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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언어로 만든 시계
A timepiece of celestial language 우주를 향한 인류의 시선은 시계에 또 다른 차원을 구축한다. 다음에 소개할 세 작품은 천문학, 상징, 그리고 감성을 정교한 메커니즘으로 엮어낸 위대한 시계학적 해석이다. 인류는 태곳적부터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탐구해 왔다. 태양의 궤도, 달의 주기, 별들의 운행을 통해 삶의 질서를 알아가며, 이를 계절과 조수와 생명의 순환을 헤아리는 도구로 삼았다. 이렇게 시작된 천문학은 약 3만 년 전 달의 위상을 새긴 뼛조각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점성술, 그리스 철학자들의 원운동 이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케플러와 뉴턴에 이르기까지 우주를 향한 인류의 탐구 여정을 이끈 가장 오래된 과학이다. 천체의 움직임에서 비롯한 ‘시간’ 개념은 곧 정밀한 도구로 발전했고, 이는 현대 고급 시계 제조사의 손길을 거쳐 예술적 오브제로 탄생하고 있다. 달의 미세한 변화를 오차 없이 구현한 문페이즈, 행성과 위성의 공전을 실시간으로 재현하는 플라네타리움 등 경이로운 자연의 질서를 작은 손목시계 또는 오브제에 담으며 예술성과 기술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PANERAI 갈릴레오의 관측을 재해석한 천문 시계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 달 목성, 그리고 위성의 실시간 움직임을 묘사한다. 별자리로 가득한 유리 천구 파네라이가 이번 작품에 부여한 영감의 원천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관측한 목성의 4대 위성인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다. ‘주피테리움’은 이 위대한 발견에 경의를 표하며, 천문학자가 망원경 너머로 처음 마주한 지구 중심의 우주 광경을 정교하게 재현한다. 가로 75cm, 세로 86cm, 무게 110kg에 달하는 이 대형 시계는 마치 소우주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천문학적 디테일은 유리 천구 안에서 드러난다. 북반구와 남반구가 반구 형태로 나뉘고, 이를 연결하는 적도 밴드에는 12개의 별자리를 새겨 천상의 질서를 담아냈다.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 달, 목성이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천체들의 실시간 이동을 표현하는데, 모든 기능은 8개의 배럴을 통해 구동한다. 총 32m에 이르는 긴 메인 스프링을 더해 약 40일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자체 제작한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는 2099년까지 별도의 조정 없이 윤년과 월별 일수를 자동으로 반영하며, 이론상 9999년까지의 연산 능력을 갖췄다. 다만, 매 세기말에는 숙련된 시계사가 무브먼트를 해체하고 디스크를 회전시키는 섬세한 조정이 필요하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레트로그레이드 메커니즘이다. 목성과 그 위성들이 궤도를 돌며 실제 움직임을 따라 속도를 늦추고, 역행하는 천문학적 현상을 그대로 시각화했다. 파네라이는 이를 위해 특허받은 메커니즘을 개발했으며, 이 복잡한 운동은 기어와 추의 복합 시스템으로 구현한다. 2099년까지 별도의 조정 없이 윤년과 월별 일수를 계산하고 요일, 날짜, 월, 년을 정확하게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 12개의 별자리 기호를 새긴 적도 밴드 주피테리움 주피테리움 크기 86 × 75cm 무브먼트 시간당 1만8000회 진동하는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 8개의 배럴, 1650개의 부품, 97개의 루비, 40일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세컨드 타임존,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퍼페추얼 캘린더, 지구 주위를 도는 천체의 자전 VAN CLEEF & ARPELS 별과 시간의 교향곡, 반클리프 아펠이 만든 천상의 무대 태양과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 등 다양한 행성이 다이얼 안에 동심원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 모습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포에틱 아스트로노미’라는 테마를 통해 신비로운 행성들의 움직임을 메종 워치메이킹만의 언어로 풀어내며 천체의 아름다움을 기념해 온 반클리프 아펠은 2014년 우주를 구현한 플라네타리움 손목시계로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올해 하우스는 이 컬렉션을 확장하며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을 선보였다. 지름 66.5cm, 높이 50cm의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 오토마통은 태양과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까지 천체의 자전 및 공전 주기를 정확히 반영해 회전한다. 금으로 도금된 기둥 위에 떠 있는 행성들은 움직일 때마다 보석의 광채를 반사하며 찬란한 우주의 움직임을 구현한다. 예를 들어 수성은 88일, 금성은 224일, 토성은 무려 29.5년에 걸쳐 1회전하며 실시간으로 천체의 이동을 반영한다. 태양은 500개 이상의 골드 스템에 옐로 사파이어와 스페사르타이트 가닛을 세팅해 태양의 눈부신 에너지를 형상화했다. 행성들도 고유의 보석과 소재로 장식했다. 수성은 블루 사파이어와 화이트 골드로 감싼 칼세도니, 금성은 핑크 사파이어와 로즈 쿼츠, 지구는 그린 재스퍼와 다채로운 사파이어 세팅, 달은 진주, 목성과 토성은 각각 재스퍼, 다이아몬드, 사파이어로 구현해 우주의 미학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하부에는 희귀 목재로 구성된 구조 안에서 시간과 분, 낮과 밤, 요일, 월, 연도를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갖추었다. 이 오토마통은 반클리프 아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온디맨드 애니메이션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원할 때 별들의 움직임을 재생할 수 있다. 작동이 시작되면 로즈 골드와 다이아몬드, 미스터리 세팅 루비로 완성한 별똥별이 등장해 24시간 다이얼 위를 유영하며 시간을 알린다. 이 눈부신 광경은 15개의 카리용 벨과 정교하게 배치한 해머 배열에서 울려 퍼지는 청아한 멜로디와 어우러져, 마치 우주가 무도회를 여는 듯한 장엄하고도 감성적인 순간을 연출한다. 로즈 골드와 옐로 골드, 블루 사파이어와 재스퍼로 표현한 지구 로즈 골드와 옐로 골드, 블루 사파이어와 재스퍼로 표현한 지구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크기 50 × 66.5cm, 아워/미닛 디스플레이, 퍼페추얼 캘린더, 15일간의 파워 리저브)를 포함한 매뉴얼 와인딩 메커니컬 무브먼트, 오토마타 및 온-디팬드 애니메이션 및 카리용 CHANEL 사자의 별자리가 이끄는 시간 다이아몬드 아스트로클락 시계 아래에 5000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사자 조각이 아스트로 클락 메커니즘을 품은 구체를 움켜쥐고 있는 모습 사자자리인 가브리엘 샤넬은 사자의 강인함과 위엄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고, 이는 메종의 창작 세계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다. 샤넬은 올해 이 특별한 연계를 이어가며, 행성 궤도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다이아몬드 아스트로클락’을 선보였다. 약 34cm 높이의 이 데스크 클락은 흑요석 구체를 움켜쥔 위풍당당한 사자 조각을 중심으로 기계장치 전체를 연결하는 유리 돔 형태의 구체가 올라가 있는 구조를 띤다. 마치 작은 우주를 투영한 듯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시간은 플라네타리움 방식으로 표현한다. 폴리싱 처리한 블랙 컬러 회전구에 시간 인덱스를 배치하고, 11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코메트(혜성) 모양의 시침이 그 궤도를 우아하게 가로지르며 시간을 알려 준다. 분침은 사자자리 별자리를 본뜬 다이아몬드 세팅 핸즈로, 그 섬세한 형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각도를 달리한다. 66개의 눈부신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화이트 골드 구체는 조용히 회전하며 무브먼트가 작동 중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이 시계의 존재감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사자 조각이다. 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의 섬세한 설계를 바탕으로 금세공 장인들은 165시간에 걸쳐 화이트 골드로 조형을 완성했으며, 5,037개의 다이아몬드를 각기 다른 크기로 스노 세팅해 사자의 갈기와 윤곽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세공에서 조립까지 장장 8개월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샤넬이 오랜 시간 쌓아온 하이 주얼리와 오트 오를로제리의 노하우를 여실히 보여 주며, 우주의 신비와 시간의 흐름을 샤넬의 철학으로 풀어낸 눈부신 결실이다. 다이아몬드 아스트로클락 사자자리 별자리와 혜성 모양을 본떠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핸즈가 회전하며 시간과 분을 우아하게 표시한다. 다이아몬드 아스트로클락 다이아몬드 아스트로클락 크기 34.2 × 20.6 × 17.6cm, 총 5123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세팅, 시와 분 표시, 8일간의 파워 리저브
- 아시아 첫 개인전, 피에르 위그 <리미널>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에 서다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작품 세계는 단번에 직관적으로 이해되진 않는다.현실과 허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으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새롭게 쓰고 있는 작가다.<리미널>이라 명명된 이번 전시는 존재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으로 우리를 이끈다.관객은 이 낯선 존재들을 끝까지 좇으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다른다. <리미널>(2025) 전시 모습(리움미술관 제공, 사진 LESS) 설치미술의 경계를 넘는 작가, 피에르 위그 리움미술관 블랙박스 전시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마치 우주의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감각이 밀려왔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한 발 한 발 디디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청각과 촉각, 내면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잠시 후, 거대한 스크린 안에서 방랑하는 ‘얼굴 없는 인간’이 등장하고, 어둠이 내려앉은 수족관 속에서는 브랑쿠시의 조각을 등에 진 채 기묘하게 움직이는 소라게가 시선을 끌었다. 관객은 이 알 수 없는 형상들을 좇아가게 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피에르 위그(b.1962)는 파리 국립고등예술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에서 수학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국제 미술계에서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설치미술로 주목받았다. 현재 칠레 산티아고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존재와 비존재, 사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예술 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설치미술을 기반으로 하되, 전시장 자체를 살아 있는 환경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이 특징적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수풀로 채운 ‘A Forest of Lines’(2008), 폐쇄된 아이스링크장을 생태계로 탈바꿈시킨 ‘After ALife Ahead’(2017),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배경으로 한 ‘Human Mask’(2014) 등이 있다. 이분법적인 세계를 해체하고, 그 경계를 다시 설정하는 작업을 이어온 그는 프랑스 철학자 기 드보르(Guy Debord)가 제시한, 삶의 모든 것이 미디어 이미지로 소비되는 ‘스펙터클 사회’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이미지와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계를 비판적으로 해석해왔다. 초기에는 영화와 퍼포먼스로 시작해, 이후에는 자연과 기술, 우연과 시스템이 얽힌 생태적 설치미술로 작업 영역을 확장했다. 카마타’(Camata), 2024~현재 예술을 위한 수집, 모두를 위한 공유, 피노 컬렉션 2024년 베니스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에서 열린 <리미널>은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탈바꿈시킨 몰입적 시도로, 국제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프리즈(Frieze)의 평론가 션 번스(Sean Burns)는 “올해 베니스에서 본 전시 중 오직 <리미널>만이 나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데려갔다. 예술가의 비전이 온전히 구현된 공간이었다”고 평하며, 단일 작가가 구현한 ‘완전한 세계’라는 점에서 높은 몰입감을 강조했다. 옵저버(Observer)의 엘리사 카롤로(Elisa Carollo)는 “세계는 우리 없이도 계속될 것”이라는 말로, 인간 중심의 질서가 전복된 미래상을 암시했다. 이 전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션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과 베니스의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의 협업으로 시작되었다. 피노 컬렉션은 케어링 그룹(Kering Group) 창립자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가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현대미술 컬렉션으로, 파리의 부르스 드 코메르스와 베니스의 팔라초 그라시,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 등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실험성과 미학을 꾸준히 조명해왔다. 이 컬렉션은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끄는 주요 플랫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 연장선에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2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베니스에서 선보인 전시에 기반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국으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 인공지능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목소리, 금색 LED 마스크 (리움미술관 제공) 리미널, 질문하는 생태계 전시명 ‘리미널’은 라틴어 limen (문턱)에서 유래된 말로 ‘경계에 있는’, ‘과도기의’,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위그는 이를 ‘생각지 못한 무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라고 정의한다. 그에게 전시란 완결된 결과물이 아니다. 현실과 허구,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의 움직임과 소리 등 환경적 요소에 따라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생태적 전시’를 구성한다. 바로 이 리미널한 상태에서 새로운 의미와 존재가 태어난다.이번 전시는 리움미술관의 두 전시장, 블랙박스와 그라운드 갤러리를 모두 활용해 구성되었다. 각각 빛과 어둠, 몰입과 해방의 공간처럼 작동하며, 위그의 작품 세계가 ‘환경’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절묘하게 호흡한다. 특히 블랙박스에서는 감각의 불확실성과 조우하고, 그라운드 갤러리에서는 인식과 존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블랙박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전시명과 같은 이름의 영상 설치 작품 ‘리미널’ 속, 얼굴 없는 인간 형상이다. 감정도, 자아도 없이, 세계의 표면을 조용히 떠다니는 이 존재는 조형물이 아니다. 위그는 이 형상을 ‘환경’으로 제시한다.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보이지 않는 정보를 기억하며, 그 몸짓 하나로 스스로를 변화시킨다. 말도 표정도 없는 이 낯선 존재 앞에서 관객은 본능적으로 비교하게 된다. 나와 닮았지만, 나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인간인가? 인간다움이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가? 감정일까, 기억일까, 혹은 얼굴이라는 형상 그 자체일까. 위그는 이 말 없는 존재를 통해, 관객 스스로 ‘인간’이라는 정체성의 경계선을 탐색하게 만든다. 결국 이 존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마주하게 한다. ‘이디엄(Idiom)’은 주체와 객체의 역할을 전복시킨다. 이 작품에서는 황금빛 마스크가 주체로서, AI로 학습된 마스크들은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교류한다. 인간은 단지 그 마스크를 운반하는 운반자일 뿐이다. 신체는 제공하지만, 대화에는 참여하지 못한 채 소외된다. 인간이 주도한다고 믿는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여기서도 발생한다. 수조 속에서 조용히 기어다니는 소라게. 그 등이 낯익다. 위그의 ‘주드람 4(Zoodram 4)’는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대표작 ‘잠든 뮤즈(Sleeping Muse)’를 본뜬 조각을 짊어진 생명체를 보여준다. 인간 예술의 유산이 비인간 생명체의 '껍데기'가 되어 떠돌고 있는 모습이다. 기묘하고도 애처로운 이 장면은 생명과 예술, 유산과 생존의 경계가 뒤섞이는 위그의 작품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휴먼 마스크(Human Mask)’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폐허가 된 레스토랑 안에 홀로 남겨진 원숭이를 비춘다. 인간의 가면을 쓰고 인간처럼 행동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아닌 존재. 이 존재는 정지된 세계 속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학습된 지시와 본능 사이를 오가며 반복된 몸짓을 이어간다. 이 장면은 인간이 사라진 공간에서 ‘인간’이라는 가면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흔적처럼 다가온다. ‘캄브리아기 대폭발 16’(Cambrian Explosion 16), 2018 그라운드 갤러리의 대형 스크린에서 마주하게 되는 ‘카마타(Camata)’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발견된 인간 해골을 중심으로, 기계가 알 수 없는 의식을 수행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영상은 시작도 끝도 없이,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편집되며 전개된다. 무표정한 기계가 인간의 유해를 둘러싸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이 장면은 마치 장례 의식 같은 인상을 남긴다. 의식과 형식, 생과 사의 경계는 흐려지고, 묵직한 숭고함이 조용히 솟아오른다. 이외에도 전시에는 인간의 뇌파를 시각화한 ‘U움벨트 – 안리(UUmwelt – Annlee)’, 실제 암세포 환경을 실험한 ‘암세포 변환기(Cancer Variator)’, 안개와 향, 소리로 작동하는 ‘오프스프링(Offspring)’, 캄브리아기 생물을 모티브로 한 ‘캄브리아기 대폭발 16(Cambrian Explosion 16)’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각각 생명과 시간, 언어와 진화를 둘러싼 탐구를 이어가며, 작가가 말하는 ‘완결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리미널>은 관객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객은 말 없는 형상들과 마주하며, 결국 ‘자신’을 응시하게 된다. 휴먼 마스크’(Human Mask), 2014 서울로 이어진 질문 이러한 사유의 장이 서울에서 실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어져 온 후원이 자리한다. 케어링 그룹 산하의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베니스 전시에 이어 서울 전시까지 후원을 이어가며, 예술과 패션, 수집과 창작을 잇는 문화적 행보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보테가 베네타가 리움미술관과 함께한 두 번째 파트너십 프로젝트로, 브랜드의 예술적 비전과 장인 정신을 더욱 깊이 있게 반영한다. 전시 작품 중 하나인 ‘이디엄’을 위해 제작한 맞춤 의상은 작가와 브랜드의 협업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과물로, 예술과 럭셔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를 상징한다. <리미널>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하나의 열린 환경이다. 인간과 비인간, 물질과 감각, 생명과 시스템이 얽히는 이 복합적 무대는 그 자체로 동시대 예술이 도달한 새로운 지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무대는 지금, 서울이라는 도시 한복판에서 펼쳐지고 있다. 관객은 더 이상 바라보는 이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의 질문 앞에 서는 이가 된다. 피에르 위그 <리미널Liminal> 전시 정보 기간 2025년 2월 27일~7월 6일 장소 리움미술관 블랙박스, 그라운드 갤러리 전시 구성 조각, 영상 포함 총 12점의 작품 주최 리움미술관 후원 보테가 베네타
- 까르띠에의 마법, 워치스 & 원더스 2025
시계 애호가들은 이날을 기다렸을 것이다. 까르띠에가 탱크 아 기쉐를 다시 선보이는 오늘을. 2025 워치스 & 원더스 까르띠에 컬렉션은 탱크 아 기쉐의 클래식과 루이 까르띠에 탱크 워치의 진화, 트레사쥬의 새로움이 공존하는 완성도 뛰어난 작품을 선보였다. 단일 브랜드 최대 규모의 전시 부스 역시 이러한 작품을 품고 있기에 충분히 멋진 갤러리의 역할에 충실했다.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이 이야기하는 마법의 순간, 그 주인공인 시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 워치 플래티넘 Ref. CRWGTA0236 ©CARTIER ©Valentin Abad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 워치 플래티넘 Ref. CRWGTA0236 지름 37.6 × 24.8mm 케이스 플래티넘 무브먼트 9755MC 기능 시, 분 다이얼 12시 방향의 아워 윈도, 6시 방향의 미닛 윈도, 골드 피니싱 디스크, 버건디 컬러 아라비아 숫자 및 미닛 트랙 스트랩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 워치 플래티넘, 옐로 골드, 핑크 골드, 플래티넘(고유 번호가 부여된 2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 ©CARTIER ©Valentin Abad 탱크 아 기쉐, 프리베 에디션의 격(格)을 갖춘 시계 워치스 & 원더스 2025 기간 동안 단 하나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다. 일반적인 시계 다이얼에서 볼 수 있는 글라스를 생략하고 단 2개의 창으로 시와 분을 표시하고 와인딩 크라운이 12시 방향에 위치한 디자인이 극도로 단순하다. 마치 최근 미니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인 듯 현대적인 형태를 지녔지만, 탱크 아 기쉐가 최초 1928년 인도 파티알라 지방의 왕이자 까르띠에의 전설적인 고객이었던 마하라자 부핀더 싱(Maharaja Bhupinder Singh, 그가 까르띠에에 의뢰해 주문 제작한 파티알라 네크리스는 탱크 아 기쉐와 같은 1928년 작품이다)의 시계였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시대를 앞서간 까르띠에의 시계 미학 앞에서 반박할 수 없는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이러한 컬렉션의 가치를 계승해 까르띠에는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이 모델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2025년 버전 탱크 아 기쉐는 케이스 사이즈 37.6 × 24.8mm, 점핑 아워 및 드래깅 미닛 기능을 갖춘 9788MC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100여 년 전 탄생했음에도 시곗바늘 없이 2개의 창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독특한 표현 방식에 기계식 무브먼트를 접목해 시계 애호가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까르띠에만의 독창성을 담은 프리베 컬렉션만의 디자인 언어로, 시계 예술의 완성도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 컬렉션은 시간을 표시하는 작은 손목시계가 왜 지금까지 창의성과 예술성, 기술적 완성도를 통해 수집욕을 자극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되어준다. 올해 탱크 아 기쉐에 집중된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든 것은 플래티넘 소재의 탱크 아 기쉐를 직접 착용하고 행사장을 찾은 전설적인 워치 컬렉터 존 골드버거다. 1996년 한정판과 이번 신제품을 동시에 착용한 모습은 세계적인 시계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 내용에 대해 와 이 시계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다는 것, 또 새롭게 선보인 컬렉션 역시 자신의 컬렉션에 추가했다는 인터뷰는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의 소장 가치를 증명하는 스토리다.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가 컬렉터블 피스인 이유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는 1928년 첫선을 보인 이래 1930년대에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고, 1997년 150주년 기념 플래티넘 버전 150피스, 2005년 프리베 컬렉션 파리의 하나로서 100피스 핑크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된 바 있다.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창의 크기는 작아지거나 커지는 변화가 있었고 인덱스 컬러, 크라운 위치 등의 변화도 이루어졌기에 각 피스가 모두 독창적이며 희소하다. 지난 주요 경매 낙찰 사례를 살펴보자. 1931년 화이트 골드 모델 낙찰가 40만6,400스위스프랑 경매사 필립스(Phillips), 2024년 5월 특징 ‘European Watch and Clock Co.’를 각인한 자체 제작 무브먼트 장착, 화이트 골드 케이스 1997년 플래티넘 한정판(창립 150주년 기념) 낙찰가 19만8,000달러 경매사 딜러를 통해 2025년 이전 판매 특징 150개 한정 생산, Cal. 9752MC 수동 무브먼트 탑재, 루비 카보숑 크라운 2005년 CPCP 로즈 골드 모델 낙찰가 7만7,000파운드 경매사 컬렉티드 맨(A Collected Man), 2022년 특징 100개 한정 생산, CPCP() 컬렉션의 일부로 제작 이러한 주요 경매 시장의 흐름을 보았을 때 시계 컬렉터들이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알 수 있다. 총 생산량이 매우 적고 미니멀한 외관은 까르띠에의 디자인 언어를 담고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같은 유명 인사들이 착용한 기록이 있다는 점은 시대적으로 이 시계가 항상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또 매년 리뉴얼되는 모델이 아닌 특정한 시기에 소량 생산하는 컬렉션이기에 올해는 시계 수집가들이나 까르띠에 애호가들에게 매우 특별한 해다. 명백한 컬렉터블 피스를 빈티지가 아닌 신제품으로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고유 번호를 부여한 200피스 한정 플래티넘 모델은 물론 프리베 컬렉션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전 모델 모두 소장 가치는 분명하다.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했다는 점도 애호가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무브먼트의 보존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집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단연 2개의 창이 각을 이루도록 배치해 기존 모델과 차별화한 2025년 버전의 탱크 아 기쉐다. 1930년대 창의성으로 가득한 시대를 기념하며 버건디 컬러로 인덱스를 완성했다. 케이스 양쪽에 새겨져 있던 2개의 라인이 사라졌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1928년 최초 모델의 디자인을 승계해 12시 방향에 시간을, 6시 방향에 분을 표시하는 옐로 골드, 핑크 골드, 플래티넘 모델은 기존 탱크 아 기쉐를 기다린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탱크 디자인을 기반으로 창의성과 미학, 혁신이라는 시계의 삼위일체가 담긴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는 오늘날 시계 애호가들에게 고유한 가치를 지닌 독창적인 시계의 기준으로 삼는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Ref. CRWGTA0346 ©CARTIER ©Valentin Abad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Ref. CRWGTA0346 ©CARTIER ©Valentin Abad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Ref. CRWGTA0346 지름 38.1 × 27.75mm 케이스 핑크 골드 무브먼트 까르띠에 칼리버 1899MC 기능 시, 분 다이얼 실버 마감 스탬핑 옐로 바니시 스트랩 세미-매트 브라운 앨리게이터 레더 새로움의 워치메이킹, 탱크 루이 까르띠에와 트레사쥬 1922년 탄생한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는 탱크 노말(Tank Normale)로 알려진 오리지널 탱크의 후속작으로, 첫 출시 5년 만에 재설계한 모델이다. 차세대 메커니컬 매뉴팩처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1899MC를 탑재해 사이즈에 변화를 주어 케이스 사이즈를 키운 새로움이 핵심이다. 더 큰 사이즈의 케이스를 선보인다는 것은 탱크 컬렉션의 보수적인 면을 생각해본다면 놀라운 변화다. 탱크 역시 사이즈의 변주는 존재하지만, 탱크 컬렉션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이즈의 변화를 자주 시도하지는 않는다. 케이스 사이즈가 커지는 대신 샤프트는 섬세해졌고, 모서리는 더 부드럽게 마감한 직사각 형태다. 아마 기존 탱크를 소장하고 있는 이들이 이 시계의 실물을 본다면 다이얼이 더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고, 착용감 면에서 새롭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기존 컬렉션들과 다른 볼드한 느낌 덕분에 까르띠에 애호가들, 그리고 탱크 구입을 고려하던 시계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구매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핑크 골드와 옐로 골드로 선보인다. 트레사쥬 워치 ©CARTIER ©Anna Daki 트레사쥬 워치 ©CARTIER ©Maud Remy Lonvis 트레사쥬 워치 ©CARTIER ©Anna Daki 트레사쥬 워치 ©CARTIER 트레사쥬(Tressage)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시계다. 골드와 다이아몬드, 다양한 스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까르띠에의 연금술사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표현한 컬렉션이다. 모티브적인 면에서는 과거 까르띠에에서 선보인 캔디 형태를 트위스트한 오벌 케이스 워치인 델리스 드 까르띠에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베누아 알롱제의 비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장 핵심적으로는 마이용, 꾸쌍·리플렉션 워치의 계보를 잇는다. 스트랩 라인을 따라 마치 자연스러운 거품이 일어나듯 보드라운 형태감으로 골드 소재를 마감한 것은 까르띠에 장인 정신의 결과다. 실제로 워치스 & 원더스 2025 박람회의 까르띠에 부스에서 진행된 터치 앤드 필 프레젠테이션에서 트레사쥬 워치를 착용해보았을 때, 다이아몬드 세팅 부분의 감촉은 실크처럼 부드럽고 골드의 세공은 매끈하기 그지없었다. 하이 주얼리 세공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 있기에, 까르띠에만이 워치메이킹과 주얼리가 만나 조각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핑크 골드 Ref. CRHPI01698 ©CARTIER ©ALisa Johavic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Ref. WJPN0059 ©CARTIER ©Anna Daki 팬더 주얼리 워치 옐로 골드 ©CARTIER ©Simone Cavadini 팬더 주얼리 워치 옐로 골드 ©CARTIER ©Simone Cavadini 팬더 주얼리 워치 화이트 골드 ©CARTIER ©Simone Cavadini 팬더, 그 우아한 건축적 발걸음 팬더 드 까르띠에의 정교한 패턴은 팬더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래픽적인 아름다움을 자유롭게 패턴화하고 다양한 마감 기법을 적용한 고급 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기존 컬렉션을 어떻게 상상력과 뛰어난 제작 기법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완성할지에 대한 까르띠에의 비전을 드러낸다. 까르띠에의 고유한 아이콘인 팬더 컬렉션은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었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브랜드로서도 어려운 도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선보인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는 블랙과 골드 브라운 래커, 파베 세팅한 다이아몬드, 오렌지 & 옐로 스페사르타이트 모티브 등을 담았다. 브랜드의 럭셔리한 무드와 기존 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강렬함의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새롭게 느껴진다. 특히 래커 작업은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에서 수작업으로 고온에서 구워내기에 치밀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 얼룩말과 호랑이 사이의 추상적 패턴을 다양한 소재로 세공하고, 이러한 기법이 모두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단연 브랜드가 지금까지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이 상당히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건축적인 완성도를 갖춘 팬더 주얼리 워치 뱅글 디자인 역시 주얼리 영역에서 선보이는 워치이기에 역동성과 형태감, 볼륨감이 시선을 자극한다. 팬더가 뛰어오르며 역동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머무는 곳은 섬세한 시계를 배치한 뚜아 에 무아(Toi & Moi) 브레이슬릿이다.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이 에너지 넘치는 생명체를 몸에 지닌다면, 강력한 행운이 따르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문의 02-3479-6230
- 모저앤씨 CEO, 에두아르 메일란
평범하지 않은 첫인상, 그리고 케이스 너머 숨겨진 깊은 기술적 내공. 모저앤씨의 시계는 언제나 기계식 시계의 본질적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끊임없이 그 해답을 탐색해온 브랜드다. 이제 서울 압구정에 문을 연 첫 부티크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도 그 여정을 이어간다. 시계업계의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문득 시선이 가는 시계가 있다. 지난해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레이밴 스마트 글라스의 새로운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모저앤씨의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을 착용해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 사실 안목 있는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브랜드의 기술력에 대해 정평이 나 있다. 1828년 하인리히 모저(Heinrich Moser)가 창립한 이 브랜드는 탁월한 정밀성과 대담한 혁신성으로 명성을 얻었다. 2012년, 메일란(Meylan) 가문의 투자회사 MELB 홀딩이 브랜드를 인수하며 현 브랜드 CEO 에두아르 메일란(Edouard Meylan)의 진취적인 리더십 아래 리바이벌된 브랜드는 시계업계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브랜드 로고나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 문구조차 과감히 생략한 콘셉트 시리즈는 외형적 장식을 배제하고 순수한 워치메이킹의 장인 정신을 강조한다. 독자적인 이스케이프먼트, 헤어스프링을 포함해 약 20종 이상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자체 제작하며 기술적 독립성을 견고히 다져왔다. ‘매우 희소한(Very Rare)’이라는 슬로건을 기반으로 한 모저앤씨는 지난 5월,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 국내 첫 부티크를 오픈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CEO 에두아르 메일란에게 한국을 차기 진출지로 선택한 이유와 브랜드의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모저앤씨 CEO 에두아르 메일란 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시계 브랜드로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지. 모저앤씨는 오랜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하되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 철학에 부합하도록 융합함으로써 진화된 시계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풀어나갈 과제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멘로파크에 부티크를 오픈한 데 이어 뉴델리와 서울을 차기 진출지로 선택했다. 인도는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요가 있었고 모저앤씨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은 진정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역동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한국 진출을 수년 전부터 염두에 두었는데, 지금이 최고의 적기라 생각했다. 파트너사인 다미아니와의 인연을 통해 그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 매우 기쁘다. 2028년은 브랜드 창립 200주년을 맞는 해로, 이를 기념해 큰 규모의 부티크를 오픈하고 특별한 프로젝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모저앤씨 한국 부티크에서 열린 테이프 커팅식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EAST 명품관에 문을 연 모저앤씨의 국내 최초 단독 부티크 팝 컬렉션 인데버 스몰 세컨즈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선보인 신제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모델이 있다면. 가장 주력할 모델은 ‘팝 컬렉션’이다. 미얀마산 제이드, 터쿼이즈, 산호, 핑크 오팔, 라피스 라줄리, 레몬 크리소프레이즈 등 생생한 컬러의 천연석과 산호로 구성된 시리즈는 강렬한 대비감과 독창적인 조형미를 드러낸다. 우리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선보이면 좋을지 늘 고민한다. 어느 해 무역 박람회에서 독일의 한 업체의 천연석을 보던 중, 생동감 있는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 ‘팝아트’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이 컬렉션은 스몰 세컨즈, 미닛 리피터, 투르비용, 세 가지 모델로 구성한다. 섬세한 무브먼트와 천연석 다이얼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이상적인 대비를 형성한다. 모저앤씨의 대표적인 미학인 미니멀리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로 스몰 세컨즈로 먼저 시작했고, 퍼페추얼 캘린더로 검토했으나 복잡한 기능이 이번 콘셉트와 조화를 이루지 않아 제외하게 되었다. 각 스톤의 강도와 선명도를 신중하게 선별하고, 까다로운 제작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컬렉션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최근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의 스틸과 골드 부티크 에디션, 그리고 사파이어 레인보우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컬렉션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가 있나.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은 모저앤씨의 정체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상징하는 컬렉션이다. 지난해 스틸 모델, 올해는 골드와 사파이어 에디션을 확장했다. 모두 동일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스켈레톤 다이얼을 통해 복잡한 무브먼트를 조명하는 동시에 미니멀리즘적 건축미를 담았다. 특히 레인보우 사파이어 모델은 엄선한 바게트 컷 사파이어를 세팅해 매우 선명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산한다. 지난해 알핀 F1 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협업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줄 수 있나. 마침 오늘 알핀 F1 팀과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의 영상이 도착해 막 확인한 참이다. 곧 드라이버 잭 두언 선수를 위한 특별 타임피스를 공개할 예정이고, 모터스포츠 팀을 위한 또 다른 협업도 준비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 옐로 골드 부티크 에디션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 옐로 골드 부티크 에디션 ‘스위스 알프 워치 파이널 업그레이드’부터 치즈로 만든 ‘스위스 메이드 워치’, 그리고 올해의 ‘팝 컬렉션’까지 모저앤씨는 매번 새로운 화제를 몰고 오는 독창적인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어떻게 기획되는지. 대부분은 개인적 경험과 관찰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애플 워치의 등장은 당시 시계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나는 그 현상을 바라보며 이를 경쟁이 아닌 ‘공존’이라는 개념으로 풀고자 ‘스위스 알프 워치’를 기획하게 되었다. 작년에 출시한 스튜디오 언더독과의 협업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의 독창적인 컬러 감각과 우리의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컬러 다이얼을 탄생시켰다. 우리만의 힘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을 신선한 결과였다. 또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 사용하던 가방에서 영감받아 지금의 브랜드 시그너처인 쿠두 가죽 스트랩을 디자인하게 되었다.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마주친 소재나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등 일상에서 창의적인 영감을 발견하고, 그것을 시계에 투영하고 있다. 서울 부티크에서 선보일 주요 모델은 무엇인지. 신제품 전 라인과 한정판 모델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 한정 골드 부티크 에디션과 ‘팝 컬렉션’의 미닛 리피터 모델이 서울 부티크에 입고된다. 올여름에는 한국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한 기프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모저앤씨는 탁월한 수공예 마감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브랜드의 마감 기법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모든 모델에 고유의 피니싱을 적용해 각각이 자랑스럽다. ‘스위스 메이드’ 문구를 과감히 생략한 시계를 제작했는데,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앞면에는 퓌메 다이얼과 에나멜 다이얼, 뒷면에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기요셰 패턴과 정교한 무브먼트 피니싱이 자리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자체 매뉴팩처와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보유했다는 점이 창의적인 설계에 어떤 자유를 제공하나. 이 점은 모저앤씨가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무브먼트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함으로써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실험적 설계가 가능해진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자체 개발한 스트라우만 더블 헤어스프링, 인터체인저블 모저 이스케이프먼트 등은 모두 우리 브랜드의 기술적 독립성과 창의성을 증명한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작업하고 있으며, 이런 유기적 구조가 창작에 더욱 큰 자유와 유연성을 제공한다. 문의: 02-6905-3363
- 국립현대미술관 ×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론 뮤익>전
사람보다 더 생생한 조각, 론 뮤익이 서울에 오다 “두 눈으로 마주한 순간, ‘죽음을 상징한 대형 해골’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천장 가까이까지 수직으로 쌓인 뼈 더미 아래, 우리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 2025년 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6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론 뮤익(Ron Mueck)의 대형 설치작 ‘매스(Mass)’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극사실주의 조각가’의 회고전이라고 정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감각이었다. 1.2m 크기의 해골 조각 100개가 천장을 향해 수직으로 쌓인 풍경은 관람자를 비일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치킨/맨’, 2019, 혼합 재료, 86 × 140 × 80cm.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 테 푸나 오 와이웨투 컬렉션, 아오테아로아 뉴질랜드. photo © Marcus Leith 프레스 콘퍼런스가 열린 현장은 일찍부터 만석이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공동 주최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실질적으로는 브랜드 로고조차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동반자’로서의 기여가 더욱 깊이 각인된다. “두 달에 걸쳐 선박으로 운송되었고, 설치에도 몇 주가 소요됐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홍이지 학예연구사의 말처럼, 이 전시의 실현은 전례없는 협업의 산물이었다. 2023년 파리에서 전시 논의가 시작됐고, 작품 투어 일정, 운송 경로, 설치 환경 등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했던 프로젝트다. 1984년 설립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브랜드가 창설했지만 상업성과는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온 사립 문화 기관이다. 동시대 예술을 중심으로 전시, 출판, 다양한 분야가 교차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실험적 창작을 지원해왔고, 이번 서울 전시 역시 그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브랜드와 재단은 이름을 공유하지만, 직접적으로 맞닿기보다는 서로 다른 결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조우한다. <론 뮤익> 전시는 호주 출신의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으로, 4월 11일부터 7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서울관의 5전시실, 6전시실 걸쳐 이루어지며, 총 24점의 조각, 사진, 영상을 통해 뮤익의 30여 년 작업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전시 전반은 인체에 대한 작가의 집요한 탐구와 조각적 실험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대표작 ‘매스(Mass)’다. 각각 1.2m 높이에 60kg이 넘는 해골 100개로 구성된 이 대형 설치물은 단지 죽음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아니다. 파리의 지하 묘지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전시 공간에 따라 배치와 구성이 달라지는 설치 조각이다. 작품은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Victoria National Gallery, Melbourne)의 의뢰로 제작되었으며, 2017년 첫 전시에서는 18세기풍 갤러리를 가득 메운 수평적 배치로 선보였다. 2023년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전시에서는 보다 흩어진 형태로 재구성되어 심리적 긴장감을 부각했다. 세 번째 공개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에서는 14m에 달하는 천장 높이와 천창으로 쏟아지는 자연광을 활용해 해골을 수직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지하 묘지를 연상시키는 이 연출은 관람객에게 강렬한 몰입감과 함께 공간 전체를 압도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그뿐 아니라 과거 보안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2013년 개관한 현대미술관의 공간적 맥락까지 고려한 연출을 통해 작품과 장소가 함께 호흡하게 만든다. ‘론 뮤익’ 전시 모습. 전시장 중앙에는 침대에 누운 여성 조각(‘침대에서’)이, 전면에는 닭과 마주 앉은 중년 남성의 조각(‘치킨/맨’)이 배치되어, 작가의 대표작들이 하나의 시선 안에서 공존한다. 100개의 두개골을 설치한 작품 '매스', 550 x 1487 x 5081.8 cm ‘매스’의 경우 호주에서 제작된 각 60kg에 달하는 100개의 해골을 개별 나무 상자에 담아 2개월 동안 선박으로 운송했으며, 한국에 도착한 후에도 구성과 설치에만 몇 주가 소요되었다. 이 작품은 고정된 형태를 갖춘 조각이 아닌, 공간의 구조와 큐레이터의 해석에 따라 매번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되는 설치 작품이다. 각 공간에 맞춰 새롭게 구성되는 과정은 단순한 설치를 넘어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현장에서 완성되는 작품임을 보여준다. ‘매스’는 전시를 통해 공간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하고, 관람객의 신체적 체험을 유도하는 대표적 사례다. 론 뮤익은 1958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장난감 공방을 운영하던 독일계 부모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손 기술과 사물에 대한 감각을 체득했다. 영화와 텔레비전 특수분장사로 활동하던 그는 1996년 화가 폴라 레고(Paula Rego)와의 협업을 계기로 조각에 입문했고, 이듬해 영국 왕립예술아카데미에서 선보인 ‘죽은 아빠(Dead Dad)’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의 조각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묘사로 유명하지만,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과 정서를 탐구한다. 너무 작거나 커서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그의 조각은 관람자의 시선과 감정을 의도적으로 흔들며 몰입을 유도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의 회고전이자,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한 기회로, 평면 회화보다 이동과 설치가 훨씬 까다로운 조각 전시의 특성상 실현 자체가 드물다. ‘마스크 II’, 2002, 혼합 재료, 77 × 118 × 85cm. 개인 소장. 작가의 얼굴을 4배 크기로 재현한 자화상. 텅 빈 뒷면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유령’, 1998/2014, 혼합 재료, 202 × 65 × 99cm, 야게오 재단 컬렉션. photo © Alex Delfanne 전시에는 뮤익의 시기별 주요 조각 작품과 스튜디오 사진 연작, 다큐멘터리 필름 등 24점 소개된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마스크 II(Mask II)’는 작가 본인의 얼굴을 4배 크기로 확대 재현한 작품이다. 실감 나는 피부와 수염 자국, 눈꺼풀의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이 조각은 뒷면이 텅빈 채 남겨져 있어 관람객에게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침대에서(In Bed)’는 멍한 눈빛으로 침대에 누운 여성의 모습을 통해 고독과 피로의 감정을 극대화하며, ‘쇼핑하는 여인(Woman with Shopping Bags)’은 육아에 지친 엄마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조각 속 비닐봉지에는 실제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이 묘사되어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젊은 연인(Young Couple)’은 정면에서는 다정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뒷모습을 통해 관계의 긴장감과 복잡한 감정을 암시한다. 특히 ‘치킨/맨(Chicken/Man)’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Christchurch Art Gallery)의 의뢰로 제작되어 처음으로 해외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으로, 중년 남성이 식탁 위 닭과 대치하는 모습은 긴장과 침묵 속의 감정을 생생히 전한다. 이외에도 대만 야게오 재단(Yageo Foundation)에서 대여한 ‘유령(Ghost)’, 유럽 주요 미술관과 개인 소장품이 포함되어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들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론 뮤익의 작업실’, 디본드 패널에 컬러 사진, 79.5 × 100cm. © 고티에 드블롱드 photo © Gautier Deblonde 전시 후반에는 뮤익의 창작 과정을 담은 사진과 고티에 드블롱드(Gautier Deblonde)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상 두 편이 상영된다. 특히 ‘스틸 라이프: 작업하는 론 뮤익(Still Life: Ron Mueck at Work)’은 작가의 조용한 작업실 풍경과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조각이 생명을 얻는 과정을 밀도 높게 보여준다. <론 뮤익>전은 단순한 조각 감상을 넘어, 관람객 스스로가 작품과 공간 사이를 걸으며 존재와 시간, 감정과 기억을 사유하는 드문 경험을 선사한다. 조각이라는 장르 특유의 물성과 중량감, 거대한 크기와 고요한 감정이 공존하는 이 전시는, 단 한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된 긴 시간의 기록이며 동시에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예술 경험이다.
- 크리스티안 호겐이 말하는 로저드뷔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The Bi-Retrograde of Roger Dubuis as Seen by Kristian Haagen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로저드뷔 창립 30주년을 맞아 선보인 컬렉션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기술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이에 깊은 애정을 지닌 시계 전문가 크리스티안 호겐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 로저드뷔의 상징적 컴플리케이션과 신작에 대한 그의 통찰을 들어보았다. 로저드뷔는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메종의 정체성과 오트 오를로제리에 대한 집념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기념비적 타임피스를 공개했다. 그중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는 1995년 창립자 로저 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세상에 첫선을 보인 작품, ‘심퍼티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현대적 해석이자 진화다. 이 모델은 로저 드뷔라는 이름이 오트 오를로제리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이며 남긴 상징적 이정표였다. 그리고 그 유산은 오늘날까지도 로저드뷔의 디자인 언어와 기술적 철학을 상징하는 존재로 수많은 시계 애호가들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오리지널 모델의 쿠션 케이스는 정제된 미학과 고전적 품격을 아우르며, 절제된 바로크 디테일로 독창적 우아함을 완성했다. 다이얼에는 6시 방향의 문페이즈 인디케이터, 12시 방향의 월 및 윤년 디스플레이가 배치되었고, 좌우에는 반원형 스케일을 따라 움직이는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날짜 및 요일 디스플레이가 대칭적으로 자리한다. 각 핸즈는 주기가 끝나면 단숨에 복귀하는 순간적 점핑 메커니즘을 구현하며, 이 독창적인 레이아웃은 시각적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이러한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는 당시 워치메이킹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고난도의 기술과 혁신을 갖춘 기능으로, 이후 로저드뷔 정체성의 근간이 되었다. 이 ‘심퍼티’ 모델의 바이레트로그레이 디스플레이에 깊이 매료되었던 한 시계 전문가가 있다. 2001년 자신의 첫 번째 저서에 이 모델을 심층적으로 다룰 만큼 로저드뷔에 대한 애정을 지닌 크리스티안 호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시계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전문가이자 커뮤니케이터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8권의 시계 전문 서적을 출간했으며, 다양한 시계 매거진, 웹사이트, 포럼의 에디터로 활약하고 있다. 더불어 주요 옥션 하우스 및 브랜드들과 협업해 시장과 수집의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하는 그는 오늘날 시계 커뮤니티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목소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로저드뷔가 이번 워치스 & 원더스를 계기로 공개한 컬렉션들을 계기로, 는 그에게 로저드뷔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에 대한 인상과 행사에서 선보인 신제품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았다. 시계 전문가 크리스티안 호겐 로저드뷔 심퍼티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로저드뷔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컴플리케이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 독창적인 메커니즘이 시계 애호가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궁금하다. 나는 2001년부터 시계 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했고, 지금까지 시계를 주제로 한 저서를 8권 출간했다. 첫 번째 저서인 2001년 책의 표지에는 로저드뷔의 ‘골든 스퀘어’ 모델이 실려 있다. 이미 그 당시부터 나는 로저드뷔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카를로스 디아스(Carlos Dias)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모델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이다. 이 모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매력은 무엇인지.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모델은 복잡한 컴플리케이션과 과감한 숫자 인덱스가 어우러진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당시에는 이처럼 대담하고 정교한 시계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드물었다. 로저 드뷔와 카를로스 디아스가 만들어낸 이 시계들은 시대를 앞서가는 미학과 기술을 담고 있었고, 오늘날 리차드 밀이 선보이는 시계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오트 오를로제리의 정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을 접했을 때 첫인상은 어땠는지.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의 경우, 무엇보다도 이 모델의 복잡한 기능성과 섬세하게 더한 자개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지름 40mm라는 크기가 좋은 변화였다. 최근 로저드뷔의 일부 현대 모델들은 다소 크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 사이즈는 착용감 면에서 훨씬 더 현대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로저드뷔 심퍼티, 골든 스퀘어, 오마주 컬렉션 크리스티안 호겐의 첫 저서 <최고의 스위스 시계들(The Best of Schweiziske Ure)>의 표지를 장식한 로저드뷔의 ‘골든 스퀘어’ 워치 로저드뷔 심퍼티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 전문가의 관점에서 이번 신작이 지닌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올해 로저드뷔 부스를 방문하면서, 마치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하우스에 들어선 듯한 감정을 느꼈다. 로저드뷔가 창립한 지 이제 30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부스에 전시된 시계들이 전하는 스토리는 자연스레 미소를 자아내게 했고, 다시 한번 이 브랜드에 매료되게 만들었다. 로저드뷔는 희소성과 미학적 독창성으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이 브랜드에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는지. 레트로그레이드 컴플리케이션, 독창적인 케이스 실루엣, 그리고 유니크한 다이얼 구성은 처음부터 나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를 사로잡은 순간은 <워치타임(WatchTime)> 잡지의 표지를 본 순간이다.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The Sopranos)>의 배우 페데리코 카스텔루치오(Federico Castelluccio)가 로저드뷔 시계를 착용하고 표지에 등장했는데, 기사에서 그가 이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매혹되었는지 이야기했다. 아마도 2000년쯤이었을 것이다. 그 경험은 결국 이듬해 출간된 나의 첫 책에 로저드뷔에 관한 챕터를 포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 로저드뷔 CEO, 데이비드 쇼메
로저드뷔의 CEO로 복귀한 데이비드 쇼메가 브랜드 창립 30주년을 맞아 이번 워치스 & 원더스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신작을 통해 메종만의 독창적인 시계 철학을 다시금 각인시킨 그에게 로저드뷔의 유산과 혁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물었다. 로저드뷔 CEO, 데이비드 쇼메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1990년대 메종이 창립되었을 당시만 해도 투르비용과 스켈레톤 시계를 동시에 선보인 브랜드는 드물었다. 그 때문에 로저드뷔는 디자인과 기술 양면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2025년 현재에도 로저드뷔의 혁신의 핵심은 창립 초창기와 동일하다고 보나? 우선 창립자 로저 드뷔는 코르시에-쉬르-브베(Corsier-sur-Vevey)에서 태어났는데, 어린 시절 마을 교회에서 울리는 종소리와 커다란 시계에 감명을 받았다. 그는 직접 시계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며 톱니바퀴, 기어, 이스케이프먼트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이는 그가 제네바의 워치메이킹 스쿨에 진학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로저 드뷔의 유산은 현재에도 그의 가족, 특히 딸과의 소중한 인연 덕분에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번 워치스 & 원더스 행사에서 진귀한 칼리버 208과 제네바 실을 간직한 시계를 전시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1999년 경, 로저드뷔라는 브랜드는 아직 창립되지 않았지만, 로저 드뷔는 이미 장-마르크 비더레히트(Jean-Marc Wiederrecht)라는 저명한 시계 장인과 함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공동 개발하고 있었다. 1995년 로저드뷔가 정식으로 메종을 창립하면서 이 특허는 브랜드로 이양되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을 지닌 시계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1996년 ‘심퍼티(Sympathie)’ 컬렉션의 퍼페추얼 캘린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모델, 2005년에는 플라잉 투르비용, 더블 투르비용에 차동장치를 결합하고, 상단에는 점핑 아워와 미닛 레트로그레이드를 더한 복잡한 구성이 돋보이는 모델이 있었다. 레트로그레이드는 지금도 여전히 브랜드의 시그너처로 남아 있다. ‘밀레짐’ 포켓 워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계는 메종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모델로,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그리고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을 아우른다. 이는 브랜드의 역사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컴플리케이션 요소들이다. 이렇듯 로저드뷔의 역사는 하이엔드 오트 오를로제리의 유산과 로저 드뷔가 사랑했던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잘 담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다이얼 위에서 극적인 움직임을 펼쳐내는 시계의 표현력이 존재한다. 이 시계의 기능을 넘어 감각적이고 연극적인 경험을 선사하려는 로저드뷔의 철학이기도 하다.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신작 역시 이러한 철학을 계승한다.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제네바 실, 플라잉 투르비용,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등 메종의 대표적 컴플리케이션을 모두 아우른다. 더불어 로저 드뷔가 애호했던 골드 브라운·라이트 블랙 컬러의 조화와 함께 예술적인 색의 대비를 다시금 재현했다. 또 반가운 소식은 이 시계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저드뷔는 머더오브펄을 남성 시계에 도입한 선구적인 브랜드 중 하나로, 컬러 자개까지 활용하며 창의적인 시도를 해왔다. 최근 ‘오마주(Hommage)’ 컬렉션에서도 이를 적용했다. 과거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로터에 새겼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과거로부터 영감을 받아 미래를 창조하는 정신’이라는 문구의 의미를 잘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새로운 40mm 모델을 한정판이 아닌 정규 컬렉션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도 로저드뷔가 지속적으로 혁신을 실현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유니크 포켓 워치 밀레짐 이번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보다 ‘시간’이었다. 2024년 6월 초 로저드뷔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사실 그보다 한참 전부터 머릿속으로는 이미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었다. 사실 이전에 로저드뷔에서 11년 동안 일했고, 그룹 내 다른 메종으로 잠시 이동한 뒤 이번에 CEO로 복귀하게 되었다.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팀을 재정비하고 ‘워치스 & 원더스’를 위한 명확한 방향성을 서로 공유하며 뛰어난 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었다.이 모든 과정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마감에 맞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첫 번째 시계는 워치스 & 원더스 직전 일요일 밤에 완성되었고, 두 번째는 사실상 월요일 새벽에야 완성될 정도였다. 특히 비스포크 시계를 담당하고 있는 ‘레러티 팀(Rarities Team)’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 비스포크 프로그램의 유연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다. 유니크 피스를 개발하듯 한 땀 한 땀 조율한 집약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한국에서도 여성 컬렉션인 벨벳(Velvet) 시리즈가 큰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앞으로 여성 컬렉션 확장에 대한 계획이 있나? 로저드뷔의 역사 속에서 여성 시계는 언제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벨벳이전에도 ‘팔로우 미(Follow Me)’ 컬렉션을 비롯해 젬스톤을 적극 활용한 하이 주얼리 워치 라인 등 다채로운 여성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여성 고객과의 창의적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고, 오늘날까지도 여성 고객층은 로저드뷔의 감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로저드뷔는 고급 시계 제작 기술과 스토리텔링, 그리고 가족적인 접근 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여성 고객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이에 따라 우리는 앞으로 표현력이 더욱 풍부한 새로운 여성 컬렉션을 통해 이 전통을 재점화할 계획이다. 로저드뷔는 다양한 버전의 초경량 시계를 선보인 바 있다. 그에 반해 울트라-신 워치를 선보인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새로운 카테고리의 워치를 선보일 계획은 없을지? 현재 우리는 디자인의 ‘균형미’를 중시하며 다양한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작고 얇은 시계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비례적인 완성도와 시각적 균형을 모두 갖춘 타임피스를 추구한다. 로저드뷔는 얇거나 두꺼운 케이스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즐긴다. 울트라-신 워치든, 반대로 아주 두꺼운 워치든 그것이 단순한 ‘스펙’을 위한 것이 아닌, 시계 본연의 목적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 중 하나는 ‘원탁의 기사’ 시계다. 이 작품은 다이얼 위에서 펼쳐지는 서사, 즉 기사들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장면이 시계의 두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 서사를 온전히 담기 위해 1mm가 더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추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신작의 경우에는 로저드뷔치고는 이례적으로 얇게 제작한 모델이다. 이는 시계를 보다 은밀하게 착용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고려한 디자인 결정이다. 30주년 컬렉션에 담긴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는 디자인과 기능성 측면에서 모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CEO로서 이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어떤 감회를 느꼈는지. 로저드뷔의 본질은 전통적인 제네바 고급 시계 제조 기술과 탁월한 마감, 품질,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있다. 다이얼 위에서 양쪽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인디케이션은 시계의 입체감과 복잡성을 극대화한다. 2개의 서브 카운터만 있었다면, 이처럼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가 이 디스플레이를 특히 사랑하는 이유는, 이 시스템이 로저 드뷔 본인이 직접 특허를 보유했던 것이며, 생전에 그가 누구보다도 애착을 가졌던 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 3개의 레트로그레이드를 포함한 작품도 제작했을 정도로 이 기술에 심취해 있었다. 워치메이커 중심의 브랜드로서 로저드뷔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독립 무브먼트를 개발해왔다. 그중에서도 ‘엑스칼리버’가 오랜 시간 브랜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엑스칼리버’는 메종의 역사 속에서 혁신과 표현력, 그리고 대담한 디자인 철학을 상징하는 컬렉션이다. 트리플 러그, 플루티드 베젤, 통합형 크라운이라는 특징적인 요소는 멀리서 봐도 단번에 로저드뷔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시각적 식별성은 브랜드 정체성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엑스칼리버’는 컬렉션 내에서도 다채로운 변주를 통해 폭넓은 표현력을 보여준다. 하나의 케이스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스타일부터 극도로 역동적이고 과감한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계 언어를 구현할 수 있는 유연함이 이 컬렉션의 본질이자, 장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 로저드뷔, 창립자가 완성한 100%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가치를 이어가다
하이퍼 워치의 시초인 로저드뷔가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로저드뷔의 드라마틱한 형태감에 녹여낸 컴플리케이션의 복잡성은 1995년 초창기부터 지속되어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다. 확고한 기계적 논리를 배경으로 과감한 디자인에 대한 도전은 매우 큰 설득력을 지녔다. 독보적인 워치메이킹의 여정 속에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고수하는 브랜드의 집중력은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Excalibur Grande Complication)과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Excalibur Bi-retrograde Calendar)로 그 역사를 이어간다.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Ref. RDDBEX1174 지름 45mm 케이스 핑크 골드 무브먼트 오토매틱 칼리버 RD118,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캘린더 디스플레이, 레트로그레이드 및 디스크 기능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플라잉 모노투르비옹 스트랩 교체 가능한 브라운 레더 스트랩 LIKE NO OTHER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창립한 워치메이커 로저 드뷔는 브랜드 초창기에 자신이 만든 시계들을 직접 프레젠테이션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워치메이커 이름을 딴 브랜드라 하더라도 독립 시계 시장을 넘어 대형 브랜드로 발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이렇게 브랜드가 성장한 후에도 워치메이커의 비전이 마케팅적 요소에 희석되지 않고 운영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1995년 탄생한 로저드뷔는 스위스 시계가 격동의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2001년 제네바에 독립적인 매뉴팩처를 창립해 100%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생산하며 브랜드의 방향을 정립했다. 엑스칼리버 컬렉션은 이러한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며 2005년 탄생했다. 특히 엑스칼리버를 처음 소개한 프레젠테이션 당시 별 모티브의 브리지를 상징으로 한 이 컬렉션은 혁명적으로 여겨졌다. 스켈레톤 워치를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시절이기에 오픈워크 기법을 바탕으로 디자인적 요소를 유지하면서 무브먼트의 밸런스를 지켜낸다는 것은 로저드뷔만이 추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독보적인 분야다. 엑스칼리버는 이러한 혁명의 중심에 있었다. 지금은 하이퍼 워치 혹은 스포티한 콘셉트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브랜드가 많아지고, 클래식 워치를 선보이던 브랜드까지 스포츠 워치 라인업을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엑스칼리버가 첫선을 보인 2005년만 해도 이러한 콘셉트 워치는 매우 드물었고, 특히 제네바에 자사 매뉴팩처를 갖춘 브랜드가 많지 않아 100% 자체 개발하는 경우가 희귀했기에 높은 가격에도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하이퍼 워치가 드문 시기에 시인성이 뛰어난 과감한 디자인에 초고가 시계라는 아이덴티티가 더해져 로저드뷔는 3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할리우드 스타와 스포츠 스타의 성공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엑스칼리버는 이러한 혁명의 중심에 있었다. 지금은 하이퍼 워치 혹은 스포티한 콘셉트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브랜드가 많아지고, 클래식 워치를 선보이던 브랜드까지 스포츠 워치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엑스칼리버가 첫선을 보인 2005년만 해도 이러한 콘셉트 워치는 매우 드물었고, 특히 제네바에 자사 매뉴팩처를 갖춘 브랜드가 많지 않아 100% 자체 개발하는 경우가 희귀했기에 높은 가격에도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W & W 2025 로저드뷔 부스 모습 W & W 2025 로저드뷔 부스 모습 독창성에 대한 경의,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은 뛰어난 복잡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장인들의 숙련도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기에 소장 가치가 높다. 헌신적인 워치메이커 로저 드뷔가 2009년 선보인 100% 자체 제작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칼리버를 기반으로 한다. 워치메이커에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란 넘기 어려운 산이지만 반드시 마스터해야 하는 도전이기도 하다. 로저 드뷔 역시 퍼페추얼 캘린더를 마스터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놀라운 인내심과 혁명가적인 정신으로 RD0829 칼리버를 완성했다.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더블 마이크로 로터를 장착한 플라잉 투르비용이라는 세 가지 추가 기능을 적용해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무브먼트의 역사를 이어받아 2025년 새롭게 선보이는 두 번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칼리버 RD118은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오토매틱 투르비용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2025년 워치스 & 원더스를 통해 선보이는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특징은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캘린더의 핸즈가 반원형 눈금을 따라 움직이다 주기가 끝나면 지체 없이 0으로 돌아간다. 바이레트로그레이드의 유래는 1980년대에 시작된다. 로저 드뷔는 장-마르크 비더레히트와 파트너십을 맺어 다양한 특허를 등록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요일을 표시하는 개별 스케일과 날짜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스케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엑스칼리버 스켈레톤 핸즈가 순간적으로 점프하며 정교하고 절묘한 기계식 시계의 움직임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헤리티지 폰트를 적용한 것은 물론 퍼페추얼 캘린더와 오토매틱 투르비용의 대칭적 배열까지 브랜드의 오랜 유산을 다양한 요소로 담아낸 자부심이 담긴 컬렉션이다. 전시장에는 이 제품의 모태가 된 초기 모델이 전시되어 있는데, 초기 모델 역시 케이스부터 시간 표현까지 매우 독창적인 구성을 띠고 있다. 사실 이러한 기능은 미학적 완성도와 기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추구한 결과다. 과거의 컬렉션은 물론 오늘날 선보이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는 기계식 시계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기능이자 로저드뷔의 시그너처 디스플레이로 보는 즐거움까지 더한다.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컴플리케이션의 꽃, 미닛 리피터와 투르비용 대범한 디자인의 엑스칼리버 컬렉션에서 표현되는 섬세한 소리, 미닛 리피터 컴플리케이션은 최고 난도 컴플리케이션의 현대적인 엑스칼리버 워치 케이스에서 뿜어져 나오며 존재감을 더 강력하게 드러낸다. 케이스 왼쪽의 푸셔를 누르면 차임이 활성화되고 해머가 공을 치며 음악적 완성도를 갖춘 선율이 흘러 나온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로저드뷔 담당자들은 여러 번 반복해서 이 소리를 직접 들려주었는데, 악마의 코드로 알려진 트리아톤 차임은 단순한 음색과 반음 덕분에 불협화음처럼 느껴지지만 독특한 뉘앙스를 선사해 이 컬렉션을 더욱 유니크한 컬렉션으로 완성한다. 케이스 왼쪽의 푸셔를 눌러 악기처럼 원하는 순간에 차임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플라잉 투르비용을 살펴보자. 로저드뷔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투르비용의 움직임을 극대화해 감상할 수 있는 무브먼트 구성을 선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 적용한 플라잉 투르비용은 5시와 6시 사이에 위치한다. 켈틱 십자가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부터 티타늄 소재의 적용까지 브랜드의 시그너처 스타일로 완성했다. 지금은 백화점 시계 매장에서도 투르비용 워치를 볼 수 있지만 로저드뷔가 탄생한 초기에는 투르비용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소수에 불과했다. 실제로 구동되는 투르비용은 시계 박람회에서도 보기 어려울정도로 초고난도의 기술이었기에 2005년 더블 투르비용 출시, 2013년 스켈레톤 더블 투르비용 출시 기록을 갖춘 브랜드로서 하이퍼 오롤로지 워치라는 왕좌를 차지하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1가지 다른 형태의 피니싱으로 마감해 가장 까다로운 ‘푸아송 드 제네바’ 인증으로 탁월함을 대변한다.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은 단 8점에 불과하기에 이번 전시에서도 워치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았다.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Ref. RDDBEX1179 지름 40mm 케이스 핑크 골드 무브먼트 오토매틱 칼리버 RD840,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머더오브펄 디테일, 핑크 골드 새틴 브러시 캘린더 디스플레이 기능 날짜, 요일, 시, 분, 초 스트랩 교체 가능한 브라운 레더 스트랩 40mm의 완벽한 케이스 사이즈,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엑스칼리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버전으로 구현한 모델이 바로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다. 40mm라는 뛰어난 착용감의 사이즈는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볼륨감이 넘치면서도 착용감은 뛰어난데, 로즈 골드 소재로 만들었기에 그 가치가 더욱 높다. 하이엔드 워치의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신소재도 매력적이겠지만 고전적인 프레셔스 소재인 골드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 강력한 디자인과 클래식한 소재의 조화는 더욱 극적으로 느껴진다. 로즈 골드 케이스 안 머더오브펄 디테일은 실제로 보았을 때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로 제네바 현장에서도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기계식 워치가 펼쳐내는 레트로그레이드의 연극적인 움직임의 배경이 되는 머더오브펄의 활용은 다른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보지 못한 디자인 구성으로 우아한 독창성이 느껴진다. 마치 2개의 레트로그레이드 인덱스를 브리지가 가교 역할을 하듯, 다이얼 전체의 밸런스를 완성한다. 1996년 발표한 심퍼티 모델 과거와 미래를 담아내는 시계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 워치의 뒷면, 사파이어 글라스 안쪽 링에 특별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로저드뷔 공동 창립자에 대한 끝없는 헌사의 표현으로, 과거 로저드뷔 타임피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클래식한 필기체의 문장이다. 올해 30주년을 기념하며 또 다른 의미 있는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 ‘C'est une montre actuelle passé, inspirée mais pas soumiseau pass qui se projette dans un futur qui nous appartient.’ 이 문장은 ‘이것은 현대를 위한 타임피스이며, 과거에 영감을 받되 과거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담아낸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래된 책에서 작가의 메모를 발견하는 것처럼, 이 시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워치메이커의 정신을 넘어 과거와 미래의 가치를 동시대적으로 해석해 특별한 작품을 만들고자 한 예술가로서의 터치가 느껴지는 로저드뷔의 워치는 이 시대를 위한 컬렉터블 피스임이 분명하다. 문의 02-3479-1403
- ‘단순함’이 깃든 바쉐론 콘스탄틴 패트리모니
시대를 관통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패트리모니 컬렉션 출시. 200주년을 기념하는 100피스 한정 에디션 패트리모니 컬렉션 출시 200주년을 기념하는 하이라이트로, 디자이너 오라-이토(Ora-ïto)와 협업해 탄생시킨 이 옐로 골드 셀프 와인딩 워치는 단 100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바쉐론 콘스탄틴의 미적 감각과 기술력이 정점을 이루었음을 강렬하게 상기시킨다. 패트리모니 셀프 와인딩 패트리모니 셀프 와인딩 패트리모니 셀프 와인딩 지난 10년 동안, 바쉐론 콘스탄틴은 시계의 볼륨을 조절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왔으며, 이를 통해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무브먼트를 제작하는 탁월한 역량을 입증해왔다. 이 브랜드의 울트라-신 기술력은 1955년, 두께가 단 1.64mm에 불과했던,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 칼리버 1003을 통해 확고히 자리 잡았으며, 이후에도 오트 오를로제리의 정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애호가들을 매료해왔다. ‘심플렉시티(simplexity, 단순함 속 복잡함)’ 개념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디자이너 오라-이토는 브랜드의 파트너로 활동해왔으며, 패트리모니 컬렉션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본질을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한다고 평가한다. 오늘날 시계 애호가들은 ‘단순함’이 결코 쉬운 디자인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복잡함이 ‘제네바 홀마크’라는 까다로운 인증으로 보상받고 있으며, 옐로 골드 다이얼 위에서 정교한 톤온톤 원형 패턴과 함께 순수하게 빛나는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건축과 천문학에 깊은 관심을 지닌 오라-이토는 이 디자인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원형 빛의 움직임은 태양이 달에 가려질 때 나타나는 ‘베일리 비즈(Baily’s Beads)’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효과는 완만한 돔형으로 설계된 다이얼과 섬세하게 곡선을 그리는 골드 핸드를 통해 더욱 극대화된다. 패트리모니 셀프 와인딩 패트리모니 셀프 와인딩 Ref. 85180/000J-H069 지름 40mm 케이스 18K 옐로 골드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50,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날짜 다이얼 18K 옐로 골드 스트랩 버건디 송아지 가죽 이 모델은 정교한 디테일의 보고라 할 수 있으며, 케이스 백에서도 또 다른 창의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통해 브랜드를 상징하는 말테 크로스 형태로 오픈워크된 진동추를 감상할 수 있으며, 시선을 옮기면 메인 플레이트의 서큘러 그레이닝과 브리지를 장식한 코트 드 제네바(Côtes de Genève) 패턴 등 인하우스 칼리버 2450의 수려한 수공 장식이 펼쳐진다. 두께가 단 3.6mm에 불과한 이 무브먼트는 그야말로 정교한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는 마치 ‘내용의 음(yin)이 형식의 양(yang)과 조화를 이루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해 바쉐론 콘스탄틴의 제품 마케팅 및 혁신 디렉터 산드린 동기(Sandrine Donguy)는 “슬림함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풍부한 우아함을 담은 디자인 철학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오라-이토 한정판 시리즈는 패트리모니 컬렉션을 한층 현대적이고 스타일리시하게 재해석한 특별한 작품이다.
- 하이엔드 워치의 새로운 해석, 루이 비통 ‘땅부르 옐로 골드 오닉스’
땅부르 옐로 골드 오닉스 루이 비통이 본격적으로 시계를 제작한 것은 2002년 ‘땅부르’ 컬렉션을 출시하면서다. 여행을 테마로 한 독창적인 드럼 형태의 디자인은 2022년 출시 20주년 기념 에디션을 통해 다시 한번 가치를 증명했으며, 2023년에는 현대적 설계를 반영해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신소재 조합과 원석 가공 기법에 집중한 세 가지 새로운 땅부르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중 ‘땅부르 옐로 골드 오닉스’ 모델은 컬렉션 최초로 사용한 브라질산 오닉스 스톤 다이얼과 사프란 사파이어 장식이 특징이다. 48개의 바게트 컷 사파이어(총 2.22캐럿)는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옐로 골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루이 비통의 라 파브리끄 뒤 떵이 개발한 칼리버 LFT023을 장착했으며, 30피스 한정 생산된다. 문의 02-3432-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