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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를 향한 한계 없는 도전, 리차드 밀

RICHARD MILLE RM 65-01, RM 35-03, RM 07-04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신소재


시계의 여러 구성 요소 중 소재는 사용자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부분이다. 특히 케이스 소재는 착용자의 피부와 직접 맞닿는 접점이자 시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별점이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골드와 스틸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금속과 카본 또한 전혀 다른 무게감을 전달한다. 이렇듯 소재는 시계의 미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부분 모두에 관여한다. 소재에 따라 무게와 내구성, 색감과 질감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소재에 있어 선택지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가공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소재를 시계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


현재 럭셔리 시계 브랜드 중 신소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단연 리차드 밀이다. 타협하지 않는 리차드 밀의 워치메이킹 철학은 소재 분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동안 이 혁신적인 브랜드는 5등급 티타늄,

ARCAP(자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구리와 니켈 합금), 카본 나노파이버, 리탈(LITALⓇ), 세라믹 등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왔다. 피녹스(Phynox)사의 미세한 튜브를 활용한 건축학적 구조의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RM 012, 카본 나노 튜브를 함유한 합성 소재로 케이스를 제작한 RM 27-01 라파엘 나달 등이 대표적이다.



리차드 밀은 시계를 제작할 때 각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과 품질을 갖춘 파트너들과 함께 작업하는데, 이는 소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카본 TPTⓇ와 쿼츠 TPTⓇ 제작을 위해 협력하는 노스 신 플라이 테크놀로지(North Thin Ply Technology, NTPT)는 리차드 밀 소재 분야의 핵심 파트너다. 때로는 제품의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기도 한다. 2005년 RM006 펠리페 마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리차드 밀은 평형 회전력을 견디는 매우 강하고 가벼운 베이스 플레이트 소재가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것이 바로 탄소 나노 섬유. 미국 공군에서 최초로 사용한 소재로 군사 재료 공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초고강도와 높은 탄성률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군사적으로 민감한 소재였기 때문에 당시 시계 제조를 위해서만 사용하겠다는 동의서를 작성한 후에야 이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재료를 확보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탄소 나노 섬유를 무브먼트의 베이스 플레이트로 사용하기 위해 리차드 밀은 완전히 새로운 가공 방법을 개발했고, 결국 제품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 리차드 밀을 대표하는 핵심 신소재는 쿼츠 TPTⓇ와 카본 TPTⓇ다. 쿼츠 TPTⓇ는 실리카(Silica)를, 카본 TPTⓇ는 탄소를 매우 가는 섬유 형태로 만들고 이를 층층이 쌓아 가공한다. 한 층 두께가 최대 45미크론에 불과한 필라멘트층에 레진을 침투시킨 후 위치 자동화 기계로 방향을 45도씩 변경하며 층층이 쌓아 올리는데, 이를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이를 케이스로 가공하면 독특한 물결무늬가 나타나는데, 모든 무늬가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시계 한 점 한 점이 유일무이한 작품이 된다. 케이스로 가공할 수 있을 정도로 두께감 있게 쌓아 올린 필라멘트층은 오토 클레이브(고압 처리기)를 이용해 6바의 강한 압력으로 120℃에서 가열한 뒤, 리차드 밀의 시계 케이스 제작 공장인 프로아트(ProArt)에서 CNC 기계를 이용해 케이스 형태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완성된 쿼츠 TPTⓇ 및 카본 TPTⓇ 케이스는 놀랍도록 가벼운 무게와 탁월한 내구성을 자랑하며, 리차드 밀의 다양한 시계에 사용된다. 이처럼 리차드 밀에 소재는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이자 새로운 기술과 미학을 향한 도전 과제다.



RM 65-01 오토매틱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Ref. RM 65-01


지름 44.5 × 49.94mm

케이스 그레이 쿼츠 TPTⓇ, 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칼리버 RMAC4, 약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날짜,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기능 셀렉터, 고속 와인딩, 가변 지오메트리 로터

다이얼 스켈레톤

스트랩 블랙 러버




그레이 쿼츠 TPTⓇ로 무장한 스포츠 머신


카본 TPTⓇ와 달리 쿼츠 TPTⓇ는 소재 자체로 다양한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올해 8월 리차드 밀은 새로운 그레이 쿼츠 TPTⓇ 케이스를 적용한 RM 65-01 오토매틱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선보였다. 이 타임피스는 RM 65-01 컬렉션의 다섯 번째 베리에이션이다. 지난 2020년 카본 TPTⓇ 케이스로 처음 등장한 RM 65-01은 리차드 밀의 레이싱 DNA를 마음껏 발산하는 모델이다. 기능 셀렉터는 마치 자동차의 기어 박스를 조작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며, 정교하게 가공한 베이스 플레이트와 서브 다이얼에서는 자동차 휠이 연상된다. 보쉐(Vaucher)와 함께 개발한 RMAC4 칼리버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통해 서로 다른 두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2개의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작동 중 분리되고 합쳐지는 과정이 마치 레이싱 경주를 보는 듯하다. 또 고속 와인딩 메커니즘을 적용해 7시 방향 푸셔를 눌러서 즉시 와인딩을 시작할 수 있다. 리차드 밀은 이 역동적인 무브먼트에 볼드한 토노형 케이스, 대형 크라운, 그리고 케이스 좌우에 배치된 4개의 푸셔를 조합해 몬스터 같은 스포츠 머신을 완성했다.




올해 새롭게 출시된 RM 65-01은 모던한 그레이 쿼츠 TPTⓇ 케이스와 세련된 컬러 코드로 재구성되었다. 약 3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한 그레이 쿼츠 TPTⓇ는 마치 자연에서 갓 채굴한 암석처럼 모노톤의 정제된 컬러가 돋보인다. 독특한 그레이 컬러와 표면 무늬는 다른 소재나 공법으로 구현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레이 쿼츠 TPTⓇ는 높은 순도를 요구하며, 생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염에도 민감하다. 또 컬러가 가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기 때문에 원하는 수준의 명암 및 채도를 구현하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탄생한 그레이 쿼츠 TPTⓇ는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며, 다이얼과 인덱스의 화려한 컬러를 돋보이게 해준다. RM 65-01은 각 기능에 맞춰 서로 다른 컬러를 적용하는데, 이번 신제품은 기존 모델과 다른 컬러 코드를 새롭게 조합했다. 시·분·초 기능에는 라이트 블루, 크로노그래프 기능에는 오렌지,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기능에는 퍼플, 데이트 창에는 블루, 와인딩 기능에는 옐로 컬러를 사용했는데, 이 새로운 컬러 코드는 그레이 쿼츠 TPTⓇ 케이스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터프한 컴플리케이션을 가볍고 캐주얼하게 즐기고 싶다면 그레이 쿼츠 TPTⓇ의 RM 65-01에 주목해보자.




라파엘 나달의 검은 나비


테니스의 황태자 라파엘 나달은 리차드 밀에 아주 특별한 파트너다. 격렬한 테니스 경기 중 리차드 밀 워치를 직접 착용하고 우승함으로써 타임피스의 가벼운 무게와 높은 내구성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리차드 밀은 라파엘 나달을 위해 그동안 9개의 에디션을 선보였으며, RM 35-03은 그중에서도 최신 모델이다. 이 시계는 역대 나달 에디션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기능으로 시계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푸셔를 눌러 착용자가 간편하게 로터의 회전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한 것. 오래전부터 리차드 밀의 오토매틱 워치에는 가변 지오메트리 로터를 장착했으나 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워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RM 35-03은 ‘버터플라이 로터’를 통해 착용자가 직접 와인딩을 제어할 수 있는 스포츠 모드 기능을 제공한다. 버터플라이 로터는 메탈 소재의 웨이트 세그먼트(weight segment)와 2개의 5등급 티타늄 소재 암(arms)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이얼 6시 방향에 위치한 스포츠 모드 인디케이터로 와인딩 활성화 여부를 알려준다. 7시 방향의 푸셔를 눌러 스포츠 모드를 끄면(off), 기어 트레인에 연결된 2개의 웨이트가 180도로 벌어지며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으로 변한다. 이는 로터의 무게중심을 분산해 로터의 회전력을 무력화한다. 따라서 착용자가 스포츠 활동 등으로 격렬하게 움직이더라도 오버 와인딩될 가능성이 적다. 이 상태에서 다시 한번 푸셔를 눌러 스포츠 모드를 켜면(on), 날개를 접듯 원래의 로터 모양으로 돌아오면서 와인딩이 가능해진다. 푸셔를 누를 때 웨이트 세그먼트의 스프링이 움직이는 것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감성적 측면에서도 만족감이 높다. 또 무브먼트의 베이스 플레이트를 나비 형상으로 디자인해 시계의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RM 35-03 AUTOMATIC WINDING RAFAEL NADAL

올해 리차드 밀은 기존 두 가지 모델(화이트 쿼츠 TPTⓇ와 카본 TPTⓇ로 구성된 케이스, 블루 쿼츠 TPTⓇ와 화이트 쿼츠 TPTⓇ로 구성된 케이스)에 이어 전체 카본 TPTⓇ 케이스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두 모델이 화이트와 블루 톤으로 캐주얼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이번 카본TPTⓇ 모델은 좀 더 진중하고 거친 이미지를 추구한다. 케이스의 블랙 컬러와 크라운 및 인덱스의 레드 컬러는 스포티한 컬러 조합의 정석. 여기에 핸즈와 인덱스의 옐로 컬러로 산뜻하게 포인트를 줬다. 새로운 RM 35-03 카본 TPTⓇ 모델은 우아하면서도 시크한 검은 나비다. 현재 시계 시장의 들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채집망을 들고 라파엘 나달의 나비를 찾아 헤매고 있다. 이 희귀한 검은 나비도 채집하려면 꽤 오랜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다.



RM 07-04 AUTOMATIC SPORT

여성을 위한 여섯 가지 컬러


리차드 밀의 쿼츠 TPTⓇ는 여성 워치를 위한 최고의 소재 중 하나다. 가벼운 무게로 여성들의 손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여성들이 선호하는 컬러를 다채롭게 조합해 참신한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출시된 RM 07-04 오토매틱 스포트 워치가 대표적이다. 이 컬렉션은 6명의 여성 스포츠 선수들에게 헌정하는 여섯 가지 컬러로 구성되어 있다. 모터 스포츠의 아이콘 마고 라피(Margot Laffite), 떠오르는 레이싱 루키 오로라 스트라우스(Aurora Straus), 세계 1위 골프 선수 넬리 코다(Nelly Korda), 육상계의 스타 나피 티암(Nafi Thiam)과 율리야 레브첸코(Yuliya Levchenko), 그리고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트리플 금메달리스트 에스터 레데츠카(Ester Ledecká)가 그 주인공. 리차드 밀은 쿼츠 TPTⓇ와 카본 TPTⓇ 소재를 활용해 여섯 가지 컬러 조합을 선보였다.


블랙 컬러 케이스에만 카본 TPTⓇ 소재를 적용했고, 나머지 크림색·보라색과 새먼 핑크·그린·다크 블루 컬러 케이스에는 쿼츠 TPTⓇ 소재를 사용했다. 각 케이스 컬러에 따라 다이얼 플랜지, 아워 마커, 크라운, 기능 셀렉터 푸시 버튼 등의 컬러를 다양하게 조합했으며, 여기에 다채로운 컬러의 벨크로Ⓡ 스트랩을 더해 여성 선수들의 밝은 에너지와 강인한 열정을 표현하면서 스포티한 매력을 끌어올렸다. 내부에는 새롭게 개발한 칼리버 CRMA8을 탑재했다. 이 작은 무브먼트는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리지의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시계에 역동성을 더하며, 기능 셀렉터를 적용해 마치 자동차의 변속기처럼 와인딩(W), 중립(N), 시간(H) 설정을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카본 TPTⓇ와 쿼츠 TPTⓇ 케이스는 탁월한 견고함과 내구성으로 무브먼트를 완벽하게 보호하며, 가벼운 무게로 최고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격렬한 스포츠 활동부터 일상의 소중한 순간까지 RM 07-04 오토매틱 스포트는 여성들의 삶에 밝은 에너지를 더하는 최고의 파트너다.



RM 07-04 AUTOMATIC SPORT


기술로 만들어낸 예술


일반적으로 시계에서 컬러라는 요소는 기술의 영역이 아닌 예술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리차드 밀의 시계에서 케이스의 다양한 컬러는 기술의 결과물이다. 쿼츠 TPTⓇ에는 소재와 컬러가 완벽하게 결합되어 있다. 소재에 컬러를 더한 것이 아니라 소재 자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컬러를 만든다. 그 때문에 정확하고 일정한 컬러를 구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소재 자체의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를 정밀가공하려면 별도의 커스텀 장비가 필요하다. 높은 기술력과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랜 가공 시간과 극도의 피니싱을 거쳐야만 비로소 완벽한 쿼츠 TPTⓇ 소재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리차드 밀의 과감한 디자인과 컬러의 근간을 이룬다. 즉 리차드 밀에서 특정 컬러의 시계를 구입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그 컬러를 탄생시킨 기술력까지 소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신소재에서 기술은 색다른 예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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