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 Watch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15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GMT 월드타이머 43MM
GMT라고 하면 본지 이름이 떠오르지만 보통은 그리니치 표준시(Greenwich Mean Time)를 뜻하는 용어다. 학술적으로는 기존 GMT 개념의 불합리성을 UTC(Universal Time Coordinated, 세계 협정시)로 대체하면서 사어화되었지만 시계 기능에서는 여전히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시계 기능에서 GMT와 UTC는 큰 구분 없이 사용하며 복수의 타임존을 표시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즉 2개 이상의 시간을 하나의 시계로 나타낸다고 하면 알기 쉽다. GMT 워치는 기능의 특성상 실용성이 높다. 해외여행이나 출장 시에 활약하기 때문이다. GMT 워치의 흥미로운 점은 다른 기능과 달리 다양한 방식의 표현성에 있다. 보통 데이트 기능이라고 하면 창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숫자를 노출하곤 하는데, 변형이라 하더라도 창을 크게 키운 빅 데이트(세부적인 메커니즘을 따지면 더욱 많은 다양성을 찾을 수 있지만)나 포인터로 표시하는 클래식한 방식으로 수렴하곤 한다. 이와 달리 GMT 기능은 다채로운 변형을 꾀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시계 애호가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롤렉스 GMT-마스터 II
24시간 GMT 핸드 방식
GMT 기능 중 가장 직관적인 방식의 24시간 GMT 핸드는 24시간에 1회전하는 GMT 핸드를 추가해 로컬 타임 외의 세컨드 타임을 표시한다. 12시간 주기로 일주하는 시침과 달리 GMT 핸드는 24시간을 표시하기 때문에 낮과 밤을 별도의 디테일이나 인디케이터 없이 간결하게 나타낼 수 있다. 즉 기본적으로 심플한 다이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24시간 GMT 핸드 방식은 고정되거나 고정되지 않은 베젤 혹은 플린지를 곁들이곤 한다. 롤렉스의 GMT-마스터 II는 시계 방향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베젤에 24시간을 나타내는 음각 숫자를 넣었다. 베젤 절반씩 다른 색상으로 나눠 낮과 밤을 직관적으로 구분 지었다. GMT-마스터 II는 로컬 타임의 시침, 세컨드 타임을 표시하는 24시간 GMT 핸드 외에 베젤을 돌려 서드 타임을 확인할 수 있다. GMT-마스터와 GMT-마스터 II의 기능 차이는 시침이 GMT 핸드와 싱크를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여부다. GMT-마스터 II는 시침의 단독 이동을 이용해 총 3개의 타임존을 표시할 수 있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트윈 타임 데이트 41MM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트윈 타임은 큰 틀에서 GMT-마스터 II와 유사하다. 색상으로 구분한 플린지의 24시간 인덱스와 삼각형 끝을 빨갛게 물들인 24시간 핸드의 조합이 그러하다. 하지만 둘은 다소 차이가 있다. 경사진 플린지는 다이버 워치의 이너 베젤과 달리 고정된 부품이다. 장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낯선 땅의 타임존으로 변경하려면, 까레라 트윈 타임은 크라운을 시간 조정 포지션에 두고 분침을 돌려 새로운 시간에 맞춰야 한다. 시침 단독 이동이 가능한 GMT-마스터 II와 달리 GMT 핸드를 단독 이동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두 모델은 최대 타임존 표시 개수와 시계 조작 방식에서도 차이점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이 시침을 단독으로 이동시켜 로컬 타임에 맞추는 것을 선호하겠지만 이를 정석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시계 사용법도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시침으로 홈 타임을 확인하고 GMT 핸드로 로컬 타임 보는 것을 선호한다면 까레라 트윈 타임과 궁합이 더 좋은 셈이다. 물론 까레라 트윈 타임으로도 시침으로 로컬 타임을, GMT 핸드로 홈 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조작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다.
파텍필립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
듀얼 타임, 12시간 GMT 핸드와 데이 & 나이트 인디케이터
한 쌍의 시침 혹은 한 쌍의 시·분침으로 세컨드 타임존을 표시하는 GMT 기능을 듀얼 타임이라고 한다. 비교적 유사한 형태를 띠는 24시간 GMT 핸드 방식과 비교한다면 듀얼 타임은 좀 더 자유로운 표현력을 선사한다. 듀얼 타임은 시침과 크기가 동일한 세컨드 타임 핸드를 더하고 데이 & 나이트 인디케이터를 추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파텍필립 파일럿 트래블 타임의 기본적 뼈대는 여기에 해당한다. 시침과 같은 크기, 같은 실루엣의 스켈레톤 핸드가 세컨드 타임을 담당한다. 다이얼 3시와 4시 사이의 ‘HOME’이라 프린트된 작은 창이 하얀색일 때는 낮을, 파란색일 때는 밤을 의미하며 시침처럼 12시간에 한 바퀴 도는 스켈레톤 핸드와 함께 읽으면 된다. 파일럿 트래블 타임이 일반적인 듀얼 타임과 다른 것은 8시와 9시 사이의 ‘LOCAL’이라고 프린트된 창이다. 이를 이용해 로컬 타임까지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으며, 케이스 왼쪽 측면의 버튼을 이용해 시침을 1시간 단위로 앞 혹은 뒤로 이동시킬 때 (낮과 밤을 헷갈리지 않도록) 정확한 세팅을 가능하게 한다.
듀얼 타임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켈레톤 핸드를 시침 아래에 겹치면 포인터 데이트 방식의 심플한 스리 핸드 워치로 변신한다. 블랑팡 빌레레 8 데이즈 하프-타임존도 종종 볼 수 있는 듀얼 타임이다. 다이얼 중앙의 시·분침과 작은 창의 또 다른 시·분침으로 기능을 구성한다. 세컨드 타임을 담당하는 작은 시·분침은 9시 방향의 데이 & 나이트 인디케이터와 연동된다. 한 쌍의 시·분침으로 구성되는 듀얼 타임이라도 세컨드 타임의 분침은 로컬 타임의 분침과 연동되어 조작이 불가능한 메커니즘이 많다. 타임존 개념에서 분 단위의 시간을 조작할 필요성이 크지 않아서다. 빌레레 8 데이즈 하프-타임존은 세컨드 타임의 분침을 30분 단위로 조작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30분 단위로 세분화한 독립 타임존을 배려해서다.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클래식 듀오 페이스는 케이스를 뒤집을 수 있는 리베르소의 특성을 살려 2개의 다이얼을 이용해 듀얼 타임을 표시한다. 전면 다이얼에서는 로컬 타임, 후면 다이얼에서는 세컨드 타임과 24시간 표시를 통해 다른 지역의 시간을 손쉽게 읽을 수 있다.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클래식 듀오 페이스 스몰 세컨즈
월드타이머
세계의 시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GMT 기능을 월드타임이라고 부르는데, 1884년 고안된 역사 깊은 메커니즘이다. 24시간, 즉 24개의 각 타임존을 대표하는 도시의 이름(시티 링), 1에서 24까지 표기한 디스크를 이용한다. 도시 이름과 매칭된 24시간 디스크의 숫자가 곧 해당 타임존의 시간이다. 24시간 디스크는 시침처럼 1시간에 한 칸씩 전진해 세계 각지의 시간을 표시한다.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전 세계 시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과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월드타임만의 디테일이 특징이다. 해외 여러 지역과 빈번하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면 훌륭한 조력자로 삼을 수 있을 만한 기능이다.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15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GMT 43mm 월드타이머와 프레드릭 콘스탄트 클래식 월드타이머 매뉴팩처 서울 에디션은 정석적인 월드타이머의 구성을 갖췄다. 둘은 공통적으로 앞서 언급한 기능 구성 요소를 다이얼 하나로 표시한다. 또 월드타이머가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세계 지도나 지구 디테일을 다이얼에 넣는다는 부분도 공유한다. 분위기가 비슷한 두 모델이지만 프레드릭 콘스탄트 클래식 월드타이머 매뉴팩처 서울 에디션에 조금 더 특별한 디테일이 있다. 우리나라가 속한 GMT+9 타임존의 대표 도시를 도쿄가 아닌 서울로 표시해 친근감을 드러냈다.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15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GMT 월드타이머 43MM
프레드릭 콘스탄트 클래식 월드타이머 매뉴팩처 서울 에디션
독창적인 GMT 기능의 구현
직관적인 24시간 GMT 핸드, 다양성의 듀얼 타임, 풍부한 정보량의 월드타임은 각기 개성과 특성이 명확하다. GMT 기능의 다채로움은 이것을 발전시킨 새로운 형태를 원동력으로 삼는다. IWC의 파일럿 워치 타임존 탑건 세라타늄은 월드타이머에 해당하지만 특유의 복잡함 대신 심플한 시간 표시 체계를 갖추었다. 도시 이름을 새긴 회전 베젤을 직접 돌려 로컬 타임을 빠르게 변경하도록 했다. 베젤을 돌려 시간을 알고자 하는 도시명을 12시 방향에 맞추면 단독 이동하는 시침이 함께 움직여 해당 타임존의 시간을 보여준다. 부채 모양의 창에서는 디지털 표시의 세컨드 타임(홈 타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허 받은 IWC의 GMT 메커니즘은 과거 내놓았던 플리거 UTC의 디테일을 이어받았음을 알 수 있다.
랑에 운트 죄네의 랑에1 타임존은 기존 모델의 기능을 한층 강화해 선보였다. 다이얼을 보면 듀얼 타임과 월드타임이 혼합된 듯하다. 다이얼 바깥쪽에 시티 링을 두었고, 5시 방향의 작은 창에 시·분침을 배치했다. 다시 작은 창 속 5시 방향 화살표는 시티 링의 도시 이름을 가리키는데, 이는 곧 해당 도시의 현재 시간을 알려준다. 낮과 밤의 구분은 시·분침과 작은 창의 시·분침 축을 감싼 작은 디스크 어느 부분에 시침이 위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파란 라인 위에 시침이 있다면 밤이라는 의미다. 다이얼 바깥쪽의 시티 링은 케이스 왼쪽 하단의 버튼을 눌러 점핑시킬 수 있다. 시티 링이 한 칸씩 움직일 때마다 작은 창의 시침도 1시간씩 이동한다. 작은 창 속 화살표는 랑에1 타임존의 진화를 의미한다. 이것이 빨간색을 띠면 해당 도시(타임존)가 DST(Daylight Saving Time)를 시행 중이라는 의미로 DST 시행 지역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IWC 파일럿 워치 타임존 탑건 세라타늄의 베젤 속 도시명 중 몇 곳은 라인을 연장한 디테일을 지니는데, 이 또한 DST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랑에 운트 죄네 랑에1 타임존
IWC 샤프하우젠 파일럿 워치 타임존 탑건 세라타늄
최근 등장한 모리츠 그로스만 유니버살자이트의 다이얼은 마치 호텔 리셉션 벽면을 장식한 세계 지도와 세계 시간을 옮겨 온 듯하다. 다이얼에 펼쳐놓은 세계 지도와 그 위 날짜창과 같은 창에서는 주요 타임존의 시간을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한다. 기본이 되는 메커니즘은 클래식한 월드타임으로 24시간 디스크의 노출을 트리키하게 처리했다고 볼 수 있다. 24개 타임존이 아닌 일부 타임존만 표시하도록 디자인해, 복잡성을 줄이면서 보는 재미를 추구했으며, 단독 이동이 가능한 시침으로 빠르게 로컬 타임을 맞출 수 있다. 이외에도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월드타임존처럼 24개가 아닌 37개의 타임존으로 세밀하게 나눈 월드타이머와 간결한 표시의 월드타이머인 브레게 클래식 오라문디 Ref. 5717도 있다.
모리츠 그로스만 유니버살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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