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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레게 헤리티지 디렉터 에마뉘엘 브레게

6분 전
3분 분량

브레게 헤리티지 디렉터인 에마뉘엘 브레게(Emmanuel Breguet)를 만났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 5대손으로 발레 드 주에 위치한 브레게 매뉴팩처에서 브랜드의 창립자가 18세기에 남긴 유산이 오늘날 어떻게 영감을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신에게 시간이란?

아주 좋은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시간과 매우 평온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시간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우리 안에 흐르는 수액이자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와도 같은 존재다. 시간은 곧 삶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거부감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살아온 시대를 늘 소중하게 여겼고, 과거를 후회한 적도 없다. 무엇보다 역사학을 전공했다. 시간은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역사학에서 시대를 오가며 서로 다른 시기를 비교하고 연결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결국 역사학자란 시간을 다루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과 아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 그 자체와 시간을 측정하는 일은 또 다른 이야기다. 시간이라는 개념과 그것을 계측하는 기술은 서로 구분해야 한다.


시간 측정에 관해 18세기 후반의 특정 역사적 시계 1점이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물론이다. 브레게가 1799년에 선보인 택트 워치가 바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1790년대에 제작한 택트 워치의 내부에는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의 시계들과 마찬가지로 작은 다이얼이 자리한다.
1790년대에 제작한 택트 워치의 내부에는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의 시계들과 마찬가지로 작은 다이얼이 자리한다.

이 역사적인 마스터피스에 대해 깊이 알고 싶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브레게는 시간을 읽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당시 시간은 시각적으로 보거나 리피팅 워치를 통해 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브레게는 여기에 촉각을 활용하는 제3의 방식을 발명했는데, 이것이 바로 택트 워치다. 브레게 컬렉션에는 이 콘셉트를 매우 잘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가 많다. 한쪽 면에는 촉각으로 시간을 읽는 시스템이 있는데, 화살표 하나와 케이스 가장자리를 두른 작은 구슬들이 시간을 알려준다. 다른 면에는 안쪽에 들어 올릴 수 있는 커버가 있는데, 이를 열면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외관이 놀라울 만큼 현대적인 순수한 브레게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12시 방향에 자리한 작은 서브다이얼과 그를 둘러싼 오픈워크 무브먼트가 특징이다. 바로 이 미학이 오늘날의 트래디션 컬렉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이 절제되고 미니멀한 브레게의 디자인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1780년에 만든, 훨씬 더 오래된 또 다른 역사적 시계와도 디자인상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있다고 들었다.

트래디션 컬렉션에 영감을 준 또 다른 시계인 퍼페추엘(Perpétuelle)에는 로터가 하나 있고 이 형태가 브레게의 초창기 모델, 즉 브레게가 만든 최초의 셀프 와인딩 시계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트래디션 컬렉션은 두 가지 영감의 원천을 지니고 있지만, 그 핵심적인 단서는 분명 택트 워치의 내부 구조, 즉 작은 다이얼과 정교한 무브먼트 아키텍처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의 로터는 브레게 최초의 셀프 와인딩 시계인 퍼페추엘의 로터를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의 로터는 브레게 최초의 셀프 와인딩 시계인 퍼페추엘의 로터를 떠올리게 한다.
1780년 제작한 퍼페추엘(Perpétuelle)에도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이는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의 네 가지 모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780년 제작한 퍼페추엘(Perpétuelle)에도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이는 새로운 트래디션 컬렉션의 네 가지 모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투르비용을 비롯해 방금 언급한 발명, 즉 브레게 핸즈, 브레게 스프링, 브레게 숫자, 파라슈트 시스템 등 어떻게 그의 발명이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바로 이 점이 마법 같은 부분이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작업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방금 언급한 발명 중 상당수는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묻는다면 물론 창업자의 천재성 덕분일 수도 있지만, 그의 디자인 감각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모든 창작물은 하나의 예술품이면서도 실용적이었다. 그러면서 항상 무언가 유용한 요소를 더했다. 그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진정으로 하나로 결합해냈다. 또 모든 것을 단순화하는 미니멀리스트였는데, 이는 대단한 독창성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단순화한다는 것은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재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실제로 시계 제작 기술의 모든 측면을 다시 들여다보았고, 오늘날 우리가 디자인과 마감이라 부르는 부분까지 새롭게 고려했다.


에마뉘엘 브레게는 원자층 증착 기술로 블루잉 처리한 브리지를 갖춘 트래디션 7037을 착용했다.
에마뉘엘 브레게는 원자층 증착 기술로 블루잉 처리한 브리지를 갖춘 트래디션 7037을 착용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어떤 결과로 이어졌나?

그는 지나친 장식을 모두 제거했다. 무늬나 장식이 없는 플레인 케이스를 도입했고, 당시 흔히 볼 수 있던 자잘한 꽃무늬나 문양도 없앴다. 한마디로 모든 것을 완벽히 정리했다. 그리고 이어서 또 하나의 천재적인 발상이 나온다. 바로 시계 제작에 기요셰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이 기법은 대단히 아름답고 예술적일 뿐 아니라 눈부심 방지 효과도 있어서, 아름다움과 실용성 모두에 동등한 관심을 기울인 또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들이 브레게의 지속적인 유산을 설명해준다. 역사학자 입장에서 보면 그는 정말 드물고 예외적인 인물이다.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같은 형태로 만들고 있는 발명품을 남긴 엔지니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역사학자로서 브레게는 여전히 대단히 특별한 인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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