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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 르쿨트르 CEO 인터뷰

예거 르쿨트르의 신제품과 CEO 캐서린 레니에 인터뷰

 
예거 르쿨트르 CEO 캐서린 레니에


워치 페어 진행 방식의 변화, 팬데믹,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등 최근 시계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거 르쿨트르는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예거 르쿨트르의 키워드는 바로 회복력과 민첩성이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 디지털 플랫폼이 이런 유연함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예거 르쿨트르 직원들이 상황에 맞추어 빠르게 대처해주었고, 시계 뒤에 숨은 사람들의 열정과 긍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였다고 생각한다. 최근 몇 개월간 디지털 플랫폼의 강력한 힘을 경험했고, 앞으로도 디지털을 통해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그러나 타임피스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감성적인,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는 선물 중 하나인 만큼 디지털 플랫폼의 비중에 관계없이 언제나 물리적인 소통, 스토리텔링, 직접 대면과 감성 또한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리베르소 탄생 90주년을 맞았다. 이번에 나온 리베르소 히브리스 메카니카 칼리버 185는 시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작이다. 2006년 3개의 페이스를 더한 리베르소를 선보인 바 있지만, 4개의 페이스는 세계 최초다.


이번 히브리스 메카니카의 핵심은 그랑 메종 노하우의 세 가지 강점인 정밀성, 셀레스티얼, 그리고 사운드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시계에 미닛 리피터, 투르비용, 셀레스티얼 컴플리케이션을 적용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랐다.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사이즈면서 4개의 페이스에 이러한 컴플리케이션을 모두 담는 것은 브랜드로서도 큰 도전이었다. 결국 기술적으로 더없이 정교하면서도 두께가 15mm인 착용감이 뛰어난 시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손목시계에서 제공한 적이 없었던 삭망 주기, 교점 주기, 근점 주기 등의 기능을 갖추었다. 이런 기능을 추가한 이유는 무엇인가.


셀레스티얼 컴플리케이션은 예거 르쿨트르의 역사와 늘 함께해왔다. 예거 르쿨르트의 워치메이커는 메종의 고향인 발레 드 주의 맑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천체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받은 영감을 칼리버에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시계를 통해 기존 손목시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무언가를 구현하고 싶었고, 마침내 예거 르쿨트르의 장인들은 가장 복잡한 달의 주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한 타임피스를 완성했다. 이 시계를 착용하는 분은 마치 우주와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11개의 컴플리케이션을 갖췄고 12개의 특허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안다. 이 프로젝트의 팀원 규모와 각자 맡은 업무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히브리스 메카니카 칼리버 185는 메종의 심장이자 영혼이다. R & D 팀, 연구소, 무브먼트 기술자, 워치메이커의 탁월한 창의성과 재능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거울이기도 하다. 메종의 정밀성, 사운드, 셀레스티얼 컴플리케이션, 장인 정신 등 모든 전문성이 융합된 걸작이라 표현하고 싶다. 예거 르쿨트르의 매뉴팩처에는 50명 이상의 인력으로 구성된 연구 개발 팀이 있다. 감각적인 아름다움과 균형을 갖춘 타임피스를 완성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무브먼트 기술자와 워치메이커가 매우 긴밀하게 논의했고, 연구 개발 팀 외에도 발레 드 주 매뉴팩처의 전문가 180명 모두가 머리를 맞댔다. 총 6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800개의 부품으로 완성했으며, 하나의 모델을 조립하는 데 약 6개월이 소요된다.



이 시계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하이 컴플리케이션 타임피스는 새로운 콘셉트 카가 탄생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 그러한 워치들이 또 다른 혁신, 특허, 혹은 다른 컬렉션의 개발로 이어지곤 한다. 이 시계 또한 그렇다. 시작 자체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우선 모든 컴플리케이션을 회전 케이스에 적용한 칼리버에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다음은 컴플리케이션을 디스플레이할 각 면의 완벽한 균형을 찾아야 했다. 그 모든 것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 또한 쉽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과도 같았다. 각각의 컴플리케이션을 정확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며 함께 연결하는 작업은 고도로 숙련된 워치메이커만 수행할 수 있는 굉장한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타임피스의 착용감을 개선하기 위해 크기와 두께를 제한했다. 그 결과 예거 르쿨트르의 워치메이커들은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해 달의 주기를 디스플레이하는 메커니즘의 베이스 플레이트로 크래들을 사용함으로써 크래들 두께를 줄일 수 있었다.



전용 박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냈는지, 어떤 원리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팅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예거 르쿨트르의 무브먼트 기술자가 이렇게 특별한 시계에는 브랜드의 전통에 따라 특별한 박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시계를 간단히 세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계 박스 내부에 전용 메커니즘을 만들었다. 수정하고자 하는 일수를 입력하고 크라운을 와인딩하면 시계의 모든 디스플레이가 정확한 날짜로 세팅될 때까지 조정 장치가 활성화된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크라운을 1번 위치에 놓아 시계가 정지된 시점부터 경과한 일수를 세팅한 다음 크라운을 2번 위치에 두고 돌린다. 그러면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2개의 기계식 조정 장치 덕분에 시계에 해당 시간이 적용된다. 시계 지지대가 포함된 이 메커니즘은 박스를 제외하고 총 362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 선보인 버건디 컬러의 리베르소 트리뷰트도 매력적이었는데, 올해에는 그린 컬러를 새롭게 선보였다. 또 다른 컬러 베리에이션을 기대해도 좋을지.


2019년에는 버건디 컬러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스몰 세컨즈, 2020년 12월에는 역시 버건디 컬러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파글리아노를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에는 르 상티에에 위치한 매뉴팩처를 둘러싼 평화로운 발레 드 주 숲에서 영감을 받은 아름다운 포레스트 그린 컬러를 담은 모델을 완성했다. 클래식한 아르데코 디자인뿐 아니라 조명에 따라 밝기를 바꾸는 ‘살아 있는 듯한’ 다이얼이 인상적인 시계다. 리베르소의 우아함에는 짙은 컬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딥 컬러는 블루, 레드, 브라운, 그린, 퍼플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 이미 몇 가지 컬러를 시도했고, 앞으로도 리베르소 다이얼과 스트랩에 여러 컬러를 사용할 예정이다.



리베르소 원 프레셔스 플라워에는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젬 세팅 같은 여러 수공예가 결합되어 있어 각 분야 예거 르쿨트르 메티에 라르 장인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했을 것이다. 복잡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나 원동력, 노하우가 따로 있는지.


이번에 시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여성용 시계인 리베르소 원 프레셔스 플라워 4피스를 선보였다. 핑크 아룸은 존경과 감사를, 화이트 릴리는 순수함과 영광을, 블루 아룸은 기품과 세련미를, 마지막으로 퍼플 아룸은 매력과 열정을 상징한다. 아룸과 릴리는 아르누보와 아르데코 시대에 사랑받았던 꽃 중 하나로, 디자이너들이 고민 끝에 신중하게 선택한 것이다. 또 192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장식용 보석에서 영감을 받아 에나멜과 젬 세팅으로 완성했다. 인그레이빙으로 시작해 에나멜링, 마지막 젬 세팅까지 이어지는 작업 중 메티에 라르 장인들에게 가장 큰 도전을 안겨준 것은 바로 리베르소 원 프레셔스 플라워(블루 및 퍼플 아룸)의 곡면 작업이었다. 에나멜은 오븐에서 15회 가열해 굳기 전까지 액체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장인들은 곡선 부분에 에나멜을 적용하는 기술을 고안해냈으며, 이 작업은 매뉴팩처만이 지닌 기술력이다. 이 두 가지 모델의 경우, 에나멜 작업에는 30시간, 예거 르쿨트르의 특허 받은 스노 세팅 기법을 사용한 젬 세팅에는 95시간(스톤 4~5개당 1시간)이 소요되었다.



올해는 ‘리베르소의 해’다. 리베르소에 관련된 추가 프로젝트나 신제품 공개 플랜이 있는지 궁금하다.


워치메이킹과 예술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기 위해 예거 르쿨트르는 저명한 미국인 아티스트 마이클 머피(Michael Murphy)에게 새로 선보인 리베르소 트리뷰트 노난티엠을 표현하는 새로운 작품을 의뢰했다(인터뷰는 리베르소 트리뷰트 노난티엠 공개 전 이뤄졌다). ‘스페이스타임(Spacetime)’이라는 제목의 설치 작품은 물리적 공간인 3차원과 시간의 공간인 4차원의 관계를 탐구함으로써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매뉴팩처의 세계를 더욱 확장한다. 4월 14일 중국 상하이 워치스 & 원더스에서 처음 소개한 이 작품은 올해 전 세계 곳곳의 주요 도시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작품의 AR 버전을 만나볼 수 있으니 <GMT KOREA> 독자분들도 직접 경험하고 감상해보길 바란다.



한국의 <GMT KOREA> 독자들에게 예거 르쿨트르가 앞으로 어떤 이미지로 비치길 바라는지 전한다면.


예거 르쿨트르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할 것이며, 열정과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의 가치를 공유할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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