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ES AND WONDERS 2024, IWC SCHAFFHAUSEN
포르투기저 컬렉션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IWC의 워치 & 무브먼트 조립 부서 부국장(IWC Associate Director of Watch & Movement Assembly) 마커스 뷸러에게 포르투기저 컬렉션의 변화와 개발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에서 선보인 제품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올해는 포르투기저 라인을 선보였다. 40mm 오토매틱부터 42mm 오토매틱까지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었고, 퍼페추얼 캘린더, 데이 & 나이트 투르비옹과 같이 더욱 정교한 제품과 더불어 올해의 주인공인 이터널 캘린더를 공개했다. 포르투기저 컬렉션은 다이얼 디자인이 새로워졌고, 더욱 얇은 두께로 새롭게 태어난 케이스, 더블 박스 글라스가 특징이다. 그리고 손목에 더욱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케이스 링도 전보다 얇아졌고 전체적인 디자인이 이전 컬렉션보다 더욱 슬림하고 얇아졌다. 여러 팀이 노력해서 이뤄낸 결과다. 케이스 소재의 경우, 데이 & 나이트 투르비옹 등에 아머 골드Ⓡ 소재를 사용했다. 이전에 주로 사용하던 5N 골드에 비해 경도가 높고 스크래치에 더 강한 소재다.
포르투기저 컬렉션에 IWC의 기술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포르투기저 컬렉션은 늘 다양한 컴플리케이션과 전문 기술을 선보이는 플랫폼이었다. 우아한 디자인을 갖춘 라인인 만큼 처음부터 이 컬렉션을 통해 오트 오를로제리를 선보이고 싶었다. IWC의 모든 컴플리케이션에 걸맞은 무대라고 할 수 있다. 파일럿이나 포르토피노 라인에서도 컴플리케이션을 만나볼 수는 있다. 하지만 올해는 포르투기저 라인에서 다양한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자 했다.
IWC의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다른 시계들과 어떻게 차별화되는가?
브랜드 DNA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콘셉트를 고안해냈다. IWC는 엔지니어다.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는 가장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이번 콘셉트는 단 8개의 부품을 추가해 퍼페추얼 캘린더에 이터널 캘린더를 통합하는 것이었다. IWC의 제품 개발 방법이 잘 드러나는 엔지니어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서기 4000년이 윤년이라면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영원히 정확한 날짜를 유지하는 것인가?
그렇다. 퍼페추얼 캘린더에는 4년마다 윤년이 돌아오는 규칙이 있다. 그레고리력에서는 100년 단위에서 예외가 발생한다. 하지만 400년 단위는 윤년으로 둔다. 이 계산을 확장해보면 서기 4000년은 윤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도 같은 규칙이 반복된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의 작동 원리를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모형 도구 없이 말로 듣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추가 휠이 400년에 한 바퀴 돌면서 프로그래밍에 규칙을 구현하도록 했다. 그리고 IWC에서는 ‘말테 기어’라는 특수한 기어를 구현해 휠이 한 바퀴 돌 때마다 다른 휠을 한 바퀴가 아닌 한 피스만큼만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그러면 움직여야 하는 부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율을 맞춘 기어에 말테 기어 2개를 적용하면 부품 몇 개를 더하는 것만으로 메인 휠의 비율을 400으로 나눌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기발한 방식으로 400년 문제를 해결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가?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다. 개발 과정에서 여러 번 반복 단계를 거치면서 작업을 다시 수행했다. 도전 과제 중 하나는 기존 퍼페추얼 캘린더에 모든 부품을 통합하는 것이었다. IWC에서는 이미 퍼페추얼 캘린더를 출시한 바 있고, 전체 캘린더를 새롭게 설계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30년간 잘 알려져 있고 충분히 성장을 이룬 개발 과정을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기존 퍼페추얼 캘린더에 추가적인 규칙을 통합할 방법을 찾아내려고 했다. 캘린더 기능뿐만 아니라 문페이즈까지 개선한 이유는 무엇인가?
IWC가 1985년 출시한 문페이즈는 122년간 정확히 사용할 수 있었다. 즉 122년이 지나면 문페이즈가 실제 달과 하루가 차이 나게 된다. IWC는 두 번째 버전의 문페이즈에 더 큰 무브먼트를 사용해 정확성을 577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수치는 영원을 기준으로 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이제 퍼페추얼 캘린더가 영원히 정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문페이즈 측면에서도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캘린더뿐 아니라 시계 전체가 영원히 구동될 수 있도록 제작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까다로운 계산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새로운 기어 트레인을 통합했다. 22조 번의 계산을 반복해 무브먼트에 걸맞은 비율과 수치를 찾아냈고, 4500만 년 동안 정확한 시계를 탄생시켰다. 이는 거의 영원에 가까운 시간이다. 솔직히 말하면 영원하다고 봐야 한다.
포르투기저 핸드 와인드 투르비옹 데이 앤 나이트 모델에는 어떤 기술이 새롭게 추가되었는가?
핸드 와인드 투르비용 모델이고, 낮/밤 인디케이터를 장착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정말 멋진 기능이다. 지구본이 보이고, 낮과 밤을 확인할 수 있다. 시계 뒷면에서는 지구본 반대편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투르비용 자체에 적용한 기술은 품질 측면의 개선과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 시계의 투르비용 케이지는 무게가 단 0.67g에 불과하다. 투르비용 기술의 핵심은 무게다. 1분에 8회 빈도로 시작하고 멈추기 때문에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가볍지 않으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하게 된다. 그래서 실리콘 소재의 앵커 및 앵커 휠 같은 신소재 부품을 구현했고, 여기에 다이아몬드 셸 코팅을 더했다. 다이아몬드 셸이 두 가지 부품의 마찰력을 낮추고 에너지 소모를 줄여준다. 이렇게 에너지 소모를 줄여 84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달성할 수 있었다.

포르투기저 컬렉션의 디자인을 리뉴얼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는가?
케이스 링이 전보다 더 얇아졌고, 두께를 좀 더 줄이기 위해 케이스 백에 새롭게 더블 박스 글라스를 적용했다. 로터의 주요 기능을 관장하는 부분에도 글라스 소재를 사용했다. 글라스가 더욱 폭넓게 적용되면서 고객이 무브먼트를 좀 더 잘 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부품 하나하나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디에도 자국이 남아서는 안 된다. 이전에 비해 품질이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전에도 중요했지만 이제는 디테일 하나하나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2 모델의 경우 칼리버의 레퍼런스 넘버가 바뀌었다. 새롭게 개선된 것이 있는가?
그렇다. 자기장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약간의 개선이 이뤄졌다. 내부 항자성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비자성 소재로 변화를 주었다. 다른 부품이나 무브먼트의 품질은 이전과 동일하다.
무브먼트 개발에서 IWC는 어떠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가?
자세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IWC가 어떤 무브먼트 설계를 선택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IWC는 항상 신뢰도, 품질, 견고함을 우선적으로 달성하고, 그 이후에 추가적인 기능을 더한다. 예를 들어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에 장착되는 칼리버 69 시리즈는 다른 기능 없이 크로노그래프만을 위한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가장 긴 파워 리저브나 다른 기술적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지 않았다. 고객이 유지 보수 없이 최대한 오랜 시간 무브먼트 또는 시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견고하고 정확하게 제작하려고 한다.
최근 빅 파일럿 워치 43 투르비용 마커스 뷸러 에디션이 출시되었다. 당신의 견습생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다.
23년 전 견습생 신분으로 IWC에 합류했다. 그 전에 목공 일을 하다가 진로를 바꿨다. 견습생 시절에 공모전이 열렸고, 운이 좋게도 2003년에 우승을 했다. 주제에 맞게 배럴을 결합하는 게 중요했는데,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배럴에 내가 알고 있던 가장 빠른 엔진을 결합했다. 그랬더니 당시 CEO가 멋진 아이디어라며 견습생의 역량이 돋보이도록 시계 10피스를 제작해보라고 했고, 순식간에 판매가 완료되었다. 이후 15년의 시간이 흘러 당시 시계에서 ‘터빈’이라는 디자인 DNA만 차용하고 다른 것들에 변화를 주면 어떨까 생각해서 두번째 에디션을 만들게 되었다. 두 번째 에디션은 투르비용에 터빈을 결합했고, 낮/밤 디스플레이를 통합했다.
IWC 인재 양성 시스템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IWC 인재 교육 시스템은 내가 경험한 것 중 단연 최고다. 아주 기초적인 단계부터 교육하고, 각자 역량을 갖출 때까지 발전시킨다. 나는 IWC의 견습생으로 워치메이킹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은 시계와 무브먼트 조립 공정의 부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이외에도 IWC가 인재 교육과 개발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다양하다. 워치메이킹 부서뿐 아니라 오피스 부서와 기계 분야에서도 견습생을 받고 있다. 보통 견습 과정을 중단하고 학교로 가서 뭔가를 더 배우거나 다른 활동을 하곤 하지만 IWC에는 개인의 리더십 역량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내부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내부에서 전체론적 접근법을 가지고 사람들이 지닌 최선의 역량을 끌어내 함께 최고의 결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앞으로 워치메이커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가올 미래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더욱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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