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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의 인터뷰

  • bhyeom
  • 2025년 9월 27일
  • 5분 분량

Bvlgari’s vision shared at Geneva Watch Days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전해 들은 불가리의 비전


불가리가 한국의 세계적 아티스트 이우환과 손잡고 특별 한정판을 공개했다. <GMT KOREA>는 이번 협업을 총괄한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와 향후 비전을 들어보았다.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지름 40mm

케이스 티타늄,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BVL 138,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다이얼 거울 효과 다이얼

스트랩 통합형 티타늄 브레이슬릿

조각과 회화, 그리고 시계 제작이라는 세 세계가 만났다. 불가리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아티스트 이우환과 협업해 완성한 특별 한정판을 제네바 워치 데이즈에서 공개했다. 이우환은 한국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로, 일본의 모노하(もの派)와 한국 단색화 운동의 가장 중요한 작가다. 그는 자연물과 인공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전위적 미술 운동을 펼쳐왔다. 2011년 백남준에 이어 한국 작가로는 두 번째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고,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펼쳤다. 이번 협업 모델 역시 그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다이얼은 거울처럼 깊은 반사 효과를 드리우며, 마치 어디선가 존재하는 거대한 오브제를 비추는 듯한 무한성을 표현한다. 시계 안의 울트라-신 BVL 138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는 두께가 2.23mm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브레이슬릿이다. 일체형 티타늄 브레이슬릿은 장인이 손으로 교차 패턴을 새겨 넣어, 운석을 연상시키는 질감을 구현했다.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는 <GMT KOREA>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협업에 담긴 남다른 의미를 전해주었다. 그가 전한 특별한 협업 이야기에 더해 2024년부터 <GMT KOREA>와 소중한 인연을 이어온 존 골드버거와의 관계 또한 소개하고자 한다.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x 불가리


FABRIZIO BUONAMASSA STIGLIANI, PRODUCT CREATION EXECUTIVE DIRECTOR OF BVLGARI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의 인터뷰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
불가리 시계 부문 제품 크리에이션 총괄 이사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

울트라-신 영역에서 8개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역사를 구축한 옥토 피니씨모는 불가리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표 오트 오를로제리 컬렉션이다. 2001년 불가리에 합류해 옥토 피니씨모로 브랜드 시계 부문의 정체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시킨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는 옥토 피니씨모, 옥토, 세르펜티, 불가리 알루미늄 등 명불허전 컬렉션을 디자인해왔다. 올해는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과 협업해 완성한 ‘옥토 피니씨모’와 블랙 러버 소재와의 조화가 돋보이는 ‘불가리 브론조 GMT 및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선보였다. 이처럼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을 자유자재로 펼쳐내는 그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며, 앞으로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자.



Q. 불가리는 제네바 워치 데이즈를 공동 창립한 브랜드 중 하나다. 이 행사를 통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선보이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지.

A. 코로나 시기에 바젤월드가 사라지면서 업계가 큰 공백을 겪었다. 3월 워치스 & 원더스와 11월 두바이 워치 위크 사이 연중 한가운데가 비게 되었고 시장과 컬렉터, 시계 산업 모두에 활동 단절이 생겼다. 그래서 시계 제작의 요람인 제네바에서 소수 브랜드가 가볍게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었고, 그 중간에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연초 LVMH 워치 위크로 시작해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 워치 데이즈, 두바이 워치 위크, 멕시코 SIAR까지 이어지는데, 이 행사는 다른 행사들만큼 성장했고, 시계와 시계 커뮤니티를 위한 가장 흥미로운 만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Q. 옥토 피니씨모는 불가리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 아티스트 이우환과의 협업작도 공개되었는데,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A. 이 시계를 이우환과 함께 만든 과정은 내게 큰 기쁨이었다. 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배려해준 점도 매우 친절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특히 그가 만든 조각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색과 형태가 서로 다른 큰 바위와 그 옆에 놓인 거대한 크리스털, 거울이 함께 만들어내는 놀라운 대비 말이다. 나는 바로 그 대비를 시계에 담아내고자 했다. 브레이슬릿과 케이스의 마감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다이얼 또한 모두 수작업으로 스프레이 페인팅되기 때문에 동일한 시계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와 함께한 제작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안도 다다오와의 리미티드 에디션 이후 처음으로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계의 표면을 변화시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Q. 이번 박람회에서 불가리를 대표하는 하이라이트 컬렉션을 꼽는다면?

A. 우선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 협업작이 있고, 또 하나는 ‘불가리 불가리 브론즈’다. 이 케이스 조합으로는 처음이다. 과거 전통 케이스로 만든 브론즈 모델이 있었지만, 이번엔 다시 소재와 표면을 바꾸며 새로운 시도를 했다. 우리는 소재와 표면의 실험을 즐긴다. 브론즈는 착용 환경과 기후에 따라 손목 위에서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 물질이고, 특유의 골드 톤과 블랙 러버 스트랩의 대비가 아름답다. 다이얼은 더 깊은 블랙으로 조정했다. 인덱스를 키웠으며, 핸즈에는 슈퍼루미노바Ⓡ를 적용했다. GMT 버전은 끝이 브론즈 톤인 대형 화살표 핸즈를 사용해 대비를 강조했다. 이처럼 대비와 소재 실험은 불가리 DNA의 일부다. 이우환 협업작은 티타늄 케이스에 스틸 베젤을 결합했다. 옥토 피니씨모 스틸의 베젤을 가져온 셈이다. 사실 창립자 조르지오와 콘스탄티노 불가리 시절부터 우리는 세미-프레셔스 스톤을 다채롭게 다루면서 파인 주얼리에 스틸을 처음 도입했고, 알루미늄 케이스에 러버 스트랩을 결합한 시계를 선보이는 등 재료 실험을 계속해왔다. 옥토 피니씨모는 우리의 플래그십 모델로, 재료와 마감의 변주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합금을 새로 만들어 ‘불가리 독점 소재’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결국 비슷한 그레이 톤으로 귀결되기 쉽다. 대신 마감을 바꾸면 전혀 다른 효과가 나타난다. 이를테면 샌드블라스트 티타늄은 일반 티타늄보다 어두운 그레이 톤으로 보여 패턴이 운석 같다는 반응을 자주 듣는다. 골드 시계도 보통 폴리시드 처리하지만, 우리는 샌드블라스트 처리로 완전히 다른 표정을 만든다.


Q. 몇 년 전 디자인 센터를 로마에서 스위스(뇌샤텔)로 옮겼다. 그 후 창작 과정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A. 옥토 피니씨모의 여정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 디자인 센터를 뇌샤텔로 이전했다. 생산 부서와 멀리 떨어져 있으니 프로토타입을 확인하는 데도 몇 주씩 걸려 비효율적이었다. 울트라-신 무브먼트와 고난도 컴플리케이션 개발은 제조 현장과의 밀착해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로마는 여전히 브랜드 정체성의 근원이며, 아카이브만 들춰봐도 지금 다시 만들어도 유효하다 싶은 놀라운 디자인이 넘쳐난다. 다만 창작의 영감은 시장과 고객에게서도 온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문화적 맥락도 다양하다. 그래서 어디서든 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어떻게 만들고 소통하느냐다.


Q. 지금까지 제작한 불가리 시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세르펜티 투보가스’와 ‘옥토 피니씨모’다. 세르펜티 투보가스는 처음으로 스틸을 도입해 접근성을 높였고, 투보가스 브레이슬릿과 세르펜티 헤드라는 두 아이코닉 요소를 지키면서도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게 했다. 옥토 피니씨모는 컬렉터가 브랜드를 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었다. 컬렉터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시계업계에서 관련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내가 합류했을 당시 불가리는 화려한 스타일과 주얼러의 유산으로 유명했지만, 컬렉터들에게는 스타일만으로 충분치 않다. 스타일은 아이디어, 기술, 뛰어난 무브먼트라는 기본기에서 파생되어야 한다. 우리는 옥토 피니씨모로 당시 센세이셔널했던 스포츠적 울트라-신 드레스 시계를 만들었다. 오늘날에도 지난 50년간 가장 흥미로운 오브제 중 하나로 평가받고, 그 과정은 엄청난 도전이었지만 고객의 인식과 우리 스스로의 마인드셋까지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Q.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A. 특정한 것에서 영감받는다고 말하긴 어렵다. 나는 제스처와 선, 드로잉 자체를 사랑한다. 때로는 선명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잡기 위해 무작정 스케치를 수없이 반복한다. 어떨 때는 무엇인가를 보고 혹은 필요를 느껴 시작하고, 또 어떨 때는 단지 형태와 질감, 그리고 개념을 조합해보며 가능성을 탐색한다. 중요한 건 계속 그려보는 행위 그 자체다. 펜 터치에서 오는 감각을 창작의 일부로 여긴다.


Q. 최근 한국 불가리 팀에서 <GMT KOREA> 팀에 <Beyond Time> 커피 테이블 북을 선물해주었다. 이 책은 우리와 2024년부터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존 골드버거(본명 아우로 몬타나리)가 참여한 작품이다. 그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A. 아우로 몬타나리는 현대 시계 컬렉팅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이다. 50~60년 전부터 시계를 모아왔고, 많은 아이코닉 시계가 사실 이탈리아 컬렉터들의 안목 덕분에 상징성을 얻었다. 나는 옥토 피니씨모 덕분에 그와 만났다. 그가 옥토를 소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공통의 지인 덕분에 이벤트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다. 그가 내게 “살면서 이런 시계는 처음 봤다”라며, “옥토 피니씨모는 지난 50년간 가장 흥미로운 시계다. 1970년대 이후 정체된 영역에 다른 길을 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디자이너는 결국 누군가가 ‘차고 싶어 하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도 원치 않는다면 좋은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옥토 피니씨모를 통해 많은 컬렉터를 알게 되었다. 아우로는 내게 멘토 같은 존재다. 볼로냐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그의 집을 방문해 시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특정 브랜드를 떠나 ‘아름다운 시계’ 그 자체를 사랑한다. 그런 인물이 “지난 50년간 가장 흥미로운 시계 중 하나”라고 말해주었을 때, 우리가 무언가 중요한 일을 했다는 확신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특권이라 생각한다.


Q. 불가리의 최근 타임피스 가운데 가장 소개하고 싶은 모델이 있다면?

A. 사실 이번 박람회에 나온 시계들은 내겐 모두 과거에 속한다. 나는 이미 2028년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매번 도전의 성격이 달라진다. 그래서 매해가 우리에겐 중요하다. 특히 내년은 우리 워치 부문에 아주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지금도 누구도 예상치 못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는 3~4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다. 매장에 진열될 즈음엔 4년 전에 시작한 주제가 되어 있다. 그래서 특정 모델 하나만 꼽긴 어렵다. 이우환 협업작도, 안도 다다오 리미티드 에디션도, 브론조도, 이번 세르펜티 신작도 모두 사랑한다. 하지만 나의 시선은 늘 다음으로 향한다. 내가 가장 소개하고 싶은 시계는 언제나 ‘다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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