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마 피게, 특별한 소재로 만나는 상상 너머의 세계
- bhyeom
- 1월 5일
- 4분 분량
AUDEMARS PIGUET
상상 그 이상의 세계를 꿈꾸는 오데마 피게. 새로운 소재로 빚어낸 세계에서 상상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Royal Oak Concept Split-seconds Chronograph GMT Large Date
블루 컬러를 품은 새로운 단조 카본
오데마 피게는 소재의 개척자다. 이들은 오랫동안 워치메이킹에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결합해 아방가르드하고 전복적인 미학을 발전시켜왔다. 1972년, 당시 금 소재에만 적용하던 고급 마감을 스틸에 파격적으로 적용한 로열 오크는 이러한 도전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즉 오데마 피게에 있어 소재는 그 자체로 창조성, 예술성, 기술력을 드러내는 매개물이다. 이러한 소재에 대한 열정은 얼마 전 공개한 ‘로열 오크 콘셉트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GMT 라지 데이트’ 모델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오데마 피게는 이번 작품에 최초로 유색 단조 카본을 도입했다. ‘크로마 포지드 기술(Chroma Forged Technology, CFT)’을 사용해 카본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독특한 컬러와 색감을 구현한 것이다. CFT는 레진(resin, 수지) 대신 카본 섬유에 직접 색을 입히고 이를 생산 부품 내부에 원하는 대로 배열하는 기술로, 시계 디자이너가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CFT 카본은 어떤 소재보다 습기, 열, 충격에 탁월한 저항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단조 카본에 비해 레진 함량이 적어 긁힘에 강하다. 이 혁신적인 단조 카본 소재는 오데마 피게 팀이 5년 동안 자체 개발한 것으로, 제조 공정은 특허로 보호된다.


블랙과 블루의 지층
로열 오크 콘셉트는 미래의 로열 오크를 현재로 가져와 보여주는 일종의 타임머신 같은 컬렉션이다. 그래서 일반 로열 오크 모델보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실험이 돋보인다. 이번 신제품 역시 정밀한 컴플리케이션, 혁신적인 소재, 그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미학을 로열 오크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언어에 담아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블랙과 블루 컬러가 회오리치는 케이스 미들이다. 마치 시계라는 팔레트에 블랙 잉크와 블루 잉크를 한 방울씩 떨어뜨린 듯한 느낌으로, 두 컬러로 쌓은 자연스러운 지층에서 CFT 카본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블루 색상에는 야광 섬유 장식이 포함되어 있어 어둠 속에서 신비로운 빛의 무늬를 드러낸다.
이 CFT 카본 케이스 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가 결합된다. 아이코닉한 팔각 베젤은 새틴 브러시 및 폴리싱 처리한 블랙 세라믹 소재다. 케이스 미들의 매트한 블랙 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동시에 세라믹 소재 특유의 질감과 광채를 보여준다. 크라운과 각 푸셔에도 블랙 세라믹 소재를 사용했으며, 푸셔 가드에는 티타늄을 적용해 세라믹 푸셔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컬러 대비를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세라믹 베젤에 박힌 8개의 티타늄 육각 나사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라운, 푸셔, 가드는 각각 여러 단면으로 절삭하고 피니싱해 어떤 방향에서든 입체적인 조형미를 자아낸다.
케이스 중앙에는 무브먼트를 드러내는 오픈워크 다이얼이 있다. 샌드 블라스트 처리한 니켈 실버 플레이트를 절단한 뒤 블랙 PVD로 마감하고, 이후 베벨링 처리해 로듐 컬러의 경사면을 부각했다. 정확하게 좌우대칭을 이루는 블랙 오픈워크 다이얼은 실버 톤의 무브먼트 구조를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케이스 미들과 마찬가지로 다이얼 역시 블랙 & 블루의 투톤이다. 타키미터 스케일이 있는 내부 베젤과 3개의 서브 다이얼을 일렉트릭 블루 컬러로 마감해 케이스와 미학적으로 일체감을 주고 가독성을 높였다. 핸즈는 볼드한 시계 콘셉트에 어울리도록 두툼하게 디자인했다.
블랙 포인트를 준 블루 러버 스트랩은 시계의 블랙 & 블루 테마에 방점을 찍는다. 2023년 로열 오크 콘셉트 43mm 모델에 도입했던 교체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블랙 및 블루 컬러 러버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해 빠르고 간편하게 시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가벼운 케이스, 묵직한 컴플리케이션
가벼운 CFT 카본 케이스에는 묵직한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있다. 셀프 와인딩 칼리버 4407에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24시간 GMT, 라지 데이트 기능이 결합되어 있다. 차세대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칼리버 4401을 기반으로 만든 최신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다. 칼럼 휠과 수직 클러치를 조합해 안정적으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구동하며, 특허 받은 제로 위치 초기화 메커니즘은 크로노그래프와 스플릿 세컨드 핸즈를 즉시 제로 위치로 초기화한다. 또 전통 기술인 브레게 오버 코일과 최신 기술인 항자성 밸런스 스프링으로 정확성을 추구한다. 플라이백 기능을 적용해 크로노그래프 작동 중 리셋 버튼을 눌러 곧바로 재측정을 시작할 수 있으며, 스플릿 세컨드 기능도 갖추었다. 별도의 전용 푸셔를 사용해 서로 다른 두 시간을 측정할 수 있으며, 전용 푸셔를 다시 누르면 분리되어 있던 2개의 핸즈가 순식간에 동기화되어 동작을 이어나간다. 이 스플릿 세컨드 메커니즘은 무브먼트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세미-페리페럴(semi-peripheral) 로터의 볼 베어링에 통합했으며, 덕분에 메커니즘의 일부를 로터 중심부에서 살짝 엿볼 수 있다. GMT 기능을 구현하는 메커니즘도 독특하다. GMT 인디케이터는 다이얼의 3시 방향에 위치하며, 낮/밤 디스크와 핸즈가 같은 축에 배치되어 있다. 크라운에 통합된 푸셔를 누를 때마다 1시간씩 이동하는데, 아워 핸즈는 12시간에 한 번 회전하고, 낮/밤 디스크는 24시간에 한 번 회전한다. 낮/밤 디스크는 흰색과 검은색으로 구분해 직관적이며, 흰색 부분은 야광 처리해 어둠 속에서 빛을 낸다. 또 12시 방향의 라지 데이트 창은 디지털 스타일로 디자인해 가독성을 높이는 한편, 스켈레톤 휠을 드러내 시계에 역동성을 부여한다.



로열 오크 콘셉트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GMT 라지 데이트 / 43MM
Ref. 26650FO.OO.D353CA.01
지름 43mm
케이스 CFT 카본, 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4407, 약 7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대형 날짜, 크로노그래프, 플라이백, 스플릿 세컨드, 24시간 GMT
다이얼 오픈워크
스트랩 블루 및 블랙 러버
카본 소재의 개척자, 오데마 피게
스위스 시계 산업에서 오데마 피게는 언제나 새로운 소재의 개척자였다. 특히 2004년에는 메종 최초로 카본 소재를 사용해 로열 오크 오프쇼어 후안 파블로 몬토야의 베젤을 감쌌다. 2007년에는 헬리콥터 로터 날에 사용하던 단조 카본을 시계 제조 분야에 도입해 로열 오크 오프쇼어 알링기 팀 크로노그래프에 처음 사용했으며, 이후 다양한 단조 카본 모델을 선보였다. 2009년 무게가 단 70g에 불과한 밀레너리 카본 원을 출시했고, 2010년 단조 카본, 티타늄, 세라믹을 결합한 로열 오크 오프쇼어 그랑 프리 모델을, 2015년 로열 오크 콘셉트 랩타이머를 공개했다. 로열 오크 콘셉트 CFT 카본 모델은 지난 2016년 로열 오크 오프쇼어 크로노그래프 QE Ⅱ컵 이후 8년 만에 입체적인 조형미를 보여주는 출시된 차세대 카본 모델로, 내구성과 창조적 가능성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계다.

상상 그 이상의 소재
이 시계는 정면에서 브랜드 로고를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로열 오크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 모델의 분위기가 더욱 잘 느껴진다. 로열 오크 콘셉트라는 플랫폼에서 CFT 단조 카본 소재는 강렬한 블루 컬러로 자신의 탄생을 알렸다. 이 소재는 앞으로 다양한 컬러로 메종의 디자이너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줄 것이다. 상상 그 이상의 소재로 빚어낼 오데마 피게의 다음 세계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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