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골드 워치와 클록, 그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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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T KOREA〉는 오늘날 골드 소재의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 시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 골드
골드 시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때로는 사람들이 그 어떤 소재나 보석보다 골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클래식한 전통성과 세기를 거쳐 증명된 역사적 가치, 그리고 태양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빛에 매료되어 흔히 말하는 ‘시대를 초월한 감성’에 빠져들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사와 시계사에서 골드라는 소재를 설명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인체 친화적이고 장식적 미학 측면에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과거 왕실을 비롯해 권위와 상징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수집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계 산업에서도 워치메이커, 시계 전문가, 그리고 경제학자에게 골드는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는 소재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의 수집가들에게 골드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금값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연간 상승세를 보이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국제 정세의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금을 장기적인 안전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금에 대한 수요가 쉽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흐름은 시계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시계를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온 수집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성향의 수집가들은 앞으로 시계에 포함된 금의 함량과 종류,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물론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적 예술성으로 완성된 골드 시계의 가치는 앞서 언급한 금 가격의 변동과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수집을 올바르게 이어가는 방법은 투자가치에만 있지 않다. 시간이 흘러도 그 의미가 개인에게 변하지 않는지, 그리고 자신의 삶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지 살펴본다면 가격의 등락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산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앞으로 골드 시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GMT KOREA〉 팀은 금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 주목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덴마크 등 각국의 워치 및 클록메이커와 시계 전문가에게 ‘골드 워치’에 대한 개인적인 통찰을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때로는 하락하는 금 시세에 휩쓸려 단순한 투자 전략으로 시계를 구입하기보다, 골드 시계를 대하는 올바른 수집 철학을 이들을 통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이들이 들려주는 조언 역시 함께 담았으니 참고한다면 좋은 방향이 될 것이다.



스위스 기반 시계 브랜드 창립자 실뱅 베르네롱
“나에게 골드는 고귀함과 영원함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특히 기계식 시계의 경우 수명이 매우 길고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수리, 복원, 그리고 다음 세대로의 계승을 전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골드는 이러한 철학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베르네롱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브먼트를 오직 18K 골드로만 제작한다.
• 강도 골드는 약 170비커스 경도(HV)를 갖춰 구조적으로 이상적인 견고함을 제공한다.
• 비자성 골드는 비자성 금속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자기장으로부터 무브먼트의 정밀 부품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
• 마감 수 세기 동안 보석 세공사들이 사랑해온 소재인 만큼, 골드는 최상의 마감 수준을 구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금속이다. 자연스러운 깊이감과 광택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합금의 선택은 매우 개인적인 판단이 작용하는 영역이다. 나는 3N과 4N 톤의 옐로 골드만 사용한다. 이 색감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내구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5N 로즈 골드와 6N 레드 골드는 선호하지 않는다. 구리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부식에 취약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골드의 경우에는 Au750-Pd210(75% 순금 + 21% 팔라듐)만을 사용한다. 작업 비용이 상당히 높지만, 다른 합금(Pd125 또는 Pd150)과 달리 로듐 도금이 필요 없는 유일한 합금이기 때문이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가장 근본적인 것은 어떤 합금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초기 결정이다. 이 선택은 제조 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다른 어떤 시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착용감, 그리고 장기적 내구성을 갖춘 시계를 탄생시킨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귀금속 시계는 기술적 이해 없이는 현명하게 선택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드레스 워치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크기가 작고 두께가 얇아 사용되는 금의 양이 적고, 구조적으로도 정직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다. 내부를 깎아내 금의 무게를 줄이는 ‘편법 구조’를 피할 가능성도 높다. 정확한 합금 구성(Au 등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나는 18K 또는 Au750(75% 순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 수준에서야 비로소 골드가 지닌 본질적 장점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프랑스 클록메이커 알렉시 프루오프
“골드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소재가 아니다. 가치는 그 다음에 따라오는 것이다.”
클록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클록은 골드를 절제된 방식으로 은은하게 활용한 작품이다. 클록은 무엇보다 여러 공예의 결집된 오브제다. 클록 제작자는 물건에 숨을 불어넣고, 다이얼 제작자는 얼굴을 부여한다. 캐비닛메이커는 건축을, 브론즈 장인은 존재감을 더한다. 이러한 기술이 만나야 비로소 하나의 예술 작품이 탄생한다. 품질을 규정하는 것은 소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손으로 빚어내는 장인의 작업이다. 금속이든 목재든 에나멜이든, 그것이 고귀해지는 순간은 이를 변모시키는 이들의 엄격함과 정밀함, 그리고 지성을 통해서다. 골드는 강조하고, 드러내며, 비추어준다. 거의 하나의 우아함의 규칙과도 같다. 시계 전체가 가장 작은 디테일까지 정교하게 다듬어졌을 때 골드는 오히려 희소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골드는 오브제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보상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골드는 대비를 통해 격을 높이지만, 결코 전체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클록이란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시계가 아니라, 각 공예가 정확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골드는 그 전체의 조화를 ‘서명하듯’ 마무리해주는 단계다. 현대적인 예로 잠시 골드에서 벗어나 살펴보더라도, 황동이나 스틸을 전체적으로 폴리싱한 작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광택은 많은 정성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골드 역시 마찬가지로 평범한 작품의 결함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고귀함은 광택이나 귀금속의 양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작품 전체의 일관성과 정확함(타당함)에서 나온다. 결국 우아함이란 대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개인적으로는 옐로 골드를 선호한다. 특히 샴페인 톤에 가까운, 부드럽고 옅은 색조일수록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옐로 골드는 블랙과 완벽하게 어울리며, 내가 특히 좋아하는 매우 우아한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로즈 골드는 두 번째 선택이 될 것이다. 비교적 절제된 인상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화이트 골드라면 차라리 플래티넘을 선택하겠다. 플래티넘은 훌륭한 메탈릭 화이트의 인상을 제공한다. 다만 그만큼 무게감이 상당한 금속이기도 하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로즈 골드는 워치 휠 제작에도 사용될 수 있으며, 보다 현대적인 타임피스에서는 황동이나 구리-베릴륨 휠을 대체하기도 한다. 로즈 골드는 높은 구리 함량과 가공 경화(소성 변형으로 금속이나 고분자가 단단해져 강도와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가공 방식) 효과 덕분에 폴리싱 처리한 스틸 피니언과 안정적으로 맞물릴 만큼 충분한 경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 결과 마찰 계수는 우수하고 마모는 매우 적으며, 무엇보다도 휠을 별도로 금도금할 필요가 없다. 골드 자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산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공 시에는 칩(chips)이 가능한 한 적게 발생하도록 관리해야 하며, 발생한 칩 역시 모두 세심하게 수거해야 한다. 또 골드는 절삭 공구에 달라붙는 성질이 있는 금속이므로, 선삭이나 밀링 작업에서는 등유(kerosene)를 절삭유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골드는 디텐트 스프링(detent springs)을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연성과 전성이 뛰어난 소재일 뿐 아니라 마모를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스틸과 결합될 경우 자체 윤활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워치 및 클록의 플레이트에 표면 처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한 권의 책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역사적 오롤로지에서는 특정 플레이트와 브리지에 금박을 입히기도 했다. 이 금박은 모세관 효과(capillary effect)를 통해 오일 싱크 안에 윤활유가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당시 초기 오롤로지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오일 관리였다. 그러나 기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골드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대부분의 경우 기계적 이점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사례는 많지 않다. 다만 François-Paul Journe이 로즈 골드로 칼리버를 제작한 선택은 매우 대담한 사례로 언급할 만하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클록을 선택할 때 포함된 골드의 양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보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작품에 골드가 사용되었다는 것은 대개 그 주변에 길트 브론즈(gilt bronzes, 금도금 청동)가 함께 장식되어 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먼저 브론즈 자체의 품질을 평가해야 하며, 조각의 섬세함과 체이싱(여러 기구로 금속 표면을 가공해 문양이나 문자를 조각하는 기법) 작업의 완성도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다음으로는 사용된 금박 방식, 특히 프랑스에서 금지되기 이전 역사적으로 활용했던 기법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머큐리 길딩(mercury gilding, 수은 도금)은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보여준다. 무광과 폴리싱 처리한 표면 사이에 매력적인 대비를 이루어내며, 색감 또한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다.



덴마크 워치메이커 크리스앙 라스
“골드는 손목시계라는 작은 물체 안에 역사, 의례, 가치라는 층위를 하나로 표현한다. 시계 제작에서 골드는 문화를 상징한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시계 제작에서 골드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론적으로도 골드 소재는 안정적이고 부식되지 않으며, 가공성이 매우 뛰어나다. 이러한 성질 덕분에 섬세한 마감과 형태 구현이 가능하고 납땜 과정에서도 디테일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 문화적으로 골드는 품질과 중요성을 상징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제작자가 ‘오래도록 남을 작품’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뜻하면서도 존재감이 있고 빛과 착용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기에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살아 있는’ 성질이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골드를 다룰 때 특히 집중력을 요한다. 작업하기 매우 좋은 소재이기도 한 골드는 제대로 완성되었을 때 놀라울 만큼 멋진 결과물이 탄생한다. 동시에 이는 도전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제작 과정에서 작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순식간에 큰 비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강도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고,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자의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나는 따뜻함과 활용성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로즈 골드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결국 선택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로즈 골드는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온기를 지니며 북유럽 피부 톤과도 잘 어울린다. 빈티지와 모던 디자인 모두와 아름답게 매칭된다. 선명한 옐로 골드만큼 ‘귀금속’의 인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헤리티지의 감각은 분명히 유지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른 하나는 화이트 골드다. 화이트 골드는 깔끔하고 동시대적인 인상을 준다. 우리의 첫 번째 30CP는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는데, 이는 절제되고 단정한 덴마크 전통에 대한 오마주였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와 디자인의 관계’를 사유하는 일이다. 소재는 디자인이 지닌 의도를 뒷받침해야 하고, 디자인은 소재의 물성을 존중해야 한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골드의 부드러움과 전성(가단성)을 고려한 적절한 두께, 공차, 마감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케이스를 반드시 단조 소재(금속 가공물을 해머 등으로 압력과 타격을 가해 원하는 형태로 성형하는 단조 공정(열간/냉간)에 쓰이는 재료)로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주조(금속을 녹여 거푸집에 부어 모양을 만들어내는 가공 방법)는 이상적인 선택이 아니다. 주조품의 내부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기공(작은 구멍)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소재가 상대적으로 무른 성질을 지니게 된다. 가격 역시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다. 골드 케이스를 구매하고 제조하는 비용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비해 훨씬 높다. 그러나 완성된 결과물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느끼는 순간, 그 모든 과정과 선택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결국은 취향의 문제다. 수집가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공명하는 대상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시계 브랜드 창립자 나오야 히다
“골드는 아주 단순한 의미에서 럭셔리 워치를 제작하기에 가장 아름답고도 적합한 소재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일부 사람들은 골드를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에게는 그러한 시각이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금 가격의 급등은 우리의 작업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골드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쉽게 부식되지 않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그 고유한 아름다움을 유지한다. 또 경도와 무게, 그리고 가공성 사이에서 이루는 이상적 균형은 다른 어떤 소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이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특히 18K 골드는 합금에 사용하는 금속의 조합에 따라 놀라울 만큼 다채로운 색조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옐로 골드’라고 부르는 범주 안에서도 거의 백색에 가까운 밝은 톤부터 은은하게 붉은 기운이 감도는 깊은 색조까지 매우 폭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화이트 골드 역시 선택의 폭이 넓다. 로듐 도금을 적용해 밝고 선명한 색감을 연출할 수도 있고, 팔라듐을 합금해 도금 없이도 자연스럽고 차분한 회색 톤을 구현할 수도 있다. 적절한 합금을 선택하고 사려 깊은 디자인과 다양한 마감 기법을 통해 완성한 골드 시계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티타늄 같은 소재로는 결코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존재감을 지닌다.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형언하기 어려운 촉감은 완전히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골드라는 소재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모든 종류의 골드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디자인은 무엇보다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지녀야 한다. 또 케이스는 가능한 한 견고하게 제작되어야 하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러 차례 재연마가 가능하도록 충분한 두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투자 중심의 사고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나 역시 항상 그러한 기준으로 시계를 선택해왔다.



독일 워치메이커 스테판 쿠도케
“시계 제작에서 골드는 문화를 상징한다.”
워치메이킹에서 골드라는 소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
수 세기 동안 골드는 영속성, 가치, 그리고 존엄성을 의미해왔다. 전통적인 오트 오를로제리에서 골드가 중요한 작품을 위한 선호 소재로 자리해온 이유 역시 희소성뿐 아니라 뛰어난 가공성이다. 나에게 골드는 무엇보다 ‘온기와 생명력’을 의미한다. 스틸이 기술적인 인상을 준다면 플래티넘은 차갑고 묵직한 감각을 전달한다. 반면 골드는 유기적이다. 빛을 부드럽고 서정적인 방식으로 반사한다. 특히 핸드 인그레이빙이나 스켈레톤 구조의 작품에서는 다른 어떤 소재로도 구현하기 어려운 깊이감을 낸다.
골드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나를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전통성과 가변성의 결합이다. 골드는 매우 섬세한 인그레이빙과 다양한 표면 마감을 가능하게 한다. 수공예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나에게 이는 필수 요소다. 골드는 결코 관용적이지 않은 소재다. 모든 선과 폴리싱, 에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빛에 매우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현미경 아래에서 골드로 제작한 핸드 인그레이빙 다이얼이나 밸런스 브리지를 보면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조각 작품을 마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감성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골드는 품격 있게 노화한다. 파티나를 형성하면서도 그 본질적 성격을 결코 잃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드 합금은?
개인적으로 로즈 골드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로즈 골드는 따뜻한 온기를 지니며, 전통적인 마감 기법과도 매우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인그레이빙과 클래식한 형태를 강조하면서도 과도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매력이 있다. 특히 정교하게 장식한 무브먼트와 결합했을 때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다. 옐로 골드는 클래식 워치메이킹을 상징하는 가장 역사적인 소재다. 반면 화이트 골드는 보다 절제된 인상을 주며, 현대적이고 약간 더 기술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그러나 나에게 로즈 골드는 역사성과 현대적 미학 사이에서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골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제작 과정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골드는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계는 단지 소재만으로 설득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 골드는 무브먼트의 구조, 설계적 아키텍처, 그리고 장인 정신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그것들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나는 특히 다음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 케이스의 비례
• 다이얼과 무브먼트 사이의 조화
• 표면 마감의 대비(폴리싱, 새틴 마감, 인그레이빙)
• 빛이 에지와 베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골드는 모든 결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소재다. 그렇기에 제작의 정밀도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수작업으로 제작된 부품의 경우 모든 선은 명확한 의도와 함께 완성해야 한다.
골드 시계를 선택하는 컬렉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첫째, 소재의 가치보다 본질적인 완성도를 우선할 것. 골드라는 소재만으로 위대한 시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브먼트의 품질과 구조, 마감, 그리고 독창성이다. 둘째, 진정성. 디자인이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가? 소재가 의미 있게 사용되었는가, 아니면 과시적 요소에 불과한가? 셋째, 장기적인 감정적 연결성. 골드 시계는 스틸 시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착용된다. 보다 개인적이고, 보다 친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 시계는 10년, 혹은 20년 후에도 여전히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남아 있을 것인가?” 진정으로 위대한 골드 시계는 결코 과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조용한 주권, 즉 절제된 품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점이야말로 수집가가 추구해야 할 가치다.

![[English Version] Berneron Questions the definition of the 21st-century watch](https://static.wixstatic.com/media/bd93d4_f50fec7e4e3949b28898b2f981c0f65f~mv2.jpg/v1/fill/w_980,h_980,al_c,q_85,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bd93d4_f50fec7e4e3949b28898b2f981c0f65f~mv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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