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거 르쿨트르 '스페이스타임' 아티스트 마이클 머피 인터뷰

MICHAEL MURPHY

 


서울에서 개최된 예거 르쿨트르의 <THE REVERSO STORIES> 전시회가 많은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끈 것은 마이클 머피의 설치 예술 작품 ‘스페이스타임’이었다. 그의 작품 세계에 관한 몇 가지 질문.



 

작품 이름을 ‘스페이스타임’이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물리학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품에서 보이는 공간이라는 3차원과 시간이라는 4차원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작품 이름을 정했다.



리베르소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예거 르쿨트르에서 작품을 의뢰했다. 브랜드에서 당신에게 작업을 의뢰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리베르소 시계에서 두 가지 면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내 작품은 대부분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이 점이 메종과 나의 연결 고리이며, 이러한 이유로 예거 르쿨트르가 내게 작품 제작을 의뢰한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브랜드와 작업을 함께했는데, 상징적인 브랜드나 로고를 자주 활용했다. 리베르소는 브랜드 로고 못지않은 메종의 상징적인 그래픽 아이덴티티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내 작업은 시각적 현상, 즉 관람객이 이동함에 따라 오브제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에 중점을 둔다. 다양한 각도에서 모양이 변형되는 3차원 오브제이며,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오브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제대로 감상하려면 관람객이 그 주변에서 움직여야 한다. 이번 리베르소 작품 또한 비슷한 원리로 제작했다. 우선 리베르소 시계의 모든 부품을 나누고, 다시 구성했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리베르소의 작동 방식과 내부 부품의 미학, 정확성에 매료되길 바란다.



작업 과정에서 예거 르쿨트르의 워치메이커들과 자주 소통했다고 들었다.

주로 어떤 것을 교류했는가? 브랜드에 대한 당신의 생각도 궁금하다.


워치메이커와 아티스트가 한 팀이 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작품을 제작하기 전 리베르소를 재해석하기 위해 워치메이커들과 수차례 만났다. 나는 정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리베르소의 제작 과정과 내부 부품을 완전히 알고 싶었다. 예거 르쿨트르는 훌륭한 팀이다. 우리는 탁월함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제작자로서 같은 가치관을 추구하는 팀과 협업하기를 원한다.



단순히 원본 이미지를 무작위로 분해한 것이 아니라 리베르소를 구성하는 각 부품에 맞게 분해했다. 마치 시계의 설계 도면을 보는 것 같다.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가?


내 작품은 이미지를 조각으로 변경한 다음 3차원 공간에서 다시 조립함으로써 완성된다. 이미지가 분해되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피사체를 관찰한다. 나는 항상 타임피스의 내부 부품에 매료되곤 했기 때문에 리베르소의 CAD도면을 예거 르쿨트르에 요청했다. 도면을 받았을 때 내가 응용해야 할 형태가 시계 내부의 부품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리베르소 노난티엠의 내부 부품과 그 시계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새롭고 독특한 구성으로 아름다움과 정확성을 담고 싶었다.



당신의 작품은 인간의 지각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관람객이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대상의 형태가 변한다. 사실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는 것도 이와 유사한 것 같다. 당신의 작품에서 시간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시간은 내 모든 작품에 필수적인 요소다. 나는 단지 사물이나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창조한다. 관찰자의 경험이 최종 산출물이다. 이번 ‘스페이스타임’에서도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작품의 형태가 달라진다. 그래서 마치 리베르소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며, 애니메이션 같은 효과를 준다.



당신의 작품에서는 모든 요소가 정확하게 특정 공간에 위치해야 한다. 이러한 공간의 ‘정확성’은 시간의 ‘정확성’을 추구하는 예거 르쿨트르의 가치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당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평소 워치메이킹의 내부 부품과 정확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리베르소의 정확성을 똑같이 재해석하고자 시계의 내부 및 외부 구성을 완전히 이해하려 노력했다. 메종에서 내게 공유해준 리베르소 시계의 CAD 파일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 작품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는 많은 기술적 과제가 있다. 사진 인쇄는 가장 복잡한 과정 중 하나다. 우리는 일렬로 매달려 있는 수많은 오브제로 작품을 구성하며, 1mm의 허용 오차만 다룬다. 3.66m 높이의 작품을 제작할 때, 모든 것을 1mm 단위로 정밀하게 제작하면 작품은 더욱 정교해진다.



당신에게 시계라는 물건은 어떤 존재인가? 그것은 당신의 예술에 어떤 영감을 주는가?


나는 항상 시계를 만들고 싶었다. 예술 작품을 피스(piece)라 부르고, 시계 또한 피스(piece)라 부르는 것처럼 항상 시간에 관련된 작품을 제작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작품을 4차원 예술이라고 생각해왔다. 길이, 너비, 높이를 갖추었으며, 그에 관련된 경험은 다른 차원, 즉 시간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품 사진을 볼 때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빠져 있다. 하지만 작품 영상을 보면 시간적 측면을 볼 수 있고, 실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나는 항상 영상과 애니메이션으로 작업 해왔고, 그 시간적 요소를 작품에 담아내고자 한다. 분해된 차원의 시

계와 같은 ‘시간의 조각(time piece)’을 만들고 싶었다.



작업을 하면서 리베르소라는 시계와 많이 가까워졌을 것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리베르소의 매력은 무엇인가?


럭셔리 워치의 세계와 시계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매우 흥미로운 기회였다. 리베르소는 예거 르쿨트르의 시그너처 모델인 만큼 아이코닉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이 가장 매력적이다. 아르데코에서 영감을 받고, 그중 가장 매력적인 요소를 결합해 시간을 초월한 아름답고 멋진 시계를 탄생시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