라이브 방송을 송출하는 디지털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이 신의 판을 바꾸고 있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와 연결되고, 경험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장이 된 워치스 & 원더스의 새로운 챕터를 통해 시계 산업의 미래를 예측해보자. 유통을 넘어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 세계 시계 산업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소수 컬렉터와 유통망 중심으로 움직이던 시장이, 이제는 소비자 직접 참여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시계 산업이 기존 폐쇄적 구조에서 벗어나 개방형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오랫동안 시계 산업은 리테일러와 공식 딜러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유지되어왔다. 브랜드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와 고객 접점은 유통망이 담당하는 구조. 물론 기존 유통 네트워크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일반 소비자의 직접 구매와 리세일 시장은 기존 시장 규모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독립 시계 브랜드들이 선입금을 받는 메이드 투 오더 시스템으로 단일 상품을 100억 이상 판매하고 약 3~5년에 걸쳐 완성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개척했다. 컬렉터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모델은 역설적으로 대형 브랜드까지 전파되고 있다. 물론 서브스크립션의 주문 방식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실물을 보지 않은 채 중간 딜러 없이 디지털 채널의 다이렉트 메시지만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꽤 놀랍다. 여기에 롤렉스 CPO 비즈니스의 확장세를 보면 기존 유통망을 벗어난 소비자 관점의 시장 잠재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워치스 & 원더스는 퍼블릭 데이와 디지털 미디어 관계자 초청을 통해 브랜드가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접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제네바에서 이야기를 나눈 시계 관계자들은 이를 단순한 유통 변화가 아닌 D2C(Direct to Consumer) 구조로의 전환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가 더 이상 중간 채널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 데이터와 경험을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견해다. 과거에는 신제품의 기술력과 희소성이 핵심 경쟁 요소였다면, 이제는 ‘얼마나 매력적인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대중 속으로, 워치스 & 원더스의 변화 워치스 & 원더스의 가장 큰 변화는 ‘접근성’이다. 과거에는 초청받은 인사만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퍼블릭 데이 참여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과 SNS 채널을 통해 신제품 공개를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덕분에 일반 시계 애호가들도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브랜드 전략 역시 대중화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롤렉스, 파텍 필립, 까르띠에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은 기존의 한정된 고객층에서 대상을 확장해 젊은 세대와 신규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 제품 설명과 콘텐츠를 보다 직관적으로 선보인다. 시계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스마트 워치 확산에도 기계식 시계는 투자 자산이자 시인성이 높은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재조명되었다. 특히 한정판 모델과 신작 발표는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끌며, 박람회 자체의 화제성을 높였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도 확대되었다. 인플루언서와 전문 리뷰어가 행사 현장과 신제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과거 업계 내부에 국한됐던 정보가 실시간 콘텐츠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계 산업에 최적화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은 물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디지털 중계, SNS 확산, 일반 관람객 입장 허용 등을 통해 대중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 역대 최대 65개 브랜드 참여, 경험의 장이 되다 행사 규모 확대 역시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올해는 약 65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파텍 필립과 롤렉스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노모스, 오리스 같은 접근성이 뛰어난 다양한 시계 브랜드를 포용하며 시계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산업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한다. 참여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퍼블릭 데이에는 소비자가 실제로 시계를 보고, 착용하고, 브랜드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시계 경험’을 강화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 구축에 나섰다. 까르띠에와 태그호이어 같은 주요 브랜드들은 전시 공간을 단순 진열장이 아닌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구성했다. 영상, 인터랙티브 전시,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효과적이다. 올해 다시 워치스 & 원더스에 출사표를 던진 오데마 피게의 부스는 르 브라슈의 뮤지엄을 고스란히 옮겨 실제 시계를 제작하는 장인들이 설명을 도맡았다. 이를 통해 시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부스를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임에도 자세한 설명과 경험, 심지어 포토 존까지 마련해 팝업 스토어의 형태를 띠도록 완성했다. 방문자가 실시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구성이다. 과거에는 전문 매체와 바이어가 정보를 독점했지만, 이제는 일반 관람객이 직접 콘텐츠 생산자가 되기에 다양한 콘텐츠로 채운 부스 구성은 바이럴에 매우 효과적이다. SNS를 통해 현장 경험이 실시간으로 확산되면서, 브랜드 메시지가 훨씬 빠르고 넓게 퍼진다. 퍼블릭 데이는 사실상 ‘관람객을 미디어로 활용하는 구조’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셈이다. 리치몬트 중심에서 ‘다자 경쟁 구도’로, 판이 바뀌다 이제 워치스 & 원더스는 럭셔리 대기업과 독립 브랜드가 동시에 경쟁하는 ‘글로벌 격전지’로 변모했다. 오데마 피게가 올해 다시 부스에 진입한 것이 이 경향에 확증을 준다. 워치스 & 원더스의 전신은 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로, 리치몬트(Richemont) 그룹이 주도해온 행사다. 초기 구조는 매우 명확했다.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등 리치몬트 산하 브랜드들이 중심이었고, 초청받은 바이어와 미디어만 입장할 수 있는 살롱형 이벤트였다. 국내에서도 소수의 미디어만 초청되었고, 실제 현장에서도 바이어 중심의 행사라는 명확한 기조가 느껴졌다. 이후 바젤월드의 종료, 워치스 & 원더스의 규모 확장에 따라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LVMH의 본격적인 참여다. 태그호이어, 위블로, 제니스, 불가리 등 주요 시계 브랜드가 큰 규모의 부스를 공개하며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했다(물론 해당 브랜드들은 바젤월드 시기에도 LVMH 산하에서 대형 부스를 유지했으나, 이 시기에는 리치몬트 브랜드들과 함께 부스를 운영한 것이 아니기에 지금 워치스 & 원더스에 참여해 완벽히 럭셔리 존으로 진입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LVMH가 럭셔리 비즈니스에 권위를 지닌 기업이라는 점은 많은 변화를 시사한다. LVMH는 해를 거듭하며 단순 참가를 넘어 행사 운영 구조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워치스 & 원더스는 글로벌 럭셔리 기업 간 전략 경쟁의 무대로 발전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구조 변화 못지않게 중요한 흐름은 독립 시계 브랜드의 유입이다. 레페 1839, 아르민 스톰, 모저앤씨 등이 기술력과 디자인 차별화를 앞세워 규모와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대형 그룹 중심 산업’이라는 인식을 깨고, 독립 브랜드와 니치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 브랜드가 경쟁하는, 창의성과 기술 중심의 경쟁 구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 종주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다 브랜드와 미디어, 소비자가 함께하는 워치스 & 원더스. 바이어 위주의 시장에서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 중심 허브로 변화하는 이 박람회를 통해 시계 산업의 향방을 알 수 있다. 현재 시계 산업이 마주한 변화의 본질은 명확하다. ‘권위를 넘어 관계의 시대로’. 폐쇄적이던 럭셔리 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개방성을 강화하면서, 워치스 & 원더스는 글로벌 소비자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 산업이 다양한 변화 속에서 ‘열린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번 살아남을 것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가까운 날 스와치 그룹의 참여까지 이루어진다면 시계 종주국으로서 스위스의 위상을 다시 한번 바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바쉐론 콘스탄틴 매뉴팩처, 메티에 다르-트리뷰트 투 더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

    루브르 박물관과 바쉐론 콘스탄틴, 빅 네임이 완성한 고대의 유산, 메티에 다르-트리뷰트 투 더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Art Tribute to the Great Civilisations) 시리즈를 매뉴팩처에서 만나다. 크리스티앙 셀모니가 매뉴팩처 로비에서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뉴팩처에 모인 시계업계 주요 인사 지난 4월 15일 저녁 6시쯤 워치스 & 원더스 메인 이벤트가 열리는 팔렉스포에서 바쉐론 콘스탄틴의 매뉴팩처로 향했다. 수개월 전 엠바고를 고지받은 비밀스럽고도 중요한 디너 행사다. 어떤 이벤트가 펼쳐질지 전혀 알 수 없는 와중 매뉴팩처에 도착했는데, 시계업계의 주요 인사로 가득한 칵테일 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인상적인 컬러의 슈트를 입은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크리스티앙 셀모니가 참석자들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시계업계의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호딩키>의 벤 클라이머 편집장과 <레볼루션>의 웨이 코 편집장까지 자리했기에, 굉장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워치스 & 원더스 기간 중 다양한 이벤트와 프레젠테이션으로 가장 바쁜 시기임에도 약 80인의 시계업계 주요 인사가 스페셜 디너 이벤트에 기꺼이 참석했고, 글로벌 CEO 로랑 퍼브스(Laurent Perves)의 짧고 간결한 스피치 이후 새로운 타임피스를 착용한 4인의 무용수가 새로운 시리즈에서 영감받은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매뉴팩처의 건축적인 아름다움과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워치, 그리고 전위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며 새로운 시리즈의 예술적 방향성을 예상해볼 수 있었다. 아시리아제국, 파라오 시대의 이집트, 고대 그리스의 황금기, 로마제국의 문명을 다룬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작이다. 글로벌 CEO 로랑 퍼브스(Laurent Perves)의 짧고 간결한 스피치 이후 새로운 타임피스를 착용한 4인의 무용수가 새로운 시리즈 에서 영감받은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집트, 아시리아 제국, 그리스, 로마까지 고대를 탐험하다 이후 로비에 전시된 아름다운 시계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선공개한 메티에 다르-트리뷰트 투 더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Métiers d’Art-Tribute to the Great Civilisations) 시리즈였다. 이 제품은 매뉴팩처 이벤트에서 첫선을 보인 다음 날 엠바고가 해제되며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그 누구보다 먼저 이 시계를 만나본 셈이 되었는데, 실제 시리즈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디자인 자체로 너무나 컬렉터블한 워치라는 점이었다. 이번 시리즈는 루브르 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 고대 이집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등 인류 문명의 상징적인 장면을 다이얼에 구현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디렉터와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졌고, 고대 유물 부서의 주요 작품을 다이얼에 구현했다. BUSTE D’AKHÉNATON 아케나톤의 흉상 Ref. 7620A/000G-H078 TIBRE DE L’ISEUM CAMPENSE 이시스 신전의 티브르 Ref. 7620A/000R-H079 각 타임피스는 조각, 마이크로 모자이크, 에나멜, 인그레이빙 등 아홉 가지 장식 공예 기법을 결합해 하나의 다이얼에 수백 시간에 달하는 장인의 작업이 축적되어 있다. 핸즈 대신 디스크로 시간을 표시하는 인하우스 칼리버 2460 G4/2는 다이얼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확장해 다이얼의 아름다움 속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구현한다. 각 15피스 한정 제품이다.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지닌, 진정한 컬렉터들에게 이 제품이 인도될 것은 분명한 듯하다. 역사적인 의미에서, 또 시각적인 자극으로 가장 인상적인 컬렉션은 이시스 신전의 티베르 타임피스이다. 지난해 로마를 다녀온 영향도 있고 고대사에 대한 가장 대중적인 고장이기에 이해가 더 쉬웠다. 로마의 기원에 대한 은유를 담은 이 다이얼 속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돌보고 있는 로마의 상징과도 같은 암늑대, 로마의 동맥인 티베르강의 기원이 된 대리석 조각상 티베르 신, 이 모든 것이 기원전 27년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이야기라는 것은 가벼운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번 컬렉션에 사용한 부조 기법은 바쉐론 콘스탄틴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기에 더욱 섬세한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모자이크 기법의 디테일은 매우 경이롭다. 하나의 다이얼을 위해 최소 120~220시간이 소요되었다. 식사를 위해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디너 테이블에서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신제품과 지금 처음 만난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전 세계 프레스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는 중동 지역의 혼란으로 비행 스케줄의 어려움을 비롯해 많은 변수가 존재했는데, 이러한 상황을 마치 예측한 듯 문명이라는 주제, 대륙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신제품은 브랜드가 지닌 역사적인 시각과 시계를 통해 다루는 심오한 주제의 깊이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사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지난해 루브르에서 역사적인 작품 라 꿰뜨 뒤 떵()을 선보인 바 있기에 또 한 번 루브르 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규모 있는 시리즈를 공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배경을 듣고 나니, 270여 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오직 시계만 다룬 바쉐론 콘스탄틴이기에 루브르와의 협업에서 보다 근본적인, 인류의 근원을 탐험하는 고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작은 다이얼에 치밀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ATHENA DE VELLETRI 벨레트리의 아테나 Ref. 7620A/000R-H08 LAMASSU DE SARGON II 사르곤 2세의 라마수 Ref. 7620A/000G-H080 많은 이들이 어떤 사물을 컬렉팅하거나 책에 심취하다 보면 보다 근원적인 주제로 향하기 마련이다. 지금 복잡한 현대 사회를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로 고대 문명의 예술성과 건축적 업적에서 기원을 찾는 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탐험 정신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에 고대 문명이란 영감의 화수분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소재와 기원 등을 철저히 파악해 복원에 가까운 방식으로 다이얼을 완성했고, 이 고증은 루브르 박물관의 각 부서 책임자들과 함께했기에 그 가치와 완성도에 대한 진정성은 이 워치가 진정한 ‘작품’으로 불리는 데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론 오랫동안 쌓아온 제작 노하우가 있기에 루브르의 역사학자, 복원가와 수준 높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을 것이다. 무브먼트 뒷면에는 루브르 박물관에 경의를 표하는 모티브가 새겨져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루브르 박물관의 협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더 많은 역사적인 작품이 탄생하길 기원한다.

  • [English Version] Where Does The Value Of Gold Watches And Clocks Come From?

    〈GMT KOREA〉 spoke with watch and clockmakers as well as horological experts from around the world to explore the value of gold as a material today. What comes to mind when you see a gold watch? At times, people are drawn to gold more than to any other material or gemstone. Its classical heritage, the historical value proven across centuries, and its beautiful glow reminiscent of the sun often captivate people, immersing them in what is commonly described as a “timeless” sensibility. In both art history and horological history, gold can be interpreted in many different ways. In particular, it carries strong symbolism from the perspectives of human affinity and decorative aesthetics. For this reason, gold objects were often collected by royal families and those who sought to embody authority and prestige. Within the watch industry as well, gold holds different meanings depending on who is considering it—whether watchmakers, horological specialists, or economists. But what does gold mean to collectors today? Last year, gold prices closed the year after approaching record highs, reflecting one of the strongest annual upward trends in history. As global political instability and inflation concerns continue, the perception of gold as a long-term safe-haven asset has grown even stronger. Although gold prices have fluctuated this year, moving up and down with increasing volatility, the demand for gold is unlikely to fade easily as long as global economic uncertainty and geopolitical tensions remain unresolved. This trend has inevitably influenced the watch industry as well, since many collectors approach watches from an investment perspective. In particular, such collectors will likely pay closer attention to the gold content used in watches, the type of gold alloy, and the intrinsic value embedded in the material itself. That said, the value of a gold watch shaped by a brand’s heritage and the artistry of skilled craftsmanship exists on a very different plane from the fluctuations of the gold market. Collecting cannot be sustained solely through the lens of investment value. If one considers whether a watch’s meaning remains constant over time and whether it resonates with one’s personal direction in life, the rise and fall of prices may ultimately become less important. Yet, in an era when the very concept of assets is rapidly evolving, it may not be easy to determine how we should view gold watches going forward. With this in mind, team turned to watch and clockmakers as well as horological experts from Switzerland, France, Germany, Japan, and Denmark, recognizing that gold is a key material intertwined with the movements of the global economy. We asked them to share their personal insights on gold watches. Rather than purchasing watches merely as an investment strategy driven by sharply rising or falling gold prices, we hope readers will reflect on a more meaningful philosophy of collecting gold watches through the perspectives of these figures. Their advice is also included here and may serve as a valuable guide for collectors seeking the right direction. SYLVAIN BERNERON Founder of a Switzerland-based watch brand “To me, gold can be summarized in two words: nobility and timeless.”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Noble and timeless. These are the two words that come to my mind when I think about gold watches. And this is especially important for a mechanical watch, which will have a very long life span and will need to be maintained, fixed, refurbished, passed on, etc.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At Berneron, we make our movements exclusively in 18k gold for the following reasons: • Strength With a hardness of around 170 Vickers (HV), gold offers ideal structural integrity. • Magnetism Gold is not magnetic by nature, which helps protecting the sensible components in the movement from daily magnetic fields. • Finishing Used by jewelers for centuries, gold is THE material of choice to achieve the highest level of finishing, thanks to its natural depth and luster.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Choosing alloys is a very personal choice, of course. Personally, I use only 3N and 4N tints when it comes to yellow gold, because they look fantastic and also are very durable. I avoid 5N (rose gold) and 6N (red gold) tints because they contain too much copper for my liking, which is prone to corrosion and will change the color of the alloy over time. For white gold, I use only the highest grade Au750-Pd210, which contains 75% of fine gold and 21% of palladium. It is very expensive to work with, but it is the only tint of white gold (unlike Pd125 and Pd150) which doesn't require a rhodium plating on top.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The initial commitment to use a certain type of alloy is the most fundamental choice, in my opinion. It is a crucial decision which dramatically impacts the cost of manufacturing, of course, but when done properly, it creates watches like no others, which look amazing, feel very good on the wrist, and are very durable. A hard decision to make, but worth every penny, in my opinion.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In my opinion, precious metal watches are the hardest to acquire because you need to have the technical knowledge to acquire wisely: I would suggest to start with a dress watch, because they are smaller and thinner, so they need less gold and are more likely to be constructed properly (no drilled pockets inside or construction cheats to diminish the weight of gold used). You need to know the precise alloy used. For me, 18k or Au750 (75% of fine gold on the alloy) is a must because this is where gold can provide its benefits. ALEXIS FRUHAUFF French clockmaker “Gold is not a material that exists to create value. Value follows afterward.”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clockmaking? For me, the most beautiful clocks are those that incorporate a subtle use of gold. A clock is above all a convergence of crafts. The clockmaker gives the breath, the dial maker gives the face. The cabinetmaker gives the architecture, while the bronzesmith gives the presence. It is the meeting of these skills that creates the artwork. It is not the material itself that defines quality, but the work of the hands that shape it. A metal, a wood, an enamel become noble only through the rigor, precision, and intelligence of those who transform them. Gold is not there to create value. It comes afterward. It highlights, reveals, illuminates. It is almost a rule of elegance: When the entire clock is refined down to the smallest detail, gold can be rare. Conversely, it can become a compensation used to conceal an object’s weakness. Gold elevates because it contrasts. It should not dominate. A successful clock is not the one that shines the most, but the one in which each craft expresses itself with accuracy, and where gold simply signs the harmony of the whole. As a modern example, if we briefly move away from gold, we see many pieces that are entirely polished, whether in brass, steel, and so on. Shine can create the illusion of great care, just as gold can be used in a mediocre piece to mask its shortcomings. True nobility comes neither from brilliance nor from the quantity of precious material, but from the coherence and rightness of the whole. In the end, one could conclude that elegance is born from contrast.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Rose gold can be used to manufacture watch wheels, replacing brass or copper-beryllium wheels in more modern timepieces. Thanks to its copper content and the effects of work hardening, meaning the process of strengthening the material by compressing it, rose gold can achieve sufficient hardness to work effectively with polished steel pinions. This results in a good coefficient of friction, very little wear, and above all, no need to gold-plate the wheel, since being made of gold it will not oxidize over time. During machining, one must aim to produce as few chips as possible, carefully collect them all, and use kerosene as a cutting fluid when turning or milling, as gold is a metal that tends to stick to cutting tools. Gold is also used, for example, to make detent springs. It is a ductile and malleable material that also limits wear. It is self-lubricating when paired with steel. Surface treatments can also be applied to watch and clock plates to prevent oxidation. I have read in a book that, in historical horology, certain plates and bridges were gilded, which allowed oil to remain longer in its oil sink through the capillary effect provided by the gilding. Oil management was the primary concern in early horology of that period. Mechanically, gold remains rarely used because it is too expensive and, in most cases, provides very limited mechanical benefits. One may note the bold choice of François-Paul Journe in creating his calibers in rose gold.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clock? One should not choose a clock based on the gold it may contain. More generally, if there is gold, it likely means there are gilt bronzes adorning the clock. One must first assess the quality of the bronzes, examining the finesse and the quality of the chasing work. One can then look at the type of gilding used, particularly the method employed historically before it was banned in France. Mercury gilding is the most beautiful and the most durable over time. It offers the possibility of creating attractive contrasts between matte and polished surfaces, and its color is also highly distinctive. CHRISTIAN LASS Danish watchmaker “Gold expresses layers of history, ritual, and value within the small object of a wristwatch.”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What gold means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Gold is more than a metal, it’s a language. It carries history, ritual, and value in a compact object you can wear. Metallurgically, gold is stable, non-corroding, and highly workable qualities that let us execute fine finishing and delicate shapes when soldering without them. Culturally, it signals quality and importance, but it also communicates a maker’s intention to craft something that is meant to last. Emotionally, gold has warmth and presence on the wrist that changes with light and wear; that interaction between material and human gives the watch its living quality.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Gold is a very nice material to work with, and it gives an amazing result in the end when it’s done right. It’s also a challenging task, and you can quickly lose a lot of money if it goes wrong. Therefore, it makes you focus intensely and demands you are doing your very best in order to succeed.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I tend to favor rose gold for its balance of warmth and versatility, but the choice is context-driven. Rose gold has an organic warmth that goes well with Nordic skin tones and pairs beautifully with both vintage and modern designs. It reads less overtly “precious” than bright yellow gold but keeps a sense of heritage. Another favorite of mine is white gold; it’s clean and contemporary. Our first 30CP was white gold as a tribute to the Danish tradition, which is very clean and understated.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It’s important to think about the relation between material and design. The material must serve the design’s intention, and the design must respect the material’s properties. Practically, that means designing for thicknesses, tolerances, and finishes that suit gold’s softness and malleability. If you want a good result, then the case has to be made from forged material; casting is not a good choice. A casting is internally full of thousands of small holes and is very soft. Also, price is a major consideration. The cost for purchasing and manufacturing the watch case is very high compared to a stainless-steel watch. But when I see and feel the final result, then it’s all worth it.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It’s all a matter of preference. I think it’s most important to go with something that resonates with you as a collector. NAOYA HIDA Founder of a Japanese watch brand “In the simplest sense, gold is the most beautiful and suitable material for creating luxury watches.”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For me, gold is, quite simply, the most beautiful and the most suitable material for crafting luxury watches. I am aware that some people view gold from an investment standpoint, but that perspective does not apply to us. In fact, the current surge in gold prices has become something of a headache for our work. Gold does not corrode under normal conditions and can retain its beauty for an exceptionally long time. Its ideal balance of hardness, weight, and workability is something no other material can offer.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Gold—especially 18K gold—can produce an astonishing variety of colors depending on the metals blended with it. Even within what we simply call “yellow gold,” the spectrum ranges from pale, almost whitish tones to deeper hues with a slight reddish tint. In the case of white gold, there are surprisingly many options as well: one can apply rhodium plating, or instead mix in palladium to achieve a naturally grayish tone without plating. A gold watch—when the right alloy is chosen, thoughtfully designed, and finished through various techniques—possesses a presence that materials like stainless steel or titanium simply cannot replicate. The distinctive weight when held in the hand, the uniquely soft and almost indescribable tactile feel—these qualities create an atmosphere that is truly one of a kind. This is precisely why I find gold so compelling.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I genuinely appreciate all kinds of gold.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The design must be timeless. The case should be constructed as solidly as possible, with enough thickness to allow for proper polishing even many years down the line.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I believe one should choose a model they truly love. It may be far removed from an investment-driven mindset, but that is how I have always approached it myself. STEFAN KUDOKE German watchmaker “In watchmaking, gold symbolizes culture.” What does gold mean as a material in watchmaking? In watchmaking, gold is far more than a precious metal – it is a cultural statement. For centuries, it has stood for permanence, value, and dignity. In classical haute horlogerie, gold has always been the preferred material for important pieces because it is not only precious, but also exceptionally workable. For me, gold represents one thing above all: warmth and vitality. Steel feels technical, platinum feels cool and heavy – gold, by contrast, has an organic presence. It reflects light in a very soft, almost poetic way. Especially in hand-engraved or skeletonized works, it reveals a depth that other materials cannot achieve in the same way. What personally attracts you most about working with gold? What fascinates me most is the combination of tradition and malleability. Gold allows for extremely delicate engraving and a wide variety of surface finishes. For someone like me who places great importance on craftsmanship, this is essential. Gold is never forgiving as a material. Every line, every polish, every edge is fully revealed. At the same time, it responds instantly to light. When I observe a hand-engraved dial or balance bridge made of gold under a microscope, I often feel as if I am looking not at a mechanical component, but at a sculptural work of art. There is also an emotional dimension. Gold ages with dignity. As it develops a patina over time, it never loses its essential character. Do you have a preferred gold alloy? Personally, I have a strong affinity for rose gold. Rose gold possesses a special warmth that harmonizes beautifully with classical finishing. It enhances engravings and traditional forms without becoming dominant. Especially in combination with a finely decorated movement, it creates a very balanced overall impression. Yellow gold is the epitome of classical watchmaking – very historical, very traditional. White gold appears more restrained, more modern, and slightly more technical. But for me, rose gold achieves the perfect balance between history and contemporary aesthetics. What principles are most important when working with gold, and what aspects require particular attention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For me, the most important principle is: gold must never be an end in itself. A watch must not convince solely through its material. Gold should support the construction, the architecture of the movement, and the craftsmanship – not overshadow them. Gold reveals every imperfection immediately. Therefore, precision in execution is crucial. Especially with handcrafted components, every line must be placed with intention.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collectors choosing a gold watch? From a collector’s perspective, I would emphasize three criteria: • Substance over material value: Gold alone does not make a great watch. What matters is the quality of the movement – its construction, finishing, and originality. • Authenticity: Is the design coherent? Is the material used meaningfully? Or is it merely a prestige element? • Long-term emotional connection: A gold watch is worn differently than a steel watch. It is more personal, more intimate. One should ask: Will this watch still speak to me in ten or twenty years? A truly great gold watch is not loud. It possesses a quiet sovereignty – and that is exactly what a collector should look for.

  • [인터뷰]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와의 인터뷰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 군용 시계에 뿌리를 둔 파네라이는 기능성과 미학을 결합하며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공개된 신작들은 메종의 유산을 기반으로 빈티지한 아카이브와 현대적 기술력을 교차시키며 파네라이만의 진화된 방향성을 제시한다. 시계 제조에서 요구되는 명확성, 견고한 기능성,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완성도 높은 균형으로 구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파네라이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군용 시계로서의 기술적 신뢰도는 물론, ‘파네라이 쉐입’으로 대변하는 독보적인 형태적 정체성을 구축하며 시계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역사 깊은 브랜드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파네라이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 빈티지 무드의 감성을 자극하는 구성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군사적 유산에서 피어난 기능적 철학 파네라이는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군사적 기원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왕립 해군을 위한 전문 도구 시계 제작에서 출발해 브랜드의 기틀을 다졌다.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Jérôme Cavadini)는 유산과 혁신을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며, 가독성·방수 성능·견고함·긴 작동 시간과 같은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현대적 기술과 소재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군용 장비에서 비롯된 ‘기능 우선(Function-first)’ 철학은 디자인과 기술 전반에 깊이 반영되어 있으며,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이나 신소재를 도입하더라도 직관적 사용성과 실전 성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으며, 구조적 혁신을 통해 구현한 긴 파워리저브와 높은 에너지 효율은 올해의 노벨티 라인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1960년대의 상징적인 레퍼런스 Ref. 6152/1에서 영감을 받아 핸드와인딩 방식의 루미노르 시리즈로 재해석된 이번 컬렉션은 PAM01731, 좌측 크라운을 적용한 데스트로(Destro) PAM01732, 8일 파워리저브를 갖춘 PAM01733, 그리고 47mm 케이스를 유지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PAM01735까지 네 가지와 네이비 실 협업 기반의 1000m 프로 다이버 툴워치 PAM01089와 이탈리아 해군 유산에서 이어진 장기 파워리저브 헤리티지 모델 PAM01631, 그리고 포지드 티타늄 신소재와 연구 기반 설계를 통해 전통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한 퍼포먼스 중심 모델 PAM01629로 구성된다. 이 독보적인 정체성을 올해는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지, 제롬 카바디니가 브랜드의 비전과 방향성을 직접 전한다.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PAM01089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PAM01089 파네라이는 럭셔리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다. 100년 이상의 유산과 지속적인 혁신 사이에서, 두 요소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나? 파네라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역사, 즉 독특한 시계 제작 접근 방식의 기원에 있다. 파네라이는 1993년 민간 시장에 진출하고 1997년 리치몬트 그룹에 합류했지만, 그 역사는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십 년간 군사 기밀 속에서 오직 이탈리아 왕립 해군에만 시계를 공급해왔다.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는 오늘날 브랜드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에 깊이 반영되었다. 시계는 진정한 전문 도구로 설계되었고, 실패는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낮은 조도에서의 가독성, 극한 환경을 견디는 견고한 구조, 수중 임무를 위한 방수 성능, 긴 작동 시간 등 본질적인 기능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처럼 실전에서 탄생한 독보적인 역사 덕분에 풍부한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었고, 최근 수년간의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그 뿌리를 더욱 정교하게 복원해왔다. 유산의 재해석은 단순한 향수나 트렌드가 아니라, 파네라이를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정체성과 가치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면서도, 크라운 보호 브리지, 샌드위치 다이얼 구조, 탁월한 야광, 스몰 세컨드 등 기능적이면서 즉각적으로 인지 가능한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며 전문 도구 시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기술적 신뢰성과 내구성을 갖춘 진정한 성능 도구로, 어떤 모험에서도 이상적인 동반자가 된다. 결국 유산과 혁신은 별개의 흐름이 아니라, 혁신이 유산을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유산은 기능에서 비롯된다. 가독성, 방수, 긴 작동 시간, 견고함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요소다. 혁신은 이러한 핵심을 현대의 연구, 소재, 제조 기술로 끊임없이 진화시키는 과정이다. 그 균형은 단순한 원칙에서 출발한다. 시계의 목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혁신하고, 유산은 그 존재 이유를 설명할 때에만 활용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영감을 주는 요소는 무엇이며, 이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하고 있나?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요소는 군사 기기 마인드셋이다. 이는 파네라이에 드문 일관성을 부여한다. 모든 디자인 결정이 장식이 아닌 사용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왕립 이탈리아 해군에 시계를 공급했던 역사적 배경은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개발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이 독특한 유산은 무결점 성능과 기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고방식을 형성했다. 신뢰성, 가독성, 내구성을 우선시하는 접근이다. 복잡한 기계나 신소재를 다루더라도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모험과 임무를 위해 직관적이고, 성능이 뛰어나며, 사용이 쉬운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고난도의 컴플리케이션에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파네라이는 복잡한 무브먼트를 탑재하면서도 기능적 디자인, 뛰어난 가독성,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핵심 가치를 유지한다. 예를 들어 섭머저블 이룩스 랩 아이디 PAM01800는 고급 야광 기술을 통해 즉각적인 발광을 구현하면서도 실용성과 명확성을 유지한다. 루미노르 퍼페추얼 캘린더 PAM01575는 조작의 직관성과 실용성을 강조하며,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는 한 달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면서도 크라운 와인딩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설계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 혁신적인 시계를 개발할 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제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탐험 정신은 파네라이 문화의 핵심이다. 브랜드가 실제 환경의 제약에 대응하며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사내에서는 제품 개발 부서와 아이디어 워크숍(Laboratorio di Idee)가 협업해 방수, 긴 작동 시간, 소재 내구성, 인체공학 등 성능과 직결된 구체적 과제를 설정한다. 이후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 반복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정교화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를 고객이 즉시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다. 손목에 자연스럽게 착용되고, 즉각적으로 읽히며, 실제 환경에서도 일관된 성능을 발휘하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2005년 이후 파네라이는 자체 기계식 무브먼트 개발에 주력하며 30개 이상의 인하우스 칼리버를 보유하게 되었다. 기술적 독립성은 브랜드의 창의력과 미래 혁신에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었나? 무브먼트 개발은 브랜드의 독립성을 확장한다. 시계의 성능, 설정 방식, 작동 시간, 내구성, 구조적 인지성까지 핵심 요소를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창의성 역시 확장된다. 기술 플랫폼을 확보함으로써 파네라이만의 의미 있는 컴플리케이션—긴 작동 시간, 견고한 구조, 직관적인 설정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의 P.2031/S 칼리버는 한 달의 작동 시간을 제공하면서도 직관적인 사용성을 유지한다. 개발 과정에서 초기 장기 작동 프로토타입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작동한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단순히 에너지를 제한하기보다 이를 시간에 따라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그 결과 4개의 배럴을 직렬로 배치해 장기 작동과 낮은 토크를 동시에 확보하고, 기계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270개 이상의 부품, 25개의 주얼, 3미터가 넘는 메인스프링을 갖추면서도 크라운 몇 번의 와인딩으로 한 달간 작동한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최대 파워 리저브가 아니라, 특허 시스템(토크 리미터, 자동 정지 메커니즘)을 통해 안정적인 작동 구간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는 파네라이가 성능과 에너지 관리에 접근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과 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가장 큰 도전은 기술적 목표 달성 자체보다, 시계가 손목 위에서 신뢰 가능하고 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긴 작동 시간, 새로운 소재, 극한 방수, 독특한 케이스 구조는 내구성, 인체공학, 유지보수, 에너지 전달과 스트레스 분포 등 다양한 제약을 동반한다. 파네라이는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해결책이 브랜드 DNA와 일치해야 한다고 본다. 견고하고, 직관적이며, 실생활에서 유용한 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루미노르 데스트로 PAM01732 루미노르 PAM01731 루미노르 8 지오르니 PAM01733 루미노르 8 지오르니 PAM01733 루미노르 포지드 티타늄 PAM01629 파네라이는 견고한 고급 도구 시계 제작으로 명성을 쌓았다. 극한 조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노력과 도전은 무엇인가? 견고한 시계 제작에는 엄격한 디자인 규율과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신소재나 새로운 콘셉트 개발은 초기 아이디어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특히 프로토타입에서 시리즈 생산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는 공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재현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티-세라미테크™(Ti-Ceramitech™)의 양산에는 7년이 소요되었다. 품질, 신뢰성, 규격 준수를 위해 기후, 기능, 착용, 충격 등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한다. 실제 사례로 섭머저블 GMT 네이버 실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에디션 PAM01089는 단 35피스 한정으로 제작되었으며, 미 해군 실과의 특별 훈련을 통해 극한 방수 성능을 검증했다. 케이스, 사파이어 크리스탈, 면 접합부 등 모든 요소는 1000m 수압을 견디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하프늄을 적용해 내식성과 내구성을 강화했다. 파네라이가 컬렉터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감정적 연결은 진정성과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컬렉터는 브랜드 스토리가 마케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을 때 반응한다. 디자인 언어, 무브먼트의 배경, 마감과 소재는 모두 실용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컬렉터의 지성을 존중하며, 각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고 시계가 파네라이 논리의 연장선에 있음을 전달해야 한다. 최근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발표된 모델들은 1950~60년대 군사 유산을 기반으로 한다. 2026년에는 루미노르, 루미노르 데스트로, 루미노르 8 지오르니 컬렉션이 확장되었는데, 이를 통해 현대에 맞게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재해석했나? 목표는 Luminor를 상징적 디자인 코드가 처음 형성된 시점과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파네라이의 ‘빈티지’ 레퍼런스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기능적 청사진으로 활용된다. 이번 신제품은 1960년대의 아키텍처—쿠션형 케이스, 크라운 보호 브리지, 샌드위치 다이얼, 돔형 크리스탈—를 현대적 착용감과 제조 기준으로 재해석했다. PAM01731과 PAM01732는 44mm 케이스로 역사적 구조를 계승하며 핵심 요소를 유지한다. PAM01731은 따뜻한 빈티지 톤 다이얼, PAM01732는 좌측 크라운의 데스트로 디자인으로 아카이브를 재현했다. PAM01733은 브루니토 처리로 금속 장비의 자연스러운 색 변화를 표현했다. 세 모델 모두 30bar 방수 성능을 제공한다. 한편 루미노르 포지드 티타늄 PAM01629는 47mm 포지드 티타늄 케이스를 통해 신소재 기반의 혁신을 보여줍니다. 파네라이는 소재와 성능을 발전시키면서도 전문 도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올해 파네라이가 집중한 기술 혁신이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이며, 이는 브랜드의 향후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나? 올해의 핵심은 목적 중심의 진화다. 역사적 케이스 아키텍처를 착용감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수동 무브먼트와 장기 작동 성능을 강화하며, 소재 연구를 지속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44mm 루미노르의 재해석, 8일에서 한 달까지 확장된 수동 칼리버, 포지드 티타늄과 하프늄 기반 아프니오텍™ 등이 그 방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선택은 견고함과 내구성, 전문 도구로서의 본질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향후 전략과 비전을 공유해 줄 수 있나? 한국은 매우 정교한 시계 문화를 지닌 시장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명확하고 의미 있어야 하며, 고객은 진정성과 제품의 본질, 분명한 브랜드 정체성에 반응한다. 파네라이의 경우 기능적 유산—도구로서의 성격, 서비스, 견고함, 준비성—이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중요한 것은 이를 과장 없이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리테일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 [인터뷰] 로저드뷔 CEO, 데이비드 쇼메

    데이비드 쇼메는 2024년 복귀 이후 브랜드 창립자 로저 드뷔의 본질적 비전인 전통적인 제네바 하이 워치메이킹과 차별화된 디자인의 결합을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2025년 창립 30주년을 기점으로 브랜드의 기술적 깊이와 미학적 표현을 강화했고, 특히 2026년에는 ‘하늘의 움직임’이라는 테마 아래 캘린더와 천문적 요소를 결합한 타임피스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스토리텔링과 시각적 언어를 확장했다. 로저드뷔 CEO, 데이비드 쇼메 엑스칼리버 퍼페추얼 캘린더 콰토르 2024년 CEO로 복귀한 후 지금까지 로저드뷔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현재 2년 정도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2024년 복귀 당시 브랜드는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있었다. 우리가 가장 집중한 것은 창립자 로저 드뷔와 카를로스 디아스가 창립 당시 품었던 초기 비전을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목표는 최고 수준의 제네바 하이 워치메이킹 기술에 독창적 디자인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이 본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오마주(Hommage)’ 컬렉션을 통해 창립자의 삶에 영감을 준 스승과 동료들에게 헌사를 바쳤던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엑스칼리버 컬렉션은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투르비용,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등 다양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올해는 초기 모델을 연상시키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캘린더, 문페이즈를 결합했는데, 이 신제품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올해의 주요 메시지는 ‘하늘의 움직임(Movements of the Sky)’이다. 이는 이번 워치스 & 원더스의 전체 테마이기도 하다. 이 테마는 두 가지 축으로 전개한다. 첫 번째는 기술적 결합으로 엑스칼리버의 상징인 콰토르 구조에 퍼페추얼 캘린더를 더해 복합적인 컴플리케이션을 하나로 완성했다. 두 번째는 여성 컬렉션의 강화이다. 로저드뷔는 본질적으로 젠더리스 접근을 지향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여성 고객을 고려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36mm 타임피스는 아서 왕 전설, 특히 ‘호수의 여인(Lady of the Lake)’에서 영감받았다. 이 전설은 대부분 밤하늘 아래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다. 또 다른 모델인 엑스칼리버 브로셀리앙은 숲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켈레톤 구조 안에서 잎이 움직이는 듯한 표현과 바람이 숲을 스치는 느낌을 구현한 구조를 띄고 있다. 로저드뷔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 특허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계를 선보여왔다. 최근 작품에서는 이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했나? 이 특허는 창립자 로저 드뷔가 메종을 창립하기 전 장-마르크 비더레흐트(Jean-Marc Wiederrecht)라는 저명한 시계 장인과 함께 공동 개발한 유산이다. 1995년 로저 드뷔가 정식으로 메종을 창립하면서 이 특허는 브랜드로 이양되었다. 중요한 것은 ‘현대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켰는가’다. 초기 바이-레트로그레이드는 매우 단순한 구조였다. 인덱스 중심의 평면적인 다이얼이었다. 하지만 오마주 컬렉션에서는 레이어를 추가했고, 엑스칼리버에서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스켈레톤 구조와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등 브랜드의 시그니처 요소를 모두 결합했다. 또 양쪽에 오픈된 구조를 통해 훨씬 더 현대적이고, 연극적이며, 표현적인 시계를 완성했다. 이는 로저드뷔의 시그니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복귀한 이후 추가된 중요한 포인트는 ‘우아함’이다. 개인적으로 로저드뷔의 특허 기술 중 가장 인상적이고 중요한 컴플리케이션은 무엇인가? 기존 개념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진정한 하이 워치메이킹이라 믿는다. 대표적인 예가 콰토르다. 일반적인 투르비용이 중력의 영향을 일정 시간 동안 평균화한다면, 콰토르는 이를 순간적으로 보정하는 철학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을 취한다. 이는 매우 철학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다. 또 45도 각도로 배치된 더블 투르비용과 중앙 디퍼렌셜을 결합한 구조 역시 중요한 혁신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의 시계에 통합한 것은 매우 인상적인 성과다. 올해 브로셀리앙 모델을 보다 여성적이고 시적인 면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여성 컬렉션 변화의 배경은 무엇인가? 특정 강점만 부각되면 브랜드의 이미지가 고착될 위험이 있다. 로저드뷔는 항상 하이 워치메이킹 기술과 독창적 디자인이 공존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길 원한다. 브로셀리앙과 ‘호수의 여인’은 아서 왕 전설과 맞닿아 있는 서사가 핵심이다. 특히 브로셀리앙은 겉으로는 우아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오실레이팅 웨이트와 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듯한 움직임을 구현한 2개의 회전 디스크 등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무브먼트가 있는 정교한 작품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타임피스에 대한 고객 반응 중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나? 시계를 건네받은 고객이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것이 바로 로저드뷔가 지향하는 가치다. 로저드뷔의 목표는 단순한 오브제 제작이 아니라, 시계를 통해 감정을 창조하는 것이다. 고객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꿈을 시계에 투영하고자 한다. 올해 로저드뷔가 전반적으로 강조하고자 한 기술적 방향성은 무엇인가? 올해는 퍼페추얼 캘린더의 완성도에 집중했다. 콰토르 무브먼트에 캘린더를 통합하는 고난도 작업을 수행했으며, 엑스칼리버 40mm 모델에도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캘린더를 적용했다. 아울러 여성 컬렉션에서는 화려한 장식 요소와 기술적 구조를 정교하게 결합해서 컴플리케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켰다. 로저드뷔는 대부분의 시계에 제네바 실 인증을 적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로저드뷔는 제네바 실의 엄격한 기준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보다 높은 자체 기준을 설정한다. 인증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디테일이라도 추가 마감을 적용하며, 장인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극 수용한다. 우리에게 인증 기준은 제약이 아니라 창의성을 확장하는 토대다. 로저드뷔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 컬렉터들이 브랜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꼭 기억하면 좋을 조언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부티크나 파트너 네트워크, 혹은 매뉴팩처 방문을 통해 로저드뷔가 지향하는 하이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몸소 체험해 보길 권한다.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공유 가능한 부분이 있나? 현재 피렐리, 람보르기니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고객 이벤트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향후 예정된 새로운 협업에 대해서는 시기가 되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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