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루이 비통 하이 워치메이킹 컬렉션


 

루이 비통이 지난 3월 6일 프랑스 메제브에서 ,새로운 하이 워치메이킹 컬렉션을 공개했다. <GMT KOREA>가 알프스산맥의 이벤트 현장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향한 메종의 여행을 함께했다.



Escale Cabinet of Wonders

에스칼 캐비닛 오브 원더스

공식 초대장에 그려진 ‘GLV’ 이니셜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세 종류의 에스칼 캐비닛 오브 원더스 워치에서는 저마다 다른 소재·컬러의 ‘GLV’ 모노그램이 반짝였다. 정답은 바로 루이 비통 가문의 3세 가스통-루이 비통(Gaston-Louis Vuitton). 메종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정답을 쉽게 맞혔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노그램과 새로운 시계의 연결 고리다. 가스통은 메종의 역사에서 여행 예술을 구체화한 인물로, 여행 시 발견한 훌륭한 물건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것을 즐겼다. 그의 수집품 중에는 800여 개의 쓰바(tsuba, 鍔, 일본도의 날밑 장식물)도 있었는데, 에스칼 캐비닛 오브 원더스는 여기에서 영감을 받은 메티에 다르 워치다. ‘잉어(Koi’s Garden)’, ‘뱀(Snake’s Jungle)’, ‘용(Dragon’s Cloud)’ 테마를 다양한 전통 기법과 수작업으로 표현했으며, 작품마다 각각 다른 수공예 기법을 적용해 차별화했다.



잉어가 헤엄치는 고요한 정원


‘코이즈 가든’ 모델은 프레스 이벤트 현장에서 실물을 봤을 때 가장 눈에 띄었다. 정원 연못에 두 마리의 비단잉어(koi, 錦鯉)가 헤엄치는데, 화려한 메티에다르 제품임에도 실제로 착용했을 때 튀지 않고 손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 차분하고 명상적인 디자인은 무려 150시간 동안 세심하게 수작업한 결과물이다. 화이트 골드 소재의 잉어는 열처리 과정에서 입체감을 더한뒤 산화된 층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면서 비늘에 윤기를 더하고, 마지막으로 반투명한 푸른빛 광택제를 입혔다. 그 결과 두 마리의 잉어는 연못 속 빛 아래에서 부시게 반짝인다. 배경이 되는 연못 또한 아름답다. 앰버색 조약돌은 석영, 흰색 조약돌은 크리스털 소재다. 다이아몬드로 표현한 조약돌은 물 위의 반짝이는 빛을 연상시키며, 하늘색 조약돌에는 모노그램 플라워를 새겨 브랜드의 상징성을 드러냈다. 일렁이는 물결도 모 두 화이트 골드 다이얼에 수작업으로 새겼고, 6시 방향의 ‘GLV’ 모노그램에는 금과 오닉스를 사용했다.





대나무 숲에서 꿈틀대는 뱀


‘스네이크즈 정글’ 모델은 초록빛 대나무 숲에서 꿈틀대는 한 마리의 뱀을 묘사했다. 이 시계는 자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소재 자체도 자연에서 가져왔다. 다이얼의 대나무 숲은 쪽매붙임(marquetry) 기술을 사용해 수작업으로각 조각을 자르고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14가지 초록색을 표현했다. 이 정교한 퍼즐은 총 367개의 미세한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 종류의 나무, 세 가지 색상의 지푸라기, 두 종류의 양피지를 사용한다. 이벤트 다음 날 메종의 공방에서 도면과 재료를 살펴볼 수 있었는데, 그 정교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완성된 숲속에 한 마리의 뱀을 풀어 넣기 위해 미세 조각 작업, 판화, 그리고 샹플레베(champlevé) 에나멜링 기술을 사용한다. 똬리를 튼 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화이트 골드를 원근법에 따라 조각했고, 뱀의 비늘은 속을 비운 다음 알파벳 ‘V’ 모양과 모노그램 플라워 모티브로 장식했다. 완성된 뱀 조각에는 샹플레베 에나멜 작업으로 색을 채운다.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대나무 잎은 GLV 모노그램을 둘러싸고 있는데, 이 대나무 잎은 베젤까지 인그레이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더욱 풍성한 숲을 완성한다.




여의주를 움켜잡은 금빛 용


로즈 골드 케이스의 ‘드래곤즈 클라우드’ 모델은 잊힌 예술이자 잃어버린 기술인 옛 다마스크 상감기법과 파요네(paillonné) 에나멜 기법을 사용해 전설 속용을 멋지게 되살렸다. 다마스크 상감기법은 대조적인 색상의 금속을 사용해 무늬를 새기고 겹겹이 쌓인 외관을 만들어 자연의 유기적인 질감을 표현한다. 다이얼은 무광 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망치로 두드리는 작업을 거쳤고, 옐로 골드 및 로즈 골드 와이어는 다이얼에 냉태 작업(cold-worked) 후 조각칼을 사용해 무늬를 새긴 다음 수작업으로 마무리했다. 용은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유광과 무광 등 여러 질감으로 표현했다. 용의 비늘은 에나멜로 덮여 있으며, 몸통 하단은 섬세한 파요네 에나멜을 사용해 차별화했다. 이 기법은 반투명한 에나멜 층 사이에 금박(pallion) 조각을 넣는 장식 기술로, 이 시계에서는 블랙 에나멜에 옐로 골드 모노그램 플라워 금박을 올렸다. 용의 눈은 카보숑 컷 루비로 마무리해 말 그대로 ‘화룡점정’을 완성했으며, 용이 움켜쥔 GLV 모노그램은 로즈 골드와 홍옥수(carnelian)로 제작했다.




새로운 에스칼 컬렉션의 출발점


이번 메티에 다르 작품은 에스칼 컬렉션 리뉴얼의 첫 번째 주자이기도 하다. 에스칼 컬렉션은 루이 비통의 상징적인 트렁크 금속 부품을 연상시키는 수작업 케이스 혼(case horn)을 케이스와 러그 사이에 부착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트렁크 부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여행 정신은 드레시한 에스칼 컬렉션에 역동성을 더한다. 여행을 사랑했던 가스통-루이 비통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시계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트렁크와 함께 떠날 수 있다고. 잘 가공한 둥근 케이스는 돔 글라스와 조화를 이루며, 창 모양의 랜스 핸즈는 부드러움 속에서 강인한 느낌을 전한다. 특히 이번 메티에 다르 모델에는 수작업으로 엮은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적용했는데, 이는 일본 카타나 칼자루의 가죽 부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또 크라운에는 GVL 모노그램과 같은 보석을 세팅해 일관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Tambour Moon Flying Tourbillon Sapphire Frank Gehry 땅부르 문 플라잉 투르비옹 사파이어 프랭크 게리



거장의 건축 정신을 손목시계에 담아냈다. 바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 협업해 선보인 땅부르 문 플라잉 투르비옹 사파이어 프랭크 게리 워치다. 그는 2014년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과 2019년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을 디자인한 바 있으며, 올해는 메종과 함께 놀라운 하이 워치메이킹 타임피스를 선보였다.



손목 위에 지은 거장의 건축물


이번 작품은 건물 위로 유리 조각들이 떠다니는 듯한 루이 비통 메종 서울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의 시계 애호가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타임피스다. 메종 서울 오픈 당시 인터뷰에서 프랭크 게리는 ‘바다, 물고기, 배와 같은 해상 세계는 움직임과 속도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구현해내며, 그 에너지와 역동성을 정적인 재료에 담아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타임피스에는 이러한 그의 건축 정신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를 위해 케이스와 다이얼에 사파이어 소재를 사용했다. 이 투명한 소재는 그가 사랑하는 질감과 빛 효과를 만들어낸다. 루이 비통은 200kg의 사파이어 블록으로 투명한 땅부르 문 워치를 탄생시켰는데, 워치 케이스는 물론 다이얼, 크라운, 러그, 핸즈 모두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제작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가공해 프랭크 게리의 비대칭적인 형태와 소용돌이 같은 곡선을 재현했고, 여기에 고운 광택과 무광 마감의 대조 효과까지 더했다. 시계 중심부에는 마치 바람이 불어 부풀어 오른 듯한 유리 돛이 자리한다. 사파이어로 만든 이 건축적인 작품은 작은 구성 요소 하나하나의 모서리를 깎고 광택 마감을 거쳐 아름답게 빛난다. 마치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디자인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느낌이랄까.




거장의 디자인을 실현한 장인들의 공법


물론 이런 실험적인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시계는 라 파브리끄 뒤 떵 시계 공방에서 탄생한 시계 중에서도 제작하기 가장 까다로운 시계 중 하나다. 특히 다이얼의 사파이어 부품은 모두 종이처럼 얇은데, 메종의 장인들은 프랭크 게리의 디자인을 직접 수작업으로 음각해 그의 건축 디자인을 재현했다. 또 다이아몬드 가루와 다이아몬드 팁이 달린 드릴을 사용해 다이얼의 일부를 매끄럽게 만드는데, 사파이어가 열과 도구의 진동으로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 중 자주 멈춰야만 했다. 아울러 극도로 얇은 다이얼은 그 어떤 마운트에도 고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장인들이 직접 손에 들고 작업해야만 한다. 다이얼 제작에만 약 250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다. 정교한 사파이어 구조물에는 플라잉 투르비용 무브먼트 LFT MM05.01을 탑재했다. 1분에 1회전하는 투르비용 케이지 안에는 모노그램 플라워 형상을 담았고, 로듐 도금과의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 플레이트를 로즈 골드 소재로 제작했다. 시계 뒷면에는 프랭크 게리의 서명을 더해 거장과 협업해 탄생시킨 이 타임피스의 특별함을강조한다. 이 빛나는 작은 건축물은 오직 다섯 피스만 완공될 예정이다.




Voyager Flying Tourbillon Plique-à-jour

보야제 플라잉 투르비옹 플리크아주르



고대 및 중세의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손목시계에 안착했다. 특별한 에나멜 기술을 사용한 보야제 플라잉 투르비옹 플리크아주르 워치는 공예와 하이 워치메이킹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그 오묘한 컬러 속으로 떠나는 메종의 여정.




전통 기법의 현대적 계승


루이 비통은 창립 초기부터 장인 정신을 메종의 핵심 가치로 여겨왔으며, 전통적인 기술과 지식을 완벽하게 이해하며 되살려왔다. 이번 타임피스에서는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기법을 적용해 유럽 장인 중 극소수만 구사하는 희귀하고 섬세한 기술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이 기법은 작업 과정이 매우 길고 복잡하지만 고유의 투명함, 광택, 분위기를 자아낸다. 뒤판의 지지없이 에나멜을 칸칸이 더해 완성하는데, 루이 비통은 현존하는 다양한 플리크아주르 기법 중에서도 가장 도전적인 고대 서양 스타일의 ‘페르세(perce)’ 기법을 선택했다. 에나멜이 다이얼 뒷면에 닿지 않기 때문에 빠르고 가벼운 손길을 더해야 색을 균일하게 칠할 수 있다. 여기에 ‘V’가 반복적으로 맞물리는 화이트 골드 다이얼은 고전적인 플리크아주르 에나멜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실물을 직접 보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울트라마린, 아주르, 블루 그레이의 그러데이션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 심오한 빛깔과 색감을 얻기 위해 메종의 장인들이 수개월 동안 연구에 매진했다고 한다.


반투명 플리크아주르 다이얼 아래로는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LV 104 무브먼트가 비친다. 투르비용 케이지는 대문자 ‘V’ 형태로 디자인해 1분에 1회전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정방향에서 다이얼의 ‘V’ 패턴과 절묘하게 이어지도록 했다. 또 12시 방향의 작은 핸즈는 정밀하게 조정되어 있으며, 플리크아주르 다이얼 위를 부유하는 듯한 효과를 연출한다. 최고 수준의 시계임을 증명하는 푸아송 드 제네바(Poinçon de Genève) 마크는 무브먼트의 9시 방향에서 관찰할 수 있다.




Tambour Slim Vivienne Jumping Hours Sakura & Astronaut

땅부르 슬림 비비엔 점핑 아워 사쿠라 & 우주 비행사



루이 비통의 마스코트 비비엔이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땅부르 슬림 비비엔 점핑 아워 워치의 테마는 벚꽃나무(sakura)와 우주 비행사(astronaut). 특별한 점핑 아워 컴플레이션이 결합된 이 타임피스는 메종의 하이 워치메이킹 역량과 위트를 동시에 보여준다.




새로운 두 가지 테마의 비비엔


모노그램 플라워에서 영감받은 비비엔은 2017년 탄생한 이후 빠르게 루이 비통의 아이콘이자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0년 메종의 손목시계에 처음 등장한 이후에는 워치메이킹 분야에서도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비비엔은 땅부르 슬림 비비엔 점핑 아워 워치에서 두 가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사쿠라 버전은 핑크빛 자개 다이얼에 기모노를 입은 비비엔, 화이트 다이아몬드, 미니어처 벚꽃, 나뭇가지 등을 수놓았다. 다이얼 위에는 모노그램 플라워가 자리하는데, 투명한 색감을 얻기 위해 모래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진주를 닦는 ‘홀로모노그램(holomonogram)’ 기술을 사용했다. 벚꽃이 핀 핑크 빛 다이얼 위에서 기모노를 입은 비비엔이 양산과 부채를 들고 벚꽃 놀이에 나선다. 우주 비행사 버전은 파란색 자개와 사금석(aventurine)을 결합해 다이얼에 밤하늘의 은하수를 펼쳐놓았다. 이 빛나는 우주 공간에 미니어처 일러스트로 표현한 로켓과 행성, 그리고 우주 비행사 비비엔이 무중력 상태로 떠 있다. 우주복의 디테일은 모두 수작업으로 그렸고, 꽃잎 형태의 머리카락에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점핑하는 시간을 좇는 숨바꼭질


점핑 아워 무브먼트도 다이얼만큼이나 개성이 넘친다. 칼리버 LV 180은 일반적인 점핑 아워 무브먼트와 달리 2개의 홀에서 번갈아가며 시간을 표시한다. 마치 흘러가는 현재의 시간이 과거의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듯하다. 무브먼트의 메커니즘에도 유희적인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 시계의 유쾌한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 또 분침이 거의 보이지 않도록 처리해 다이얼에 신비로움을 더하는데, 사쿠라 버전은 벚꽃이 흩날리듯 다이얼 주위를 떠다니고, 우주 비행사 버전은 혜성이 1시간에 한 바퀴씩 우주 공간을 날아다닌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