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WATCH WEEK 2025, LOUIS VUITTON
올해 루이 비통이 내놓은 시계들은 차분하면서도 과감하다. 로고 플레이와 기믹의 비중은 줄인 대신, 독창적인 메커니즘에 집중했다.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u Temps)은 이름대로 시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창조하는 중이다. 한편에는 빠릿빠릿하게 회전하는 3차원 큐브로 시간을 보여주는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느릿느릿하게 돌아가는 디스크로 시간을 표시하는 땅부르 컨버전스가 있다. 두 컬렉션은 시간에 대한 현대인의 상반된 두 태도를 상징하는 듯하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플라잉 투르비옹
Ref. W9WG11
지름 42.5mm
케이스 18K 화이트 골드, 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LFT ST05.01, 약 4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센트럴 플라잉 투르비용, 스핀 타임 에어 디스플레이
다이얼 돌핀 그레이
스트랩 베이지 송아지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
Ref. W9WG21
지름 42.5mm
케이스 18K 화이트 골드, 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LFT ST12.01, 약 4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분, 스핀 타임 에어, 낮/밤 디스플레이를 갖춘 월드 타임
다이얼 갈바닉 처리한 세계지도
스트랩 베이지 송아지 가죽
가장 루이 비통답게 다시 맞춰진 큐브
루이 비통의 가장 독창적인 컴플리케이션 ‘스핀 타임’은 2009년 첫선을 보였다. 설계자는 라 파브리끄 뒤 떵을 설립한 마스터 워치메이커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르바시니(Enrico Barbasini). 두 사람은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볼 수 있는 오버헤드 플랩 디스플레이에서 착안해, 기존의 점핑 아워 메커니즘을 회전하는 3차원 큐브로 재구성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이 혁신적인 시간 표시 방식은 메종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루이 비통은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컬렉션을 6종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발표했다. 공통점은 모두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돌핀 그레이 다이얼을 채택했다는 것. ‘타이코(일본의 전통 북)’라는 별칭을 지닌 케이스는 2023년 확립된 땅부르의 디자인 언어를 계승한다. 드럼을 연상시키는 미드 케이스의 기본 윤곽은 그대로지만, 러그를 보다 섬세한 구조로 다시 설계했다. 스핀 타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큐브도 윤곽을 다시 매만졌다.
타임 온리 모델인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은 지름이 39.5mm로 가장 아담하다. 케이스 백이 닫혀 있는 대신 두께가 12.15mm로 비교적 얇고, 100m 방수 성능도 갖추었다. 45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LFT ST13.01 인하우스 무브먼트는 시간을 앞뒤로 자유롭게 오가면서 설정할 수 있게 개선됐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큐브를 활용해 스핀 타임의 매력을 한층 더 부각한 모델이다. 타임 온리 모델과 동일한 무브먼트를 채용했지만, 케이스 지름(42.5mm)은 더 크다. 디스플레이 백을 채택한 대신 방수 성능은 50m로 살짝 낮아졌다. 흥미롭게도 큐브에 시간 대신 ‘LOUIS VUITTON’ 철자를 새겼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는 월드 타임 기능을 갖춘 최초의 스핀 타임 모델이다. 큐브에는 24개 시간대를 대표하는 도시의 이름이 적혀 있다. 12시간 시차가 나는 두 도시가 색깔을 달리한 채 같은 큐브에 묶여 있는데, 이를 통해 루이 비통다운 독창적인 방식으로 밤과 낮을 표현했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플라잉 투르비용’은 분당 1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다이얼 가운데에 배치한 모델이다. 케이지는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플라워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분침은 케이지를 가리지 않도록 플로팅 핸즈 스타일로 제작했고, 큐브 역시 다시 한번 공중에 떠 있는 듯 연출했다.



땅부르 컨버전스
Ref. W9PG11
지름 37mm
케이스 18K 핑크 골드, 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LFT MA01.01, 약 4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드래깅 시, 분
다이얼 황동 디스크
스트랩 캐멀 송아지 가죽
장인 정신의 융합
땅부르 컨버전스는 메종의 케이스와 무브먼트 설계 역량의 총체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20세기 초·중반에 유행했던 몽트르 아 기셰(montres à guichet)를 루이 비통의 방식대로 재해석했다. 회전하는 2개의 디스크가 작은 창(guichet)을 통해 시와 분을 표시한다. 숫자가 즉각적으로 전환되는 점핑 아워 메커니즘과 달리, 땅부르 컨버전스는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드래깅 인디케이션(dragging indication) 방식을 채택했다. 땅부르 케이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우아하게 다듬었다. 지름 37mm, 두께 8mm로 사이즈마저 클래식하다. 플래티넘과 로즈 골드 소재의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플래티넘 버전에는 일곱 가지의 다른 크기의 795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극도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반면 로즈 골드 버전은 케이스 정면이 거울처럼 폴리싱되어 있어, 비교적 잔잔하게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디스플레이 백으로 라 파브리크 뒤 떵이 설계하고 제작한 자동 칼리버 LFT MA01.01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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