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저앤씨 CEO, 에두아르 메일란
- bhyeom
- 5월 30일
- 4분 분량
평범하지 않은 첫인상, 그리고 케이스 너머 숨겨진 깊은 기술적 내공. 모저앤씨의 시계는 언제나 기계식 시계의 본질적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끊임없이 그 해답을 탐색해온 브랜드다. 이제 서울 압구정에 문을 연 첫 부티크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도 그 여정을 이어간다.
시계업계의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문득 시선이 가는 시계가 있다. 지난해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레이밴 스마트 글라스의 새로운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모저앤씨의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을 착용해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 사실 안목 있는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브랜드의 기술력에 대해 정평이 나 있다. 1828년 하인리히 모저(Heinrich Moser)가 창립한 이 브랜드는 탁월한 정밀성과 대담한 혁신성으로 명성을 얻었다. 2012년, 메일란(Meylan) 가문의 투자회사 MELB 홀딩이 브랜드를 인수하며 현 브랜드 CEO 에두아르 메일란(Edouard Meylan)의 진취적인 리더십 아래 리바이벌된 브랜드는 시계업계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브랜드 로고나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 문구조차 과감히 생략한 콘셉트 시리즈는 외형적 장식을 배제하고 순수한 워치메이킹의 장인 정신을 강조한다. 독자적인 이스케이프먼트, 헤어스프링을 포함해 약 20종 이상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자체 제작하며 기술적 독립성을 견고히 다져왔다. ‘매우 희소한(Very Rare)’이라는 슬로건을 기반으로 한 모저앤씨는 지난 5월,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 국내 첫 부티크를 오픈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CEO 에두아르 메일란에게 한국을 차기 진출지로 선택한 이유와 브랜드의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시계 브랜드로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인지.
모저앤씨는 오랜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하되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 철학에 부합하도록 융합함으로써 진화된 시계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풀어나갈 과제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멘로파크에 부티크를 오픈한 데 이어 뉴델리와 서울을 차기 진출지로 선택했다.
인도는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요가 있었고 모저앤씨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은 진정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역동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한국 진출을 수년 전부터 염두에 두었는데, 지금이 최고의 적기라 생각했다. 파트너사인 다미아니와의 인연을 통해 그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 매우 기쁘다. 2028년은 브랜드 창립 200주년을 맞는 해로, 이를 기념해 큰 규모의 부티크를 오픈하고 특별한 프로젝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선보인 신제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모델이 있다면.
가장 주력할 모델은 ‘팝 컬렉션’이다. 미얀마산 제이드, 터쿼이즈, 산호, 핑크 오팔, 라피스 라줄리, 레몬 크리소프레이즈 등 생생한 컬러의 천연석과 산호로 구성된 시리즈는 강렬한 대비감과 독창적인 조형미를 드러낸다. 우리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선보이면 좋을지 늘 고민한다. 어느 해 무역 박람회에서 독일의 한 업체의 천연석을 보던 중, 생동감 있는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 ‘팝아트’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이 컬렉션은 스몰 세컨즈, 미닛 리피터, 투르비용, 세 가지 모델로 구성한다. 섬세한 무브먼트와 천연석 다이얼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이상적인 대비를 형성한다. 모저앤씨의 대표적인 미학인 미니멀리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로 스몰 세컨즈로 먼저 시작했고, 퍼페추얼 캘린더로 검토했으나 복잡한 기능이 이번 콘셉트와 조화를 이루지 않아 제외하게 되었다. 각 스톤의 강도와 선명도를 신중하게 선별하고, 까다로운 제작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컬렉션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최근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의 스틸과 골드 부티크 에디션, 그리고 사파이어 레인보우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컬렉션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가 있나.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은 모저앤씨의 정체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상징하는 컬렉션이다. 지난해 스틸 모델, 올해는 골드와 사파이어 에디션을 확장했다. 모두 동일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스켈레톤 다이얼을 통해 복잡한 무브먼트를 조명하는 동시에 미니멀리즘적 건축미를 담았다. 특히 레인보우 사파이어 모델은 엄선한 바게트 컷 사파이어를 세팅해 매우 선명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산한다.
지난해 알핀 F1 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협업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줄 수 있나.
마침 오늘 알핀 F1 팀과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의 영상이 도착해 막 확인한 참이다. 곧 드라이버 잭 두언 선수를 위한 특별 타임피스를 공개할 예정이고, 모터스포츠 팀을 위한 또 다른 협업도 준비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스위스 알프 워치 파이널 업그레이드’부터 치즈로 만든 ‘스위스 메이드 워치’, 그리고 올해의 ‘팝 컬렉션’까지 모저앤씨는 매번 새로운 화제를 몰고 오는 독창적인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어떻게 기획되는지.
대부분은 개인적 경험과 관찰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애플 워치의 등장은 당시 시계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나는 그 현상을 바라보며 이를 경쟁이 아닌 ‘공존’이라는 개념으로 풀고자 ‘스위스 알프 워치’를 기획하게 되었다. 작년에 출시한 스튜디오 언더독과의 협업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의 독창적인 컬러 감각과 우리의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컬러 다이얼을 탄생시켰다. 우리만의 힘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을 신선한 결과였다. 또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 사용하던 가방에서 영감받아 지금의 브랜드 시그너처인 쿠두 가죽 스트랩을 디자인하게 되었다.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마주친 소재나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등 일상에서 창의적인 영감을 발견하고, 그것을 시계에 투영하고 있다.
서울 부티크에서 선보일 주요 모델은 무엇인지.
신제품 전 라인과 한정판 모델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용 스켈레톤’ 한정 골드 부티크 에디션과 ‘팝 컬렉션’의 미닛 리피터 모델이 서울 부티크에 입고된다. 올여름에는 한국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한 기프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모저앤씨는 탁월한 수공예 마감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브랜드의 마감 기법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모든 모델에 고유의 피니싱을 적용해 각각이 자랑스럽다. ‘스위스 메이드’ 문구를 과감히 생략한 시계를 제작했는데,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앞면에는 퓌메 다이얼과 에나멜 다이얼, 뒷면에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기요셰 패턴과 정교한 무브먼트 피니싱이 자리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자체 매뉴팩처와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보유했다는 점이 창의적인 설계에 어떤 자유를 제공하나.
이 점은 모저앤씨가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무브먼트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함으로써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실험적 설계가 가능해진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자체 개발한 스트라우만 더블 헤어스프링, 인터체인저블 모저 이스케이프먼트 등은 모두 우리 브랜드의 기술적 독립성과 창의성을 증명한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작업하고 있으며, 이런 유기적 구조가 창작에 더욱 큰 자유와 유연성을 제공한다.
문의: 02-6905-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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