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시간이라는 이름의 마법
- bhyeom
- 2월 27일
- 8분 분량
친숙하지만 낯설고 때로는 비현실적인 까르띠에의 타임피스. 그 마법의 성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워치
Ref. WHTTO0008
지름 34.8 × 43.7mm
케이스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칼리버 1928 MC, 약 44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다이얼 실버 오팔린
스트랩 세미-매트 버건디 악어가죽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예술의 핵심은 ‘낯설게 하는 것’이다.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이나 관념을 비틀어 새로운 느낌과 감정을 불러일으킬 때,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것을 발견할 때 비로소 예술이 시작된다. 까르띠에의 타임피스가 예술이 되는 순간도 바로 이 영역에 존재한다. 형태의 워치메이커 까르띠에는 전형적인 시계의 형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다. 또 미스터리 클락 같은 특별한 메커니즘으로 텅 빈 공간에 시간을 띄워놓기도 한다. 이 낯선 풍경 앞에서 우리는 무심코 흘려보냈던,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너무 낯설어 가끔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까르띠에가 ‘마법’이라는 주제로 컬렉션을 구성한 이유다. 여러 노벨티를 통해 까르띠에는 형태를 활용하고,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러한 마법을 가능하게 만드는 마력의 근원은 ‘시간’이다. 메종에 시간은 모든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무한한 창의적 도구다. 그리고 까르띠에의 모든 창작물은 스타일과 정신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마법의 실로 서로 얽혀 있다. 여기, 2024년 메종이 선보인 강력한 마법의 주문을 공개한다.
똑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워치는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수많은 애호가가 최고의 시계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다. 독특한 곡선 형태가 돋보이는 이 타임피스는 과거의 모노푸셔 수동 크로노그래프 워치가 2024년 현재로 시간 여행을 온 듯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신제품은 메종이 프리베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여덟 번째 작품이다. 프리베는 메종의 전설적인 모델을 기념하고 탐험하는 진정한 컬렉터를 위한 컬렉션으로, 매년 희귀한 워치가 이 컬렉션에 합류한다. 똑뛰 워치는 형태의 워치메이커 까르띠에가 거북의 모습에서 영감받아 1912년에 선보인 작품이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1928년 처음 소개되었다. 똑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는 현재 프리베 컬렉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컬렉션 프리베 까르띠에 파리(Collection Privée Cartier Paris)’의 일환으로 1998년 재해석되었고, 올해 프리베 컬렉션으로 다시 등장했다. 이번 노벨티 역시 크래쉬, 탱크 상트레, 또노 등 기존에 공개된 희귀 모델들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기술이 미학을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다시 디자인되었다.
Cartier Privé Tortue Monopusher Chronograph Watch
시간 여행: 기술은 미학을 위해 존재한다

곡선과 직선의 팽팽한 긴장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케이스의 형태. 전체적으로 메종의 토노형 시계 또노가 연상되지만 가로세로의 길이가 거의 같기 때문에 원형 레일 트랙이 다이얼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그래서 토노 형태의 디자인을 원형 시계처럼 즐길 수 있다. 케이스 측면 라인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러그에서는 메종의 시그너처 모델인 탱크가 연상되기도 한다. 까르띠에의 아이코닉한 여러 디자인을 하나의 시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이얼과 맞닿은 케이스 안쪽에서 곡선과 직선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느껴진다. 이번 노벨티는 오리지널 디자인에 충실하되 디테일을 섬세하게 다듬었다. 스트랩을 따라 혼이 길어지고 옆모습은 얇아졌는데, 덕분에 시계는 더욱 풍성해지고 무게는 가벼워졌다. 토노 형태의 다이얼에는 원형 레일 트랙이 절묘하게 들어가고,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삼각형 모티브를 그려 넣어 여백을 채웠다. 이 다이얼에서는 고전적인 바이-컴팩스 크로노그래프 워치의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레일 트랙 안쪽에 로마숫자 인덱스를 배치했고, 3시와 9시 방향에 2개의 서브 다이얼이 자리한다. 다이얼 가장 안쪽에 있는 원형 라인이 두 서브 다이얼의 중심을 정확하게 관통하며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모델은 1928년 오리지널 모델에 적용되었던 블루 컬러의 사과 모양 핸즈와 속을 비운 중앙 초침을 적용해 탁월한 가독성과 고전미를 완성했다.
사라진 푸셔와 유니크한 무브먼트
이 시계에 숨겨진 또 하나의 마법은 크로노그래프 작동에 필요한 푸시 버튼이다. 분명 크로노그래프 워치인데 어디에서도 푸셔가 보이지 않는다. 힌트는 케이스 오른쪽에 살짝 튀어나온 크라운이다. 크라운에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위한 모노푸셔를 통합해놓은 것. 크라운을 눌러 크로노그래프의 시작·정지·리셋을 모두 수행하는데, 그 작동 메커니즘은 시계 뒷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두께 4.3mm의 칼리버 1928 MC는 메종에서 가장 얇은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로, 투명하게 열린 넓은 케이스 백을 통해 기어들이 마치 춤추듯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수평 클러치와 칼럼 휠을 조합한 고전적인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로 이번 노벨티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되었다. 특히 칼럼 휠은 다양한 레버 기능을 제어하는 중요한 부품으로 푸셔를 누르는 조작감과 정확한 작동에 기여한다. 구조적인 아름다움 못지않게 브리지의 형태와 피니싱 역시 탁월하다. 메종은 무브먼트 부품에도 다양한 곡선을 적용했으며, 코트 드 제네바 장식으로 브리지의 형태를 강조했다. 또 레버·스프링·브리지는 베벨 처리하고, 메탈은 브러싱 처리했으며, 휠과 배럴은 테두리 작업을 거쳤다. 무엇보다 무브먼트가 원형이 아닌 다이얼과 동일한 토노 형태라는 점에서 이 시계만을 위한 정성이 느껴진다. 이번 리미티드 에디션에만 한정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울 정도다.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워치
Ref. CRWGTO0006
지름 32.9 × 41.4mm
케이스 옐로 골드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칼리버 430 MC, 약 3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다이얼 그레인 처리한 골드
스트랩 세미-매트 블루 악어가죽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워치
Ref. CRWJTO0010
지름 32.9 × 41.4mm
케이스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칼리버 430 MC, 약 3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다이얼 실버 오팔린
스트랩 버건디 레드 악어가죽
‘Bibbidi-Bobbidi-Boo’
이번 똑뛰 크로노그래프 워치는 두 가지 레퍼런스로 선보인다. 플래티넘 케이스 모델은 실버 오팔린 다이얼에 로듐 플레이팅 처리한 로마숫자를 조합했고,루비 컬러 카보숑을 적용했다. 여기에 세미-매트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적용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옐로 골드 케이스 모델은 그레인 처리한 골드 피니싱 다이얼에 블랙 로마숫자 인덱스를 조합했고, 블루 사파이어 카보숑을 세팅했다. 스트랩은 세미-매트 블루 앨리게이터 가죽 소재인데, 플래티넘 버전보다 빈티지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고유 번호가 부여되며, 각각 2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다. 한편 이번 프리베 컬렉션에는 시/분 버전의 똑뛰 워치도 포함되어 있다. 2개의 핸즈와 심플한 미닛 트랙으로 똑뛰 워치의 형태미에 집중했고, 케이스 형태에 맞춰 사이즈를 조절한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430 MC 무브먼트를 사용했다. 역시 플래티넘 케이스와 골드 케이스 각각 2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이며, 플래티넘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도 5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한다. 소량 제작하는 프리베 컬렉션 특성상 시계를 주문하는 주문을 시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마음속으로 읊어본다. 비비디-바비디-부.
Santos-Dumont Rewind Watch
시간에 관한 철학 수업 ‘마법’이라는 이름의 ‘낯설게 하기’는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워치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 타임피스 역시 처음에는 평범한 산토스 워치처럼 보인다. 눈에 띄는 건 다이얼의 레드 컬러 정도. 하지만 시간을 확인하려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인덱스가 일반적인 시계와 반대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아숫자 인덱스가 아닌 로마숫자 인덱스인 탓에 이런 스텔스 효과는 극대화된다. 덕분에 인덱스가 뒤집혀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이 시계에서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워치
Ref. WGSA0102
지름 31.5 × 43.5mm
케이스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230MC, 약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다이얼 레드 커닐리언
스트랩 세미-매트 브라운 악어가죽
뒤집힌 인덱스, 거꾸로 움직이는 핸즈
인덱스가 뒤집힌 상황에서 가능성은 두 가지다. 만약 일반적인 시계처럼 바늘이 원래 방향대로 움직인다면 시간은 마치 거꾸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메종의 워치메이커는 시계의 무브먼트를 수정해 바늘을 거꾸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서 오히려 뒤집힌 인덱스로 정확한 시간을 표시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확한 시간이 아니라 그것을 읽어내는 과정이다. 인덱스가 뒤집힌 상태에서 시간을 읽어내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핸즈가 가리키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읽어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거의 본능적으로 시간을 읽는다. 하지만 이 독특한 시계는 소유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것은 마치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와 유사하다. 전통적인 연극은 관객의 완벽한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반면 브레히트는 관객의 감정이입을 차단하는 소격 효과로 지금껏 당연히 받아들여온 일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뒤집힌 타임피스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인 시간은 낯선 것이 되고, 그 순간 우리는 시간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생각을 뒤집는 마법
핸즈는 거꾸로 움직이지만 이 시계에서는 그것이 올바른 시간을 표시하기 위한 정방향이다. 인덱스도 핸즈가 움직이는 방향에 맞춰 뒤집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거꾸로 움직이는 핸즈를 보면서 마치 이 시계가 시간을 거스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즉 시계의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 거꾸로 움직이는 핸즈와 뒤집힌 인덱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면서 시간이라는 개념은 점점 모호해진다. 누군가는 시간에 대해 여러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과연 어떤 것이 올바른 시간일까? 아니, 올바른 시간을 표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정말 우리의 시간은 특정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과거·현재·미래라는 것이 존재하는 걸까? 결국 이 시계의 역할과 가치는 이것이다. 시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그리고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시간의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마법은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는다. 현혹하거나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도록 만든다.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그 마법을 우리는 ‘철학’이라고 부른다. 시간에 관한 까르띠에의 철학 수업은 플래티넘 케이스에 장착된 붉은 커닐리언 다이얼 위에서 펼쳐지며, 단 200명만 수강 신청할 수 있다.
Santos de Cartier Dual Time Watch
낮과 밤의 경계에서
최초의 손목시계이자 파일럿 워치인 산토스 워치가 이제 2개의 시간 사이를 횡단비행한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에 듀얼 타임 컴플리케이션이 추가된 것. 하늘을 비행하며 다양한 시간대를 넘나드는 파일럿에게 듀얼 타임은 가장 유용한 기능 중 하나이며, 존재만으로도 파일럿 워치의 무드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듀얼 타임 워치
Ref. WSSA0076
지름 40.2 × 47.5mm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10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약 4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날짜, 낮/밤 인디케이터를 갖춘 세컨드 타임존 디스플레이
다이얼 앤트러사이트 그레이
스트랩 스틸 브레이슬릿 및 앤트러사이트 악어가죽
심플 듀얼 타임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을 위해 만든 산토스 워치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컴플리케이션이 또 있을까 싶다.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던 산토스의 이야기가 이제야 비로소 완성된 느낌이다. 물론 이 기능은 파일럿뿐 아니라 낯선 세계로 떠나는 여행자, 그리고 지구 반대편의 시간이 궁금한 비즈니스맨에게도 유용하다. 홈 타임과 로컬 타임을 표시하는 이 시계는 지금 머무르는 곳과 떠나온 곳, 두 장소의 시간을 동시에 알려주니까. 주목해야 할 점은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까르띠에는 두 시간의 시차를 심플하면서도 우아하게 표현한다. 기존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의 레이아웃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6시 방향에 작은 원형 세컨드 타임존 디스플레이를 추가했을 뿐이다. 이 서브 다이얼이 스몰 세컨드처럼 보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듀얼 타임 워치라는 것을 눈치채기가 쉽지 않다. ‘스몰 세컨드가 있는데 왜 센터 세컨드가 또있는 걸까?’ 이번에도 미세한 힌트가 숨어 있다. 원형 세컨드 타임존 디스플레이에 ‘DUAL TIME’이 작게 적혀 있고, 그 바로 위 조그만 원형 창에서 홈 타임의 낮과 밤을 표시한다. 똑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워치와 마찬가지로 기능을 숨기면서 익숙함 속에 낯선 모습을 끼워 넣은 셈이다.
시간의 회색지대
다이얼 컬러도 절묘하다. 앤트러사이트 그레이 다이얼은 낮도 밤도 아닌 제3의 시간대를 표현하면서 서로 다른 시간이 만나는 듀얼 타임 워치의 매력을 모노톤으로 표현한다. 말 그대로 ‘회색지대’다. 형태와 컬러, 모든 것이 듀얼 타임의 테마와 닿아 있는 것이다. 한편 베젤에 배치된 8개의 나사, 검 모양 핸즈, 7개 면으로 패싯 처리한 크라운 등 다른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주요 특징은 그대로 이어간다. 또 특허 받은 퀵스위치 시스템으로 메탈 브레이슬릿을 언제든 가죽 스트랩으로 교체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 서로 다른 시간대를 넘나들 듯 서로 다른 스트랩을 순식간에 넘나들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의 회색지대에 갇혀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도 이 타임피스를 착용한다면 언제든 또 다른 시간을 향해 떠날 수 있다. 그 옛날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던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처럼.
Animal Jewelry Watch
형상과 추상을 넘나들다

애니멀 주얼리 워치
Ref. CRHPI01617
케이스 차보라이트 가닛 및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무브먼트 쿼츠
기능 시, 분
다이얼 다이아몬드 세팅
스트랩 블랙 송아지 가죽, 네이비 블루 앨리게이터 가죽 추가 제공
까르띠에는 1914년 팬더의 얼룩무늬로 워치 케이스를 우아하게 장식했다. 이후 메종은 카리스마와 야생미 넘치는 동물들로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올해 애니멀 주얼리 워치에서는 동물의 형상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형태를 감추고 컬러와 무늬만 남겨놓은 것인데, 이 또한 형태의 워치메이커다운 발상이다. 이번에 메종이 시전한 마법의 주문은 ‘추상’이다. 메종의 디자이너들은 형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동물들의 이미지를 시계에 녹여냈다. 그래픽적이고 유기적인 풀 파베 워치 안에 하나하나 손으로 래커를 발라 각 동물의 무늬를 표현한 것. 동물들은 관능적인 오벌형 케이스 안에서 공격할 태세를 갖춘 듯 마름모형 다이얼 주위를 감싼 채 웅크리고 있다. 형식이 사라져도 의미는 남는다.
Reflection de Cartier Watch
거울에 반사된 시간

리플렉션 드 까르띠에 워치
Ref. CRWJMC0004
케이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무브먼트 쿼츠
기능 시, 분
다이얼 샌드 블라스트 처리한 실버 다이얼
스트랩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오픈 브레이슬릿
오픈 브레이슬릿의 풍성한 구조로 1개의 시계에 2개의 시간을 담아냈다. 메종의 디자이너는 마치 건축물 같은 오픈 브레이슬릿의 안쪽 절단면에 작은 사각 시계를 숨겨두었다. 외부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구조다. 반대쪽 절단면에는 폴리싱 처리를 했다. 결과적으로 작은 사각 시계는 브레이슬릿이 만드는 좁은 공간을 사이에 두고 거울 앞에 선 것처럼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 반사된 공간에서 시간은 거꾸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실재와 가상, 어느 것이 진짜 시간일까? 영화 <매트릭스>에서 로딩 프로그램에 들어간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진짜가 무엇이냐?” 이제 리플렉션 드 까르띠에 워치가 이 질문을 그대로 당신에게 돌려준다. 오픈 브레이슬릿에 세팅한 다이아몬드는 그 질문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기술에서 미학으로, 다시 마법으로
까르띠에의 기술은 특별하고 희귀한 미학을 위해 존재한다. 메종의 디자이너들은 기술이 미학을 위해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마치 연금술사처럼 때로는 마법사처럼 하나의 재료를 사적이고 고귀한 열망의 오브제로 바꿔놓는다. 영국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는 이렇게 말했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우리가 까르띠에의 타임피스에서 마법을 느낀다면 그것은 손목시계의 선구자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의 흔적일 것이다.
문의 1877-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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