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B&F와 프랭크 부흐발트, 빛으로 확장된 기계적 상상력
-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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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F와 프랭크 부흐발트, 빛으로 확장된 기계적 상상력
관습을 넘어선 상상력으로 기계와 빛, 예술의 연결성을 확장해 온 MB&F와 프랭크 부흐발트가 M.A.D. 갤러리 15주년을 맞아 ‘기계적 태양’이라는 상징적 오브제로 그들의 철학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새로운 것을 대중에게 제안하기 위해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작가의 독보적인 열정이 있어야 한다. 기존 규칙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오롤로지컬 머신’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만든 MB&F와, 빛·공학·예술을 하나로 묶어 창작물을 선보이는 독일 인테리어 아티스트 프랭크 부흐발트(Frank Buchwald)는 그들만의 독특한 키네틱 아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랭크 부흐발트는 시계와 함께 예술 작품들을 선보이는 실험적 공간이었던, 의구심이 가득했던 M.A.D. 갤러리에 참여했던 초기 아티스트 협력자 중 하나다. 이들의 작품은 주변 공간까지 변화시키는 힘이 있으며, 끊임없는 수작업으로 완성해 많은 이들이 인정하지 않았던 영역을 공감할 수 있도록 확장했고, 현재 이 콘셉트는 제네바를 넘어 두바이로 확장되어 타이베이, 싱가포르, 파리, 베벌리힐스, 멘로파크 등지에서 ‘MB&F 랩스’라는 형태로도 운영되고 있다. 올해 M.A.D. 갤러리는 1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메종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프랭크 부흐발트를 초청해 협업을 진행했다. 프랭크는 구형 전구를 감싸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LED 링을 통해 ‘기계적 태양’을 구현한 조형 조명 ‘ML15 헬리오스(ML15 Helios)’를 선보였으며, 이는 그의 머신 라이트(Machine Lights) 시리즈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15점 한정 생산되며, 스테인리스 스틸과 브라스로 수작업 제작된 이 오브제는 링 라이트와 블루 디퓨저를 통해 빛을 조형 요소로 활용하고, 가변적인 각도 조절과 노출된 기계 구조를 통해 움직임과 구조미를 강조하며, 예술과 엔지니어링, 워치메이킹을 연결하는 상징적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GMT KOREA> 팀은 이 특별한 협업에 대한 의미와 15주년 기념 협업작으로 그가 전하고 싶었던 상징적 철학은 무엇이었는지 직접 물어보았다.

조명 디자인 작업은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나는 평생 기계와 기계 시스템에 매료되어 왔다. 처음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시작했고 이후에는 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일했지만, 나의 관심은 언제나 기계의 논리와 미학, 그 형태와 비례, 그리고 내부의 질서로 향해 있었다. 이러한 매혹은 자연스럽게 나를 조명 디자인으로 이끌었다. 그곳에서는 구조, 기계성, 그리고 시각적 존재감이 하나의 집중된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오브제들에 빛을 도입하는 일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기계가 단순한 물리적 형태를 넘어 소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빛은 구조물에 생명감을 부여하고 깊이를 만들어내며, 주변 공간까지 변화시킨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실험들은 곧 ‘머신 라이트’로 발전했다. 우선적으로는 기계적 조각으로 존재하고, 그다음으로 빛을 발하는 오브제가 된 것이다.
처음 MB&F와 협업하기로 결정했을 때, 어떤 철학과 확신이 이 프로젝트에 함께하도록 이끌었나?
사실 막시밀리안 뷔서(Maximilian Büsser)로부터 처음 연락이 왔다. 그는 온라인에서 나의 작업을 발견했고, 내가 ‘머신 라이트’를 통해 하고 있던 작업과 MB&F의 철학 사이에 어떤 연결성이 있다고 느꼈다.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기계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곧 분명해졌다. 두 경우 모두에서 기계성은 단지 기능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표현과 상상력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내가 MB&F에서 특히 흥미롭게 느낀 점은 바로 이 생각이었다. 기계적 오브제를 기술 장치를 넘어서는 존재로 다루는 태도 말이다. MB&F의 오롤로지컬 머신은 엔지니어링과 조각의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것은 내가 작업을 사고하는 방식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이 협업은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MB&F의 어떤 면이 가장 큰 예술적 영감을 제공하나?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MB&F의 두려움 없는 호기심이다. MB&F는 기계성을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바라본다. 브랜드의 기계들은 순수하게 기계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개성을 지니고 있다. 장인정신의 엄격함과 상상력의 자유를 결합한 그 조합은 바로 나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원동력이다. 그것은 구조물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시적일 수 있고, 기능적이면서도 표현적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M.A.D. 갤러리의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강조하고자 했던 핵심 요소는 무엇이었나?
이번 기념 작품인 ‘ML15 헬리오스’를 위해 나는 강렬하고도 임팩트를 지닌 오브제를 만들고자 했다. 주변 공간을 단번에 규정해 버리는 무언가를 말이다. 기계적인 태양이라는 아이디어가 중심 이미지가 되었다. 빛을 발하는 중심핵이 있고 그 주위를 구조적 요소들이 둘러싸며, 마치 구축된 에너지 장처럼 바깥으로 방사되는 형태다. 기존 ‘머신 라이트’ 작품의 원칙에 충실한 것도 중요했다. 명확하고 건축적인 구조, 그리고 드러나는 기계성이 있어야 했다. 아무것도 숨겨져 있지 않는다. 구조 그 자체가 오브제의 스토리가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ML15 헬리오스’는 조각적 오브제이자 기계이기도 하다. 구조적으로는 정밀하지만,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에서는 매우 표현적이다.
새로운 작품이 ‘태양’과 ‘응시하는 눈’을 상징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설명해 줄 수 있나?
‘태양’은 아마도 우리 세계에서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와 방향성의 원천일 것이다.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을 구조화하는 바로 그 원리를 상징한다. ‘응시하는 눈’은 구체와 그를 둘러싼 링의 기하학에서 비롯되며, 마치 자신의 환경을 관찰하는 듯한 미묘하면서도 거의 지각 능력을 지닌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러한 모호함이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랐다. ‘ML15 헬리오스’는 하나의 우주적 상징일 수도 있고, 정밀한 기기일 수도 있으며, 혹은 관람자를 인식하고 있는 듯한 공간 속의 존재일 수도 있다. 보편적 원형과 친밀한 관찰 사이의 이러한 긴장감이 바로 이 작품의 핵심적인 성격이다.
‘빛으로 시간을 표현한다’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나?
시계는 시간을 분할한다. 시간을 측정하고 코드화한다. 반면 빛은 시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변화시킨다. 그것은 측정이라기보다 하나의 경험에 가깝다. 빛을 통해 순간은 분위기를 획득하고, 공간은 변화하며, 흘러가는 시간의 리듬은 보다 감성적인 방식으로 감지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ML15 헬리오스’는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시간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담아내고 방 안에서 그것을 체감 가능하게 만들며, 순간의 흐름에 대해 성찰하도록 초대한다.
기계적 오브제를 예술 작품으로 전환할 때 어떤 해석과 조형적 노력을 추구하나?
나에게 가장 중요한 단계는 기계의 내부 논리와 구조를 드러내는 일이다. 구조의 기하학과 각 부품이 서로 맺는 관계가 곧 조형적 언어가 된다. 구조 그 자체가 표현이 되는 것이다. 구조가 가시화되고 일관성을 갖추게 되면, 기계는 비로소 조각적 존재감을 획득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기계적 본성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무언가를 전달하기 시작한다.


MB&F와의 협업 과정에서 특히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순간이나 경험이 있었나?
막시밀리안 뷔서가 처음 나의 베를린 작업실을 방문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의 스튜디오는 세련되게 정돈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디어가 물질적 형태를 갖추게 되는 실험실과도 같은 곳이다. 그가 이 공간에 즉각적인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같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바로 과정의 가치, 그리고 손과 기계, 상상력 사이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독립 아티스트로서 혼자 작업할 때와 MB&F와 협업할 때의 창작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사실 나의 창작 과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조를 통해 오브제를 발전시키고 실험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형태를 정제해 나가는 방식은 독립적으로 작업하든 협업 안에서 작업하든 동일하다. MB&F와의 작업이 특별한 이유는 이러한 독립성이 이해되고 존중된다는 점에 있다. 나는 나의 작업을 미리 정해진 틀에 맞추기 위해 초대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아이디어와 독창성을 가져오기 위해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로 초대된다. 물론 대화는 오간다. 나는 팀원들과 막시밀리안 뷔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울림을 줄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과정의 본질은 여전히 내 것이다. 바로 그 자유가 오히려 이 협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다.
창작 작업의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영감은 정밀하면서도 숨겨진 시성을 품고 있는 기계, 기계 시스템, 그리고 산업적 형태들에서 온다. 때로는 하나의 기술적 디테일에서, 때로는 단순한 구조적 원리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이러한 파편들은 점차 공학적으로 설계된 듯하면서도 살아 있는 느낌을 지닌 하나의 오브제로 발전해 간다. 나는 정밀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면서도 어떤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에 매료된다. 그것들은 서서히 논리와 존재감, 엔지니어링과 예술 사이의 공간을 점유하는 작품으로 진화해 간다.
MB&F와의 협업을 통해 개인적으로 일관되게 지켜오고자 한 철학이나 장기적인 비전이 있나?
협업 전반에 걸쳐 변함없이 유지된 하나의 생각이 있다. 그것은 기계가 단순한 엔지니어링의 산물을 넘어선다는 믿음이다. 기계는 인간이 기술과 맺는 관계에 대해 보다 깊은 무엇인가를 드러낼 수 있다.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기계가 인상과 성격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호기심과 감정, 그리고 미묘한 자각의 감각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워치메이킹과 나의 작업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둘 다 기계에 영혼을 부여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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