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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와의 인터뷰

  • bhyeom
  • 23시간 전
  • 4분 분량

From tradition to tomorrow with Christian Selmoni 바쉐론 콘스탄틴 메종 1755 서울 오픈을 맞아 서울을 찾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 (Christian Selmoni)와의 인터뷰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
바쉐론 콘스탄틴 프레스티지 드 라 프랑스 – 레이디 워치
바쉐론 콘스탄틴 프레스티지 드 라 프랑스 – 레이디 워치

바쉐론 콘스탄틴은 설립 270주년을 맞아 ‘퀘스트(The Quest)’라는 테마를 선정했다. 이 테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발표한 노벨티 가운데 특히 강조하고 싶은 모델이 있다면 무엇인지?

270주년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여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상징적인 이정표다. ‘퀘스트(The Quest)’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설립 이후 270년 동안 지속해온 탐구, 도전, 장인 정신의 여정을 상징한다. 우리는 단지 시계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시계 제작을 통해 미학, 정밀성, 예술성을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올해의 주요 노벨티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모델은 오버시즈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오픈페이스(Overseas Grand Complication Openface)다.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이라는 전통적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갖추었으면서도 스포츠-엘레강스 디자인을 적용해 현대적 감각과 기술을 융합한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다. 이 모델은 과거의 기술과 현재의 미학을 조화롭게 융합한, 오늘날 바쉐론 콘스탄틴의 비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의 명칭은 ‘메종 1755 서울(Maison 1755 Seoul)’이다. 이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이며, 왜 ‘메종’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는지?

‘메종(maison)’은 프랑스어로 ‘집’을 뜻하는 단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한두 채의 집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집’이라는 개념은 매우 상징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을 의미한다. 우리는 플래그십을 브랜드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오롯이 담은 공간, 즉 ‘바쉐론 콘스탄틴의 집’으로 정의하고 싶기에 ‘메종’이라는 명칭을 선택했다. 메종은 단순한 시계 매장을 넘어 바쉐론 콘스탄틴의 예술성, 문화, 장인 정신을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장소이며, 건축양식부터 공간 구성, 전시 콘텐츠, 고객 경험 프로그램까지 모두 차별화된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또 바쉐론 콘스탄틴이 추구해온 문화 간의 교류라는 철학이 반영된 공간이기도 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가장 큰 차별점은 1755년부터 한 번도 중단되지 않은 역사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서울 메종에서는 단지 시계뿐 아니라, 브랜드의 유산과 역사적 문서를 함께 전시해 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또 한국의 예술가, 장인과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를 존중하고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단순한 리테일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이 살아 숨 쉬는 문화적 앵커가 되는 공간인 것이다.


레 컬렉셔너(Les Collectionneurs)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또 서울 메종에서는 어떤 제품을 선보이는지?

메종 1755 서울에서는 맞춤 시계 제작, 즉 유니크 피스를 선보이는 캐비노티에뿐만 아니라 빈티지 시계인 레 컬렉셔너를 선보인다. 레 컬렉셔너 컬렉션은 단순한 복각이나 기념 컬렉션이 아닌, 실제로 빈티지 타임피스를 브랜드가 직접 선별·인증·복원해 고객에게 다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컬렉션은 2017년, 내가 바쉐론 콘스탄틴의 헤리티지 부서를 맡게 되었을 때 시작되었다. 당시 CEO는 ‘브랜드의 유산을 보다 강력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컬렉션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브랜드가 직접 선별하고 인증한 빈티지 시계를 공식적으로 선보인 최초의 브랜드다. 이 두 가지 요소, 즉 유니크 피스와 빈티지 컬렉션은 서울 플래그십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다.


레 컬렉셔너 선정 기준은?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디자인적 가치가 중요한데, 해당 시대의 미학을 대표하거나 상징하는 디자인을 갖춘 모델이어야 한다. 기술적 완성도 역시 주요한 요소다. 브랜드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보여줄 수 있는 정교한 메커니즘을 보유했는지 여부와, 역사적 맥락에서도 바쉐론 콘스탄틴의 연대기에서 그 모델이 지니는 위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긴다. 희소성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지는데,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내러티브(이야기)를 지닌 모델인지도 검토한다. 1920년 이전 시계는 충격 방지 기능이 없어, 사용보다는 ‘박물관용 앤티크’에 가까워 실용적 컬렉션에는 적합하지 않다. 주로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생산된 시계를 중심으로 선정한다.


손목시계뿐 아니라 포켓 워치도 다루는데, 기능적으로는 단순한 시, 분, 초 기능을 갖춘 타임 온리(time-only) 모델, 캘린더 기능, 크로노그래프 등 중간 수준의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갖춘 미드 컴플리케이션(mid-complication),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등 고급 기능을 갖춘 그랑 컴플리케이션(grand complication) 모델까지 다룬다. 마지막으로 무브먼트, 케이스, 다이얼 모두 오리지널 상태로 보존되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복원에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에 전체적인 시계 상태가 양호한지가 선별 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번 서울 메종에서 소개되는 레 컬렉셔너 모델 중 가장 인상 깊은 타임피스는 무엇인지?

특히 애정을 갖고 있는 모델은 1972년 출시된 ‘프레스티지 드 라 프랑스(Prestige de la France)’다. 이 시계는 비대칭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며, 바쉐론 콘스탄틴이 그 시대의 미적 코드와 흐름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1970년대 초반은 전통적 규범이 깨지고, 창의성과 혁신이 폭발적으로 일어난 시기다.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 여성용 턱시도를 발표한 것도 그 시기였고, 음악적으로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를 발표했던 해이기도 하다. 보위의 열렬한 팬인 나는 이 시계를 볼 때마다 그 시대의 반항 정신과 실험 정신이 떠오른다. 이 시계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잘 어울리는 젠더-뉴트럴(gender-neutral)한 디자인을 갖추었으며, 당시의 문화적 해방감을 상징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시계는 나에게 남겨줬으면 좋겠다”고 동료들과 농담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시계다. 이렇듯 레 컬렉셔너는 단순히 오래된 시계의 전시가 아닌, 바쉐론 콘스탄틴의 철학과 워치메이킹 예술을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살아 있는 아카이브다. 서울 메종에서 이 타임피스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처음 레 컬렉셔너 컬렉션을 기획할 때는 단지 브랜드의 유산을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툴로 생각했고, 이 프로젝트가 이렇게 성공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컬렉션을 선보였을 때 젊은 세대의 뜨거운 반응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느껴진다. 젊은 세대들이 빈티지 시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된다. 빈티지는 단순히 오래된 시계가 아니라, 하나하나 고유한 생명과 이야기를 지닌 존재다. 이런 시계들이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고 생각한다. 시대적 공감과 문화적 연결은 레 컬렉셔너가 시간을 매개로 한 유산 전달자 역할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레 컬렉셔너에 포함될 시계는 어떤 경로로 수집되는지?

전 세계 주요 경매 하우스를 확인한다. 가장 큰 소스이며, 꾸준히 경매 일정을 모니터링하고 참여한다. 신뢰할 수 있는 빈티지 전문가 네트워크도 핵심적 요소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문 상인들과 장기적 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디지털 마켓보다 전문가의 식견과 안목을 더욱 중시한다. 드물지만 개인 소장 고객의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때때로 고객들이 가업이나 유산으로 물려받은 시계를 브랜드에 판매하고 싶다고 문의해오기도 한다. 나를 포함한 헤리티지 팀 구성원들은 직접 경매 현장을 방문하고, 시계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며 구매 결정을 내린다. 빈티지 시계 생태계에서는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여러 전문가와 직접 연결되어 있고, 경매 시즌에는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핵심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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