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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계 역사학자 및 2025 GPHG 심사위원 피에르-이브 돈제. 골드 워치와 클록, 그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 4시간 전
  • 4분 분량

〈GMT KOREA〉는 오늘날 골드 소재의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 시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 골드

골드 시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때로는 사람들이 그 어떤 소재나 보석보다 골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클래식한 전통성과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적 가치, 그리고 태양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빛에 매료되어 흔히 말하는 ‘시대를 초월한 감성’에 빠져들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사와 시계사에서 골드라는 소재를 설명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인체 친화적이고 장식적 미학 측면에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과거 왕실을 비롯해 권위와 상징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수집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계 산업에서도 워치메이커, 시계 전문가, 그리고 경제학자에게 골드는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는 소재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의 수집가들에게 골드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금값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연간 상승세를 보이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국제 정세의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금을 장기적인 안전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금에 대한 수요가 쉽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흐름은 시계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시계를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온 수집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성향의 수집가들은 앞으로 시계에 포함된 금의 함량과 종류,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물론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적 예술성으로 완성된 골드 시계의 가치는 앞서 언급한 금 가격의 변동과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수집을 올바르게 이어가는 방법은 투자가치에만 있지 않다. 시간이 흘러도 그 의미가 개인에게 변하지 않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지 살펴본다면 가격의 등락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산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앞으로 골드 시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GMT KOREA〉 팀은 금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 주목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덴마크 등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와 시계 전문가에게 ‘골드 워치’에 대한 개인적인 통찰을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때로는 하락하는 금 시세에 휩쓸려 단순한 투자 전략으로 시계를 구입하기보다, 골드 시계를 대하는 올바른 수집 철학을 이들을 통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이들이 들려주는 조언 역시 함께 담았으니 참고한다면 좋은 방향이 될 것이다.



시계 역사학자 및 2025 GPHG 심사위원 피에르-이브 돈제.

“골드 시계는 오랜 시간 지속되도록 만든 물건이며, 세대를 초월해 이어질 수 있는 대상이다.”



최근 골드의 투자 가치에 대한 관심과 논의 역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시계 산업 측면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스위스 시계 수출 통계는 최근 골드 시계 구매 증가의 역사적 맥락을 분명히 보여준다. 장기적으로 볼 때, 골드 및 플래티넘 시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였다. 1945년에는 전체 시계 수출 가치의 8%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39%에 이르렀다. 1980년대는 옐로 골드 시계가 특히 큰 인기를 누린 시기였다. 당시 골드 및 플래티넘 시계의 비중은 39%에 달했다. 시장은 전통적 엘리트 계층의 세련됨을 표현하는 절제된 우아함의 제품에서, 국제적인 젯셋 문화를 상징하는 보다 과시적인 골드 시계로 이동했다. 이 시기에 롤렉스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1979년 폴로 모델을 출시한 피아제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골드 시계의 인기는 1990년대에 다소 감소했지만 2000년 이후 다시 회복했다. 따라서 2020년 이후 골드 가격 상승으로 골드 시계 판매가 증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 흐름의 일부로 이해해야 한다.


골드는 세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가치가 인정되어온 소재다. 개인적으로 골드 시계의 가치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골드는 무엇보다도 부의 표현이다. 골드에 대한 태도는 구매자의 개인적 성향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크고 눈에 잘 띄는 골드 시계를 통해 자신의 성공과 사회적 지위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1993년, 한 스위스 언론인은 미국의 전형적인 롤렉스 고객을 ‘손목 위에서 250g의 골드를 느끼고 과시하길 좋아하는 50대 남성’으로 풍자한 바 있다. 한편 다른 이들에게 골드 시계는 안전한 투자 자산을 의미한다. 중고 시계 시장에서 시계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불확실할 수 있지만, 골드는 그 자체로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대 워치메이킹에서 골드의 의미와 역할은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다고 보나?

일부 사용자에게 골드는 여전히 확실한 가치를 지닌 선택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시계 브랜드들은 골드를 보다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골드 합금을 개발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롤렉스는 2005년 오이스터 시계를 위해 에버로즈 핑크 골드를 개발했다. 위블로는 2012년 옐로 골드와 세라믹을 결합해 스크래치에 강한 ‘매직 골드’를 선보였다. 오메가는 2012년 세드나 핑크 골드와 2019년 문샤인 옐로 골드를 개발했다. 오메가는 문샤인 골드가 ‘짙은 푸른 하늘 속에서 빛나는 달빛’에서 영감받았다고 설명하며, 이는 나사(NASA)와의 협업 및 우주 탐사라는 브랜드 서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또 오데마 피게는 2024년 새로운 옐로 골드 합금인 샌드 골드를 적용한 로열 오크를 선보였다. 이러한 혁신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럭셔리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어떻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소재의 독창성은 기술적 의미뿐 아니라 브랜드의 서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모든 사례는 오늘날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골드라는 소재 자체가 아니라, 각 브랜드가 이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해석하고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에 통합하는가의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GMT KOREA> 11월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와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시계 산업과 그 역사적, 비즈니스적 발전을 연구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골드가 국가와 문화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인식되고 평가되는지에 있어 차이를 관찰한 적이 있나?

내가 관찰한 가장 큰 차이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개인의 부를 어떻게 드러내는가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미국과 중국처럼 부를 표현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국가와, 절제와 신중함이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일본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골드 시계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라는 사회적 인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소비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보다 개인적 만족과 내면적 가치에 기반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특정한 골드가 있나?

여러 가지 이유로 론진의 플래그십 헤리티지를 매우 좋아한다. 먼저, 이 시계의 일관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전통적인 기계식 무브먼트와 컴플리케이션을 갖추었으며, 옐로 골드 케이스와 블랙 레더 스트랩이 조화를 이루는 클래식한 미학을 지니고 있다. 또 이 시계가 지닌 감정적 의미 역시 매우 중요하다. 나의 고향은 론진 공장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일본에서 20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지금도 이 시계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상기시킨다. 이 시계는 약 15년 전 론진의 전 CEO 발터 폰 케넬(Walter von Känel)이 도쿄에서 주최한 행사에 나를 연사로 초청했을 때 선물로 받은 것이다. 따라서 이 시계는 개인적인 여정과 기억을 담고 있는 특별한 존재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골드는 무엇을 의미하나?

또 앞으로 골드 시계가 워치메이킹과 수집 문화 속에서 어떤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나에게 골드는 물론 재정적 가치와 미래 세대를 위한 장기적 투자 자산을 의미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매우 중요한 감정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시계를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 이상의 존재로 만든다. 골드 시계는 오랜 시간 지속되도록 만든 물건이며, 세대를 초월해 이어질 수 있는 대상이다. 모든 것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골드 시계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가치와 영속적인 의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골드 시계는 수집가들에게 깊은 매력으로 다가가며, 앞으로도 워치메이킹과 수집 문화 속에서 중요한 상징적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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