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 워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 인터뷰

Fabrizio Buonamassa Stigliani

 




옥토 컬렉션 탄생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골드 컬렉션, 블랙이 돋보이는 여성 시계 등 풍성한 컬렉션으로 제네바 워치 데이 2022를 맞이한 불가리.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 워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와 <GMT KOREA>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은 모든 무브먼트 부품을 극도로 평평하게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그것들을 정밀하게 데커레이션해 눈을 즐겁게 하는 미학적인 부분과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능적 부분까지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제네바 워치 데이 2022에 참여하는 불가리의 테마는 무엇인가.


제네바 워치 데이에서 불가리는 옥토, 알루미늄, 세르펜티 라인의 특별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신제품들은 컬러, 피니싱, 소재 등 대비(contrasts)라는 주제 아래에서 하나로 통합된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을 통해 불가리가 신기록을 달성한 복잡한 무브먼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 부문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고 있으며, (환상적이고 복잡한 젬-세팅 피스를 포함해) 모든 스타일에서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옥토 컬렉션 하면 스틸이나 티타늄 소재가 먼저 떠오른다. 옥토 컬렉션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며 골드 모델을 선보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워치스 & 원더스 2022에서 소개한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에 이어 옥토 컬렉션 탄생 10주년을 기념하고자 한다.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은 이번에 선보이는 몇몇 로즈 골드 모델과 함께 더욱 풍성해졌다. 우리는 이번에 프레셔스 소재에 집중했다. 새로운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오토매틱과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모델에 ‘골드 기준(gold standard)’을 적용한 것이다.


돌이켜 보면 2014년 옥토 피니씨모 라인에서 처음 소개한 시계의 소재가 골드였는데, 바로 옥토 피니씨모 뚜르비용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이었다. 이후 우리는 티타늄과 스틸 워치뿐 아니라 매트 샌드 블라스트 피니싱 처리한 골드 워치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브러시드 & 폴리시드 처리한 스틸로 선보인 옥토 피니씨모 S가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우리는 이 피니싱을 골드로도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운 다이얼이 어우러지면서 적절한 대비를 이루어내는 동시에 우아함을 보여준다. 두 컬러 모두 따뜻한 톤을 지니고 있어 서로 잘 어울린다



옥토 피니씨모 8 데이즈 모델의 8일간의 롱 파워 리저브 기능을 울트라-신 시계 영역에서 선보이는 데 있어 기술적으로 구현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옥토 피니씨모 스켈레톤 8 데이즈는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8일간의 파워 리저브가 가능한 새로운 매뉴팩처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통해 디자인 노하우와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완벽하게 조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배럴과 기어 트레인 사이에 중간 휠을 갖춘 새로운 기술적 디자인을 도입한 덕분에 긴 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확보할 수 있었다. 힘의 기계적인 증가를 통해 8일 동안 시계가 완벽하게 작동한다. 이러한 원리를 손목시계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전에는 좀 더 크고 제작하기 쉬운 벽시계에 유사한 무브먼트 구조를 사용한 바 있다. 따라서 옥토 피니씨모 케이스의 두께 때문에 많은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무브먼트 부품을 극도로 평평하게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그것들을 정교하고 정밀하게 데커레이션해 눈을 즐겁게 하는 미학적인 부분과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능적 부분까지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일본 건축가 가즈요 세지마를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의 새로운 협업을 진행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흥미로운 파트너를 물색 중이었고, 가즈요 세지마의 작품이 여러 면에서 우리 철학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는 볼륨, 비율, 소재를 활용하는 재능 넘치는 건축가다. 그녀의 접근 방식은 우리의 이탈리아 뿌리와 닮았다. 로마에도 합리주의 건축 방식을 보여주는 건물이 있는데, 이 역시 그녀의 유명한 프로젝트들과 동일한 콘셉트를 공유한다. 이것이 불가리의 브랜드 미학과 닮은 동시에 옥토의 순수한 형태와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즈요 세지마가 설계한 ‘보이지 않는 기차’에 매료되었다. 그녀는 기차 표면이

거울로 이뤄져 주변 환경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차가 달릴 때면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디자인했다. 무척 흥미롭다. 우리는 울트라-신 워치를 디자인한다. 울트라-신 다음 단계는 사라지는 시계, 즉 보이지 않는 시계가 될 것이다. 나는 그녀와 이에 대해 이야기했고, 사라지는 시계에 대한 콘셉트가 탄생했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시계를 보는 순간 시계에 비치는 자신, 즉 당신의 나이와 얼굴 및 시간까지 마주하게 될 것이다.



불가리는 옥토 컬렉션과 울트라-신 시계 영역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으며, 시계에 QR코드를 넣는 등 시계업계를 선도했다. 옥토 컬렉션이 선보일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는 울트라-신으로 인한 제약 속에서도 기술적 측면을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또 세라믹, 카본, 티타늄, 스틸, 골드, 플래티넘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우리는 파격적인 기법을 도입하는 동시에 합금을 연구하고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실험하면서 기존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이번에 알루미늄 워치와 협업한 아티스트 소라야마 하지메의 팬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업에 대해 기대한 부분과 협업 과정, 결과물에 대한 소감 등 협업 과정이 궁금하다.


베스푸치와 두카티 스페셜 에디션에 이어 불가리 알루미늄의 세 번째 챕터는 바로 알루미늄 소라야마 워치다. 이 스페셜 에디션을 위해 우리는 일본의 유명한 하이퍼-리얼리즘 예술가 소라야마 하지메와 작업했다. 어린 시절 이탈리아에서도 유명했던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며 자랐다. 소라야마 하지메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유명한 자동차 광고 캠페인을 디자인했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차와 스케치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사랑했다. 그는 또한 매우 독특한 반영과 형태를 갖춘 기계식 여성 로봇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로봇이 처음으로 섹시하면서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소라야마 하지메와의 작업은 꿈만 같았다. 그는 너무나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화상으로만 그를 만나야 했던 점이 아쉬워서 다음에는 꼭 직접 만나고 싶다. 특히 시계의 세밀한 디테일이 마음에 드는데, 다이얼 위의 숫자 2가 그 예다. 2는 2월 22일에 태어난 소라야마 하지메의 행운의 숫자다.



알루미늄 컬렉션의 에너제틱한 분위기는 유니섹스 컬렉션과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알루미늄 컬렉션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알루미늄 컬렉션은 1990년대의 귀환을 알리며 2020년 소개되었다. 우리는 이 디자인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고객들이 재출시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에 이미 훌륭하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디자인은 바꾸지 않고 디테일만 개선하고자 했다. 새로운 기술과 제작 방식을 적용해 손목 위에서 더욱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는 시계를 만들었다. 이 시계에는 이제 기계식 워치메이킹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다양한 퍼스널라이징(맞춤 제작)이 가능한 알루미늄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덕분에 다양한 협업으로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특유의 경쾌하고 대담한 디자인은 기존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뿐 아니라 불가리의 세계로 새로운 고객을 초대한다.



이번에 선보인 여성 시계의 공통점은 ‘블랙’이다. 이번에 블랙을 여성 제품의 메인 컬러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블랙은 불가리에 있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블랙을 불가리의 컬러 중 하나로 생각한다. 블랙은 스포티한 시계에 주로 사용하며, 남성 워치를 위한 컬러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블랙을 불가리만의 방식으로 활용하고 싶었고, 여성 워치를 위한 블랙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여성 시계 부문에서 블랙 컬러가 아이코닉한 세르펜티 세두토리, 세르펜티 스피가를 장식하며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르펜티 세두토리 뚜르비용의 최신 버전은 단연 이번 쇼의 하이라이트로 오트 오를로제리와 오트 주얼러리 부문에서 불가리의 노하우를 여실히 드러낸다. 다이아몬드와 블랙 스피넬이 시계업계에서 가장 작은 여성용 뚜르비용과 함께 어우러지며 대비의 매력을 보여준다.



세르펜티 스피가 세라믹


초소형 무브먼트 ‘피꼴리씨모 칼리버’를 장착한 세르펜티 미스터리오시에 이어 뚜르비용을 장착한 세르펜티 세두토리 뚜르비용 모델까지 여성용 시계에 기계식 기능을 추가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기계식 워치 시장에 대한 확장을 고려한 행보인가.


불가리는 무엇보다 주얼러이며, 여성 브랜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옥토피니씨모에 집중한 후 우리는 여성 시계 부문에서도 기술적 완벽성을 위해 동일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했다. 불가리에 있어서는 중간과 상위 제품군에서 흥미롭고 매력적인 모델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르펜티 워치는 우리가 기계식 무브먼트를 다시 소개한 지 50년 후인 2022년 기계식 무브먼트와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인하우스에서 디자인하고 제작한 피꼴리씨모를 탑재했다는 점이 특별하다. 또 다른 흥미로운 모델로 6월 선보인 불가리 ‘경이로움의 에덴(Bulgari Eden The Garden of Wonders)’ 컬렉션의 하이주얼리 뚜르비용을 꼽을 수 있다. 손목 위에 꽃, 꽃잎, 나비, 어디에나 존재하는 뱀이 가득한 정원을 만들어내는 것, 이전에 없던 오브제이자 완전히 기계적인 워치를 선보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오로지 여성을 위해 디자인한 세르펜티 케이스에 현재 시계업계에서 가장 작은 뚜르비용을 장착한다는 것이 우리의 도전 정신을 불타오르게 했다.



세르펜티 스피가에는 세라믹 소재를 사용했다. 세라믹 소재를 선택한 이유와 손목을 감싸는 디자인의 시계에 이 소재를 적용하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세라믹은 작업하기 까다로운 소재다. 제약이 많고, 복잡한 케이스나 브레이슬릿을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불가리는 세미 프레셔스 스톤, 알루미늄과 러버, 심지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세라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작업하는 것을 즐긴다. 세라믹은 남성 워치에서는 좀 더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소재다. 따라서 여성을 위한 색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볼 수 있는 동시에 아이코닉 워치의 새로운 디자인 베리에이션을 통해 다양한 여성 고객을 유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네바 워치 데이 2022 - 불가리에서 주목해야 할 신제품








옥토 컬렉션의 정수

OCTO Finissimo 8 Days Power Reserve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이한 옥토 컬렉션은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에 로즈 골드 소재를 적용하며 세계를 더욱 확장해나가고자 한다. 그 선두에 옥토 피니씨모 8 데이즈가 있다. 옥토 피니씨모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디자인과 기술적인 면에서 한번 더 도약을 이루어냈다. 불가리의 워치메이커와 디자이너는 8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파워 리저브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무브먼트 BVL 칼리버 199 SK를 고안하고 개발했다. 이 새로운 무브먼트는 8일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면서도 시계 전체 두께가 불과 5.95m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얇다. 울트라-신 시계 분야에서 롱 파워 리저브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긴다. 또 옥토 컬렉션의 메인 소재를 골드로 선택하며 케이스와 베젤, 아워 마크를 골드로 완성했다. 반면 메인 플레이트와 스켈레톤 브리지를 샌드 블라스트 처리한 앤트러사이트 컬러로 마감해 컬러와 구조적인 극명한 대비를 통해 건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한편 케이스 백 오른쪽 상단에는 QR코드를 새겨 넣어 최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불가리의 열정까지 엿볼 수 있어 옥토 피니씨모 8 데이즈는 그야말로 ‘불가리의 현재이자 옥토의 정수’ 그 자체임이 분명하다.




뚜르비용의 심장을 지닌 세르펜티

Serpenti Seduttori Tourbillon


불가리의 여성 기계식 시계에 대한 열정은 주얼리 워치까지 확장세를 멈추지 않는다. 지난 LVMH 워치 위크에 이어 이번 제네바 워치 데이를 통해 세르펜티 세두토리 뚜르비용 모델을 선보인 것. 이번에 선보인 모델에 장착된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BVL 150의 두께 역시 3.65mm에 불과하다. 6시 방향의 현재 시계업계에서 가장 작은 뚜르비용을 세르펜티 컬렉션의 아이코닉한 34mm 뱀 머리 케이스에 장착할 수 있도록 맞춤 디자인한 결과다. 대담한 세르펜티 컬렉션답게 화이트 골드 소재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했고, 블랙 스피넬을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일부, 크라운에 세팅해 모던함까지 갖추었다. 눈부시게 화려한 젬스톤과 뚜르비용의 만남은 하이 주얼리와 오트 오를로제리의 궁극적 만남의 본보기처럼 보인다.



소라야마 하지메의 알루미늄

Bvlgari Aluminium Sorayama Special Edition


1900년대 등장해 단숨에 불가리의 인기 모델로 등극한 알루미늄 컬렉션. 2020년 리론칭되며 스포티한 매력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알루미늄 컬렉션이 일본의 전설적인 아티스트 소라야마 하지메와 만나 불가리 알루미늄 소라야마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인다. 소라야마 하지메는 이번 불가리와의 에디션에 영감을 준 것은 1930~1940년대 자동차와 비행기라고 밝혔다. 다이얼 위를 장식한 원형 소용돌이 패턴은 최초로 대서양 단독 논스톱 비행에 성공한 비행기 세인트 루이스의 표면에서 착안했다. 또 그가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2만 남기고 모든 숫자를 생략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케이스 백에는 그의 서명을 담아 소장 가치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