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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어낼수록 빛나는 가치, 리차드 밀 RM 55-01 매뉴얼 와인딩

  • 16시간 전
  • 4분 분량

리차드 밀의 새로운 RM 55-01 매뉴얼 와인딩을 처음 마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세기 현대 건축의 방향을 바꾼 건축가 미스 반데어로에의 명언 ‘less is more’다. 더하기보다 덜어내고, 채우기보다 비워내는 것에 대한 현대적인 철학이 리차드 밀의 세계관을 관통한다.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카본 TPTⓇ

사이즈 37.95 X 10.75 X 47.33mm

무브먼트 칼리버 RMUL4,

약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타임 온리(time only)의 귀환

리차드 밀은 초경량 투르비용과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같은 고도화된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가능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왔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쉽게 완성할 수 없는, 브랜드 고유의 소재와 기술력으로 독보적인 시계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 신제품 RM 55-01을 통해 타임 온리라는 시간 표시의 본질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계업계도 최근 몇 년간 타임 온리라는, 결국 시간을 읽는 도구로서 시계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절제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살아 있는 워치메이킹의 거장 필립 듀포의 타임 온리 워치인 심플리시티(Simplicity)가 본류이고, F.P. Journe의 크로노메트르에 더해 올해 파텍 필립이 노틸러스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타임 온리 한정판을 공개하면서 이 기류를 이어나간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심플한 타임 온리 워치의 제작 공정은 놀라울 정도로 까다로워 소량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시간 표시를 더 정교하게, 실제 착용성을 더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 제작한다는 워치메이킹의 분명한 목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단 3개의 핸즈로 시, 분, 초를 표시하는 것이 전부지만, 시계 그 자체의 미학적, 기계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과 피니싱을 담아내기에 웨이팅 기간이 가장 긴 시계이자, 컬렉터블 피스로 각광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리차드 밀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시간 표시 기능의 시계임에도 RM 55-01이 브랜드 고유의 기계적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 위해 쏟은 노력은 고도화된 기술을 담은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 모델을 제작하는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리차드 밀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그레이 쿼츠 TPTⓇ

사이즈 37.95 X 10.75 X 47.33mm

무브먼트 칼리버 RMUL4,

약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RM 055에서 RM 55-01로 이어지는 무브먼트의 계보

RM 55-01을 이해하기 위해 칼리버의 계보를 떠올려야 한다. RM 55-01의 무브먼트 칼리버 RMUL4의 ‘UL’은 ‘울트라 라이트(Ultra Light)’의 약자로, 2012년 골퍼 부바 왓슨(Bubba Watson)과 함께한 RM 055에 탑재한 칼리버 RMUL2의 현대적 진화형이다. 이미 이 시기에 실제 골프의 임팩트 순간을 위해 500g 이상의 중력가속도를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추었다. 이후 RMUL3는 2014년 출시한 테니스 레전드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을 위한 RM 35-01 모델에 적용한 바 있다. 이 계보의 무브먼트는 꾸준히 진화해왔고, 역사적인 컬렉션에 장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해당 부바 왓슨과 라파엘 나달 컬렉션은 옥션에서 상당한 금액에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리차드 밀은 RMUL4를 통해 브랜드의 스포츠 퍼포먼스 DNA를 계승한 무브먼트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스켈레톤 메커니즘, 초경량 퍼포먼스 기술 자체가 중심이 되는 울트라 라이트 칼리버를 RM 55-01에 담아낸 것이다. 기존 리차드 밀 라인업 RM 011, RM 025, RM 50-03 같은 모델이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GMT 기능 등 기술적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역량을 증명했다면, RM 55-01은 반대의 논리로 같은 질문에 대답한다. 최고의 워치메이킹 브랜드에서 시, 분, 초만 표시하는 순수한 타임 온리 구성의 시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오히려 더 정교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않은 것이다. RM 55-01은 리차드 밀이 오랫동안 다양한 컬렉션을 통해 추구해온 극한의 스켈레톤화와 경량 소재 철학을 중심으로, 보다 실용적인 데일리 워치로서의 가능성을 동시에 탐구하는 모델이다. 군더더기 없이 본질만 남기면 모든 기술적 결함은 숨을 곳이 없어지기에 이 투명한 무브먼트의 움직임은 완벽함을 조용히 표현한다.


RM 55-01 매뉴얼 와인딩 화이트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화이트 쿼츠 TPTⓇ

RM 55-01 매뉴얼 와인딩 화이트 쿼츠 TPTⓇ

사이즈 37.95 X 10.75 X 47.33mm

무브먼트 칼리버 RMUL4,

약 5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5g 미만의 초경량 무브먼트, 무게가 지워지고 기술이 남다

RM 55-01의 새로운 칼리버 RMUL4는 수동 와인딩 방식의 스켈레톤 무브먼트로 무게가 5g 미만에 불과하다. 매뉴얼 와인딩을 차용해 로터를 배제함으로써 무브먼트는 더 높은 투과성을 확보한다. 스켈레톤 워치임에도 극단적으로 최소한의 구조만 남겼다. 브리지도 최소화했다. 빛이 기어 트레인 사이를 자유롭게 통과하고, 메커니즘의 레이어가 브랜드의 예민함을 담아냈다. 리차드 밀 특유의 토노형 케이스 실루엣을 따르면서도, 두께는 10.75mm로 이 시계가 손목 위에서 얼마나 낮은 포지션을 유지하는지 말해준다. 미니멀리즘이 시각을 넘어 착용감으로 이어지는 리차드 밀만의 실용성을 완성했다.


이 경량성의 일등 공신은 단연 리차드 밀이 반복적으로 선택하고 독자적으로 가공하는 5등급 티타늄이다. 항공 우주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이 소재는 높은 강도와 내식성을 유지하면서도 스틸 대비 현저히 가볍다. 5등급 티타늄의 높은 경도는 절삭 공정에서부터 난제를 안긴다. 리차드 밀의 엄격한 기준과 맞물려, 가공 과정의 모든 단계가 극도의 정밀도를 요구한다. 스켈레톤 처리한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리지는 구조적 저항력을 최적화하기 위해 집중적인 검증 테스트를 거친 결과물이다. 베이스 플레이트에는 마이크로블라스트, 샌딩, 블랙 PVD 코팅을 적용하고, 브리지는 샌딩과 함께 타이탈릿Ⓡ(TitalytⓇ) 처리해 각기 다른 표면 질감을 통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탈릿Ⓡ 처리는 내식성과 내마모성을 크게 향상시키기에 초경량 스켈레톤 구조에 내구성을 더했다. 기계적 정밀함에 수작업의 터치를 담아낸 것이다.


더블 배럴과 프리 스프렁 밸런스, 에너지의 최적화

RM 55-01의 에너지 시스템은 더블 배럴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2개의 배럴로 저장 에너지를 분산시킴으로써 토크의 균등성을 높이고, 베어링과 피벗에 가해지는 마찰을 줄인다. 더 빠른 회전 속도는 기어 트레인 전반의 마찰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더 부드럽고 일정한 에너지 전달이 이루어진다. 이는 4Hz(28,800vph)로 진동하는 가변 관성 프리 스프렁 밸런스로 전달된다. 전통적인 레귤레이터 인덱스 방식과 달리, 이 밸런스는 4개의 미세 조정 가능한 추(adjustable weights)를 사용해 관성을 조율한다. 밸런스 휠의 관성을 조정함으로써 충격 대응에 보다 효과적이며, 미세하고 반복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케이싱 링 대신 티타늄 나사로 고정한 섀시 마운팅 러버에 무브먼트를 직접 장착하는 방식도 리차드 밀 고유의 기술력이다. 포뮬러 1 레이싱카의 설계 철학처럼, 섀시와 엔진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방식을 RM 55-01 전반에 적용했다.


베젤의 폴리싱 처리와 새틴 마감 미들 케이스, 마이크로블라스트 처리한 4개의 티타늄 스플라인 스크루, 마이크로블라스트 및 로듐 도금 처리한 핸즈. 티타늄, 카본 파이버, 스틸을 결합한 4단 구조의 플랜지 위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핸즈는 서로 다른 소재가 만들어내는 입체적 질감의 대비를 이룬다. 초경량 칼리버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디테일을 더한 것이다. 파워 리저브는 약 55시간에 달해 일상생활에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세 가지 소재, 케이스가 완성하는 리듬과 착용감RM 55-01은 카본 TPTⓇ, 화이트 쿼츠 TPTⓇ, 그레이 쿼츠 TPTⓇ의 세 가지 케이스 버전으로 출시했다. 리차드 밀이 개발한 소재 중 브랜드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된 TPT는 ‘Thin Ply Technology’의 약자로, 30미크론 두께의 초박형 탄소(카본) 또는 실리카(쿼츠) 섬유 레이어를 수지로 결합하고 압축한 뒤 가공해 만든 소재다. 단단하고 가벼우면서도 케이스마다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패턴 덕분에 모든 제품은 유니크 피스가 되는데, 이렇듯 카본 TPTⓇ와 쿼츠 TPTⓇ 소재를 하이엔드 워치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은 리차드 밀이 시계업계의 룰을 바꾼 신화적 시도이기도 하다.


리차드 밀의 37.95 × 47.33mm 토노형 케이스는 수치상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카본 TPTⓇ와 쿼츠 TPTⓇ 케이스는 손목의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감기도록 가볍고 정교하게 설계해, 착용자의 신체에 유기적으로 밀착된다. 브리지는 케이스 안에서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고, 손목 위에서 무게를 거의 의식하지 못할 만큼 가볍다. 이러한 초경량 구조 뒤에는 충격, 마모, 부식에 대한 인상적인 저항력이 숨어 있다. 가볍다는 것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RM 55-01 소재와 마감 모두로 증명한다. 리차드 밀의 새로운 RM 55-01 컬렉션은 복잡함을 넘어 극도의 심플함으로 정밀한 기계 예술을 담아냈기에, 시계의 본질에 집중하는 워치 컬렉터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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