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완성한 질주, 2026 병오년 워치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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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붉은 말’의 해가 솟았다. 말이 상징하는 돌파의 기운을 각 메종은 어떤 미학과 기술로 묘사했는지, 올해의 시계를 통해 살펴본다.
새해가 되면 시계 브랜드는 그해 십이간지를 각자의 정교한 인그레이빙과 에나멜 기술력으로 표현해 특별한 시계를 선보인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으로, 육십간지에서 ‘붉은 말’을 뜻한다. 말은 열두 동물 중 힘이 가장 세다. 따라서 붉은 말은 강렬한 에너지와 역동성, 빠른 속도, 그리고 혁신과 돌파력을 상징한다. 이는 진취적 기상과 불굴의 의지로 새로운 시작과 목표 달성을 향한 강력한 추진력을 의미한다. 올해 브랜드들은 말의 해를 기념해 붉은 말의 거침없는 질주와 힘찬 도약을 각자의 미학으로 풀어냈으며, 컬렉션에 어떤 예술적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질주 직전의 순간을 묘사한 말의 형상에서 긴장과 잠재된 힘이 넘쳐 흐른다. 부드럽게 번진 색채 사이로 드러나는 풍경은 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며, 골드로 조각한 근육과 윤곽은 빛을 머금고 섬세하게 반응한다.
바쉐론 콘스탄틴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더 차이니즈 조디악 말의 해
Ref. 86073/000R-H067(L), 86073/000P-H066(R)
지름 40mm
케이스 18K 4N 핑크 골드(L), 화이트 골드(R), 30m 방수
무브먼트 셀프 와인딩 2460 G4,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18K 4N 골드
기능 시, 분, 요일, 날짜
스트랩 악어가죽
VACHERON CONSTANTIN
조각으로 포착한 질주의 순간
바위를 힘차게 뛰어넘는 말 조각에서 강한 에너지가 전해진다. 바쉐론 콘스탄틴 특유의 실감 나는 양각 인그레이빙 조형성이 돋보이는 파트다. 18K 골드로 조각한 말은 갈기와 꼬리, 근육의 긴장감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마스터 인그레이버가 직접 손으로 파티나 마감까지 더해 깊이를 부여했다. 멈춰 있는 형상이지만 생명력이 느껴지고, 금방이라도 도약할 듯한 기세가 느껴진다. 다이얼 배경은 가장자리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그러데이션 그랑 푀 에나멜로 처리해 공간감을 형성하고,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그린 식물 모티브는 강인한 말의 존재감과 대비되는 차분한 인상을 더한다. 극세 브러시로 색을 한 겹씩 쌓아 올려 고온에서 소성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야 하며, 하나의 다이얼을 완성하는 데 약 2주가 소요될 만큼 높은 숙련도를 요구한다. 또 회화와 조형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을 돋보이게 배치한 가장자리의 디스크 홈 4개를 통해 시, 분, 요일, 날짜를 표시하며,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60 G4로 구동한다.



원작의 간결한 붓질이 지닌 역동성은 깊이 조절된 인그레이빙으로 되살아나며, 로터의 회전과 결합해 운동감을 강조한다.
마스터 컬렉션 말의 해 에디션
Ref. L2.919.4.09.2
지름 42mm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L899.5
다이얼 레드 그러데이션
기능 시, 분, 초, 날짜, 문페이즈
스트랩 블랙 악어가죽
LONGINES
다시 달리는 쉬베이훙의 말
론진은 145년 이상 공식 스포츠 타임키퍼로서 승마, 스키, 양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특히 1878년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20H를 개발하며 전문 경기 환경에 최적화된 스톱워치를 제작했고, 이를 통해 승마 스포츠 분야에서 확고한 명성을 구축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국제 승마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동한 론진에게 말은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모티브이기도 하다. 이번 마스터 컬렉션 말의 해 에디션의 옐로 골드 무브먼트 로터에는 쉬베이훙의 대표작 ‘질주하는 말’의 말 모티브가 새겨졌다. 그림에서 과감한 붓놀림과 에너지를 통해 단 몇 번의 먹선만으로 근육의 긴장, 체중의 균형, 바람을 가르는 속도를 포착할 수 있는데, 이를 고스란히 새겼다.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로터가 회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역동성을 선사한다.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과 최대 72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피온 미술관(Peon Art Museum)과의 협업으로 진행되었으며, 쉬베이훙의 아들이자 서예가인 칭핑 쉬(Qingping Xu)가 큐레이션에 참여해 역사적 맥락을 더했다. 함께 새겨진 문구 ‘奔马得势’는 칭핑 쉬가 직접 집필한 서체로 가문의 예술적 유산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말이 다리를 굽힌 채 달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파이어 케이스 백 너머로 드러나는 이 말은 골드 로터로 만들어 오토매틱 무브먼트 위에 배치했으며, 시계 안에서 끊임없이 회전하며 에너지를 축적한다.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2 말의 해
Ref. IW501709
지름 42.4mm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무브먼트 인하우스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52011, 7일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레드
기능 시, 분, 스몰 해킹 세컨즈, 날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스트랩 악어가죽
IWC SCHAFFHAUSEN
기계 속에서 달리는 말
IWC는 언제나 중국 십이지를 상징하는 장식을 통해 포르투기저 시계가 지닌 정밀도와 실용성을 강조하는 로터 인그레이빙을 선보인다. 193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포르투기저는 대형 케이스에 고정밀 포켓 워치 무브먼트를 장착해 정체성을 확립했다. 단정하고 절제된 스타일 덕분에 포르투기저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큰 인기를 얻어왔다.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2는 2000년 출시 이후 2024년 업데이트를 거친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IW52011로 구동된다.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과 28,800vph의 진동수, 2개의 배럴에 저장된 7일 파워 리저브를 갖춘 견고한 무브먼트다. 말의 해를 기념해 18K 골드 로터에는 질주하는 말의 프로필이 새겨져 있다. 버건디 컬러 다이얼에는 골드 도금된 핸즈와 아플리케, 인덱스를 조합해 중국 문화에서 행운과 번영, 열정을 상징하는 레드와 골드의 색채 조합을 반영했다. 특히 2026년 모델은 이전의 중국 설 에디션과 달리, 다이얼 위에 해당 동물을 직접적으로 암시하는 요소를 처음으로 담아냈다. 3시 방향 7일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에서 ‘days’ 문구 대신 질주하는 말의 실루엣을 금빛으로 표현한 것으로, 과하지 않으면서도 상징적인 디테일이다.


중국 신화의 롱마에서 출발한 이 모티브는 말이 상징하는 전진과 초월의 에너지를 위블로 특유의 카본 마키트리 기술력으로 전달한다.
스피릿 오브 빅뱅 말의 프로스티드
Ref. 646.QK.1230.VR.CNY26
지름 42mm
케이스 프로스티드 카본, 100m 방수
무브먼트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MHUB1710, 5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폴리시드 블랙 및 프로스티드 카본 말 형태의 아플리케
기능 시, 분, 초
스트랩 송아지 가죽
HUBLOT
카본 위에 새긴 전진의 상징
위블로는 소재의 활용을 통해 병오년의 의미를 전한다. 중국 문화에서 말은 야망과 인내, 멈추지 않는 전진의 힘을 상징한다. 위블로는 여기에 중국 신화 속 ‘롱마 정신(The Dragon-Horse Spirit)’이라는 개념을 더했다. 이는 용의 비늘을 지니고 날개를 단 말로, 힘과 속도, 초월적인 정신을 반영한다. 다이얼 위에 3N 골드 윤곽으로 형상한 말은 고대 중국 의식용 예복의 자수에서 영감받은 유려한 선을 따라 꽃무늬 배경 위를 끊임없이 질주하는 듯 표현되었다. 이번 에디션에서 주목할 점은 카본을 다룬 방식이다. 마키트리 기법을 적용해 각 카본 조각을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잘라내고 조립했다. 워치메이킹에서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소재 중 하나인 카본을 장인의 손으로 완벽하게 제어하는 기술력을 보여준다. 금빛 선들은 말의 윤곽을 따라 흐르며 입체감을 부여하고, 카본 특유의 매트한 질감을 바탕으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스모크 사파이어 케이스 백과 블랙 러버 스트랩은 전체적인 인상을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묶는다. 내부에는 약 5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오토매틱 무브먼트 HUB1710을 장착했다.


울트라-신 워치메이킹 위에 구현한 클루아조네 에나멜의 말은 도약 직전의 긴장감과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발산한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조디악 ‘말의 해’ 에디션
Ref. G0A50545
지름 41mm
케이스 18K 화이트 골드
무브먼트 자체 제작 830P 울트라-신 기계식 핸드 와인딩 무브먼트
다이얼 아니타 포셰의 파요네(paillonné) 및 클루아조네(cloisonné) 에나멜 기법을 구현한 다이얼
기능 시, 분
스트랩 악어가죽
PIAGET
에나멜 안에서 솟구치는 도약
피아제는 고난도의 에나멜 기법을 울트라-신 워치메이킹과 결합해온 거의 유일한 메종이다. 이는 구조 설계부터 소성, 안정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정밀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술력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영역이다. 말은 중국 천문력에서 끊임없는 에너지와 자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상징한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조디악 말 에디션은 전진을 위해 땅을 박차고 도약하는 찰나를 포착한 타임피스다. 다이얼 위로 솟아오르는 말은 빛과 그림자를 동반한 3차원 조형으로 구현된다. 전통적인 클루아조네 에나멜로 완성한 말 형상은 블루에서 화이트로 이어지는 미묘한 색조 속에서 근육의 긴장과 도약 직전의 에너지를 생생히 드러낸다. 고요한 다이얼 위에서 말은 언제든 앞으로 튀어 오를 듯한 긴박감을 전한다. 핸드 인그레이빙과 젬 세팅, 에나멜링이 어우러진 화이트 골드 베이스는 조각과 회화, 보석 세공이 동시에 작동하는 종합예술에 가깝다. 다이얼은 스위스 에나멜 장인 아니타 포르셰(Anita Porchet)의 손에서 완성되며, 그녀의 작업은 빛에 따라 표정을 바꾸는 클루아조네 기법을 통해 정교한 예술성을 구현한다. 두께 2.5mm의 830P 수동 칼리버는 얇지만 6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갖췄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조디악 말 에디션은 단 18점만 제작된다.



흑마와 백마가 나란히 질주하는 장면을 통해 에너지와 교감을 표현한다. 멀리 겹겹이 보이는 산의 실루엣처럼 깊고 차분하다.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쉬베이훙’, ‘전마(战马)’
Ref. Q39334B2
지름 45.6 × 27.4mm
케이스 18K 화이트 골드, 30m 방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예거 르쿨트르 칼리버 822, 42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발리콘 기요셰, 블루 그랑 푀 에나멜
기능 시, 분
스트랩 악어가죽, 교체 가능한 더블 폴딩 클래스프
JAEGER-LECOULTRE
수묵의 에너지를 에나멜로 옮기다
예거 르쿨트르는 중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교육자 쉬베이훙(1895~1953)의 말 그림을 바탕으로 한 그랑 푀 에나멜 미니어처를 담았다. 수묵으로 표현한 말을 통해 널리 알려진 그의 작품 세계는 리베르소의 승마적 기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각 레퍼런스는 10피스 한정으로 제작된다. 쉬베이훙의 말 그림에서 절제된 붓질은 근육의 긴장과 균형, 전진의 에너지를 최소한의 선으로 포착한다. 이러한 회화적 언어를 리베르소 케이스 백 크기로 압축해 재현하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적 역량을 요구하는데, 넓은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서예적 붓놀림을 반복적 소성을 견뎌야 하는 미세한 에나멜 터치로 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거 르쿨트르는 1㎡가 넘는 작품을 약 2cm² 크기의 에나멜 표면으로 축소하는 데, 케이스 백 하나당 약 80시간의 페인팅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중국 산수화의 색조와 어우러지는 투명 에나멜 컬러를 각기 다른 기요셰 패턴에 얹어, 에나멜 아래에서 빛이 흐르는 방식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도록 했다. 케이스 백에 담긴 두 작품은 1942년 작 ‘전마(战马)’에서 영감을 받았고, 나머지 하나는 1939년 작 ‘입마(立马)’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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