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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 모티브 워치의 숨겨진 아름다움

Unusual Beauty

 

10월 말에서 11월 초, 멕시코에서는 핼러윈 시즌을 맞아 엘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El Día de Los Muertos)라 불리는 ‘망자의 날’ 축제가 열린다. 죽은 자를 기린다는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제사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한국의 제사가 조금 더 경건하게 진행되는 반면 망자의 날은 죽은 자가 잠시 현생으로 돌아온다는 반가움의 의미가 더해져 축제로 기념한다. 망자의 날이 되면 사람들의 의상과 장식 등 거리 곳곳에서 칼라베라(Calavera)라 불리는 멕시코 전통 해골 모양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해골이 죽음, 공포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 대신 축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쇼파드는 지난 2020년, 칼라베라에서 영감받은 L.U.C 스컬 원 컬렉션을 공개한 바 있다. 전형적인 해골의 모습이 아닌 꽃, 수염 등 익살스러운 디테일을 더한 제품으로, 블랙 래커 다이얼과 대비되는 골드빛 인덱스가 포인트인 1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L.U.C 스컬 원처럼 다른 브랜드에서도 스컬 모티브의 워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워치메이킹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자연, 우주처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스컬 모티브만큼 강렬하고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있을까. 워치메이킹의 존재감을 더해주는 스컬 모티브 워치와 그에 숨겨진 아름다움에 대해 살펴봤다.




HYT 순나우 인스턴트 레인보우

화려한 워치메이킹 퍼포먼스


GPHG 2021에서 대담성 부문(Audacity Prize)을 수상한 루이 비통의 땅부르 카르페 디엠은 움직이는 기계장치인 오토마타(automata)의 원리를 차용했다. ‘필요할 때만 시간을 볼 수 있는 시계’라는 콘셉트가 신비로운 이 시계의 2시 방향 푸시 버튼을 누르면 뱀 머리가 움직이며 해골의 이마 부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를 표시하고, 꼬리 부분이 이동하며 분을 가리킨다. 또 해골의 눈은 메종의 상징인 모노그램 플라워로 바뀌고, 입이 열리며 이 시계의 이름이기도 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문구가 드러난다. 16초간 지속되는 이 화려한 퍼포먼스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빠져들게 만든다.


한편 HYT의 순나우 인스턴트 레인보우는 브랜드의 독창적인 특허 시스템인 유체 모듈을 적용한 모델이다. 스컬 형상의 외곽을 이루는 캐필러리 튜브(capillary tube) 안 노란색과 파란색 유체가 흘러가며 시간을 표시한다. 해골의 왼쪽 눈은 초를, 오른쪽 눈은 파워 리저브를 표시하는데, 풀 파워일 때는 무지개 모티브가 적용된 회전판이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점도 놀랍지만, 아이코닉한 디자인의 스컬 모티브가 존재감을 배가하는 것이 더 인상적이다. HYT 순나우의 워치메이킹 퍼포먼스는 <GMT KOREA> 공식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에르메스 슬림 데르메스 세 라 페트
코룸 버블 스컬 X-Ray


기발한 상상의 순간


에르메스의 슬림 데르메스 세 라 페트는 메종 특유의 독창성과 위트를 그려낸 타임피스다. 스컬 모티브를 조금 더 친근하게 구현한 이 시계에는 파요네 에나멜과 인그레이빙 장인의 예술적인 터치가 담겨 있다. 흩날리는 말의 털과 음영을 넣은 해골 형상 등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메종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골드와 스팽글 디테일을 에나멜 사이사이에 적용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점이 돋보인다.


일반적으로 해골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순간을 생각해본다면 X-레이를 촬영하는 순간이 아닐까. 코룸의 버블 스컬 X-레이는 사실적인 해골 형상을 다이얼에 적용한 모델이다. 익숙한 모습을 한 이 스컬 모티브는 어둠 속 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해골 형상 및 아워 마커를 전체 야광 처리해 어두운 곳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이처럼 다양한 모습과 형태로 존재하는 스컬 모티브 워치는 한계 없는 워치메이킹의 세계를 더욱 새롭게 조명한다.



쇼파드 L.U.C 스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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