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ES AND WONDERS 2024, HUBLOT
올해 위블로는 한 가지 컬렉션에 집중하는 대신 여러 인기 컬렉션에 골고루 손을 댔다. 브랜드의 시그너처 크로노그래프인 빅뱅 유니코 컬렉션부터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지향하는 MP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빅뱅이 성공을 거둔 후, 새로운 소재와 색상의 조합을 통해 위블로의 우주는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이렇게 다채로운 우주라면 누구나 취향에 맞는 별을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테다.

빅뱅 MP-11 블루 워터 사파이어
Ref. 911.JL.0129.RX
지름 45mm
케이스 폴리싱한 워터 블루 사파이어 케이스, 30m 방수
다이얼 스켈레톤 다이얼과 아플리케 마커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HUB9011, 14일간의 파워 리저브
스트랩 투명 워터 블루 러버 스트랩과 티타늄 클래스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워터 블루
재채기와 사랑, 그리고 다이얼을 가로지르는 7개의 배럴은 숨길 수 없다. 존재감을 숨길 수 없는 엔진이라면 아예 투명한 케이스에 담는 것도 좋겠다. 이미 위블로는 MP-11을 퍼플, 블루, 오렌지, 옐로 등 다채로운 색상의 사파이어 케이스로 선보인 적이 있다. 2024년의 실험은 ‘워터 블루’ 사파이어와 함께한다. 복잡한 형태를 내기 힘들다는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통상적이지 않은 형태의 무브먼트를 이처럼 유려하게 감쌀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워터 블루 색상은 투명하고 깨끗한 사파이어 소재의 장점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지름 45mm, 두께 14.4mm의 빅뱅 케이스는 생각보다 손목 위에서 위화감 없이 어우러진다. 확실히 위블로는 날것의 엔진을 매력적인 스포츠 시계로 변신시킬 줄 안다. MP-11에 투명한 사파이어 케이스가 필요한 이유는 관찰하는 재미를 선사하는 구조의 HUB9011 무브먼트 때문이다. 수직으로 서 있는 7개의 배럴에서 누워 있는 기어 트레인으로 어떻게 동력을 전달할 수 있을까? MP-11은 90도의 헬리컬 웜 기어(helical worm gear)를 동원했다. 10시 방향에서 이 독특한 기어의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밸런스 휠도 반전시켜 2시 방향에 놓았다. 무브먼트가 박동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시계를 뒤집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배럴 맨 왼쪽에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있어 시계가 며칠이나 더 구동할 수 있는지 직관적인 숫자로 보여준다. 크라운을 드릴처럼 생긴 와인딩 장치로 감아주는 경험도 멋지다. 러그의 퀵 스위치 버튼을 통해 손쉽게 탈착할 수 있는 러버 스트랩 역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워터 블루다. 50개 한정판.

빅뱅 유니코 아이스 뱅
Ref.441.CK.1140.NR.HEC24
지름 42mm
케이스 마이크로 블라스팅 및 폴리싱한 세라믹 케이스, 100m 방수
다이얼 매트 블랙 스켈레톤 다이얼
무브먼트 오토매틱 와인딩 HUB1280,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칼럼 휠, 72시간의 파워 리저브
스트랩 블랙 패브릭 스트랩과 블랙 세라믹/티타늄 클래스프

빅뱅 유니코 오렌지 세라믹
Ref. 441.CU.5910.RX
지름 42mm
케이스 폴리싱한 오렌지 세라믹 케이스, 100m 방수
다이얼 오렌지 스켈레톤 다이얼
무브먼트 오토매틱 와인딩 HUB1280,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칼럼 휠, 72시간의 파워 리저브
스트랩 오렌지 러버 스트랩과 블랙 세라믹/티타늄 클래스프
극과 극, 화려하거나 차분하거나
화려하거나 차분하거나. 같은 42mm의 빅뱅 유니코지만 소재와 색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시계가 된다. 극과 극의 연출에도 빅뱅의 아이덴티티는 여전하다. 화려함의 극단에는 250개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오렌지 세라믹 모델이 있다. 위블로에서 오렌지색 세라믹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베젤 나사, 케이스의 ‘귀’ 부분 등에 적절하게 블랙 터치를 가미해 시계의 인상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반면 차분함의 극단에는 100개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아이스뱅이 있다.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텅스텐 베젤을 조합해, 최근 빅뱅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진중함을 보여준다. 2006년 선보인 오리지널 아이스 뱅에 헌정하는 시계라고 하니, 클래식을 좇는 팬들에게도 호소력이 있겠다. 어떤 분위기를 추구하던 간에, 빅뱅 유니코의 구심점이 되는 건 2세대 인하우스 칼리버인 HUB1280이다. 플라이백 기능을 갖춘 칼럼 휠 크로노그래프로, 모듈형 크로노그래프의 특징을 살려, 전면에서는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후면에서는 탈진 장치와 와인딩 시스템을 보여준다.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수평 클러치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 크로노그래프를 구동할 때 초침이 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매개 휠을 소용돌이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케이스 사이즈는 42mm로 제작되었으며 여전히 100m 방수 가능한 스포츠 시계다.

빅뱅 MP-13 투르비용 바이-액시스 레트로그레이드 블랙 카본
Ref. 913.YT.1170.RX
지름 44mm
케이스 블랙 텍사리움 레이어를 더한 카본 파이버 케이스, 30m 방수
다이얼 매트 블랙 스켈레톤 다이얼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HUB6200, 듀얼 액시스 투르비용, 바이-레트로그레이드, 96시간의 파워 리저브
스트랩 블랙 러버 스트랩과 블랙 세라믹/티타늄 클래스프
기술 실험의 극단
위블로가 선보이는 전위적 기술 실험의 극단에는 MP-13이 있다. 무려 2개의 레트로그레이드 인디케이터와 2축 투르비용을 결합한 시계다. 2023년 선보인 티타늄 버전에 이어, 올해는 블랙 카본 파이버 버전을 선보인다. 불규칙한 마블링의 포지드 카본 대신, 촘촘하고 규칙적인 패턴의 텍사리움 레이어를 올렸다. 손목에 올려보면 누구를 위한 시계인지 드러난다. 투르비용 케이지의 상단 브리지를 제거했을 뿐 아니라, 자칫 착용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는 케이스 아랫부분까지 모두 터버렸다. 다축 투르비용을 아무런 장애물 없이 독대하는 기분이 남다를 것이다. 시와 분을 모두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보여주겠다고 결정한 것도 흥미롭다. 여러모로 동력이 많이 소모될 텐데 파워 리저브는 4일에 달한다. 이런 실험적인 무브먼트도 44mm의 찰 만한 케이스에 담아내는 것이 위블로의 강점이다. 물론 3억에 가까운 시계를 내 컬렉션에 담을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50개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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