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항해를 함께하다

YACHT-MASTER ROLEX

 
Ref. 16628
최초의 요트-마스터(Ref. 16628)


요트마스터의 탄생과 진화


뜨거운 태양과 푸른 바다, 아름다운 선박 디자인, 거친 파도를 헤치는 모험, 시간을 다투는 승부, 명예와 매너를 중시하는 문화. 요트 경기에는 럭셔리 워치 브랜드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가 담겨 있다. 많은 제조사에서 경쟁적으로 요트 대회용 시계를 선보이는 이유다. 롤렉스도 예외는 아니다. 시계 마케팅의 선구자답게 롤렉스는 1950년대부터 권위 있는 요트 대회, 역동적인 항해 스포츠와 특별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요트마스터는 그 연결 고리를 보여주는 시계로, 1992년 처음 등장했다. 최초의 요트마스터(Ref. 16628)는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가 골드 소재로 이루어졌다. 이는 요트마스터가 처음부터 럭셔리 스포츠 워치를 표방했음을 보여준다.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아워 마커에 루비나 오닉스 같은 보석을 세팅하기도 했으며, 1994년에는 35mm와 29mm 사이즈가 새롭게 합류했다.


요트마스터에 스틸 소재를 적용한 것은 1999년부터다(Ref. 16622). 비록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스틸 소재였지만 플래티넘 베젤과 다이얼을 통해 자신이 서브마리너와 다르다는 것을 드러냈다. 롤렉스는 이 특별한 조합을 롤레지움(rolesium)이라 불렀고, 2012년 리뉴얼 버전(Ref. 116622)을 선보였다. 당시 새로운 롤레지움 요트마스터는 다이얼 컬러를 변경하고, 브레이슬릿에 이지링크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는데, 2019년 칼리버 3235를 탑재했으며(Ref. 126622),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2015년에는 에버로즈 골드 케이스에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신형 요트마스터(Ref. 116655)가 등장했으며, 이듬해 롤레조 모델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 옐로 골드 롤레조 대신 에버로즈 골드 롤레조 모델(Ref. 116621)이 등장한 것이다. 이번에 살펴본 지름 37mm의 요트마스터 37(Ref. 268621)은 2016년 등장한 에버로즈 골드 롤레조 요트마스터의 다운사이즈 버전이다.



서브마리너 vs 요트마스터


시계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서브마리너와 요트마스터는 같은 시계처럼 보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트마스터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서브마리너의 고급 버전을 지향했으며, 꽤 많은 디자인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생김새와 달리 두 시계는 용도나 기능 면에서 분리되어 있다. 둘을 나누는 물리적 경계는 수면(水面)이다. 서브마리너는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는 사람, 즉 다이버를 위한 시계다. 300m 방수, 역방향 회전 베젤, 글라이드록 익스텐션 시스템은 그러한 용도를 위한 설정이다. 반면 요트마스터는 요트 경기를 비롯해 ‘수면 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계다. 이들에게도 방수 기능이 필요하긴 하지만 본격적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 요트마스터는 100m 방수까지만 지원하며, 글라이드록 익스텐션 시스템 대신 이지링크 익스텐션 시스템을 적용했다. 베젤이 오작동해 생명을 위협받는 일도 없으니 양방향 회전 베젤로 빠르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러한 사용 환경의 차이는 기능적 차이를 넘어 디자인과 스타일의 차이로 이어진다. 물속에서 사용하는 서브마리너와 달리 물 바깥에서 사용하는 요트마스터는 상대적으로 더 화려함을 뽐낸다. 시계 케이스 전체에 폴리시드 피니싱을 적용하고 베젤에도 플래티넘이나 로즈 골드 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서브마리너보다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케이스 디자인도 직접 비교하면 꽤 차이가 있다. 서브마리너는 케이스 측면에서 러그까지 거의 직선으로 뻗어 있지만, 요트마스터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부드럽게 연결된다. 다이얼 컬러도 그레이, 블루, 브라운 등으로 차별화했다. 즉 서브마리너가 툴워치 성격이 강한 다이버 워치라면, 요트마스터는 화려함을 드러내는 전천후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 하겠다.



Ref. 226659
요트-마스터 42(Ref. 226659)


오이스터 스틸과 에버로즈 골드의 조화


현행 요트마스터는 42mm, 40mm, 37mm의 세 가지 사이즈로 선보인다. 2019년 출시된 42mm 모델(Ref. 226659)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이슬릿을 적용한 단일 모델로 제작되기 때문에 40mm와 37mm 모델이 사실상 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40mm를 남성용으로, 37mm를 여성용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거나 손목이 얇은 남성에게는 37mm 모델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러그에 연결된 브레이슬릿의 면적 때문에 그리 작아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지름 37mm는 서브마리너 컬렉션에 존재하지 않는 사이즈라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다이얼과 핸즈 디자인은 서브마리너와 큰 차이가 없다. 사이클롭스 렌즈로 날짜 표시창의 날짜를 2.5배 확대해 높은 가독성을 제공하는 것까지 동일하다. 육안으로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베젤 디자인이다. 요트마스터 37에는 양각한 60분 눈금과 숫자가 돋보이는 18K 에버로즈 골드 양방향 회전 베젤을 장착했다. 폴리싱 처리한 양각 눈금과 숫자를 샌드 블라스트 처리한 무광택 베젤과 대비시켜 세련된 시인성을 확보했다. 양방향 회전 베젤은 서브마리너보다 부드럽게 작동한다. 베젤을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것보다 회전 시 조작 편의성에 더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블랙 컬러 다이얼은 푸른빛 야광 물질로 채운 삼각형, 원형, 사각형 인덱스와 어우러지며 뛰어난 가독성을 제공한다. 약간의 브라운 톤을 가미한 무광 블랙이라서 케이스의 로즈 골드 컬러와도 잘 어울린다. 다이얼 상단 롤렉스 로고는 로즈 골드 컬러로, 하단 요트마스터 로고는 레드 컬러로 처리해 포인트를 준 것도 인상적이다. 케이스 안쪽 ‘ROLEX’ 인그레이빙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다이얼을 멋스럽게 보완한다.



Ref. 268621
요트-마스터 37(Ref. 268621)
Ref. 126621
요트-마스터 40(Ref. 126621)


칼리버 2236과 3235


요트마스터 37에 장착한 무브먼트는 칼리버 2236이다. 주로 여성용 모델에 탑재하는 소형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55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갖췄으며, 실리콘 소재의 실록시 헤어스프링으로 항자성을 확보했다. 모든 롤렉스의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칼리버 2236 역시 COSC의 최상급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으며, 평균 허용 오차를 하루 –2초/+2초 수준으로 보다 엄격하게 적용했다. 참고로 요트마스터 40 모델(Ref. 126621)에는 칼리버 3235가 사용되는데, 파워 리저브는 70시간이며, 실록시 헤어스프링 대신 블루 파라크롬 헤어스프링을 적용했다. 칼리버 2236과 3235는 데이트 휠을 조작하는 방법도 다르다. 칼리버 3235를 적용한 40mm 모델은 크라운을 위로 돌려야 날짜가 바뀌는 반면, 칼리버 2236을 적용한 37mm 모델은 크라운을 아래로 돌려야 날짜가 바뀐다. 날짜가 바뀌는 시점의 조작감이나 소리도 미묘하게 다르다.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은 미학적으로 뛰어난 것은 물론, 견고함과 편안함을 자랑한다. 요트마스터 37의 경우, 브레이슬릿 중앙 부품은 폴리싱 처리한 에버로즈 골드 소재이며, 바깥쪽 부품은 브러시드 처리한 오이스터 스틸 소재다(측면은 폴리시드 피니싱). 또 풀림을 방지하는 오이스터록 폴딩 클래스프와 이지링크 컴포트 익스텐션 링크를 장착했다. 브레이슬릿 길이를 5mm 정도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 중 손목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면서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롤렉스가 해석한 마린 크로노미터


요트마스터는 ‘항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다에서 정확한 시간과 경도를 측정하기 위한 노력은 ‘마린 크로노미터’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이는 기계식 시계의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요트마스터는 롤렉스가 해석한 일종의 마린 크로노미터이자 전천후 럭셔리 스포츠 워치다. 이 시계는 롤렉스와 요트 세계가 맺고 있는 긴밀한 유대 관계를 상징하며, 거친 바다 위에서 팀워크와 기술을 겨루는 사람들의 멋진 이야기가 투영되어 있다. 요트 경기에서 다른 선수와의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바람과 파도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목표만 바라보며 똑바로 달릴 수는 없다. 정해진 레인은 없다. 참가자들은 바람의 변화를 예측해 최적의 코스와 동선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인생을 항해에 비유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요트마스터는 그런 항해를 평생 함께 할 파트너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