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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W&W] WATCH TREND

2022 워치스 & 원더스를 통해 확인한 트렌드 리포트

 

팬데믹 이후 작동을 멈췄던 시계 박람회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던 워치스 & 원더스가 올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것. 3년 만에 재개된 대규모 워치 페어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본다.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고급화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인기는 여전하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면 해당 카테고리에서 고급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겠지만 공급 부족과 리세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낮아진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컴플리케이션 모델들이 타임 온리 모델의 품귀 현상 속에서 이제는 괜찮은 가격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 이런 소비자의 심리 때문일까?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는 복잡한 기능과 특별한 소재를 갖춘 스포츠 워치가 다수 등장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 오버시즈 투르비용 스켈레톤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메종은 올해 오버시즈의 전신인 222를 복각한 히스토릭 222까지 선보이며 스포츠 워치의 고급화를 주도했다. 쇼파드는 알파인 이글 컬렉션에 투르비용 모델을 추가했고, 랑에 운트 죄네는 아이스 블루 다이얼을 적용한 오디세우스의 티타늄 버전을 250피스 한정으로 출시했다. 예거 르쿨트르의 스포츠 워치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는 폴라리스 컬렉션에도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이 추가되었다. 그 밖에 로랑 페리에의 스포트 오토, 스피크-마린의 리플 같은 독립 시계 브랜드의 럭셔리 스포츠 워치도 돋보였다.



ROLEX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40


새로운 컬러 트렌드, 아이스 블루


그린 컬러가 다소 잠잠해진 틈을 타서 아이스 블루가 시계업계의 새로운 컬러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2020년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터쿼이즈 블루를 시작으로 조금씩 관심을 받기 시작하더니, 2021년 파텍필립이 노틸러스 티파니 한정판을 출시한 이후부터 브랜드마다 경쟁적으로 아이스 블루 워치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에서도 그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행에 불을 지핀 롤렉스는 아이스 블루의 적통임을 선언하듯 해당 컬러에 플래티넘 소재를 조합한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40을 선보였다. 랑에 운트 죄네의 오디세우스는 그레이 톤의 아이스 블루 다이얼과 티타늄 케이스의 조화가 일품이다. 다이얼뿐만 아니라 시계의 다른 요소에도 아이스 블루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블로는 빅뱅 인테그랄 세라믹 모델에 스카이 블루 컬러를 추가했고, 파네라이는 섭머저블 컬렉션을 위해 라이트 블루 컬러의 러버 스트랩을 출시할 예정이다. 태그호이어의 아쿠아레이서 프로페셔널 200 솔라그래프에는 초침에 파스텔 톤의 폴라 블루 컬러를 적용했다. 아이스 블루는 빈티지한 감각과 함께 하늘을 연상시키는 컬러다. 어쩌면 이 컬러의 인기는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을 제한받아온 사람들의 지친 마음이 투영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van cleef & arpels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워치


여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 워치


워치스 & 원더스 2022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계를 꼽는다면 단연 반클리프 아펠의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워치다. 이 시계는 꽃으로 시간을 표현하는 시적 상상력을 기계식 무브먼트로 완벽하게 구현했다. 그것도 지름 38mm의 케이스 안에 말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12개의 꽃이 무작위로 피어난다는 것. 작은 꽃잎들이 순간적으로 열리고 닫히는 모습에서 기계식 시계의 숭고함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반클리프 아펠 외에도 여러 브랜드에서 여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선보였다. 이는 현대 여성들이 시계 외부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부의 아름다움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거 르쿨트르의 랑데부 데즐링 스타는 밤하늘의 예측할 수 없는 별똥별을 담아낸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또 바쉐론 콘스탄틴은 여성용 타임피스로 트레디셔널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을, 샤넬은 ‘J12 다이아몬드 뚜르비옹’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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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48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월드 타임 워치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월드 타이머 신제품이 다수 등장했다.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48은 플라잉 투르비용을 장착한 월드 타이머에 정교한 대륙과 바다 표현으로 예술적 가치를 더했다. 19세기부터 여행의 가치를 이어온 에르메스 역시 월드 타이머가 연상되는 세컨드 타임존 워치를 선보였다. 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는 프랑스어로 ‘여행자의 시간’을 뜻하며, 브랜드의 독창적인 타임피스 아쏘 레흐 드 라 룬(Arceau L’heure de la Lune)의 디자인에 세컨드 타임존 메커니즘을 접목했다. 율리스 나르덴의 블라스트 문스트럭은 북극에서 바라본 지구를 중심으로 해와 달의 모습까지 다이얼에 배치한 우주적 스케일의 월드 타이머다. 파텍필립은 블루 다이얼에 플래티넘 케이스를 조합한 컴플리케이션 월드 타임 5230P-001을 출시했으며, 몽블랑은 북반구와 남반구를 동시에 표현하는 월드 타이머에 크로노그래프를 결합한 1858 지오스피어 크로노그래프 제로 옥시젠 LE290을 선보였다.



czapek
차펙 프로즌 스타 S


개성 있는 다이얼 소재와 질감


다이얼의 컬러가 다양해지는 만큼 소재와 질감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에서는 유난히 독특한 다이얼을 장착한 시계들이 눈에 띄었다. 파텍필립의 컴플리케이션 트래블 타임 애뉴얼 캘린더 5326G-001의 다이얼은 빈티지 수동 카메라 케이스가 연상되는 거친 질감이 인상적이다. 몽블랑은 1858 컬렉션에 다이버 워치를 추가하면서 ‘그라테 부아제(gratte′ boise′)’라는 마감 기법을 활용해 다이얼에 불규칙한 얼음층을 구현했다.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플라즈마는 다결정 다이아몬드 플레이트 다이얼을 탑재했다. 합성 다이아몬드에 화학 증착 기법(CVD)을 접목해 아름다운 반사와 다양한 시각 효과를 만들어냈다. 독립 시계 브랜드 차펙의 프로즌 스타 S는 오스뮴으로 제작한 다이얼로 마치 얼음 조각을 잘게 부숴놓은 듯 독특한 표면 질감을 연출했다.



oris
오리스 프로파일럿 X 캘리버 400


산뜻한 레트로, 파스텔컬러 다이얼


전반적으로 레트로 시계의 유행은 이제 정점을 넘어선 분위기다. 과거의 시계를 복각한 모델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레트로 스타일에 대한 애호가들의 열망은 여전하다. 파스텔컬러 다이얼은 그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빛바랜 컬러는 그 자체로 레트로를 품고 있다. 모든 컬러는 오랜 시간 햇볕에 노출되면서 채도가 낮아진다. 즉 파스텔컬러에는 시간이 녹아 있으며, 이는 시계를 자연스럽게 레트로 스타일로 만들어준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에도 새먼, 아이스 블루, 라이트 그린 등 파스텔컬러 다이얼이 여럿 등장했다. 파텍필립은 새먼 다이얼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퍼페추얼 캘린더 5320G-011, 컴플리케이션 크로노그래프 5172G-010을 함께 선보였다. 그동안 새먼 다이얼에 인색했던 브랜드라서 의외의 행보였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여성용 패트리모니 셀프 와인딩 모델에서는 블러시 핑크 다이얼을 볼 수 있었다. 오리스는 티타늄 재질의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캘리버 400에 파스텔 톤의 새먼 컬러 다이얼을 조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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