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JOURNE 투르비용 수버랭 20주년 에디션
최종 수정일: 8분 전
반세기 가까이 고전 워치메이킹의 난제에 도전해온 프랑수아-폴 주른이 오늘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F.P.Journe의 위대한 여정의 시작
‘투르비용 수버랭’(1999)은 회중시계 제작의 성배라 불리는 ‘레몽투아’와 기계식 시계의 심장인 ‘투르비용’을 세계 최초로 한 손목시계에 결합해 F.P.Journe의 이름으로 내놓은 작품이며, 시계사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피스다. 2015년 미국 시계 전문 업체(Crown & Caliber)와의 인터뷰에서 “남들과 똑같은 것을 만들 거라면, 굳이 내가 만들 이유가 없다”라고 말하는 F.P.Journe의 창립자 프랑수아-폴 주른(François-Paul Journe)의 시계에는 투르비용이 자주 등장한다. 투르비용은 본래 포켓 안에서 오랜 시간 수직으로 머무는 회중시계가 중력으로 겪는 오차를 평균화하기 위해 아브라함-루이 브레게(Abraham-Louis Breguet)가 고안해 1801년에 특허 받은 장치다. 프랑수아-폴 주른의 투르비용이 현대 수집가들에게 각별한 대우를 받는 이유는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못한 영역을 재해석하고, 실제 착용 환경에서 오래도록 제 기능을 하는 시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예술적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다. 20세 무렵 프랑수아-폴 주른은 삼촌 미셸 주른(Michel Journe)의 공방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경험한다. 앙티드 장비에르(Antide Janvier), 아브라함-루이 브레게, 페르디난트 베르투(Ferdinand Berthoud) 등 18세기 거장들이 남긴 고전 시계를 접하게 되는데, 가장 매료된 기술이 투르비용이었다. 약 5년의 시간을 들여 1983년에 투르비용과 스프링 데탕트 이스케이프먼트를 갖춘 첫 번째 회중시계를 완성했다. 이듬해 20세기 시계 수집과 연구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지녔던 수집가, 오이겐 그슈빈트(Eugen Gschwind)의 의뢰를 받아 1984년 ‘투르비용 아 레몽투아 데갈리테 3/84(Tourbillon à Remontoir d’Égalité 3/84)’ 회중시계를 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정밀 시계 메커니즘의 설계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훗날 F.P.Journe을 상징하는 투르비용 기술의 기틀을 마련했다.

레몽투아 데갈리테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투르비용이 브레게의 발명에 기반한 것이라면, ‘투르비용 수버랭’은 회중시계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레몽투아 데갈리테를 손목 위에 처음 올려놓은 원형이자, 독립 시계 제작의 상징이 된 브랜드의 역사적 피스다. 레몽투아 데갈리테는 태엽의 토크가 시시각각 변하는 가운데서도 이스케이프먼트에 일정한 힘을 전달하도록 고안한 장치이며, 이를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Constant-Force Mechanism, 정력 장치)’이라고도 부른다. 첫 손목시계 프로토타입은 1991년에 탄생했다. 투르비용과 레몽투아 데갈리테, 두 기술을 결합하여 바젤 페어의 독립 시계 제작자 아카데미(AHCI) 부스에서 처음 공개했다. 저널(F.P.Journal, 2025년 제4호)에 따르면 프로토타입을 처음 선보였을 당시 IWC와 예거 르쿨트르 등을 이끌던 귄터 블륌라인(Günter Blümlein)은 깊은 인상을 받아 그에게 투르비용 시리즈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비록 의뢰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파리의 한 컬렉터로부터 의뢰받은 그의 첫 손목시계 제작 프로젝트 '투르비용 아 레몽투아 데갈리테 15/93'가 탄생했다. 프랑수아-폴 주른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한 초기작이기에 각별하다. 이 시계는 2024년 필립스 제네바 경매에 출품되어 무려 732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16억 원대)에 낙찰됐다. 프랑수아-폴 주른이라는 한 워치메이커의 위상은 물론 현대 독립 시계 제작 전체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운 기념비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1999년에는 ‘서브스크립션(Souscription, 선구독)’ 방식을 도입해 초기 제작 자금을 확보해 브랜드 최초로 생산 수량을 확대한 ‘투르비용 수버랭 서브스크립션(총 20피스)’을 선보였다.


투르비용 수버랭 Ref. TV
Tourbillon Souverain Ref. TV
지름 42mm
케이스 플래티넘 또는 18K 6N 골드,
두께 13.60mm
무브먼트 18K 로즈 골드 소재의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F.P.Journe 1519, 21,600vph(3Hz), 약 80시간의 파워 리저브, 230개 부품, 32주얼
다이얼 화이트 골드 소재의 에나멜 아워 다이얼
기능 시, 분, 스몰 세컨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버티컬 투르비용, 레몽투아 데갈리테, 내추럴 데드비트 세컨드
스트랩 플래티넘 또는 18K 6N 골드 브레이슬릿, 가죽 스트랩
투르비용 수버랭 20주년 에디션
‘투르비용 수버랭’과 함께해 온 시간도 어느덧 27년에 이른다. 커버에 소개하는 제품은 2019년에는 컬렉션의 탄생 20주년 에디션인 ‘투르비용 수버랭 Ref. TV(Tourbillon Souverain Ref. TV)’이다. 기존의 수평 구조였던 투르비용의 회전축을 90도 바꿔 수직 방향으로 새롭게 설계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프랑수아-폴 주른은 착용하는 시간뿐 아니라 벗어 두는 시간까지 주목했다. 손목시계는 하루 중 적지 않은 시간을 테이블 위나 침대 맡에 놓인 채 보관한다. 핀 버클 스트랩을 사용해 시계를 평평하게 눕혀 놓거나, 디플로이언트 클래스프를 이용해 측면으로 세워 놓더라도 투르비용은 일관되게 작동한다. 보관 자세에 따른 중력의 영향을 고르게 분산하고, 조속 기관(regulating organ)의 위치 오차를 줄여 안정적인 정밀도를 확보했다. 진동수는 기존과 동일한 3Hz를 유지하면서 투르비용 케이지의 회전 속도는 60초에서 30초로 두 배 빨라졌다. 수직 투르비용의 움직임을 더욱 아름답게 드러내기 위해 케이지 주변에는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한 원뿔 형태(cone-shaped)의 링을 둘러 빛을 반사하고 회전하는 케이지의 모습을 비추도록 했다. 덕분에 다양한 각도에서 이를 감상할 수 있다. 무브먼트 쪽에도 오목한 반사면을 마련해 빛이 케이지 주변으로 퍼지도록 함으로써 투르비용의 입체감을 부각한다. 시계 뒷면에서는 레몽투아 데갈리테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장치는 메인스프링이 풀리면서 발생하는 토크 변화에도 이스케이프먼트에 보다 일정한 힘을 전달한다. 특히 1초마다 작동하는 레몽투아의 움직임을 이용해 초침이 1초 단위로 점프하도록 설계했는데, 이를 ‘내추럴 데드비트 세컨드(Natural Deadbeat Seconds)’라 명명했다. 이 모든 기능을 구동하는 것은 18K 로즈 골드로 제작한 수동 와인딩 칼리버 1519. 총 230개의 부품과 32개의 주얼로 구성했으며, 복잡한 메커니즘에도 전작의 42시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8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F.P.Journe 특유의 역방향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통해 와인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수직 투르비용을 수용하기 위해 케이스 크기도 지름 42mm, 두께 13.6mm로 커졌다. 하나의 그랑 푀 에나멜 소재에서 절단해 제작한 두 개의 서브 다이얼은 각각 3시 방향의 시·분과 6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를 나타낸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다이얼과 무브먼트 메인 플레이트를 일체화한 구조다. 이는 1991년 프랑수아-폴 주른이 제작한 첫 투르비용 손목시계 프로토타입에서 선보인 방식이다. 다이얼을 형성하는 18K 4N 로즈 골드 브리지에는 클루 드 파리 기요셰 장식을, 메인 플레이트에는 원형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적용했다.
정진의 시간
시계 산업의 숱한 위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항로를 지켜온 프랑수아-폴 주른은 오늘날 독립 시계 업계에서 누구도 쉽게 견줄 수 없는 위상을 확립한 몇 안 되는 현역 워치메이커다. 쿼츠 파동의 여파가 이어지던 1980년대 초, 수많은 워치메이커가 기계식 시계의 존립을 염려하며 앞날을 모색하던 시기에 그는 오히려 과거에서 혜안을 찾았다. 매료된 주제 가운데 하나는 네덜란드의 과학자이자 발명가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가 처음 관찰하고, 훗날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연구 끝에 시계 제작에 접목한 ‘공진 현상’과 ‘레몽투아 데갈리테를 결합한 투르비용’이다. 저널(2020년 제4호)에 따르면 ‘공진 현상’의 경우 1980년대 파리 국립공예원(CNAM)의 복원 작업에 참여하면서 소장품인 ‘브레게 에 피스(Breguet et Fils)’의 이중 진자 레귤레이터를 연구하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약 15년에 걸쳐 이 원리를 탐구했고, 두 개의 독립된 밸런스가 서로 미묘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조하는 이 신비로운 공진 현상을 2000년 ‘크로노미터 아 레조낭스(Chronomètre à Résonance)’ 손목시계로 가져와 발표했다. 이 작품은 2025년 11월호의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그리고 손목시계에서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던 ‘레몽투아’라는 옛 기술을 현대에 구현한 첫 프로토타입 '투르비용 레몽투아 데갈리테(1991)’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며 역사를 남겼다.
현대의 워치메이커들은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과 다축 회전 구조, 두께의 최소화, 충격 저항성 등 다양한 기술적 과제에도 전하며 투르비용의 한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6년 11월호에서 다루는 F.P.Journe의 '투르비용 수버랭'은 투르비용과 레몽투아 데갈리테를 손목시계에 최초로 결합하고, 현대인의 착용 환경에 맞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서 말했듯, 프랑수아-폴 주른은 보조 스프링에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저장하고 방출해 일정한 힘을 전달하지만, 정밀한 제어가 필요해 제작이 까다롭고 효율을 확보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널리 활용되지 않았던 레몽투아 데갈리테를 손목시계에 적용하고 투르비용과 결합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인물이다. 저널(2023년 제7호)에서 그는 “투르비용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레몽투아 데갈리테와 결합한 손목시계는 없었다”라며, 자신의 작품을 “투르비용의 진화”라고 표현했다. 1991년에 첫선을 보여 2003년에는 별도의 구동계 없이 레몽투아 데갈리테의 주기적인 작동을 그대로 초침에 활용하는 '내추럴 데드비트 세컨즈'를 더해 시간의 흐름을 더욱 명확하고 리드미컬하게 보여주면서도 에너지 손실과 정밀성 저하를 줄였고, 2019년 20주년 에디션에서는 착용과 보관 시의 자세까지 감안한 수직 투르비용을 선보였다. 에너지 전달 효율과 정밀성을 둘러싼 고민이 여전히 이어지는 지금 ‘투르비용 수버랭’은 시계학의 오랜 난제에 앞서 도전해 독자적인 해법을 제시한 작품이며, 그 답은 시계 제작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며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경매가 증명한 F.P.Journe의 시대
올해 6월 필립스 뉴욕 경매에서는 단 20점만 제작한 F.P.Journe의 초기 크로노미터 ‘아 레조낭스 “수스크립시옹(Chronomètre à Résonance "Souscription")”’ 가운데 No.007이 13,922,000달러(한화 약 213억 원)에 낙찰됐다. 상업 경매에서 거래된 21세기 제작 손목시계 가운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독립 시계 제작자의 작품과 F.P.Journe 시계 부문에서도 각각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F.P.Journe 파리 부티크 디렉터 뤼카 푸에드라스(Lucas Pouëdras)는 이러한 낙찰가가 형성된 이유 중 하나로 ‘고급 시계 제작을 향한 창립자의 윤리적인 태도’를 꼽았다. F.P.Journe의 시계는 한정 수량으로 제작하는 희소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프랑수아-폴 주른은 새로운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기존 모델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대기 명단이 길어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모든 역량을 제작에 쏟아붓는 인물이다. 이러한 브랜드의 위상은 시계 커뮤니티와 업계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로 영화와 패션, 금융과 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수집가와 유명 인사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서, 이들이 모여 기계식 시계와 독립 시계 브랜드에 대한 열정을 나누며 활기찬 수집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처럼 두터운 수집가층이 형성되면서 경매 시장에서 F.P.Journe을 바라보는 안목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집가들이 경매에 오른 시계를 선택할 때 그 시계가 수십 년 뒤에도 다시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낼 만한 역사적 가치를 지녔는지, 세대를 넘어 인정받을 독창성과 예술성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긴 세월이 흐른 뒤에도 수리하고 작동하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는지를 함께 가늠한다. 나아가 창립자의 철학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것인지, 브랜드가 그 정신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할 토대를 다지고 있는지 역시 장기적인 가치 형성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직 통합 매뉴팩처 구축과 차세대 인재 육성
‘Invenit et Fecit(내가 발명했고, 내가 만들었다)’라는 모토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자체 생산 설비 체계다. 인하우스 생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외부의 제약이나 타협 없이 자신이 구상한 시계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다. 1999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F.P.Journe은 이듬해 다이얼 전문 제작사 레 카드라니에 드 주네브(Les Cadraniers de Genève) 설립에 참여했고, 2004년에는 자체 CNC 설비에 투자해 브랜드의 상징인 18K 로즈 골드 무브먼트 부품의 생산 역량을 강화했다. 이후 케이스 전문 제작사 레 부아티에 드 주네브(Les Boîtiers de Genève)까지 제조 체계에 편입하고 시계 제작의 전 과정을 주도하고 창작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갔다. 2023년에는 스위스 메랭(Meyrin)에 다이얼과 케이스 제작을 위한 새 시설을 마련했다. 오늘날 F.P.Journe은 제네바 매뉴팩처에서 무브먼트의 설계와 제작, 조립과 조정을 수행하고, 전문 공방에서 다이얼과 케이스를 만드는 수직 통합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시계 한 점의 조립과 조정을 워치메이커 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지는 전통을 지키는 한편, 에나멜과 기요셰, 정교한 수공 마감 같은 장인 기술도 함께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프랑수아-폴 주른이 말하는 혁신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 이는 다음 세대의 워치메이커를 지원하는 활동으로도 이어진다. F.P.Journe은 2015년부터 AHCI가 주관하는 ‘영 탤런트 컴피티션(Young Talent Competition)’을 후원하며 젊은 시계 제작자들의 성장을 지원해왔고, 이후에는 직접 대회를 주최해 현재 ‘F.P.Journe 영 탤런트 컴피티션’이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통해 차세대 독립 워치메이커 발굴에 힘쓰고 있다. 2026년에는 일본의 오노 신(Shin Ohno, 2026년 7&8월호 인터뷰 참여)가 수상했으며, 수상자에게는 제작 도구 구입과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5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8,000만 원)의 지원금을 더 아워 글래스(The Hour Glass)와 F.P.Journe이 공동으로 수여한다. 지난 2025년 11월호 인터뷰를 위해 파리 아틀리에에서 만난 ‘F.P.Journe 영 탤런트 컴피티션’의 2018년 우승자 3명 중 한 명인 파리 오프레의 워치메이커 테오 오프레(Théo Auffret), 2025년 우승자인 클록메이커 알렉시 프루오프(Alexis Fruhauff)도 프랑수아-폴 주른의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유산을 지키고 미래를 짓는 일
프랑수아-폴 주른이 과거를 대하는 방식 역시 이를 잘 보여준다. 2025년 5월 필립스 제네바 경매에 오른 ‘브레게 심파티크 No.1(Breguet Sympathique No.1)’은 그가 비아니 할터, 드니 플라졸레(Denis Flageollet) 등과 함께 운영했던 THA(Technique Horlogère Appliquée)에서 1991년에 탄생한 작품이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고안한 심파티크 시스템을 약 200년 만에 현대적으로 재현한 이 작품은 마스터 클록과 투르비용 손목시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지닌다. 34년이 흐른 지난해 프랑수아-폴 주른은 경매에서 550만 5,000스위스프랑(한화 약 92억 원)에 이 작품을 손에 넣었다. 자신이 젊은 시절 제작에 참여했던 작품을 수십 년 뒤 직접 되찾은 것이다. 이 작품은 향후 설립할 F.P.Journe Le Patrimoine의 컬렉션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후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F.P.Journe은 2027년 4월 제네바에 위치한 자사 매뉴팩처 인근에 박물관을 개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에게 이 박물관은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는 장소가 아니다. 198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프랑수아-폴 주른의 작업과 15~21세기 워치메이킹의 연결고리를 역사적 시계와 유물을 통해 보여주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즉 자신을 시계 제작의 길로 이끈 고전 워치메이킹의 유산과 브랜드 설립 이전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자신의 제작 역사를 보존하는 한편, 워치메이킹의 존립과 그 명맥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거점이 될 것이다.
명성의 이면에서 마주한 새로운 과제
F.P.Journe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 이면에는 새로운 과제도 뒤따르고 있다. 저널(2023년 제7호)에 따르면, 프랑수아-폴 주른은 자사 시계가 투기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현상을 경계하며, 2024년 이후부터 한정판 제작을 중단하고 유통망 재편에 나섰다. 최근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브랜드의 이름을 도용한 위조품과 경매 시장에서 유통되는 부정확한 정보에 대해서도 직접 목소리를 높이며, 수집가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구매 전 브랜드에 문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계의 가치가 가격이나 희소성만으로 재단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여전히 작품의 본질과 수집의 진정성을 지키려 하고 있다. <GMT KOREA>의 2025년 12월호와 2026년 11월호 커버스토리는 F.P.Journe 팀의 감수와 검수를 거쳐 제공한다. 브랜드의 공식 소식과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면 공식 홈페이지의 ‘F.P.Journal’을 참고하길 권한다. 창립자 프랑수아-폴 주른과 브랜드 팀이 직접 내용을 검토해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인한 후 공개하는 공식 채널이다. 투르비용 수버랭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투르비용 수버랭 Ref. TV’를 비롯한 현행 컬렉션에 대한 문의 역시 부티크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경매에 출품되거나 빈티지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계의 진정성에 관련해서는 브랜드에 반드시 직접 확인할 것을 권한다. F.P.Journe 팀은 시계 애호가를 소중한 파트너로 여기며, 궁금증과 문의에 세심하게 응할 의향이 있음을 전했다. 현재 유럽(세 곳), 미주(세 곳), 중동(두 곳)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의 공식 부티크는 도쿄, 홍콩, 방콕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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