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의 마법, 워치스 & 원더스 2025
- bhyeom
- 5월 29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월 30일
시계 애호가들은 이날을 기다렸을 것이다. 까르띠에가 탱크 아 기쉐를 다시 선보이는 오늘을. 2025 워치스 & 원더스 까르띠에 컬렉션은 탱크 아 기쉐의 클래식과 루이 까르띠에 탱크 워치의 진화, 트레사쥬의 새로움이 공존하는 완성도 뛰어난 작품을 선보였다. 단일 브랜드 최대 규모의 전시 부스 역시 이러한 작품을 품고 있기에 충분히 멋진 갤러리의 역할에 충실했다.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이 이야기하는 마법의 순간, 그 주인공인 시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 워치 플래티넘
Ref. CRWGTA0236
지름 37.6 × 24.8mm 케이스 플래티넘
무브먼트 9755MC 기능 시, 분
다이얼 12시 방향의 아워 윈도, 6시 방향의 미닛 윈도, 골드 피니싱 디스크, 버건디 컬러 아라비아 숫자 및 미닛 트랙
스트랩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탱크 아 기쉐, 프리베 에디션의 격(格)을 갖춘 시계
워치스 & 원더스 2025 기간 동안 단 하나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다. 일반적인 시계 다이얼에서 볼 수 있는 글라스를 생략하고 단 2개의 창으로 시와 분을 표시하고 와인딩 크라운이 12시 방향에 위치한 디자인이 극도로 단순하다. 마치 최근 미니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인 듯 현대적인 형태를 지녔지만, 탱크 아 기쉐가 최초 1928년 인도 파티알라 지방의 왕이자 까르띠에의 전설적인 고객이었던 마하라자 부핀더 싱(Maharaja Bhupinder Singh, 그가 까르띠에에 의뢰해 주문 제작한 파티알라 네크리스는 탱크 아 기쉐와 같은 1928년 작품이다)의 시계였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시대를 앞서간 까르띠에의 시계 미학 앞에서 반박할 수 없는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이러한 컬렉션의 가치를 계승해 까르띠에는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이 모델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2025년 버전 탱크 아 기쉐는 케이스 사이즈 37.6 × 24.8mm, 점핑 아워 및 드래깅 미닛 기능을 갖춘 9788MC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100여 년 전 탄생했음에도 시곗바늘 없이 2개의 창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독특한 표현 방식에 기계식 무브먼트를 접목해 시계 애호가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까르띠에만의 독창성을 담은 프리베 컬렉션만의 디자인 언어로, 시계 예술의 완성도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 컬렉션은 시간을 표시하는 작은 손목시계가 왜 지금까지 창의성과 예술성, 기술적 완성도를 통해 수집욕을 자극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되어준다. 올해 탱크 아 기쉐에 집중된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든 것은 플래티넘 소재의 탱크 아 기쉐를 직접 착용하고 행사장을 찾은 전설적인 워치 컬렉터 존 골드버거다. 1996년 한정판과 이번 신제품을 동시에 착용한 모습은 세계적인 시계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 내용에 대해 <GMT KOREA>와 이 시계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다는 것, 또 새롭게 선보인 컬렉션 역시 자신의 컬렉션에 추가했다는 인터뷰는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의 소장 가치를 증명하는 스토리다.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가 컬렉터블 피스인 이유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는 1928년 첫선을 보인 이래 1930년대에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고, 1997년 150주년 기념 플래티넘 버전 150피스, 2005년 프리베 컬렉션 파리의 하나로서 100피스 핑크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된 바 있다.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창의 크기는 작아지거나 커지는 변화가 있었고 인덱스 컬러, 크라운 위치 등의 변화도 이루어졌기에 각 피스가 모두 독창적이며 희소하다. 지난 주요 경매 낙찰 사례를 살펴보자. 1931년 화이트 골드 모델
낙찰가 40만6,400스위스프랑
경매사 필립스(Phillips), 2024년 5월
특징 ‘European Watch and Clock Co.’를 각인한 자체 제작 무브먼트 장착, 화이트 골드 케이스
1997년 플래티넘 한정판(창립 150주년 기념)
낙찰가 19만8,000달러
경매사 딜러를 통해 2025년 이전 판매
특징 150개 한정 생산, Cal. 9752MC 수동 무브먼트 탑재, 루비 카보숑 크라운
2005년 CPCP 로즈 골드 모델
낙찰가 7만7,000파운드
경매사 컬렉티드 맨(A Collected Man), 2022년
특징 100개 한정 생산, CPCP() 컬렉션의 일부로 제작
이러한 주요 경매 시장의 흐름을 보았을 때 시계 컬렉터들이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알 수 있다. 총 생산량이 매우 적고 미니멀한 외관은 까르띠에의 디자인 언어를 담고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같은 유명 인사들이 착용한 기록이 있다는 점은 시대적으로 이 시계가 항상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또 매년 리뉴얼되는 모델이 아닌 특정한 시기에 소량 생산하는 컬렉션이기에 올해는 시계 수집가들이나 까르띠에 애호가들에게 매우 특별한 해다. 명백한 컬렉터블 피스를 빈티지가 아닌 신제품으로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고유 번호를 부여한 200피스 한정 플래티넘 모델은 물론 프리베 컬렉션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전 모델 모두 소장 가치는 분명하다.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했다는 점도 애호가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무브먼트의 보존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집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단연 2개의 창이 각을 이루도록 배치해 기존 모델과 차별화한 2025년 버전의 탱크 아 기쉐다. 1930년대 창의성으로 가득한 시대를 기념하며 버건디 컬러로 인덱스를 완성했다. 케이스 양쪽에 새겨져 있던 2개의 라인이 사라졌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1928년 최초 모델의 디자인을 승계해 12시 방향에 시간을, 6시 방향에 분을 표시하는 옐로 골드, 핑크 골드, 플래티넘 모델은 기존 탱크 아 기쉐를 기다린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탱크 디자인을 기반으로 창의성과 미학, 혁신이라는 시계의 삼위일체가 담긴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는 오늘날 시계 애호가들에게 고유한 가치를 지닌 독창적인 시계의 기준으로 삼는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Ref. CRWGTA0346
지름 38.1 × 27.75mm
케이스 핑크 골드
무브먼트 까르띠에 칼리버 1899MC
기능 시, 분
다이얼 실버 마감 스탬핑 옐로 바니시
스트랩 세미-매트 브라운 앨리게이터 레더 새로움의 워치메이킹, 탱크 루이 까르띠에와 트레사쥬
1922년 탄생한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는 탱크 노말(Tank Normale)로 알려진 오리지널 탱크의 후속작으로, 첫 출시 5년 만에 재설계한 모델이다. 차세대 메커니컬 매뉴팩처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1899MC를 탑재해 사이즈에 변화를 주어 케이스 사이즈를 키운 새로움이 핵심이다. 더 큰 사이즈의 케이스를 선보인다는 것은 탱크 컬렉션의 보수적인 면을 생각해본다면 놀라운 변화다. 탱크 역시 사이즈의 변주는 존재하지만, 탱크 컬렉션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이즈의 변화를 자주 시도하지는 않는다. 케이스 사이즈가 커지는 대신 샤프트는 섬세해졌고, 모서리는 더 부드럽게 마감한 직사각 형태다. 아마 기존 탱크를 소장하고 있는 이들이 이 시계의 실물을 본다면 다이얼이 더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고, 착용감 면에서 새롭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기존 컬렉션들과 다른 볼드한 느낌 덕분에 까르띠에 애호가들, 그리고 탱크 구입을 고려하던 시계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구매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핑크 골드와 옐로 골드로 선보인다.




트레사쥬(Tressage)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시계다. 골드와 다이아몬드, 다양한 스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까르띠에의 연금술사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표현한 컬렉션이다. 모티브적인 면에서는 과거 까르띠에에서 선보인 캔디 형태를 트위스트한 오벌 케이스 워치인 델리스 드 까르띠에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베누아 알롱제의 비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장 핵심적으로는 마이용, 꾸쌍·리플렉션 워치의 계보를 잇는다. 스트랩 라인을 따라 마치 자연스러운 거품이 일어나듯 보드라운 형태감으로 골드 소재를 마감한 것은 까르띠에 장인 정신의 결과다. 실제로 워치스 & 원더스 2025 박람회의 까르띠에 부스에서 진행된 터치 앤드 필 프레젠테이션에서 트레사쥬 워치를 착용해보았을 때, 다이아몬드 세팅 부분의 감촉은 실크처럼 부드럽고 골드의 세공은 매끈하기 그지없었다. 하이 주얼리 세공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 있기에, 까르띠에만이 워치메이킹과 주얼리가 만나 조각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팬더, 그 우아한 건축적 발걸음
팬더 드 까르띠에의 정교한 패턴은 팬더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래픽적인 아름다움을 자유롭게 패턴화하고 다양한 마감 기법을 적용한 고급 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기존 컬렉션을 어떻게 상상력과 뛰어난 제작 기법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완성할지에 대한 까르띠에의 비전을 드러낸다. 까르띠에의 고유한 아이콘인 팬더 컬렉션은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었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브랜드로서도 어려운 도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선보인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는 블랙과 골드 브라운 래커, 파베 세팅한 다이아몬드, 오렌지 & 옐로 스페사르타이트 모티브 등을 담았다. 브랜드의 럭셔리한 무드와 기존 팬더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강렬함의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새롭게 느껴진다. 특히 래커 작업은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에서 수작업으로 고온에서 구워내기에 치밀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 얼룩말과 호랑이 사이의 추상적 패턴을 다양한 소재로 세공하고, 이러한 기법이 모두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단연 브랜드가 지금까지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이 상당히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건축적인 완성도를 갖춘 팬더 주얼리 워치 뱅글 디자인 역시 주얼리 영역에서 선보이는 워치이기에 역동성과 형태감, 볼륨감이 시선을 자극한다. 팬더가 뛰어오르며 역동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머무는 곳은 섬세한 시계를 배치한 뚜아 에 무아(Toi & Moi) 브레이슬릿이다.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이 에너지 넘치는 생명체를 몸에 지닌다면, 강력한 행운이 따르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문의 02-3479-6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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