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oir-Faire의 정신, 까르띠에
- 5월 25일
- 5분 분량
원형 중심의 전통적 시계 디자인에서 벗어나, 탱크, 산토스, 똑뛰 같은 독창적인 케이스 형태를 통해 워치메이킹의 문법을 재구성해온 까르띠에. 기하학적인 형태와 비례의 미학을 추구하며 ‘형태의 워치메이커’로서 메종의 위상을 쌓아왔다. 올해 까르띠에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 유산을 더욱 풍부하고 세심하게 가꾸었다. 물론 이는 독보적인 Savoir-Faire(장인 정신)의 숙련도를 통해 완성한 것이다.

크래쉬 스켈레톤
사이즈 45.34 X 25.18mm
케이스 플래티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1967 MC
기능 시, 분
스트랩 세미매트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150피스 한정

까르띠에 크래쉬 1987 런던 피스, 약 29억원에 최고가 경신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까르띠에 프리베(Cartier Privé) 컬렉션의 놀라운 구성은 많은 시계 애호가의 집중을 불러일으켰다. 크래쉬(Crash)를 필두로 탱크 노말(Tank Normale), 똑뛰(Tortue)까지 상징적인 모델을 컬렉션 출시 10주년을 맞아 트리오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탱크 아 기쉐(Tank à Guichets)’의 성공을 이어간다는 맥락에서 더없이 완벽한 스토리다. 여기에 더해 워치스 & 원더스가 끝난 직후인 4월 말, 소더비 홍콩 ‘Important Watches’ 경매에서 ‘런던 제작 까르띠에 크래쉬’ 모델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해, 까르띠에 손목시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까르띠에가 시계 시장에서 얼마나 클래식하며 동시에 트렌디한 브랜드인지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1987년 버전 크래쉬 런던 워치는 단 세 점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종 15,616,000홍콩달러(약 29억원)에 낙찰되었다. 1967년 오리지널의 비율과 조형을 계승한 비대칭 디자인과 기울어진 ‘Cartier London’ 서명, 왜곡된 로마 숫자, 칼리버 841 수동 무브먼트, 블루 처리한 스틸 핸즈가 특징이다.
런던 제작 체제 종료 이후 남아 있는 극소량의 피스로, 단 세 점이라는 희소성과 런던 특유의 실험적 디자인이 만나 까르띠에 시계 중 가장 높은 수집 가치를 지닌 아이콘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올해 선보인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 역시 훗날 시계 역사에서 까르띠에 런던 크래쉬처럼 기억될 확률이 높다. 소량 생산해 기존 로열티가 분명한 소수의 컬렉터들에게 전달되는 프리베 컬렉션의 특징 때문이다. 신제품이라기보다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

탱크 노말(L)
사이즈 32.6 X 25.7mm
케이스 플래티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플래티넘 브레이슬릿
똑뛰 크로노그래프 모노푸셔(M)
사이즈 43.7 X 34.8mm
케이스 플래티넘, 약 30m 방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1928 MC
기능 시, 분, 크로노그래프
스트랩 세미매트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매년 주요 아이코닉한 워치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프리베 컬렉션, 그리고 올해 그 안에 담긴 크래쉬와 탱크, 똑뛰라는 구성은 까르띠에 그 자체인 시계 컬렉션인 것은 물론 독창적인 실루엣의 결정판이다. 크래쉬 스켈레톤(Crash Squelette)의 경우 무브먼트 브리지 자체를 스켈레톤 처리해 시간 표시 인덱스 역할까지 하도록 고안한 완전히 새로운 기술적 시도다. 케이스의 왜곡을 따라 인덱스 역시 전체 축이 비틀린 형태임에도 정확히 시간 표시를 한다는 것은 예술과 기술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런던 크래쉬의 초현실주의 감성을 현행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전통적인 워치메이킹 기법인 핸드 해머드 기법을 적용해 독특한 텍스처를 느낄 수 있다.
가장 절제된 디자인 언어의 상징인 탱크 노말(Tank Normale)은 플래티넘이라는 소장 가치 높은 소재로 선보이며 컬렉터블 피스로서 우아함을 드러낸다. 1917년 탱크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디자인으로 완성했고, 매트한 피니싱 덕분에 실물을 착용해보면 언뜻 빈티지 피스처럼 느껴진다. 완벽한 비례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는 것은 크래쉬와 대비되는 면이다.
똑뛰 크로노그래프 모노푸셔(Tortue Chronograph Monopoussoir)는 어떨까. 실제 워치스 & 원더스 까르띠에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1990년대 출시했던 프리베 컬렉션의 골드 소재 똑뛰 워치를 착용한 까르띠에 워치 커뮤니티의 멤버가 있었을 정도로 똑뛰는 소장 가치가 높은 컬렉터블 워치다. 똑뛰의 케이스(거북 형태의 토노형) 디자인 자체가 독창성과 모더니즘을 모두 갖추었기에 현행 모델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여기에 철도 레일 스타일의 미닛 트랙을 더해 1920~1930년대 고전 크로노그래프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다. XII 인덱스를 확대해 까르띠에가 추구하는 균형의 미학을 어떻게 정교하게 구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43.7 × 34.8mm 사이즈, 플래티넘 소재 케이스로 출시했다. 버건디 컬러 인덱스도 아름답다.

산토스 뒤몽
사이즈 43.5 X 31.4mm
케이스 옐로 골드, 약 30m 방수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430 MC
기능 시, 분
스트랩 교체 가능한 옐로 골드 브레이슬릿

로드스터
사이즈 47 X 38mm, 두께 10.06mm
케이스 옐로 골드 & 스틸, 스틸, 옐로 골드, 약 100m 방수
무브먼트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1847 MC
기능 시, 분, 초, 날짜
스트랩 교체 가능한 옐로 골드 & 스틸, 스틸, 옐로 골드,
스틸 브레이슬릿, 그레이, 네이비, 다크 그레이 앨리게이터
세컨드 가죽 스트랩
산토스 뒤몽과 로드스터, 아이콘의 재해석과 진화
까르띠에의 워치 컬렉션은 시대마다 새롭게 정의되는 브랜드의 기반이자 자산이다. 올해 선보인 산토스와 로드스터의 변화 컬렉션 구성은 왜 까르띠에가 시계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산토스 뒤몽은 초기 손목시계의 탄생과 직결된 모델로, 기능적 필요에서 출발한 디자인이 어떻게 미학으로 발전하는지 보여준다. 기존 컬렉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케이스와 잘 어울리는 유연한 브레이슬릿과 새로운 다이얼 구성, 그리고 정교하게 다듬은 디테일은 클래식 아이템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시계 애호가의 미묘하지만 강력한 요구를 정확히 이해한 결과물이다. 특히 하드 스톤 다이얼과 같은 소재의 활용은 산토스의 전통적인 이미지에 새로운 깊이를 더한다. 오리지널 디자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색채와 질감의 변화를 통해 시각적 경험을 확장한다.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의 감각에 맞게 조율하는 까르띠에의 방식이다.
로드스터는 보다 역동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형 케이스와 일체형 구조는 속도감과 유려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연결 구조를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 착용감이 뛰어나다. 인체 공학적 설계를 통해 손목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는 구조를 구현해, 디자인과 기능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했다. 이는 스타일링 요소를 넘어,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접근으로 최근 시계업계에서 가장 집중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결국 산토스와 로드스터는 까르띠에의 철학을 공유한다. 형태와 가치는 이어가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현대적인 시계 애호가들의 니즈와 브랜드의 가치를 적절하게 조화하는 웨어러블한 워치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비전을 갖춘 컬렉션이다.

미스트 드 까르띠에
사이즈 19.7 X 15.4mm
케이스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다이아몬드 & 화이트 골드, 약 30m 방수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 블랙 래커,
다이아몬드 & 화이트 골드 브레이슬릿

베누아
사이즈 24.6 X 19.3mm
케이스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옐로 골드 케이스, 약 30m 방수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다이아몬드 & 옐로 골드, 옐로 골드 뱅글
주얼러의 워치, 베누아와 미스트 드 까르띠에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의 또 다른 축은 뛰어난 주얼러로서 까르띠에의 위상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베누아와 미스트 드 까르띠에는 이 관계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컬렉션이다. 베누아는 타원형 케이스라는 조형적인 형태에서 출발해 고전이 되었고, 더 이상 변주가 필요 없을 듯 보일 정도로 잘 알려진 컬렉션이다. 그럼에도 까르띠에는 이번 신작에서는 ‘클루 드 파리’ 모티브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표면을 구축한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반에 적용한 입체적인 클루 드 파리 패턴은 빛의 반사를 극대화하고, 시계를 하나의 조각처럼 보이게 만든다. 표면의 질감이 형태와 만나 시계의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면서 아트 피스로 거듭났다. 이는 까르띠에가 주얼리에서 발전시켜온 기술을 워치메이킹으로 확장한 결과다. 분명히 형태는 기존 베누아 뱅글과 동일하지만 실제 착용감과 시각적인 자극, 텍스처는 완전히 다르다.
미스트 드 까르띠에는 보다 극적인 표현을 보여준다. 까르띠에 메티에 다르 공방에서 블랙 래커와 골드 소재의 극명한 콘트라스트를 구현해, 시계 이전에 하이 주얼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조형적인 구조, 그리고 다이아몬드 스노 세팅 기법을 적용해 워치스 & 원더스 2026의 중심 컬렉션으로 회자되었다. 다이얼과 케이스, 브레이슬릿이 하나의 연속된 구조로 이어져 체결 부위 없이 늘리는 방식으로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데, 기존의 다른 주얼리나 워치에서 보지 못한 사용자를 배려한 애티튜드다. 베누아의 창의적인 변화와 미스트 드 까르띠에의 장인 정신이 이루어낸 높은 완성도는 까르띠에가 오랫동안 구축해온 주얼리와 워치를 모두 진지하게 다루는 ‘메종’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똑뛰 워치
사이즈 33.4 X 26.7mm, 26.1 X 20.9mm
케이스 다이아몬드 & 로듐 도금 화이트 골드,
약 30m 방수
무브먼트 쿼츠 무브먼트
기능 시, 분
스트랩 네이비 블루 앨리게이터 가죽
똑뛰, 까르띠에의 본질을 담은 창조적인 베이스
까르띠에의 똑뛰는 원형도 사각형도 아닌 독특한 균형의 미학을 이루며, 까르띠에가 추구하는 순수함과 장식성 사이의 ‘형태의 자유’를 상징한다. 물론 완벽한 비례감과 대담한 표현법이기에 더 엄격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올해 새롭게 변화한 똑뛰는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피스도 함께 선보이며 집중도를 높였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존 모델보다 더 얇아졌다는 것. 러그의 곡선을 더욱 유연하게 손목 위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고안해, 다시 한번 착용감에 집중한다. 블랙 로만 인덱스와 미닛 레일 트랙, 블루 스틸 핸즈까지 기본적으로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형태의 순수함을 강조했기에 데일리 워치 후보로 고려할 가치가 있다. 가장 클래식한 골드 모델 이외에도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케이스를 통해 풍성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완성도가 뛰어난 이 형태가 팔레트가 되어 기요셰 패턴, 에나멜, 그리고 젬스톤 세팅의 아름다움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모델은 26.1 × 20.9mm로 출시한 똑뛰 미니. 손목 위 주얼리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해 1920년대 까르띠에 빈티지 워치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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