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T & FURIOUS
2022 헝가리 GP 경기 현장
7월 31일 헝가리 GP를 마지막으로 여름방학에 들어간 F1. 현재까지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2022년 8월 25일 기준). 드라이버 순위는 레드 불 레이싱의 막스 베르스타펜이 258포인트로 1위,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가 178포인트로 2위, 막스와 같은 팀인 세르지오 페레스가 173포인트로 3위를 달리고 있다. 2010년대의 패자이자 역대 최다 월드 챔피언의 타이 기록(7회)을 보유한 루이스 해밀턴이 146포인트로 6위라는 생소한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올해부터 그의 팀 동료가 된 조지 러셀이 158포인트로 4위를 마크하며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이하 메르세데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의 사이에는 156포인트를 획득한 카를로스 사인츠가 5위로 자리한다. 1~6위 그룹의 바로 다음은 76포인트로 맥라렌의 란도 노리스가 차지했다. 팀(컨스트럭터) 순위는 각 팀 드라이버 포인트의 합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유추 가능하다. 1위는 475포인트의 레드 불 레이싱, 2위는 357포인트의 페라리, 3위는 316포인트의 메르세데스 순이며 4위는 알핀 르노, 5위가 맥라렌이다. 1위에서 3위까지 팀 순위는 앞으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1, 2위의 포인트 차가 적지 않다. 게다가 페라리는 점점 전열을 가다듬고 추격해오는 메르세데스에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레드 불 레이싱, 페라리, 메르세데스는 각각 태그호이어, 리차드 밀, IWC와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시계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와의 스폰서십이란 점에서 흥미로운데, F1의 각 팀이 대리전 양상을 띠면 관전이 더욱 흥미진진할 듯하다. 현실에서는 다른 가격대를 대표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직접 경쟁하는 일은 없다.
현재 팀 순위 1위
레드 불 레이싱 X 태그호이어
드라이버 : 막스 베르스타펜, 세르지오 페레스
태그호이어의 전신인 호이어는 자동차 레이스에서 사용하는 크로노그래프가 대히트하면서 브랜드의 근간을 다졌다. 그 대표 격인 모델은 현재 중심 라인업을 담당하는 까레라와 모나코이며, 과거에 단종되었지만 레이스 스피릿을 대변하는 실버스톤, 몬자 같은 모델도 꼽을 수 있다. 호이어의 이름이 태그호이어로 바뀐 것은 1980년대다. F1의 엔진 공급사로 활약하던 태그(Techniques D’Avant-Garde)사에 인수 합병되면서부터다. 1980년대 중반 맥라렌 태그가 F1을 제패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태그의 엔진이었으며, 이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 모기업인 태그와 태그호이어는 활동 분야가 같아 시너지를 낼 수 있었고, 태그호이어는 타임키핑 기술력을 내세워 F1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했다. 이 무렵 태그호이어가 내놓은 새로운 라인인 포뮬러 1은 당시 가장 진보한 시계 기술의 상징인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형형색색의 유리섬유를 케이스 소재에 적용한 진보적인 모델이었다. 1980년대 시계 기술과 특징을 상징하는 포뮬러 1은 태그호이어의 엔트리 라인업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태그호이어가 레드 불 레이싱의 스폰서십을 맺으며 내놓은 모델이 다름 포뮬러 1인 이유는 F1에서의 활약상, 포뮬러 1의 탄생 배경을 따랐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의 기계식 크로노그래프가 있지만 포뮬러 1의 근간은 1980년대와 마찬가지로 쿼츠 크로노그래프이며 데이트 기능의 센터 세컨드의 쿼츠 모델이 주축이 된다.
(상) 레드 불 레이싱 팀의 공식 차량 (하) 2022 프랑스 GP 경기 현장
“태그호이어가 레드 불 레이싱의 스폰서십을 맺으며 내놓은 모델이 다름 아닌 포뮬러 1인 이유는 F1에서의 활약상, 포뮬러 1의 탄생 배경을 따랐기 때문이다.”
태그호이어 포뮬러 1 X 레드 불 레이싱 스페셜 에디션 러버 스트랩
2022 벨기에 GP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드 불 레이싱 팀의 막스 베르스타펜
태그호이어 포뮬러 1 X 레드 불 레이싱 스페셜 에디션
레드 불 레이싱 스페셜 에디션은 쿼츠 크로노그래프에 레드 불 레이싱의 리버리를 입혔다. 폭이 넓은 알루미늄 베젤 인서트에는 볼드한 글씨체의 숫자를 넣었다. 레귤러 에디션에 ‘Tachymeter’를 넣은 디테일과 달리 ‘Speed’를 넣었고 평균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숫자의 시작도 레드 불 레이싱 스페셜 에디션이 400으로 훨씬 높은데 F1의 속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변경점이다. 베젤에는 파랑, 다이얼 바깥쪽에는 빨강, 크로노그래프와 카운터 일부에는 노랑을 써 레드 불을 쉽게 떠올리게 했다. 크로노그래프 카운터 디자인에서도 F1 머신의 고 성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계기반의 레드 존 디자인을 차용했다. 쿼츠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탑재로 솔리드 백 방식이지만, 레드 불 레이싱의 로고를 음각하고 그 아래에는 체크 플래그를 넣어 아쉬움을 달랜다. 홀 이동으로 미세 조정 가능한 클래식한 클래스프와 연결된 심플한 3연 브레이슬릿 버전과 러버 밴드 버전으로 나오는데, 후자가 조금 더 강한 레이스 크로노그래프의 느낌을 낸다.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러버 밴드 안쪽에는 슬릭 타이어의 트레드 웨어와도 유사한 디테일을 넣었기 때문이다.
현재 팀 순위 2위
페라리 X 리차드 밀
드라이버 : 샤를 르클레르, 카를로스 사인츠
2022년 새 시즌을 알리는 바레인 GP에서 페라리의 원투 펀치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사인츠가 1,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며 나란히 포디엄에 올랐다. 페라리는 F1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역사와 관록의 팀이다. 페라리가 공도용 차량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F1에서 달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던 만큼 레이싱의 열정은 진심이었다. 그 때문에 페라리는 가장 열성적인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다른 팀의 팬과는 다른 명칭인 티포시로 불린다. 이탈리아어로 팬을 뜻하는 티포시(Tifosi)는 어느 GP에서나 관
중석을 붉게 물들인다. 올해를 위해 절치부심해온 페라리가 드디어 성과를 낼 것이라는 티포시의 염원은 해를 거듭하며 이어졌다. 2라운드인 사우디아라비아 GP에서 2, 3위, 3라운드 호주 GP에서 다시 샤를 르클레르가 포디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며 2022년의 패자로 거듭나는 듯했다. 하지만 4라운드 이후 부터 페라리의 두 드라이버는 기복과 불운, 그리고 팀의 작전 미스가 겹치면서 시즌 초반 페이스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반대로 레드 불 레이싱은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티포시의 기대를 저버린 페라리지만 스폰서인 리차드 밀은 솔리드하다.
페라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처음으로 내놓은 모델은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다름 아닌 F1의 상징과도 같은 페라리를 위한 시계였기 때문이다. 공개된 RM UP-01은 크로노그래프나 계측 기능을 적용한 컴플리케이션이 될 것 이라는 예상과 달리 타임 온리였다. 물론 단순한 타임 온리는 아니었다. 케이스 두께 1.75mm로 가장 얇은 시계의 자리를 꿰차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페라리와 스폰서십을 자축하는 새로운 모델은 지금까지 리차드 밀이 보여준 디자인, 디테일 요소를 모두 버렸다. 파괴를 통한 창조를 보여준 RM UP-01의 외관은 리차드 밀에 익숙한 애호가라면 매우 생소할 것이다. 입체미를 강조하는 멀티 피스 케이스, 손목과 밀착해 좋은 착용감을 제공하는 커벡스 라인의 케이스 백, 티타늄 스크루 디테일 같은 특징적인 디테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기존 토노 케이스를 얇고 넓게 펼쳐낸 듯한 RM UP-01의 케이스는 다이얼, 무브먼트, 케이스가 하나로 융합되어 있다. 울트라-신 장르에서 케이스와 무브먼트를 기능적으로 통합하는 움직임은 RM UP-01에서도 답습되었고, 모든 부품을 수평으로 펼쳐 배열하는 접근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시계에서 수직 연결 구조인 크라운은 아예 배제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칙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두께를 줄이는 데 있어 매우 의미 있게 작용했다. 크라운 대신 회중시계 시대의 키와 유사한 툴로 대체해 케이스 왼쪽의 홀을 돌려 조작한다. 케이스에 통합한 무브먼트는 여느 리차드 밀 시계처럼 높은 수준으로 피니싱했으나 특유의 구조상 밸런스를 제외하면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아울러 5,000G’s의 중력가속도를 견디도록 설계했다. 이는 구조적으로 충격에 취약한 다른 울트라 슬림과의 명확한 차별점이다. 칼날 같은 RM UP-01처럼 페라리의 두 드라이버도 날카로운 코너링을 다시 구사하길 기대해본다.
현재 팀 순위 3위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X IWC
드라이버 : 루이스 해밀턴, 조지 러셀
루이스 해밀턴의 전성기와 맞물려 2010년대 중반을 제패한 메르세데스는 2022년에 접어들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중이다. 갑작스러운 우천, 사고 같은 돌발 변수가 없다면 레이스 트랙을 유유히 크루징하다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던 루이스 해밀턴의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 시즌에 접어들면서 F1 머신에 대한 규정이 변경되었고, 모든 팀이 새로운 규정에 맞춰 머신을 준비하면서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지난 시즌까지 메르세데스는 안정된 머신 성능을 바탕으로 순항했으나 새 시즌이 개막하면서 포르포이징(porpoising, 고속 주행 시 차체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현상)에 시달렸고, 소속 드라이버들은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포르포이징을 조금씩 완화한 메르세데스는 다시 포디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부터 새로 영입한 조지 러셀이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고, 루이스 해밀턴도 차츰 왕년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후반기 순위 싸움을 기대하게 만든다.
리차드 밀 RM UP-01 페라리
F1 팬에게 익숙한 장면 하나는 선두를 달리는 루이스 해밀턴의 장갑에 그려진 IWC의 시계다. 지난 시즌까지는 IWC의 빅 파일럿 워치가 루이스 해밀턴과 함께 달렸다. 이번 시즌에는 모처럼 IWC에서 메르세데스를 위한 시계를 내놓았고, 해당 모델을 장갑 위에 그렸다. IWC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에디션이 그 주인공이다. 티타늄 케이스에 메르세데스 머신의 리버리를 시계 속으로 가져왔다. 티타늄 케이스의 잿빛 컬러, 블랙 다이얼과 그 위에 올린 인덱스, 핸즈, 로고, 데이데이트, 러버 밴드, 스트랩의 스티치는 청록색으로 물들여 메르세데스의 머신을 연상시킨다. 청록색은 시계에 흔히 사용하지 않는, 즉 다루기 어려운 컬러지만 멋지게 소화해냈다. 베이스 모델은 IWC의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이다. 2021년 새로 선보인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로 케이스 지름을 43mm에서 2mm 줄이고 러그의 길이와 각도 등 전반적인 프로포션을 재조정했다. 신속한 스트랩 탈착 시스템인 ‘easX-CHANGE’를 도입해 사용자 스스로 원하는 스트랩이나 브레이슬릿을 교체할 수 있다. 내자성능 대신 시스루 백을 택해 탑재된 칼리버 69385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칼리버 69385는 IWC의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로 납작한 칼럼 휠이 절개한 브리지 사이로 드러나 크로노그래프를 조작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온라인 에디션으로 나오는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에디션과 컬러가 유사한 빅 파일럿 워치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 에디션 AMG 원 오너스도 선보인 바 있다. AMG의 F1 기술을 공도용 차량에 이식한 AMG 원(AMG One)의 소유주만 구매할 수 있는 모델로 IWC의 항력 투르비용과 메르세데스의 리버리를 빅 파일럿 워치에 담은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 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공식 차량
IWC 샤프하우젠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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