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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밀 RM 64-01 더 강하게, 더 가볍게

  • 3시간 전
  • 7분 분량

초경량 자전거 프레임을 연상케 하는 무브먼트와 크라운 캡의 에이스 로고를 발견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면 아마도 사이클, 혹은 이탈리아 스포츠 문화에 정통한 사람일 것이다. 새롭게 선보인 RM 64-01 매뉴얼 와인딩 투르비용 콜나고는 전설적인 이탈리아 사이클링 브랜드 콜나고(COLNAGO)와의 협업 작품이다. 시계 애호가라면 스포츠 종목을 듣는 순간 경량과 강성을 주제로 한 기술 혁신을 예상할 수 있다.

RM 64-01 투르비용 콜나고
RM 64-01 투르비용 콜나고

RM 64-01 투르비용 콜나고

RM 64-01 Tourbillon Colnago

크기 43.21 x 49.94 x 14.23mm

케이스 화이트 및 블루 쿼츠 TPTⓇ, 50m 방수

무브먼트 RM64-01 칼리버, 약 65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스켈레톤 구조, 18K 5N 레드 골드 플랜지, 발광 인덱스

기능 시, 분, 투르비용

스트랩 화이트 러버

50피스 한정판


도구를 넘어서, 인간의 움직임을 존중하는 기계

콜나고는 사이클 애호가들에게 전설적인 브랜드다. 최고의 프로 선수들이 메인 스폰서 브랜드를 뒤로하고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콜나고의 프레임을 특별 주문한다. 주요 대회에서 1000회 이상 우승 기록을 갖춘 명차다. 국내 사이클 씬에서는 ‘언젠가는 콜나고’라는, 자전거 애호가들의 염원을 담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캄비아고에서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최상위 모델의 가격은 수천만 원에 달하고 페라리와 협업해 완성한 한정 모델의 경매가는 상당한 수준(1989년 생산 C35 Oro 모델, 2025년 소더비 경매 3만 5560달러 낙찰)에 이른다. 이렇듯 최고의 명성을 쌓아온 콜나고와 리차드 밀이 협업하게 된 계기는 인간의 움직임을 기계공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공통점에 있을 것이다. 기계식 시계와 자전거 모두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장치가 아닌 인간의 움직임을 존중하며 이 에너지를 정확하게 전달해 결과를 극대화하는 장비다. 콜나고는 에너지를 거리로, 리차드 밀은 시간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제작 과정 역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손끝에서 완성된다는 브랜드 정신을 기반으로 주요 공정을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두 브랜드 모두 오래도록 페라리와 기술적으로 협업해온 경험도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콜나고의 ‘인간적인’ 퍼포먼스 철학과 리차드 밀의 집요한 정밀 시계 공학이 만나 RM 64-01이 탄생했다.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에 집중

자전거와 기계식 시계 모두 자체적으로 동력을 만들어내지 않기에 사람의 힘을 증폭하고 움직임을 정확한 결과로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가치를 지닌다. 콜나고가 프레임의 소재와 튜브 형상과 단면, 크랭크와 체인의 움직임, 라이더의 자세까지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이유다. 강성과 유연성, 무게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RM 64-01의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도 같은 원리다. 리차드 밀은 2001년 브랜드 출범 이후 움직임과 충격 속에서도 정밀하게 작동하는 경량 기계식 시계를 개발해왔다. 콜나고 프레임에서 영감을 받은 RM 64-01의 무브먼트는 모두 최소한의 질량으로 부품을 지지하고 에너지의 흐름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담고 있다. 5등급 티타늄을 사용한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리지는 스켈레톤 무브먼트임에도 배럴, 기어트레인과 투르비용을 정확한 위치에 고정, 충격 속에서도 각 축의 정렬을 유지한다. 리차드 밀이 정교하게 고안한 가변 관성 프리스프렁 밸런스는 4개의 조정 스크루로 진동을 보정한다. 외부 충격으로 레귤레이터 위치가 움직일 가능성을 낮춰 장기적인 정밀성까지 높인다. 고속 회전 배럴은 메인 스프링에 저장한 제한된 에너지를 최고의 파워 리저브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로그레시브 리코일 래칫은 와인딩 초기 효율을 약 20% 향상시키며 스프링의 장력을 고르게 분산한다. 센트럴 인벌류트 프로파일을 적용한 기어는 토크 전달의 효율을 높인다. 7시 방향에 마치 자전거의 부품처럼 배열된 투르비용은 이 모든 정교한 계획 아래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5등급 티타늄과 화이트 쿼츠 TPTⓇ, 강성을 전제로 한 가벼움

프로 사이클 자전거는 라이더의 움직임과 직접 연결되기에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콜나고는 1950년대부터 브랜드의 핵심인 프레임의 무게를 줄이면서 강성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자전거가 가벼워질수록 가속과 등판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지만, 무게를 줄이는 과정에서 강성과 내구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강성이 부족하면 페달링 에너지의 일부가 프레임의 변형으로 소모되고, 지나치게 단단하면 노면의 충격이 라이더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1972년 콜나고가 에디 메르크스의 아워 레코드를 위해 제작한 스틸 자전거(특별 주문 제작으로 별도 모델명이 없다)의 무게는 5.75kg로, 이는 당시 최소 무게 기준인 6.8kg보다 1kg 이상 가벼운 무게로 당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카본 파이버와 컴퓨터를 활용한 구조 해석이 없던 시대에 스틸로 완성한 5kg대 자전거라는 사실은(브레이크와 변속기가 없는 트랙 전용 모델임에도) 역사적이다. 중요한 것은 무게를 줄인 뒤에도 경기가 가능한 강성과 신뢰성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메르크스는 콜나고 주문 제작품으로 1시간에 멕시코시티 49.431km를 달렸고, 이 기록은 12년 동안 깨지지 않았다.


이러한 콜나고의 브랜드 역사를 존중하는 리차드 밀 역시 충분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가벼움을 중요하게 여긴다. 라파엘 나달의 경기용 시계와 RM 67-02 같은 스포츠 모델에서 착용자가 시계를 의식하지 않고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초경량 소재와 인체 공학적 케이스를 개발해왔다. 이렇듯 꾸준한 연구를 기반으로, RM 64-01 역시 무게를 줄이면서 구조적 강성과 충격 저항성을 모두 갖춘 5등급 티타늄과 화이트 쿼츠 TPTⓇ를 적용했다.


RM 009 투르비용 펠리페 마싸
RM 009 투르비용 펠리페 마싸
RM 009 투르비용 펠리페 마싸
RM 009 투르비용 펠리페 마싸

RM 009 투르비용 펠리페 마싸

크기 37.80 × 45.00 × 12.65mm

케이스 ALUSICⓇ,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RM009 FM, 약 48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스켈레톤 구조

기능 시, 분, 투르비용

25피스 한정판


RM 009 투르비용 펠리페 마싸, 2005년

리차드 밀의 신제품은 초기 제품에서 꾸준히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정을 거친다. RM 64-01은 RM 009에서부터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무브먼트의 구조와 소재를 경량화한다는 리차드 밀의 초기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모델이다. 케이스는 위성 제작에 사용하는 알루식(ALUSICⓇ), 스켈레톤 베이스 플레이트는 에어버스 A380 항공기에 사용한 알루미늄-리튬 합금으로 제작해, 스트랩을 제외한 시계 전체 무게가 29g에 불과했다. 무거운 시계를 하이엔드 워치로 생각했던 시절이기에 항공 우주 소재를 이용해 그 질량을 크게 줄인다는 개념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후 베이스 플레이트 자체의 개념을 해체한 RM 012 모델의 출발점이다.



RM 012 투르비용

크기 39.30 x 48.00 x 13.84mm

케이스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RM 012, 약 42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스켈레톤 구조, 피녹스 튜브 기반의 튜뷸러 무브먼트 구조

기능 시, 분, 투르비용

30피스 한정판


RM 012 투르비용, 2006년

RM 012는 RM 64-01의 가장 중요한 선행 모델이다. RM 009가 베이스 플레이트의 소재를 가볍게 만드는 접근이었다면, RM 012는 베이스 플레이트라는 평면 구조를 피녹스(Phynox) 튜브를 사용해 3차원 구조로 발전시켰다. 20여 년 전이라는 것이 놀랍다. 높은 탄성과 강성, 내식성을 지닌 피녹스 소재를 시계업계에 도입한 것은 당시 센세이셔널했다. 높은 강도와 비틀림 저항력을 갖춘 튜브의 각도와 축의 수직도를 미크론 단위로 맞추기 위해, 1개의 무브먼트를 조립하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되었다.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데만 2년, 총 네 차례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결국 RM 012는 기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2007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의 최고상인 에귀유 도르를 수상했다.


RM 70-01 투르비용 알랭 프로스트
RM 70-01 투르비용 알랭 프로스트

RM 70-01 투르비용 알랭 프로스트

크기 49.48 x 54.88 x 17.65mm

케이스 카본 TPTⓇ, 50m 방수

무브먼트 칼리버 RM 70-01, 약 70시간의 파워 리저브

다이얼 스켈레톤 구조

기능 시, 분, 투르비용, 기계식 주행거리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30피스 한정판



RM 70-01 투르비용 알랭 프로스트, 2017년

RM 70-01은 RM 64-01 칼리버의 기계적 베이스는 아니지만, 리차드 밀이 사이클링을 시계의 기능과 구조로 해석하기 시작한 중요한 연결점이기에 기사에 언급한다. 리차드 밀은 알랭 프로스트와 여러 사이클리스트의 의견을 바탕으로 누적 주행거리를 수동으로 기록할 수 있는 기계식 시계를 개발했다. 5개의 롤러를 이용해 최대 99,999km까지 기록, 라이더가 경기 중 읽기 쉽도록 비대칭 케이스로 설계했다.



RM 64-01의 새로운 프레임형 무브먼트

RM 64-01은 RM 012의 튜브형 구조를 출발점으로 삼되, 이를 콜나고의 프레임 설계 원리와 고도화된 5등급 티타늄 가공 기술에 맞춰 다시 설계한 신제품이다. RM 009의 경량화, RM 012의 튜브형 구조, RM 70-01의 사이클링 경험 위에 콜나고의 프레임 구조와 에너지 전달 철학을 더했다.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리지를 하나의 경량 프레임으로 설계해 투르비용을 탑재한 극도로 고도화된 스켈레톤 기술을 선보인다.



스켈레톤 무브먼트에 담긴 콜나고의 정신

RM 64-01에서 가장 ‘콜나고다운’ 부분은 로고보다 빈 공간이다. 불필요한 1g을 덜어내며 프레임을 다듬듯, 이 무브먼트 역시 내부를 과감하게 열어놓았다. RM 64-01의 다이얼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상단 별 모양 브리지의 얇은 튜브는 자전거의 구조처럼 보인다. 물론 강성을 높이는 기능까지 고려한 형태다. 콜나고가 1980년대 개발한 마스터(Master) 프레임의 별 모양 질코 튜브 단면에서 영감받았다. 이 칼리버 설계의 주제로 삼은 경량성, 투명성, 입체감이라는 세 가지 원칙하에 274개의 부품을 개방감 있게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화이트와 블루, 골드의 색상 조합은 콜나고의 대표 모델 C68에서 영감을 받았다. 리차드 밀 스포츠 워치 최초로 5N 레드 골드를 포인트로 사용했고 케이스 홈 부분에는 이 컬렉션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애저 블루 쿼츠 TPTⓇ(Azure Blue Quartz TPTⓇ)를 더했다. 자전거 크랭크 암을 연상시키는 핸즈와 크라운 캡에 새겨진 에이스 로고까지 협업의 의미를 세심하게 담았다.


리차드 밀의 새로운 파트너 타데이 포카차르
리차드 밀의 새로운 파트너 타데이 포카차르

더 정밀한 완성도를 위해 고수하는 핸드 메이드

콜나고와 리차드 밀은 첨단 소재와 정밀한 설계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수작업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컴퓨터로 설계한 프레임이 실제 라이더의 몸과 만나는 마지막 과정에는 사람의 감각과 판단을 담아 수작업 조립 과정을 거친다. 리차드 밀도 컴퓨터 설계, 정밀 가공과 첨단 복합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미세한 부품을 조립하고, 투르비용을 조정하며, 브리지의 모서리를 다듬고 폴리싱하는 작업은 숙련된 시계 제작자의 손을 통한다. RM 64-01의 브리지는 수작업으로 앵글링하고 색을 입히며, 기어와 피벗도 각각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으로 마감한다.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관계로서 협업

진정성 있는 협업은 서로의 부족한 인지도를 채우는 관계보다,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충분한 권위를 확보한 브랜드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만날 때 성립한다. 리차드 밀은 라파엘 나달, 펠리페 마싸, 세바스티앙 로브를 비롯한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 중 착용할 수 있는 기계식 시계를 개발하며 스포츠 워치의 영역을 넓혀왔다. 사이클링 분야에서도 2017년 알랭 프로스트와 RM 70-01을 제작했고, 2021년부터 UAE 팀 에미리츠를 지원해왔다. 이번 컬렉션을 소개하며 새롭게 파트너로 합류한 프로 사이클 선수 타데이 포카차르(Tadej Pogačar) 역시 2021년부터 UAE 팀 에미리츠 소속으로 RM 67-02를 실제 경기에서 착용하며 리차드 밀과 깊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콜나고 역시 별도의 소개가 필요하지 않은 브랜드다. 1954년 창립 이후 에디 메르크스의 아워 14 레코드 바이크, 페라리와 공동 연구한 복합 소재, 카본 프레임 C40 등을 통해 레이싱 자전거의 발전을 이끌었다. 두 브랜드 모두 이번 협업을 통해 서로의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거나 명성을 빌릴 필요가 없다. 리차드 밀은 이미 프로 사이클링의 정상급 선수와 팀을 지원하고 있고, 콜나고는 투르 드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에서 우승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따라서 RM 64-01의 목적은 두 분야가 공유하는 설계 철학를 실제 무브먼트 안에서 구현하는 것이기에 이 50피스의 한정 제품은 더 희소한 가치를 지닌다.



리차드 밀의 스토리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

리차드 밀 제품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보가 준비되어 있는 곳은 바로 홈페이지(www.richardmill.com)다. 브랜드 인스타그램(@richardmille)과 유튜브 채널(@RichardMilleOfficial)도 훌륭하지만 정보의 양은 아무래도 홈페이지가 풍부하다. AI 검색 시대에 홈페이지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챗GPT 혹은 제미나이, 클로드와 같은 AI 검색을 이용해 제품을 검색하더라도 결국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불러들여온 정보를 종합해 안내하기에, 리차드 밀에 관심이 높은 시계 애호가라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 홈페이지에 방문해보길 권한다. 특히 ‘역사적 모델들’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최초의 제품인 RM 001부터 가장 최신 제품인 RM 64-01까지, 지금까지 리차드 밀 에디션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읽기 어려운 번역 투가 아닌 기술에 대한 오역 없이 잘 정리된 한글 설명이 준비되어 있고, 각 제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친절하게 고안해두었다.


소량 생산 브랜드의 경우 실물을 보고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에(현대에도 사전 주문 제작 방식인 수스크립션과 같은 시스템이 부활하고 있는 듯하다) 홈페이지를 찬찬히 둘러본 리차드 밀 청담 플래그십을 찾는다면 더 다양한 관점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곳곳에 배치한 리차드 밀 부티크는 방문해볼 가치가 있다. 많은 수량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닌 만큼 구매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기계식 시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지닌 시계 애호가들에게 언제나 그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주기적으로 신제품 소식을 받고 싶다면 리차드 밀의 카카오톡 채널을 구독하는 것도 리차드 밀과의 교감을 경험할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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