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와의 인터뷰
- 4월 16일
- 6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28일

군용 시계에 뿌리를 둔 파네라이는 기능성과 미학을 결합하며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공개된 신작들은 메종의 유산을 기반으로 빈티지한 아카이브와 현대적 기술력을 교차시키며 파네라이만의 진화된 방향성을 제시한다.
시계 제조에서 요구되는 명확성, 견고한 기능성,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완성도 높은 균형으로 구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파네라이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군용 시계로서의 기술적 신뢰도는 물론, ‘파네라이 쉐입’으로 대변하는 독보적인 형태적 정체성을 구축하며 시계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역사 깊은 브랜드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파네라이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 빈티지 무드의 감성을 자극하는 구성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군사적 유산에서 피어난 기능적 철학
파네라이는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군사적 기원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왕립 해군을 위한 전문 도구 시계 제작에서 출발해 브랜드의 기틀을 다졌다. 파네라이 COO 제롬 카바디니(Jérôme Cavadini)는 유산과 혁신을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며, 가독성·방수 성능·견고함·긴 작동 시간과 같은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현대적 기술과 소재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군용 장비에서 비롯된 ‘기능 우선(Function-first)’ 철학은 디자인과 기술 전반에 깊이 반영되어 있으며,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이나 신소재를 도입하더라도 직관적 사용성과 실전 성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으며, 구조적 혁신을 통해 구현한 긴 파워리저브와 높은 에너지 효율은 올해의 노벨티 라인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1960년대의 상징적인 레퍼런스 Ref. 6152/1에서 영감을 받아 핸드와인딩 방식의 루미노르 시리즈로 재해석된 이번 컬렉션은 PAM01731, 좌측 크라운을 적용한 데스트로(Destro) PAM01732, 8일 파워리저브를 갖춘 PAM01733, 그리고 47mm 케이스를 유지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PAM01735까지 네 가지와 네이비 실 협업 기반의 1000m 프로 다이버 툴워치 PAM01089와 이탈리아 해군 유산에서 이어진 장기 파워리저브 헤리티지 모델 PAM01631, 그리고 포지드 티타늄 신소재와 연구 기반 설계를 통해 전통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한 퍼포먼스 중심 모델 PAM01629로 구성된다. 이 독보적인 정체성을 올해는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지, 제롬 카바디니가 브랜드의 비전과 방향성을 직접 전한다.


파네라이는 럭셔리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다. 100년 이상의 유산과 지속적인 혁신 사이에서, 두 요소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나?
파네라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역사, 즉 독특한 시계 제작 접근 방식의 기원에 있다. 파네라이는 1993년 민간 시장에 진출하고 1997년 리치몬트 그룹에 합류했지만, 그 역사는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십 년간 군사 기밀 속에서 오직 이탈리아 왕립 해군에만 시계를 공급해왔다.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는 오늘날 브랜드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에 깊이 반영되었다. 시계는 진정한 전문 도구로 설계되었고, 실패는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낮은 조도에서의 가독성, 극한 환경을 견디는 견고한 구조, 수중 임무를 위한 방수 성능, 긴 작동 시간 등 본질적인 기능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처럼 실전에서 탄생한 독보적인 역사 덕분에 풍부한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었고, 최근 수년간의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그 뿌리를 더욱 정교하게 복원해왔다. 유산의 재해석은 단순한 향수나 트렌드가 아니라, 파네라이를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정체성과 가치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면서도, 크라운 보호 브리지, 샌드위치 다이얼 구조, 탁월한 야광, 스몰 세컨드 등 기능적이면서 즉각적으로 인지 가능한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며 전문 도구 시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기술적 신뢰성과 내구성을 갖춘 진정한 성능 도구로, 어떤 모험에서도 이상적인 동반자가 된다.
결국 유산과 혁신은 별개의 흐름이 아니라, 혁신이 유산을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유산은 기능에서 비롯된다. 가독성, 방수, 긴 작동 시간, 견고함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요소다. 혁신은 이러한 핵심을 현대의 연구, 소재, 제조 기술로 끊임없이 진화시키는 과정이다. 그 균형은 단순한 원칙에서 출발한다. 시계의 목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혁신하고, 유산은 그 존재 이유를 설명할 때에만 활용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영감을 주는 요소는 무엇이며, 이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하고 있나?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요소는 군사 기기 마인드셋이다. 이는 파네라이에 드문 일관성을 부여한다. 모든 디자인 결정이 장식이 아닌 사용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왕립 이탈리아 해군에 시계를 공급했던 역사적 배경은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개발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이 독특한 유산은 무결점 성능과 기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고방식을 형성했다. 신뢰성, 가독성, 내구성을 우선시하는 접근이다. 복잡한 기계나 신소재를 다루더라도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모험과 임무를 위해 직관적이고, 성능이 뛰어나며, 사용이 쉬운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고난도의 컴플리케이션에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파네라이는 복잡한 무브먼트를 탑재하면서도 기능적 디자인, 뛰어난 가독성,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핵심 가치를 유지한다. 예를 들어 섭머저블 이룩스 랩 아이디 PAM01800는 고급 야광 기술을 통해 즉각적인 발광을 구현하면서도 실용성과 명확성을 유지한다. 루미노르 퍼페추얼 캘린더 PAM01575는 조작의 직관성과 실용성을 강조하며,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는 한 달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면서도 크라운 와인딩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설계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혁신적인 시계를 개발할 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제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탐험 정신은 파네라이 문화의 핵심이다. 브랜드가 실제 환경의 제약에 대응하며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사내에서는 제품 개발 부서와 아이디어 워크숍(Laboratorio di Idee)가 협업해 방수, 긴 작동 시간, 소재 내구성, 인체공학 등 성능과 직결된 구체적 과제를 설정한다. 이후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 반복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정교화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를 고객이 즉시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다. 손목에 자연스럽게 착용되고, 즉각적으로 읽히며, 실제 환경에서도 일관된 성능을 발휘하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2005년 이후 파네라이는 자체 기계식 무브먼트 개발에 주력하며 30개 이상의 인하우스 칼리버를 보유하게 되었다. 기술적 독립성은 브랜드의 창의력과 미래 혁신에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었나?
무브먼트 개발은 브랜드의 독립성을 확장한다. 시계의 성능, 설정 방식, 작동 시간, 내구성, 구조적 인지성까지 핵심 요소를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창의성 역시 확장된다. 기술 플랫폼을 확보함으로써 파네라이만의 의미 있는 컴플리케이션—긴 작동 시간, 견고한 구조, 직관적인 설정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의 P.2031/S 칼리버는 한 달의 작동 시간을 제공하면서도 직관적인 사용성을 유지한다. 개발 과정에서 초기 장기 작동 프로토타입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작동한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단순히 에너지를 제한하기보다 이를 시간에 따라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그 결과 4개의 배럴을 직렬로 배치해 장기 작동과 낮은 토크를 동시에 확보하고, 기계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270개 이상의 부품, 25개의 주얼, 3미터가 넘는 메인스프링을 갖추면서도 크라운 몇 번의 와인딩으로 한 달간 작동한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최대 파워 리저브가 아니라, 특허 시스템(토크 리미터, 자동 정지 메커니즘)을 통해 안정적인 작동 구간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는 파네라이가 성능과 에너지 관리에 접근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과 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가?
가장 큰 도전은 기술적 목표 달성 자체보다, 시계가 손목 위에서 신뢰 가능하고 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긴 작동 시간, 새로운 소재, 극한 방수, 독특한 케이스 구조는 내구성, 인체공학, 유지보수, 에너지 전달과 스트레스 분포 등 다양한 제약을 동반한다. 파네라이는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해결책이 브랜드 DNA와 일치해야 한다고 본다. 견고하고, 직관적이며, 실생활에서 유용한 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파네라이는 견고한 고급 도구 시계 제작으로 명성을 쌓았다. 극한 조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노력과 도전은 무엇인가?
견고한 시계 제작에는 엄격한 디자인 규율과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신소재나 새로운 콘셉트 개발은 초기 아이디어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특히 프로토타입에서 시리즈 생산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는 공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재현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티-세라미테크™(Ti-Ceramitech™)의 양산에는 7년이 소요되었다. 품질, 신뢰성, 규격 준수를 위해 기후, 기능, 착용, 충격 등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한다. 실제 사례로 섭머저블 GMT 네이버 실 아프니오텍™ 익스피리언스 에디션 PAM01089는 단 35피스 한정으로 제작되었으며, 미 해군 실과의 특별 훈련을 통해 극한 방수 성능을 검증했다. 케이스, 사파이어 크리스탈, 면 접합부 등 모든 요소는 1000m 수압을 견디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하프늄을 적용해 내식성과 내구성을 강화했다.
파네라이가 컬렉터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감정적 연결은 진정성과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컬렉터는 브랜드 스토리가 마케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을 때 반응한다. 디자인 언어, 무브먼트의 배경, 마감과 소재는 모두 실용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컬렉터의 지성을 존중하며, 각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고 시계가 파네라이 논리의 연장선에 있음을 전달해야 한다.
최근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발표된 모델들은 1950~60년대 군사 유산을 기반으로 한다. 2026년에는 루미노르, 루미노르 데스트로, 루미노르 8 지오르니 컬렉션이 확장되었는데, 이를 통해 현대에 맞게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재해석했나?
목표는 Luminor를 상징적 디자인 코드가 처음 형성된 시점과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파네라이의 ‘빈티지’ 레퍼런스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기능적 청사진으로 활용된다. 이번 신제품은 1960년대의 아키텍처—쿠션형 케이스, 크라운 보호 브리지, 샌드위치 다이얼, 돔형 크리스탈—를 현대적 착용감과 제조 기준으로 재해석했다. PAM01731과 PAM01732는 44mm 케이스로 역사적 구조를 계승하며 핵심 요소를 유지한다. PAM01731은 따뜻한 빈티지 톤 다이얼, PAM01732는 좌측 크라운의 데스트로 디자인으로 아카이브를 재현했다. PAM01733은 브루니토 처리로 금속 장비의 자연스러운 색 변화를 표현했다. 세 모델 모두 30bar 방수 성능을 제공한다. 한편 루미노르 포지드 티타늄 PAM01629는 47mm 포지드 티타늄 케이스를 통해 신소재 기반의 혁신을 보여줍니다. 파네라이는 소재와 성능을 발전시키면서도 전문 도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올해 파네라이가 집중한 기술 혁신이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이며, 이는 브랜드의 향후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나?
올해의 핵심은 목적 중심의 진화다. 역사적 케이스 아키텍처를 착용감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수동 무브먼트와 장기 작동 성능을 강화하며, 소재 연구를 지속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44mm 루미노르의 재해석, 8일에서 한 달까지 확장된 수동 칼리버, 포지드 티타늄과 하프늄 기반 아프니오텍™ 등이 그 방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선택은 견고함과 내구성, 전문 도구로서의 본질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향후 전략과 비전을 공유해 줄 수 있나?
한국은 매우 정교한 시계 문화를 지닌 시장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명확하고 의미 있어야 하며, 고객은 진정성과 제품의 본질, 분명한 브랜드 정체성에 반응한다. 파네라이의 경우 기능적 유산—도구로서의 성격, 서비스, 견고함, 준비성—이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중요한 것은 이를 과장 없이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리테일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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